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께 피렌탁 뉴스레터 815호

[김현종의 맥락] 재탄생, 대한민국, 왜 어떻게

- 피렌체의식탁 8주년에 붙여  

(중략) 역대 대통령들, 특히 1987년 직선제로 뽑힌 대통령들은 개혁을 강조했다. 개혁은 정권 운영의 기본이었다. 개혁이 기본 처방으로 장착되자 고단위 항생제처럼 혁신이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등장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김영삼의 ‘밴화와 개혁(1993년)’이다. 직업 정치인 출신이자 민주화 투사인 김영삼의 개혁 드라이브는 공직자 재산공개, 하나회 척결 등으로 시작해 세계화까지 이르렀다. 상당한 성과였다. 군사정권 하에서 뿌리를 내려간 기득권 세력 견제가 김영삼 개혁의 요체라고 할 수 있다.

그 앞의 대통령 중에서는 박정희의 10월유신(1971년)과 서정쇄신(1975년)이 있다. 유신은 만주 군관학교 출신의 박정희가 일본에서 빌려온 개념인데 본질적으로는 대통령 개인으로의 권력집중 시도였다. 박정희는 이와 다르게 집권 15년차쯤 돼 호랑이와 파리들의 부패가 쌓이자 ‘서정쇄신(庶政刷新)’을 강조했다. 국정 전반을 새롭게 한다는 듯이지만 주로 공무원들의 부정부패를 없애는 취지였다. 유신은 삼권분립 체제에서의 헌법기관을 약화시키고, 쇄신은 중하급 비리를 처벌하는 수단이었다.

노무현 정부에서는 혁신이 강조되었다. 정부혁신, 혁신도시 등이 있다. 시스템과 국토 이용의 혁신이다. 그에게 혁신은 온라인시스템을 행정에 도입하는 것과 함께 지방으로 돈과 사람, 권한을 옮기는 균형발전 전략이었다. 노무현은 국민통합을 위해서는 지역균형발전이 긴요하다고 보았다. 특히 행정수도 신설과 세종시로의 이전은 자꾸만 작아지는 5년제 대통령의 사이즈를 모처럼 웅장하게 만드는 구상이었다. 개혁과 혁신에 미래 개념이 들어간 것은 노무현 때부터였다는 점, 기억해두자(본문으로).

피렌체의 식탁
뉴스레터 815호| 2025. 07.17
edit@firenzedt.com
수신거부 Unsuscri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