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랑한다'는 말을 들으면 어떤 생각이 떠오르시나요? 어필의 시대라고 하지만 '자랑'의 어감은 호의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 같기도 해요. 우리 연말을 맞아 나의 자랑거리 하나씩 떠올려보는 건 어때요? '나 2022년에는 이런 것 해냈다! 썩 훌륭한걸!' 셀프 쓰담쓰담🙉 해보며 며칠 남지 않은 이 해를 보내보는 거예요. 무엇이든요. 오늘은 2022년을 보내며 자랑거리를 쑥스러움 없이 마음껏(?) 풀어보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해요. 지난 번 예고했던 구독자 여러분의 올해의 OO도 함께 소개할게요. 이번 한해도 오월의봄과 함께해주셔서 참 감사했습니다.
그럼, 올해의 마지막 레터 시작할게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판권 해외 수출 내용에서 누락된 부분이 있어 정정 메일을 보내드립니다.
구독자 올해의 ⚪⚪
올해의 오월의봄 책

집으로 가는, 길

→기념비적인 책. 앞으로도 중쇄를 반복하며 아주 오래 읽히고 기억돼야 합니다.

→몰랐던 제가 부끄럽습니다. 앞으로 나아갈 마음을 먹게 해준다는 점에서 이 책을 올해의 책으로 꼽을 수밖에요.

문제를 문제로 만드는 사람들

→우선 전 이 책의 제목이 너무 좋았어요. 문제는 세상에 너무 많지만 '문제'라고 규정되기 전까지, 그리고 어쩌면 그 후에도 책임을 져야 하는 사람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으니까요. 그래도 그것을 조금이라도 바꾸기 위해서 문제로 만들어 해결하려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인상적이고 마음에 남았습니다아!

존버씨의 죽음

→사회 면에 과로사나 노동하다가 죽은 기사들이 많이 뜨기도 했지만, 점점 이런 문제가 남일 같지 않아서 공감하고 공부하면서 읽은 책입니다.

가족을 구성할 권리

→다시는 돌아가서는 안 된다는 '그 가족'이 너무 와닿았어요. 새로운 가족을 찾아나서렵니다!

알페스X퀴어

→이런 책을 오월의봄에서 내주시다니! 깔깔 재미있게 웃으며 본 좋은 기억이 남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올해의 기억에 남는 <오!레터>  

오늘 온 레터💓

우리는 그런 데 시간 쓴다!

오월의봄 탕비실 얘기가 기억나요. 장애차별철폐의날 특집도 인상적이었구요 ㅎㅎㅎ 캠핑 야영기도 재밌었는데 짧아서 아쉬웠어요!

제가 소소한 이야기를 좋아해서… 여름휴가 편? 점심시간에 재밌게 읽었던 기억이 있네요!

<유언을 만난 세계> 디자인 후기에서 표지 이미지를 직접 태워 만드셨다는 이야기가 기억에 남아요.

오월의봄 구성원들의 이야기 나오는 편은 항상 재미있었어요. 책도 너무 좋지만 오월의봄에서 일어나는 사람의 일들이 항상 궁금하거든요 :)


올해의 ⚪⚪
올해의 출판사: 오월의봄💓
✱올해의 친구: 강아지를 입양했어요. 이름은 순덕이에요. 순덕이의 평생 친구가 되어주려고요.
올해의 충격: 친구에게 자전거를 배웠는데 넘어지지 않고 앞으로 가는 느낌이 너무 생소하고 충격적이라 기억납니다. 새로운 세상으로 한발 간 것 같았어요!!
✱올해의 창피: 대전에는 스카이로드라는 곳이 있어요. 사람 많은 그곳에서 세차게 넘어졌습니다…. 평생 받을 시선을 다 받은 것 같아요😂
올해의 방황 : 20살 때부터 하던 방황과 나에 대한 고민이 지금까지 이어진다는 게 소름돋아요. 나를 알아가는 건 정말 평생의 일이구나, 하는 깨달음과 동시에 시간이 지나면서 불안에 대처하는 방법이 생긴 것과 더 성장하기 위한 노력과 선택들을 해왔다는 뿌듯함도 느꼈습니다.
✸오월의봄'es SAY 2022년의 자랑거리
경사입니다. 유만세에 경사가 쏟아졌습니다.
🏆 『유언을 만난 세계』

아직 한국사회는 장애에 대한 차별이 만연한 현실 속에 있지만, 올 한해는 장애인권운동이 주목받기도 했어요.
제6회 서점의 날을 기념하며 열린 '서점인이 뽑은 올해의 책'의 시상은 서울 역사박물관에서 열렸습니다. 유언을 만난 세계』의 기획자이자 필자인 비마이너 강혜민 편집장님은 지금 이 시각에도 동료 활동가들이 지하철 투쟁을 지속하고 있다며, 뜨거운 연설로 수상소감을 대신하셨어요. 나무 상패와 꽃다발 사진을 멋지게 찍어주셨고요. 유만세는 제37회 만해문학상에서 '특별상'을 수상하기도 했는데요! 만해문학상은 만해 한용운 선생의 업적을 기리고 문학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1973년 출판사 창비에서 제정한 상입니다. 만해문학상 심사위원회의 뜻깊은 선정 이유를 공유할게요. 

"『유언을 만난 세계: 장애해방열사, 죽어서도 여기 머무는 자』는 한국 장애인운동사이자 성장주의 이데올로기에 짓눌려왔던 장애인들이 당당한 삶의 주체로 일어서는 감동적인 이야기 모둠이다. 장애운동에 족적을 남긴 열사들은 물론이고 그들의 가족과 동료들의 삶과 노동과 일상을 디테일하게 그려냄으로써 이뤄낸 문학성이 놀라웠다. 한국 사회에서 가장 가혹한 차별과 혐오를 받아온 장애인들의 삶과 투쟁을 생생하게 기록한 이 뜻깊은 역작을 만해문학상 특별상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인터넷 세상을 돌아다니다가 『유언을 만난 세계』를 보고 장애인권 독서모임을 만들어야겠다고 다짐했다는 독자님의 글을 우연히 보았어요. 그런 글을 볼 때면 책이, 글이, 기록이 누군가와 함께하도록 한다는 사실이 새삼스럽게도 짜릿하게 다가옵니다. 모니터 속과 밖 여러 곳에서 이 책과 함께해주시는 분들을 만날 수 있어서 기쁜 한해였어요. 사회운동은 연대의 손길을 계속해서 겹치고, 잡고, 뻗어야 확장된다는 점에서 만남과 응시를 기반으로 하잖아요. 정창조 선생님의 말씀처럼, "이 책을 읽어주신 모든 분들이 책을 완성해"주신 것이라는 걸 잊지 않을게요. 독자분들께서 함께해주신 덕이에요. 오월의봄에서는 이 시대를 현재 함께 살아가고 있는 장애해방운동가, 비장애인 활동가의 이야기도 세상에 내보일 준비 중이에요. 많은 관심 가져주실 거죠? 오월의봄도 계속해서 함께하겠습니다. 

축 해외 진출, 바다 건너 일본으로!
✈️『남자들의 방』 & 『퀴어돌로지』 & 『병역거부의 질문들』

『남자들의 방』과 『퀴어돌로지』 그리고 『병역거부의 질문들』이 일본으로 진출했습니다. 짝짝짝! 이 세 책이 호소하는 바가 비단 한국의 문제만이 아니라는 점에서 널리 날아간다는 소식이 기쁘지 않을 수 없어요. 『남자들의 방』은 룸살롱, 단톡방, 벗방, N번방 등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남자들의 방’에서 남자들이 여성을 성적으로 대상화하고, 여성에 대한 혐오와 멸시를 그들의 '유희'로 만드는 과정에서 어떻게 남자-되기가 이루어지는지 분석했습니다. '유흥이라는 단어의 주체는 누구인가?'에 대한 답을 여실히 얻을 수밖에 없는 책이에요.

퀴어돌로지는 아이돌 팬덤을 중심으로 아이돌로 대표되는 케이팝과 퀴어함, 퀴어팬덤의 관계를 다각적 차원에서 다룬 책이에요. 남성 아이돌을 사랑하는 레즈비언과 여성 아이돌을 사랑하는 게이, 여성 아이돌을 사랑하는 여덕의 마음, 알페스의 세계, 모든 것이 퀴어한 곳에서 벌어지는 퀴어혐오적 양상들이 생생하게 담겨 있어요. K팝은 언제나 퀴어 팬덤을 몰고 다니고, 그 속에서 기존의 젠더 편견에서 벗어나는 '퀴어함'을 재현하는 문화가 생겨나고 있는데도 여전히 K팝을 이야기할 때 퀴어의 존재는 삭제되고 맙니다. 바로 이 '증거'같은 책이 필요한 이유죠. 

병역거부의 질문들의 저자는 2003년 창립한 평화운동 단체 '전쟁없는세상'의 창립 멤버이자 2005년 병역거부를 한 당사자이며, 병역거부운동의 시작과 현재를 함께하고 있는 이용석 선생님이에요. 병역거부를 하는 개인으로서의 고민과 병역거부운동을 하는 평화활동가로서의 고민을 다면적으로 아우르며 군사주의 사회의 폭력성을 사유하고 기록했습니다. 이를 통해 병역거부가 단지 ‘군대에 가지 않을 자유’를 논하는 문제가 아님을 설득하죠. 폭력과 비폭력, 양심, 평화 등의 키워드뿐 아니라 병역거부 운동을 함께하는 여성들, 남성성과 퀴어페미니즘 등 다양한 사유 속에 뛰어들 수 있는 책이랍니다. 
다섯 종 선정되었어요, 세종도서!
🎖️교양부문 4종·학술부문 1종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에서는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누어 독서 문화 향상 및 출판활동 고취를 위해 세종도서를 선정하고, 선정된 도서를 전국 공공도서관에 비치하고 있어요. 교양부문과 학술부문으로 나누어져 있고요. 공공도서관에서 더욱 다양한 독자를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기쁜 소식이지요. 도서관은 예기치 못한 발견의 장이니까요.

교양부문에는 페미니즘 철학의 기초적인 세 가지 질문, 다섯 명의 사상가와 페미니즘의 고전 반열에 오른 핵심 도서 속 문장들을 통과하며 페미니즘 철학의 기초를 소개하는 『페미니즘 철학 입문』, 분단 체제의 한국의 현실이 삶 가장 가까이 붙어 있는 한국 사회의 구성원들, 탈북민들의 이야기 『탈북 마케팅』, ‘학벌사회 대한민국’의 민낯을 드러내고, 경쟁과 승자독식에 짓눌린 교육 현실을 고발하는 『어느 대학 출신이세요?』, 시민연극 <아파도 미안하지 않습니다>가 끝난 뒤에도 무대에서 펼쳐냈던 자신의 몸/질병 경험에 대한 사유를 끈질기게 이어가는 시민배우들의 이야기 『아픈 몸, 무대에 서다』가 선정되었고, 학술부문에는  20세기 초 최초의 춘향전 영화에서 1970년대 호스티스 멜로드라마를 거쳐 지금의 웹툰에 이르기까지, 고전소설의 개작 양상을 통해 여성적 다시쓰기의 변천사를 면밀히 추적한 문화연구서 여성의 다시쓰기』가 이름을 올렸습니다!
언론이 선정한 2022 올해의 책!
🖥️ 경향신문·문화일보·시사IN 선정

2022년을 마무리하며 언론이나 서점, 개인 SNS에서 올해의 책을 꼽는 것을 많이 볼 수 있어요. 언론에서 소개된 올해의 책, 오월의봄 도서를 소개할게요. 

시사IN에서 주관한 '출판인이 추천한 올해의 책(국내서)': 집으로 가는, 길

“인권 문제를 다룬 책들 중에서도 장애인 인권이 조명을 받았다. ‘향유의집’ 시설 폐지를 둘러싼 연대의 기록 집으로 가는, 길이 많은 추천을 받았다. ‘사회가 보고 싶어 하지 않는 곳, 듣고 싶어 하지 않는 목소리를 찾아가 듣고 기록한 귀중한 결과물’이다.” (시사IN 김영화 기자)

경향신문 문화부 선정 올해의 책 10: 『문제를 문제로 만드는 사람들』 『보통 일베들의 시대

"제도와 삼성반도체 공장의 구조적 문제를 촘촘히 짚으면서도 삼성반도체 노동자와 자녀들 개개인의 이야기를 섬세하고도 입체적으로 전달한다. 성차별적 노동구조, 재생산권에 대한 이야기로 확장되면서 남성 중심의 산재 서사에 새로운 이야기를 더한다."_문제를 문제로 만드는 사람들

"(...)저자는 일베의 가치관 중 ‘평범 내러티브’에 주목한다. ‘평범 내러티브’는 시스템에 순응해 구조적 문제에서 발생하는 고통을 평범한 것으로 치부하는 태도다. 자신의 고통은 자기계발에 실패한 개인의 책임이며, 순응을 거부한 여성·장애인 등 소수자들의 권리 요구는 ‘약자임을 자인’하는 ‘징징’대는 태도라고 받아들인다. 저자는 능력주의가 아닌 평범함을 다변화하는 데서 대안을 찾는다."_보통 일베들의 시대 (이영경, 김종목 기자)

✸문화일보 문화부&북리뷰팀 선정 올해의 책 TOP10: 『보통 일베들의 시대』 👑2관왕!

"2017년 대통령 탄핵을 기점으로 서서히 대중의 관심 밖으로 밀려난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를 소환한다. ‘보통 일베들의 시대’라는 제목은 과거 ‘일베충’으로 불린 이들의 과격한 문화와 사상이 ‘보통’ 시민의 일상에 광범위하게 흡수됐다는 문제의식을 드러낸다. ‘일베 바깥에 만연한 일베적 혐오’는 더 이상 사이버 공간의 하위문화가 아니라는 것이다." (나윤석, 박동미 기자)

출판계 동료들이 보내주신 응원의 메시지  
💌 출판인 선정 올해의 출판사 '오월의봄'

알라딘에서 진행한 ‘출판인이 뽑은 올해의 책과 저자’ 올해의 출판사에 오월의봄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다채롭고 훌륭한 양서를 펴내는 여러 출판사들과 나란히 이름을 올릴 수 있어서 기쁘고 감사했어요. 두번째테제의 장원 님, 제철소의 김태형 님, 지식서가의 이진숙 님, 롤러코스터의 임경훈 님을 비롯한 모든 출판인 여러분을 응원합니다! 함께 지치지 않게 씨를 잘 뿌리고, 좋은 책들을 쑥쑥 수확하는 2023년을 보내면 좋겠습니다. 😊 
자랑 피날레, '이것' 장만하다.
❄️(큰)냉장고

여러분, 저희 냉장고 샀어요!(환호) 이전에 쓰던 작은 사이즈의 냉장고에 성에가 잔뜩 끼고 수상한 조짐이 보여 새로운 냉장고를 구매했습니다. 색깔은 아리따운 옥색(민트)이고요, 안에 수납공간도 넉넉해요. 그러나 갑자기 불어난 세간붙이 크기에 아무것도 넣지 못하고 있다는 소식…. 가끔 '얼음 조금 전에 얼렸어요!' 라든가, '냉장고 안에 OO있어요. 가져가세요!'라고 써 붙여진 포스트잇을 보면 텅 빈 냉장고와 다르게 마음이 충만해집니다. 곧 이것저것 채우려고요. 냉장고에 넣어두고 사무실에서 야금야금 먹을 수 있는 맛있는 간식 추천해주세요! ➿

유색인 트랜스 여성 비벡 슈라야의 에세이, 나는 남자들이 두렵다예약 판매가 시작되었어요. 

독자로 하여금 오감으로 느끼게 하는 문체 덕분에 저자는 단숨에 자신의 이야기로 우리를 몰입시킵니다. 두려움을 축으로 전개되는 이 이야기가 소설이 아닌 작가의 자전적인 이야기라는 점에 집중해 읽다 보면 우리는 21세기를 살아가며 어떻게 젠더를 다시 상상해야 하는지, 우리에게 없는 것과 세상 속에서 제거된 지점은 어디인지 알아낼 수 있을 거예요. 짧은 책 소개를 덧붙입니다.


남성에 대한 족쇄이자 여성을 향한 위협이 되고 마는 남성성의 형식은 달라질 수 없을까? 유색인 트랜스 여성으로서 경험해온 삶과 세계를 음악, 문학, 시각예술, 영화 등 경계를 가로지르는 다양한 작품 활동에 거침없이 투영하는 캐나다의 예술가 비벡 슈라야는 자신의 삶을 여성혐오, 젠더, 인종, 섹슈얼리티의 교차점으로 엮어낸다. 두려움을 화두 삼은 이 압축적인 에세이는 단숨에 읽히며 남성성의 해악과 젠더 이분법에 대한 성찰을 촉발한다. 그는 남자들을 두려워하고, 남자들은(그리고 사람들은) 모호하며 비순응적인 그를 두려워한다. 이 두려움으로부터 우리는 어떻게 해방될 수 있을까?


📍예약판매 바로가기: 교보문고 알라딘 예스24

**12월 29일 배본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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