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풀이 뉴스레터, 땅콩레터 8월호 입니다!

안녕하세요! 땅콩레터입니다. 😀
입추와 말복을 지나서 그런지 더위가 한풀 꺾여 쾌적해진 여름입니다. 그렇지만 역시 에어컨, 선풍기의 바람이 끌리는 것이 솔직한 심정입니다. 😂 특히 시원한 음료와 함께 재밌는 볼거리를 감상하는 게 최고의 피서 아니었나 생각해요.

땅콩레터 8월호의 주제는 '웹툰'입니다. 웹툰은 스마트폰, PC 등 여러 경로로 접하게 되어 진입장벽이 낮아졌습니다. 웹툰 시장이 형성된 초기에는 주 독자 연령층이 PC를 다루는 게 익숙한 10대-20대였다면, 중, 장년층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을 정도로 폭 넓게 구성되었습니다. 이제는 드라마, 영화에서도 웹툰이 원작인 작품들을 자주 볼 수 있죠. 콘텐츠의 매력을 알기에 웹툰은 정말 최고의 장르라고 생각합니다. 😉

※웹툰의 저작권이 중요한 만큼, 자료 선정에서도 매우 신중하게 진행했습니다. 에디터들은 스포일러가 되지 않는 무료 제공 회차의 캡쳐 이미지배너공식 배포 자료만 사용했습니다.


내 마음을 벅차게 만든 웹툰들
웹툰이라는 단어를 한국에서 처음 사용했다는 것을 혹시 알고 계셨나요? 온라인에서 연재하는 WebCartoon을 사용한 것이 시초였다고 합니다. 영어로 된 조합이라 당연히 외국에서 먼저 사용했을 것이라 생각했거든요. 외국에 작품을 수출할 때에도 ‘Korean’이나 ‘K-‘같은 용어가 아닌, Webtoon 그 자체로 쓰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초등학교 6학년 즈음부터 고정적으로 보던 웹툰들이 생겼습니다. 10년을 넘게 여러 플랫폼에서 웹툰을 보다 보니, 추억의 웹툰으로 생각되는 것들도, 뛰어난 명작으로 뽑을 만한 작품들도 여럿 있었죠. 일부 웹툰은 매주 떨리는 마음을 진정시키며 최신화를 기다리기도 했습니다. 독자의 입장에서 작품에 과하게 몰입하고 나면 완결되어도 여운에 젖어 오래 곱씹어보는 경우가 많습니다이번 뉴스레터를 통해, 제 심금을 유난히 울렸던 두 작품에 대해 소개해드리려 합니다

게임은 재밌으면 장땡이다! 전자오락수호대

여러분은 혹시 게임을 좋아하시나요? 웹툰 소개에서 갑자기 게임 이야기냐고 물어보나 생각하실 지도 모르겠어요. 보통 게임을 만든다고 하면, 개발자와 디자이너, 퍼블리셔 등이 모여 기획, 제작 단계를 거쳐 출시한다고 생각하고 있죠. 어릴 때에는 마냥 즐겁게 하던 게임이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내용을 구상하고 개발하는 구조를 알게 되니 그 역시도 하나의 시장이고 산업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게임의 산업 구조에서 출발해 독특한 세계관을 사용한 웹툰이 있습니다. 만일 우리가 하는 게임 속 화면이 사실 실제로 생명이 존재하는 또다른 차원의 세상이고, 엔딩을 보기 위해 열심히 싸운 NPC 보스 캐릭터가 실제로는 4대보험을 챙겨 받고 야근에 시달리는 노동자라면, 내가 점령한 스테이지의 성이 하나의 세트장이라면 어떨까요? 2014년부터 연재하여 올해 5월에 완결된 가스파드 작가의 전자오락수호대의 이야기입니다.

별명이 매뉴얼일 정도로 정확한 규칙과 정석적인 방향에 집착하던 주인공 패치가 수호대에서 고립되고 낙후된 고전게임부서로 좌천된 후, ‘퍼블리고스톱마스터’, 그외 게임을 위해 일하는 여러 등장인물과 함께 주인공을 무사히 엔딩까지 도달시키기 위한 고군분투를 그렸습니다. 게임이라는 친근한 소재에 독특한 세계관을 구상했으며, 여러 개의 그림체가 어우러져 멋진 작화가 일품인 웹툰입니다. 코믹한 스토리와 실제 게임의 역사를 녹여낸 가스파드 작가의 센스가 돋보이는 판타지 장르이지만, 그 내면은 게임이라는 시스템에 빗댄 사회 구조적인 문제와 소수자를 향한 차별, 편견에 대해 독특한 시선으로 풀어내어 많은 독자들에게 호평을 받은 작품입니다.

게임을 지키는 구성원이라는 생소한 소재라서 처음에는 세계관을 바로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매력적인 이야기와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 독자인 저는 게임을 실제로 해본 주인공이기도 한 만큼 수호대의 이야기를 사랑할 수밖에 없더군요. 한 번이라도 게임을 즐겁게 해본 경험이 있는 분들께 특히 추천하는 작품입니다.
전자오락수호대는 원작에서 각색이 된 내용으로 모바일 게임이 출시되었습니다. 저도 이 게임을 해봤는데, 등장인물들을 말 그대로 게임에서 만나니 느낌이 색다르고 좋았습니다
특히 원작에서 매우 중요한 등장인물의 이름으로 닉네임을 선정해서 나름 뿌듯함도 있었습니다저의 최애캐가 열심히 움직이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덕후의 마음으로 감동스럽기도 했습니다.

20217월 기준으로 유료화 되어 일부 회차 무료로 감상할 수 있습니다. 단행본으로는 본편의 중반부까지 해당하는 6권까지 나와있으니, 관심 있으신 분은 꼭 한 번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매주 목요일에 연재했던 작품이라, 수요일 밤 11시만 되면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애플리케이션을 새로고침하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네요!

우리는 한 번쯤 날아오르는 꿈을 꾼다. 나빌레라

나빌레라는 2019년 서울예술단에서 동명의 창작가무극으로 2019년 초연, 2021년에 재연이 올라왔으며, 2021 3tvn에서 동명의 드라마로도 제작되어 화제가 된 웹툰입니다. HUN 작가가 스토리를, 지민 작가가 작화를 맡았으며, 외전을 제외한 본편은 2017년에 완결되었습니다. 외전은 드라마 제작 기념으로 본편 완결 이후 시점에 해당하는 이야기로 구성되었습니다.

일흔을 앞둔 할아버지 덕출이 오래 전에 묻어두었던 꿈인 발레를 시작하게 되는 여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재능이 뛰어나지만, 현실적인 여건으로 어려움을 많은 채록이 덕출의 선생님이 되어 겪게 되는 일상을 그린 이야기입니다. 중심인물인 덕출과 채록이 뿐 아니라, 웹툰의 등장인물들 모두 각자의 사연이 있어 많은 공감대를 느낄 수 있었던 작품입니다.

경제적인 여건, 사회가 바라보는 편견 등의 문제 때문에 꿈과 도전보다 걱정과 포기를 먼저 생각하게 되는 현실적인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사실 발레 같은 무용 경험이 전무한 노인이 젊은 사람도 하기 힘든 발레를 도전한다면 걱정부터 드는 것이 현실입니다. 작품을 보면서도 만일 제 주변의 일이었으면 걱정 보다 격려를 먼저 할 수 있었을지, 주변 인물들의 태도와 입장을 곱씹어볼 수 있었습니다.
나빌레라는 우리말로 나비가 살포시 앉아있는 모습 이라는 뜻입니다. 먼 길을 날아가기 위해 준비하는, 혹은 잠시 쉬어가는 나비의 모습이 도전을 눈앞에 둔 사람의 모습처럼 보입니다. 분명 긴장도 되고 두려움도 있지만, 다가올 도전과 꿈꾸던 일에 대한 설렘을 느끼고 있을 지도 모르겠어요.

도전에는 나이가 없다는 말이 있죠.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라는 격언도 있고요. 현재 자신이 처한 현실을 생각했을 때 도전이 쉽지 않은 분들도 많을 겁니다. 저는 나빌레라를 읽으면서 도전의 의의는 그 자체에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발레를 시작하면 반드시 프로 무용수가 되어야 할까요? 해본 적 없던 분야를 시작한다는 결정 자체만으로도, 도전의 가치를 부정할 수 없는 의미가 생긴다고 느꼈습니다. 반드시 긍정적인 결과를 내기 위한 도전이 아닌, 도전한다는 그 자체의 의미를 생각해볼 수 있었던 작품이었습니다.

나빌레라는 카카오페이지 웹툰에서 일부 회차 무료로 감상 가능하며 단행본은 외전을 포함하여 모든 내용이 나왔습니다. 드라마와 다른 원작의 재미와 감동도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타 미디어 매체 작품으로 제작했을 때 원작의 감동과 2차 매체의 장점을 모두 사로잡은 작품이라 생각합니다. 아쉽게도 제가 창작가무극을 관람하지 못했지만, 후에 기회가 된다면 모든 작품을 감상하고 리뷰를 써보고 싶네요.


웹툰 어글리후드’, 모험만화에서 빛나다
어렸을 때 ‘소년만화’, 혹은 모험만화로 불리는 작품을 누구나 한번쯤 접한 적이 있을 것입니다주인공이 목표한 일을 향해 달려가고동료들과 함께하기도 하며 성장하는 모습이 굉장히 매력적인 장르이죠어떤 점에서는 꿈과 희망으로 일컬어지는 이러한 장르적인 특징이 클리셰적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하지만세상의 희망과 나아가야 할 방향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 역시 소년만화의 역할이 아닌가하는 의견 역시 오가고는 합니다. ‘소울이터를 통해 만화를 처음 보기 시작했고, ‘나루토와 함께 학창 시절을 보냈고, ‘하이큐를 보며 정말로 배구를 배워 보기도 하는 등에디터 선 역시 이 장르의 큰 팬으로 많은 작품들을 좋아하고 있습니다.

네이버에서 연재되는 미애 작가님의 웹툰 어글리후드를 접하게 된 가장 큰 계기 역시 작품에 대한 애정이었어요. 개그 요소가 가미되어 있는 모험 장르의 웹툰이 있다는 것에 대해 들어 연재 초부터 감상하게 되었답니다. ‘어글리후드는 종교가 개인의 삶을 전적으로 결정하는 세상에서, 그 세상과 맞서는 주인공 엘사의 이야기입니다. 신앙심에 따른 신분질서로 세상을 지배하는 외계인 세력들인 교회에게 맞서 혁명을 일으키는 주인공, 그와 함께하는 동료들, 그리고 교회에서 일어나는 세력전에 관한 이야기는 제게 지난 몇 년간 굉장한 재미를 주고 있습니다.

'어글리후드'를 보며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 중 하나는, 이 웹툰이 모험만화의 길을 걸으면서도 모험만화의 클리셰를 부수는 부분들이 존재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주조연들의 성별이 단일 성별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스토리라인이 어두워지더라도 사이에 분위기를 환기하는 요소가 존재하며, 거대한 적대세력이 존재합니다. 그런 면에서 분명 어글리후드는 모험만화가 보편적으로 걸어가는 요소들을 풍부하게 가지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이 웹툰을 뻔하지 않게, 오히려 특별하게 만드는 다양한 요소들 역시 존재합니다.

우선 작품이 동료를 다루는 부분이 굉장히 재미있었습니다. 대부분의 모험만화에서는 주인공이 믿을 수 있는 동료들과 함께 자신의 목표를 이루며, 함께하는 동료들과는 굉장히 끈끈한 유대를 쌓고는 합니다. 웹툰 어글리후드 역시, 서로 목숨을 맡기고 싸울 수 있는 동료관계를 묘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모험만화들과는 달리, 웹툰 어글리후드에서는 최전선에서 서로의 목숨을 맡기고 싸우는 캐릭터들이라 해도 전선을 벗어나면 서로 대립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서로 사이가 좋을 수 없고, 어쩌면 공동의 목표가 아니었다면 오히려 대립했을 캐릭터들이 교회를 무너뜨린다는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싸워나가는 것을 보며 캐릭터들 각자가 처한 상황에 대해 몰입하게 되고는 합니다.

또 한 가지 재밌는 부분은 대부분의 전투묘사가 있는 모험만화에서는 주인공의 빠른 성장을 다른 주조연들이 응원하며 주인공에게 책임감을 얹는 포지션을 취하는 반면, 이 웹툰에서는 주인공이 모든 것을 끌어안을 필요가 없다고 끊임없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작중의 주인공 엘사는 조연들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강하지만, 작중에서 엘사가 위기에 처했을 때 그의 동료들 중 대다수는 그에게 거기에서 더 일어나서, 노력할 것을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성인인 자신들을 고등학생인 엘사가 도와야 하는 상황에 미안해하며, 끊임없이 잘 해주었다, 지금부터는 자신들이 할 것이다, 대견하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이러한 모습을 보며 작품에서 이야기하는 성인의 역할에 대해 느낄 수 있었고, 한편으로는 과거의 모험만화들에서 주인공이 짊어진 책임의 무게가 굉장히 무거웠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시간의 흐름, 그리고 작가님의 센스와 생각은 작품이 가지고 있는 장르적 요소에 특별함을 더해줍니다. 그리고 제가 경험한 어글리후드의 특별함 꾸준히 저의 토요일을 빛내주고 있답니다. 여러분도 저와 함께 감상해보는 건 어떠신가요?


해외 웹툰의 성공적인 데뷔
1. 북미 1위 라인 웹툰의 현지 데뷔,
<로어 올림포스>

그리스 로마 신화는 어쩌면 내 세대에게 가장 친근한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학교 도서관 대출 1위를 기록하던 만화책 “그리스 로마 신화는 가이아와 티탄족의 탄생부터 아테네 전쟁까지 이어지는 신들의 이야기로써올림포스의 12신과 고대신요정인간 등 다양한 종족 간의 인간적인 이야기를 보여준다.
그리스 신화의 특징은 매우 인간적인 사건이 신으로부터 빚어진다는 것이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사랑그중에서도 하데스와 페르세포네 이야기는 가장 유명한 로맨스라고 볼 수 있다. 이번 뉴스레터에서 소개할 <로어 올림포스>는 이 두 신의 로맨스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작품이다.

<로어 올림포스> 2018, 레이첼 스마이스가 북미 라인 웹툰에서 연재하던 작품이다. 2020년에 시즌2 연재를 시작했고, 동시에 국내 네이버웹툰 플랫폼에서 번역본 연재를 시작했다. 그리스 로마 신화는 로맨스만큼 치정의 비중이 높은데, 덕분에 작품 자체의 수위도 높아 번역과정에서 상당히 많은 의역의 과정을 거쳤다라인 웹툰에서 무료로 공개되어 있으니, 원작이 궁금하다면 정주행도 추천한다.

2. 마블 웹툰 프로젝트 그 첫 번째,
<블랙 위도우 코믹스>

최근 네이버 웹툰 플랫폼에 마블 코믹스 연재작인블랙 위도우를 웹툰 화하여 연재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마블 웹툰 프로젝트의 첫 번째 작품이라고 한다. 마블 코믹스는 만화책 출판사로, 어벤져스 등으로 잘 알고 있는 마블 히어로물을 연재했다. 그중 하나인 블랙 위도우는 최근에 영화화되면서 크게 화제가 되었다
웹툰화 된 부분은 2016년 연재했던 <블랙 위도우 코믹스> 컷 만화 형식에서 과감한 변화를 주어 완벽한 적응에 성공했다. 실제로 작품을 보면 원래 웹툰이었던 것처럼 스크린 화면에 최적화된 생동감과 액션을 느낄 수 있다. 블랙 위도우 코믹스를 시작으로 차차 많은 작품을 웹툰화할 예정이라고 하니, 마블 팬이라면 기대해보아도 좋을 것 같다.

외화의 재미는 심의를 통과하지 못해 달라진 표현들과 자막배우의 표현방식을 우리말로 연기하는 더빙 등에서 느껴진다고 생각한다번역 웹툰 또한 위와 같은 과정들 덕에 서두에서 언급한 특유의 감성을 지녔다해외 웹툰의 경우공식적으로 번역본을 공급하는 플랫폼이 거의 없어 아쉬운 마음이 있었는데덕분에 요즘 굉장히 즐거운 여가 시간을 보내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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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9월호의 주제는 '독립출판물' 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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