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나라의 💌

Dear

오늘도 당신의 밤에 편지를 씁니다.

여름이 짙어지면서

님과 대화를 나누는 이 밤도

점점 깊어지는 듯 합니다.

님!

'한 여름밤의 꿈'을 꾸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너무나도 현실 같아서 진짜 현실로 돌아왔을 때마저 멍~한 느낌이 드는 그런 꿈이요:)

가끔은 꿈 속 세계가 너무 좋아서

오히려 현실이 악몽같이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

아무도 나를 알아보지 못하는 그 곳으로 다시

떠나고 싶기도 하죠.

마치 어릴 적, 동화 속 세계를 꿈꾸는

어린 아이처럼 말이에요!

Gamsung Comment 💬

감성이 픽한 이유

" 어제로 돌아갈 수는 없다.

왜냐하면 나는

어제와는 다른 사람이 되었기 때문이다."

- 루이스 캐럴 'Lewis Carroll'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아시나요?

어릴 적 '앨리스'가 모험하는

이상한 나라는 재밌어 보이면서도,

언제 어디서 무엇이 튀어나올 지 모르는

위험천만한 곳처럼 느껴지기도 했죠.

님! 저는 언제부터인가

제 스스로가 '앨리스'와 같다고 생각했어요.

지금 제가 있는 곳은 앨리스가 떨어진

그 나라만큼이나 이상했죠.

'정신없이 달리는 토끼'

'티타임에 집착하는 모자장수'

'하얀색 장미에 빨간색을 칠하는 정원사'

...

오늘 밤 편지는 어릴 적,

마음 속에 담아 둔 동화의 교훈들,

그 중에서도 루이스 캐럴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대해

다뤄보려고 해요.

소소한 Reading 📚

술술 읽을 수 있는

'남에게 보이는 대로인 사람이 돼라'는 거다.

그러니까 좀 더 간단히 말하자면,

네가 남들에게 보이는 것과 달랐다면

남들에게도 다르게 보였을 테니,

남들이 너를 보는 것과 다른 네 모습은

절대로 꿈도 꾸지 마라는 거야.

님은 '겉과 속'이 같은 사람인가요, 다른 사람인가요?

: 하기 싫은 일을 웃는 얼굴로 '해내고' 집으로 돌아와서 궁시렁 거리던 저는 이 글을 읽고 흠칫했답니다. 😬

- 지도만 보면 뭐해?

남이 만들어 놓은 지도에

네가 가고 싶은 곳이 있을 것 같니?

- 그럼 내가 가고 싶은 곳은 어디 나와 있는데?

- 넌 너만의 지도를 만들어야지!

님은 어떤 지도를 보고, 어떤 길을 가고 계세요?

: 저는 '나만의 지도'를 만들면서 내 길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하면서도, 이미 많은 사람들의 발자국이 남아있는 길을 알게 모르게 따라가고 있는 것 같아요. 막다른 벽과 마주칠까봐, 가시밭길을 걸어야할까봐 걱정하면서 말이죠.

어떻게 하면 '나만의 지도'를 현명하게 만들 수 있을까요?

그래, 넌 미쳤어. 근데 이건 비밀인데...

멋진 사람들은 다 미쳤단다!

님이 했던 일 중 가장 '미친 일'은 무엇이었나요?

: 저는 아무것도 모른 채로 '창업'했던 일이 가장 미친 일 이었던 것 같아요. 취업준비를 해도 부족할 판에 하고 싶은 일을 하겠다고 '창업'을 해버린거죠.

동화처럼 엄청난 '대박'이 기다리고 있었다면....참 좋았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어요. 능력의 부족을 경험했죠.

하지만 왜일까요? 저는 전혀 후회하지 않아요. 창업이 성공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만약 그때 창업을 하지 않았다면 저는 평생 마음 속 허전함을 느꼈을지도 몰라요.

아, '나만의 지도'를 만든다는 건 이런 것일수도 있겠네요 :) 님이 했던 그 '미친 짓'도 님만의 지도를 위한 여정일지도 몰라요 ㅎㅎ

플레이 Video 🎬

틀면 끝까지 보는

조신한 숙녀로 교육받았던 앨리스는

토끼 굴 너머 이상한 나라에서 드디어 본격적인 자아 찾기를 시작한다.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답하는

자문자답의 알고리즘은

통상적으로 아이들이 자신이 누구인지 인지할 수 있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이다.

앨리스는 계속해서 질문을 던진다.

그녀가 살던 빅토리아 시대,

뭇, 소녀들에게 금기시되었던

호기심을 깨달은 것이다.

루이스 캐럴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속 '앨리스'는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며 자신이 누구인지, 이 곳은 어디인지를 찾아나섭니다. 하지만 당시 시대는 여성, 그 중에서도 소녀는 이러한 호기심을 갖는 것 자체가 금기시됐던 분위기였죠.

그런 맥락에서 '앨리스'는 단순한 호기심 많은 소녀가 아닌 주체적으로 자신의 삶을 찾아나가는 한 인간을 대표한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님! 님을 억누르고 있는 지인들의 편견, 사회적 분위기가 있나요? 우리는 이런 이상한 나라에 어떤 질문을 던지고 어떤 답을 찾아야 할까요?

Gamsung Letter

당신이 읽어주었으면

S#1

초저녁. 앨리스, 한참을 헤맨 끝에 주소가 적힌 꾸겨진 지도를 따라 커다란 빌딩으로 들어간다. 빌딩 내부는 화분도 많고 고풍스러운 조각품도 많지만 어딘지 모르게 위화감이 든다. 검정색, 회색, 흰색만으로 이루어진 사람들의 옷은 빌딩의 분위기를 더욱 칙칙하게 만든다. 정장 포켓에는 눈에 띄게 노란색 스마일 배지를 달고 있지만, 웃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들과 전혀 다르게 밝은 옷을 입은 앨리스. 그러나 아무도 앨리스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는다.

<더보기>

어서 와, 앨리스

차감성

: 앨리스의 이상한 나라와 제가 살고 있는 나라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에서 시작된 글입니다. '앨리스'가 현대로 넘어온다면 어떨까? 라는 상상을 대본 형식으로 써봤어요.

직접적이고 투박한 비유들이 조금은 유치하게 느껴질수도 있지만...즐겁게 읽어주세요 :)

MUSIC

마지막으로 함께 듣고 싶어서

Korean Gipsy 상자루 - '앨리스 공황상태'

하나의 목표를 쫓아 달리다보면

우리는 그것을 왜 쫓고 있는지

목적을 망각하게 된다.

앨리스가 토끼를 쫓기 시작할 때의 원인은

호기심이다.

그렇다면 토끼를 쫓는 목적은 무엇일까.

토끼는 앨리스에게 생각할 시간을 주지 않는다.

앨리스는 눈앞에 토끼가 사라질까 마음이 쫓겨

그저 달린다.

목표는 가까워질수록 멀어진다.

: 'Korean Gipsy 상자루'는 한국의 전통음악을 기반으로 창작음악을 하는 연주팀이에요. 아쟁과 양금, 장구, 꽹과리, 소리북과 더불어 기타와 베이스, 거문고까지 상상할 수 없는 조합으로 전혀 다른 음악을 만들어내죠.

: '앨리스 공황상태'는 시계를 달리고 뛰는 토끼와 그를 정신없이 뒤쫓는 앨리스의 대화를 전통 악기의 사운드로 담아낸 음악이에요. 우리가 흔히 듣는 '듣기 좋은' 음악이 아니라 그야말로 '공황상태'인 앨리스를 표현하는데 집중하는 현대음악이죠.

: 정신없이 하루하루를 살다보면, 어쩌다 내가 여기까지 왔나 싶을 때가 있습니다.

'이것만 하고 생각해봐야지' 하는 것도 수십번... '대학만 가면, 취직만 하면, 결혼만 하면...'

어쩌면 우리도 토끼를 뒤쫓는 앨리스처럼 '왜'라는 질문 없이 달리고만 있는 것은 아닐까요?

Bill Evans Trio - Alice In Wonderland (Take 2 Live At The Village Vanguard)

가끔씩 글라스가 부딪치는 소리마저도 그 완벽한 음악과 하모니를 이루고 있었다.

'Sunday at the Village Vanguard'는 빌 에반스 트리오의 최고작이자 재즈 피아노의 성경이라 일컬어질 만큼 역사적으로 큰 영향을 미친 명반이다.

앗, 혹시 님도 '공황상태'가 오진 않으셨나요?😂 그런 님께 마지막 곡으로 평화로운 재즈곡 Bill Evans Trio의 Alice in Wonderland(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틀어드립니다.

Alice in Wonderland는 1951년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테마곡으로 작곡되었어요. 그리고 나서 이 곡은 재즈 스탠다드가 되었는데요, 빌 에반스 트리오가 연주한 이 버전은 전설적인 명반 'Sunday at the Village Vanguard'에 실렸죠.

이 명반은 실제 세계적인 재즈클럽 'Village Vanguard'에서 녹음되었는데요, 곡을 자세히 들어보시면 재즈 바에서 들을 수 있는 와인잔 부딪히는 소리, 웅성거리는 소리가 그대로 들리는 걸 알 수 있죠. 하지만 그 소리 마저 잡음(Noise)이 아닌 재즈의 한 부분처럼 들립니다.

앞서 틀어드린 곡이 정신없이 토끼를 뒤쫓던 앨리스의 심정을 담았다면, 빌 에반스 트리오의 이 곡은 앨리스가 나무 그늘 아래서 여유롭게 '이상한 나라'를 꿈꾸는 모습을 그려낸 것 같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