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서 근무하게 된 계기
변호사로서 사회를 조금 더 이롭게 하기 위해 공공영역에서 무슨 일을 어떻게 할까에 대한 고민을 했습니다. 시민단체나 공익법인 등을 고민하고 있었을 때 그런 고민이면 국회도 있다는 조언을 받았었고, 국회에 가면 좀 더 현실적으로 사회문제를 풀어 나갈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운 좋게 법조인 출신 국회 의원실에서 일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처음 5급 비서관으로 시작했고 그렇게 4급 보좌관을 했습니다. 국회에서 7년 넘게 있었고 이후 청와대에서 3년 넘게 있었습니다.
🎙️청와대에서도 근무를 했는데, 어떻게 일을 할 수 있었는지 그리고 업무는 어땠는지?
청와대에서 근무하게 되는 루트와 계기는 사람마다 경우가 정말 다 다르지만, 대부분 대선 캠프에서 주요 역할을 하다 청와대에 가서 일을 하는 케이스일텐데요. 또 다르게는 보좌진들이 상임위 전문성을 가지고 청와대 정책실로 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처음 청와대 과학기술보좌관실 행정관으로 가게 됐고요. 국회 과방위를 오래했고 마지막에 간사방에 있었는데요. 이러한 경험이 마침 필요로 했었던 것 같습니다.
사실 국회 생활도 빡센데... 국회 생활하고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어떤 의원실이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의원실 대부분 예측 불가능하고 불규칙한 생활을 하지 않나요, 당연히 청와대도 그렇습니다. 다만, 아침 일찍 시작하는 것도 맞습니다. 6시~6시 반까지 출근했고 퇴근 시간은... 퇴근 할 때 합니다(웃음). 실마다 다르긴 한데 저는 그랬습니다. 물론 홍보수석실과 같이 언론 모니터링 등을 해야 하는 곳은 더 일찍 출근하고요.
기본적으로 업무 자체를 새벽부터 시작합니다. 아침을 일찍 시작하니까 국회나 부처에 전화를 해야 하는데 9시까지 기다리는 것도 일입니다. 이미 준비는 다 해놓고 다른 부처 출근하기를 기다립니다. 그만큼 아침 일찍 시작합니다.
특히 비서실장실에 근무하면서는, 서울 밖으로 벗어나지를 않았습니다. 예측불가한 일들이 발생하는 것 때문에 아예 벗어날 수가 없었습니다. 비상대기조의 마음으로 긴장 속에서 일을 하니까 체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고요. 그러다 보니 체력적으로 부담이 될 수밖에 없고, 주말에는 본인 집부터 청와대까지 걸어서 출근해 체력을 관리하는 등 그런 식으로 살기 위해 각자 노력합니다.
‘청와대 오래 근무하면 이가 빠진다’가 밖에서 볼 때는 농담으로 느낄 수 있지만 실제로많이들 약발로 버티십니다. 청와대 임기가 끝나고 병원 순례 하시는 분들도 많았고요.
🎙️보좌진이 청와대에서 경험할 수 있는 것은?
청와대 실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시적으로 국가 운영을 하는 것이니까, 간접 체험, 직접 체험하는 범위가 넓어집니다. 또한 국회와의 차이점은 공무원들과 한 식구가 되는 것입니다. 물론 여당도 그렇다고 할 수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행정부 감시가 국회의 일이니까요. 함께 일을 하다보면 늘공과 어공이 얼마나 잘 협업을 이루는 것에 따라 성과가 달라지는 구나를 알 수 있습니다. 서로 잘 이해하고 조정하는 것이 필요로 하고, 정책 능력과 정무적인 면 등에서 보완하고 협력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보좌진 입장에서 얻을 수 있는 중요한 경험을 말하자면, 청와대 오시는 부처 분들은 출신 부처의 에이스가 온다고 할 수 있는데, 그런 분들과 일하는 것이 성장할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네트워킹은 물론이거니와 부처의 업무방식을 보면서 정부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질 수 있습니다.
🎙️변호사로서 국회에서 근무했을 때의 장단점
제가 처음 만났던 보좌관님이 나에게 “너가 변호사라고 생각하고 일을 하면 내가 바로 내쫓을 수 있다”고 말했었습니다. 변호사가 아닌 국회 보좌진이라 생각해야 된다는 것인데, 법률적 지식이나 리걸 마인드는 도움이 되었지만, 나머지는 크게 다른 것이 없었습니다. 자격증이 있고 없고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요즘에도 다양한 커리어를 가지고 보좌진이 되잖아요. 변호사도 그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보좌진이 변호사 자격증을 위해 공부하는 것에 대해선?
변호사 자격증을 가지고 더 많을 일을 하고 싶다면 로스쿨을 갔다가 돌아올 수는 있겠지만, 지금 국회 문화에서 변호사로서 더 유리하냐고 묻는다면 그건 다른 문제일 수 있습니다.
법률적, 기술적으로 더 아냐 모르냐가 보좌진 생활을 더 잘하냐 못하냐를 결정하지는 않습니다. 본인의 인생 목표에 변호사 자격증이 필요하다면 그렇게 할 수 있겠지만, 국회 보좌진으로 사는데 꼭 필요하냐고 한다면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사실 여전히 보수적이고 남성 중심적인 문화가 팽배하다고 할 수 있는 국회에서 최연소 여성 보좌관을 했었다. 어려움은 무엇이고 어떻게 극복을 했는지?
책임감을 느낍니다. 후배들이 많이 물어보는 부분이기도 하고요. 여성 보좌관 롤모델을 찾는 사람들이 있는데, 여성이 인턴부터 보좌관까지 가는 분이 소수라 많이 궁금해들 하십니다. 제가 보좌관이 처음 되었을 때, 모임을 하면 민주당 여성 보좌관이 30명이 안 되었습니다. 지금은 보좌관, 선임비서관도 많이 늘어난 것으로 아는데, 당시는 그 정도로 소수였습니다. 저는 극단적으로 담배를 피울까도 생각했던 적이 있습니다. 흡연장에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시니까요.
제가 결국 택했던 방법은,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을 하자. 그리고 저 사람들이 날 안 불러주면 날 찾게 하자. 내가 술을 잘 못하고 기존 카르텔을 못 깨겠으면 점심을 활용하자’는 식으로 하나씩 풀어 나갔습니다. 그렇게 쌓아가다 보니 보좌관들이 저를 필요로 했고요. 그때 또 다른 능력 있는 여성 보좌진도 함께 참석하곤 했습니다. 그런 식으로 서로서로 도와가면서 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정치권을 나와서 로펌으로 이직한 이유가 있는지?
개업해서 자유롭게 움직이고자 하는 마음이 가장 컸습니다(웃음). 지금 국회로 안 돌아가고 고민하는 것은, 제가 가진 10년 넘게 특이하다고 하면 할 수 있는 공공분야에서의 경험을, 어느 특정한 대상의 이익을 위해 소진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전체 사회를 위해 잘 활용할 수 있을까입니다.
청와대에도 있었고, 변호사로 국회에서 7~8년 일하면서 주요 상임위에서도 있었는데요. 이 경험들을 소진하는 것이 아니라 더 나누고,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팟캐스트도 시작했습니다. 제가 하는 팟캐스트는 초보 보좌진이나 여의도를 상대로 일하셔야 하는 분들이 겪는 어려움에 대해 도와줄 콘텐츠가 부족하다고 생각해서 만들었습니다. 이런 콘텐츠를 만들어 나눌 필요가 있겠다 싶었습니다.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결국 여의도에서 궁금해하는 것은 선거와 이직이라 할 수 있는데요. 보통 국회에서 민간으로 이직을 하면 연봉을 얼마 받고 갔다더라 하는 정보만 알고 넘어가는데요. 그 결과에 이르기까지 어떤 노력을 하는지, 어떤 준비를 하는지는 모르더라고요. 그런 고민을 공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국회 출신이 다양한 분야로 진출할 때 어떠한 과정을 겪는지 나누려고 합니다. 민간으로 이직하는 것을 터부시할 것은 아니고 오히려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입법 전문성과 민간의 마인드를 쌓아서 다시 공공으로 돌아왔을 때, 기업의 생리도 이해하고 입법도 잘 아는 사람들이 필요하고 또 그런 사람들이 배출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후배들도 그런 관심을 갖는 것도 중요하고요. 몇 장 받았어 이런 것보다 예를 들어 스타트업 혹은 대기업이 좋은지, 어떻게 일을 하는지와 같은 좀 더 실질적인 이야기들을 나누고자 합니다.
더불어 컨설팅 자문도 계속하려고 합니다. 기존 변호사 송무 업무에서 넘어선 공공정책, 입법에 대한 컨설팅 등인데 이런 것들을 다양한 분들과 협업해서 진행하는 것이 또 저의 최대의 관심사입니다.
국회에서 일하는 동료들이 외롭게 일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현업에 있는 보좌진에게 하고 싶은 말
국회 300개의 의원실에서 일하는 것은 아무나에게 주어지는 기회가 아닙니다. 물론 국회의 노동 착취, 노예 같은 생활은 반대하지만 그래도 그 기회를 잡았을 때 최소한의 사명감과 책임감을 가졌으면 합니다. 자기가 하는 일이 얼마나 무거운 일인지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사실 내 사소한 행동이나 말 한마디가 기사화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SNS도 쉽게 못 하지 않을까요.
보좌진으로서의 책임감, 사명감, 명분, 무거움을 깊이 고민하면 일이 재미있지 않을까 합니다. 내가 하는 자료 요구가 민간 현장으로 갔을 때, 나비 효과로 그 기업 담당자는 밤을 새게 되거든요. 일에 쫓겨서 보통 그런 것을 고려하지 못하고 생각을 못하는데, 내가 얼마나 대단한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면 일을 또 재미있게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적어도 국회에서 한 명의 보좌진으로 일하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