2026년 6월 5일  (No. 668)
지방선거를 치른 각 정당의 분위기를 보니...

알다시피 지난 몇 개월을 뜨겁게 달구던 전국 지방선거가 막을 내렸는데요, 유튜브의 여러 영상들을 보면 열기가 여전히 뜨겁습니다. 부정적인 의미의 열기말입니다. 패배한 진영의 일부 평론가들과 몇몇 패널들이 "이번 참패는 온전히 아무개 때문입니다!", "그가 책임지고 당장 물러나야만 우리가 쇄신할 수 있습니다."라는 식으로 말하면서 패배의 원인을 특정 개인이나 계파의 탓으로 돌리는 모습을 보이더군요. 

이런 그들의 모습은 근본원인을 파악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일까요, 아니면 희생양을 찾으려는 것일까요? 혹시 희생양 찾기를 근본원인 찾기라 착각하는 것은 아닐까요? 저는 유튜브 영상에 달린 자극적인 제목들을 보며 이런 의문이 들었습니다.

희생양 찾기(Scapegoating)와 ‘근본원인 파악’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희생양 찾기는 감정적이고 과거 지향적입니다. 누군가에게 죄를 뒤집어씌워서 조직의 구조적 모순이나 근본적인 원인을 교묘하게 가려버리려는 행위죠. 반면, 근본원인 파악은 이성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과정입니다. 어떤 의사결정 구조와 불합리한 시스템이 이러한 실패를 낳았는지 치열하게 추적하고, '어떻게 복구하고 개선할 것인가'에 에너지를 집중하는 일이죠. 

'범인'을 찾아내 솎아내면, 즉 희생양 찾기를 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 믿는 이들이 많습니다. 누군가가 처벌받는 모습을 보면 구성원들은 '이제 내 책임은 아니구나' 하고 안도감을 느끼고, 리더는 자신이 할 일을 다 했다고 착각하죠. 복잡한 문제를 한 사람의 탓으로 돌려버리는 인지적 지름길을 택하는 것이 많은 기업들이 고질적인 문제 해결에 실패하는 이유입니다.


희생양 찾기를 문제 해결의 방법으로 택했다가 나락에 떨어진 사례가 있습니다. 미국의 금융그룹 '웰스파고(Wells Fargo)'의 직원들은 고객 명의를 도용해 수백만 개의 유령 계좌를 개설하는 대형 스캔들을 일으켰습니다. 당시 경영진은 "윤리 의식이 부족한 일부 직원들의 끔찍한 일탈"이라며 무려 5,300여 명의 하위직 직원을 무더기로 해고했습니다.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식 처벌이었죠. 

하지만 '고객당 8개의 금융 상품을 팔게 하라'는 가혹하고 비현실적인 실적 지상주의 시스템이 스캔들의 근본원인이었습니다. 직원들만 희생양으로 삼은 결과, 고객의 분노는 걷잡을 수 없이 커졌고 결국 CEO마저 불명예 퇴진하며 기업은 나락으로 떨어졌습니다.

반면, 애니매이션 제작사인 '픽사(Pixar)'는 희생양 찾기를 문제 해결이라 착각하지 않는 대표적인 기업입니다. 픽사에는 작품 흥행이 부진하거나 제작 과정에서 큰 난관에 부딪혔을 때 전 직원이 참여하는 '포스트모템(Post-mortem, 사후 분석)' 제도를 운영합니다. 

이 회의의 절대적인 규칙 중 하나는 '절대 상대를 비난하지 않는다'인데요, 창립자 에드 캣멀은 실패의 원인을 특정 개인에게 돌리고 징계하는 데 초점을 맞추면 다음부터 모든 직원이 실패를 숨기거나 리스크가 없는 안전한 선택만 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그래서 픽사의 리더들은 "도대체 누가 잘못했는가?"라고 묻지 않습니다. 대신 "우리 시스템에 어떤 결함이 있기에 우리의 유능한 직원을 잘못된 판단으로 몰아넣었는가?"를 집요하게 묻죠. 사람을 탓하기보다 프로세스(시스템)에 책임을 물어 근본원인을 탐색하는 문화 덕에 픽사가 흥행작을 계속해서 만들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일선 현장에서 희생양 찾기의 덫에 빠지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작은 실수나 문제가 발생했다면 "이거 누가 담당했어?"라고 묻지 마세요. 대신, "이 문제가 발생하기까지 우리가 프로세스상에서 놓친 부분, 즉 근본원인은 무엇일까?"라고 질문하세요. 누구(Who)가 아니라 무엇(What)을 질문하는 것이 문제 해결의 바람직한 자세임을 기억하기 바랍니다. 근본원인을 찾아 지속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자세를 견지하는 정당이 다음 선거에서 큰 승리를 거두리라 확신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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