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_맘터뷰
 Say hello
다정한 인사.

맘메이트 여러분 안녕하세요 :)


어느새 꽃비 내리는 계절이 되었네요. 살랑살랑 불어오는 봄바람과 함께 세 번째 레터를 배달합니다.


오늘은 특별기획인 맘터뷰를 준비했어요. 맘터뷰는, 평범하지만 특별한 엄마들의 지혜와 경험을 보물 캐듯 발굴하는 인터뷰 프로젝트입니다.


첫 번째 인터뷰이는 제가 아는 엄마 중에 단연 최고의 엄마라고 말할 수 있는 희경님입니다. 희경님과의 인연은 제가 27살의 사회초년생이었을 때 시작됐어요. 제가 다니던 회사 1층에서 작은 커피숍을 운영하고 계셨는데 너무나 친절하고 따듯하셔서 일하다 힘들 땐 1층으로 내려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많은 위로를 받았었죠. 희경님은 그냥 보고만 있어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사람이거든요!


저는 이상하게 희경님만 보면 눈물이 날 것 같은데 지금 생각해 보면 희경님이 너무나 따듯한 엄마 여서 그랬나.. 싶어요.ㅎㅎ


결혼하기 전부터 희경님을 보면서 나도 엄마가 되면 꼭 저런 엄마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었어요. 결혼을 하고 엄마가 되고 나서는 희경님의 아이들을 보면서 '와. 어쩜 저렇게 아이들이 바르고 멋지게 자랐을까?' 그 비결이 뭔지 꼭 물어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희경님을 맘터뷰의 첫 번째 인터뷰이로 모시고 싶었답니다. 


눈부신 봄날에 희경님과 나눈 따듯한 이야기를 맘메이트 여러분께도 전합니다.

Today's moment
오늘의 맘멘트
쉬운 엄마, 희경.

지혜ㅣ희경님, 안녕하세요 :)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희경ㅣ안녕하세요 저는 망원동에서 작은 옷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정희경입니다. 사랑방이자 놀이터라고 불리는 이곳에서 많은 사람을 만나고 배우면서 사랑을 벌고 있어요.( 돈 말고는 다 벌고 있답니다 ㅎㅎ) 


지혜ㅣ엄마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희경ㅣ엄마 나이는 26살입니다. 26살 딸아이와 24살 아들을 키우고 있는 엄마이지요. 첫 아이는 장애우들이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연구를 하고 있고요, 둘째 아이는 동국대학교 4학년에 재학 중인 야구선수입니다. 


지혜ㅣ와. 엄마 나이 26살.(감탄) 저는 엄마나이 6살인데  대선배님 이세요 :)


희경ㅣ그러게요. 제가 26살 때 결혼했는데 딸아이가 벌써 26살이 됐네요.

지혜ㅣ26년 전으로 돌아가서 아이가 있는 삶과, 없는 삶 다시 선택할 수 있다면 어떤 삶을 선택하시겠어요? 


희경ㅣ지금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200퍼센트 아이들과 함께 하는 삶을 택할 거예요. 아이들과 함께 한다는 건 매해 매 순간 새로움을 느끼고 끊임없는 사랑이 솟아나는 삶이에요. 하지만 이 질문을 20대 초보 엄마일 때 받았다면 이렇게 대답하지 못했을 것 같아요. 그땐 친구들은 모두 자기 일 잘하고 잘 나가는데 나만 현실에 안주해 있고 나만 멈춰있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었어요. 

 

지혜ㅣ아이를 낳기 전과 후, 삶에서 크게 변한 것이 있나요?


희경ㅣ별로 없는 것 같아요.


지혜ㅣ정말요? 엄마의 삶을 사느라 내 삶을 잃어버렸다는 생각을 해본 적 없으세요?


희경ㅣ이삼십 대에는 저도 상실감이 컸어요. 그림을 그렸었고 재능도 있었죠.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잃어버린 건 아무것도 없더라고요. 저는 '엄마의 삶'을 '나의 삶'과 맞바꿨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아이들이 건강한 마음을 가진 따듯한 어른이 된다면 그게 나의 삶이고 내 기쁨이라고 생각했어요.


가끔은 '나는 엄마가 되려고 태어난 사람인가?'라는 생각도 했어요.(웃음) 지금은 나의 빛나던 시절들을 아이들이 함께 추억해주고 박수 쳐주는 것만으로 충분해요. 왜냐하면 내 인생에 가장 소중한 것, 가장 중요한 일을 했으니까요. 아이들에게 쓸모 있는 엄마였다는 걸로 충분해요. 지혜님도 그럴 거예요. 언젠가는 그런 날이 정말로 와요. 


지혜ㅣ아이를 키우면서 달라진 생각이나 삶의 철학이 있나요?


희경ㅣ아이를 키우면서 항상 모든 것에는 '이유'가 있다는 생각을 많이 한 것 같아요. 부모가 되면 아이한테 가지는 여러 가지 기대가 있어요. 하지만 그건 자식이 잘되길 바라는 부모 마음일 뿐, 내가 원하는 걸 취하지 못할 때가 더 많아요. 내 마음처럼 되지 않는 때가 훨씬 많죠. 그런 순간에는 낙담하고 버겁고 숨이 찰 때가 있기도 해요. 그런데  지나고 보면 그 시간들이 모두 도움이 되고 좋은 길로 오는 과정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아이들이 힘들고 어려운 순간을 만날 때면 "다 괜찮아. 엄마도 그럴 때가 있었어. 그런데 엄마가 살아보니까 별거 아니더라. 다 지나가는 거고, 다 이유가 있는 거야." 이렇게 말해주면서 함께 옆에 있어 줬던 것 같아요.


지혜ㅣ아이들이 몇 살 때가 가장 기억에 남고 가장 행복했던 것 같아요?


희경ㅣ음.. 딱  몇 살 때라고 말하긴 어려운 것 같고 매번 '지금'인 것 같아요. 태어났을 때, 초등학교 입학할 때, 상 받아왔을 때, 졸업할 때, 매 순간 그때가 가장 행복했어요. 그래서 저는 지금 이 순간이 좋아요. 인터뷰하고 있는 지금이요. 후경이는 학교에서 공부 잘하고 있고 후석이는 야구장에서 운동하고 있고 가족 모두 건강하게 평범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지금'이 가장 행복해요. 그렇다고 매일이 행복으로만 가득 차 있다는 얘기는 아니에요. 속 썩일 때도 많고 다투기도 하고  힘든 날도 있죠.하지만 지나서 보니 해가 바뀔 때마다 만난 5살의 아이, 6살의 아이, 20살의 아이들과 함께한 순간들은 하나하나 모두 새롭고 행복했어요.

지혜ㅣ 아이들과 갈등이 있을 땐 어떻게 해결하세요?


희경ㅣ 저는 내버려 두는 편이에요. 화가 날 때는 일단 그 상황을 피해요. "엄마 지금 너무 화가 나니까  조금 있다가 얘기하자"라고 얘기해요. 회피가 아니라 잠시 서로의 시간을 가지는 거예요. 아이의 감정도 나의 감정도 존중하는 거죠. 가끔은 아이가 문을 쾅 닫고 들어가 버리기도 해요. '너 버르장머리 없이 무슨 행동이야! 이리 나오지 못해'라는 말이 턱끝까지 차오를 때도 있지만 그때 부딭혀서 아무것도 얻을 게 없다는 걸 알기 때문에 그 순간을 잠시 벗어나요. 


엄마라는 존재는 아이들이 어떠한 상황에서 무엇을 던져도 받아줄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설사 그게 나한테 상처가 되는 물건이라도 기꺼이 받아야 하는 게 엄마가 해야 할 일인 거죠. 


그게 당연히 내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면 화낼 일도 별로 없어지더라고요. 어떤 사람들은 제가 이렇게 말하면 그렇게 다 받아주면 애들 버르장머리 없어진다고 하기도 해요. 그런데 절대 그렇지 않아요.


지혜ㅣ저도 아이들한테 많이 허용해 주는 부모인 편인데요, 혹시 내가 이렇게 다 허용해주면 버릇없는 아이가 되지 않을까?라는 걱정이 되더라고요. '집에서는 이렇게 다 받아주는데 세상에 나가면 허용되지 않는 일이 더 많을 텐데... 적응을 못하면 어쩌지'라는 생각이 들면서 내가 이렇게 하는 게 맞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 때가 많아요.


희경ㅣ맞아요 지혜씨가 무슨 말 하는지 알아요. 저도 똑같이 그런 불안함이 있었어요. 내가 이렇게 하는 게 맞을까? 너무 허용해 주는 거 아닐까? 그런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아이들이 커서 학교에 가고 선생님들이 우리 아이들에 대해서 해주는 긍정적인 얘기를 들으면서 '내가 틀리지 않았구나, 내가 맞았어'라고 깨달았어요. 어느 날은 후석(둘째 아들)이가 이런 얘기를 하더라고요. 


"엄마 나는 집에 오면 뭐든지 할 수 있잖아. 나는 집에 오면 다 되잖아~!" 


이렇게 '집에서 뭐든지 다 할 수 있어'라는 생각이 있으니까 아이들이 밖에서 거절당하거나 허용받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 굳이 애달파하지 않더라고요. 아이들이 클수록 더 느꼈어요. 한 가지 얘를 들자면 저는 성에 대한 얘기도 솔직하고 편하게 하는 편이에요. 그러니까 오히려 옳고 그름에 대한 가치관을 스스로 건강하게 만들어 가는 것 같아요. 뭐든지 숨기고 못하게 한다고 안 하는 거 아니에요. 우리도 다 겪어봤잖아요.(웃음)


지혜ㅣ 내 아이들이 행복하다고 생각하시나요? 그 행복은 어디서 왔을까요?


희경ㅣ 네. 행복하다고 생각해요. 그 행복은 아이들이 스스로 만든 것 같아요. 저는 울타리가 되어줬을 뿐이고 그 울타리 안에서 아이들이 만들어 온 거죠. 스스로 행복할 줄 아는 아이들이라서 너무 감사해요.


지혜ㅣ 행복한 아이로 자라게 하기 위해서 엄마가 할 수 있는 것들이 있을까요?


희경ㅣ 그럼요. 최대한 말을 아끼고 믿어주고 기다려 주는 거요. 기다림은 아주 사소하고 작은 것부터 시작되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 "밥 먹어~" 했는데 안 나오면 잠시 기다려주는 거예요. 잠깐 기다리는 거 어렵지 않잖아요. 


지혜ㅣ작은 일이든 큰일이든 기다려 주라는 거군요? 


희경ㅣ맞아요. 작은 일이든 큰 일이든 믿고 기다리면 아이들은 언젠가는 와요. 잔소리하지 않고 기다려 주면 아이들이 크면서 다 알더라고요. 엄마를 보고 배우는 거예요. 어느 날 큰 아이가 할머니니 집에서 자고 왔는데 어머님이 전화 와서 이렇게 말씀하시더라고요. "후경이 고 계집애 야무지더라. 자기 자고 일어난 방 깨끗하게 정리해놨더라" 제가 아이들에게 방 치우라는 잔소리는 하지 않지만 아이들 방은 항상 깨끗이 정리해놓거든요. 그래서 또 깨달았죠. '아. 내가 집에서 굳이 닦달하지 않아도 아이들이 다 보고 배우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혜ㅣ 희경님 보면 정말 아이들과 가까운 친구처럼 지내는데요, 특별한 비결이 있나요?


희경ㅣ 가깝긴 하지만 친구 같은 부모라는 말은 부모의 착각이고 욕심인 것 같아요. 부모와 자식 사이에는 아무리 가까워도 지켜야 할 선이 있고, 아이들이 알아서 그 선을 넘지는 않더라고요. 성인이 되어가면서부터는 더욱더 그렇고요. 그런데 그걸 서운하게 생각하지 않아요. 아이들이 나한테 100퍼센트 모두 다 얘기하지 않는 건 너무나 당연하다고 받아들이는 거죠. 저는 항상 아이들이 '이만큼이나 얘기해줘서 참 고맙다'라고 생각해요.


지혜ㅣ그래도 희경님을 보면 평균적으로 봤을 때 아이들과 정말 가까운 엄마인 것 같은데. 비결이 있을 것 같아요.


희경ㅣ 음.. 비결은 '쉬운 엄마'요! 저는 정말 쉬운 엄마거든요. 제가 아이들한테 쉬운 엄마인 게 너무 좋아요. 쉬운 걸 넘어서서 헤프죠.(웃음) 저희 아이들은 세상에서 제가 가장 쉬울 거예요. '우리 엄만 세상 쉬운 사람이야'라고 생각할걸요. 장난처럼 말하지만 이게 저희 집에서는 나쁜 의미가 아니에요. 저희 아이들은 어떤 상황에서든 '일단 엄마한테 한번 얘기해 보자'가 먼저에요. 전 그게 너무 좋고요.


지혜ㅣ오. 쉬운 여자 말고 쉬운 엄마. 너무 좋네요 :)


지혜ㅣ아이들 교육에 있어서 꼭 지키고 싶은 가치관이 있나요? 또는 바른 아이로 자라게 하기 위해서 엄격히 지켜온 가치가 있나요?


희경ㅣ예의 있는 사람이 되는 거요. 그런데 엄격하다고 말하는 게 좀 안 어울리긴 해요. 왜냐면 내가 보여주는 거지 그걸 '너 이렇게 해!' 하고 가르치려고 하진 않았어요. 내가 먼저 좋은 어른이 되는 거죠. 보여주려고 하는 게 아니라 나 자신이 그런 사람이 되는 거예요. '엄마가 이렇게 하니까 너도 보고 배워'가 아니고 내가 가르치고 싶은 게 있다면 내가 먼저 그런 사람이 되는 거, 거기까지가 부모의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지혜ㅣ예의 얘기하시니까 제 고민이 하나 생각났어요! 저희 아이들도 낯을 많이 가려서 어른들을 봐도 인사를 안 하고 대답도 잘 안 하거든요. 그걸 어떻게 가르쳐야 하나 많이 고민이 됐었거든요. 근데 희경님 얘기 들으니까 깨달음이 왔어요. 어떻게 가르쳐야 하나만 생각했지 내가 보여 줄 생각은 해보지 못했어요.


희경ㅣ맞아요. 내가 하면 돼요. '다른 사람들이 내 아이를 버릇없게 보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들면 남의 시선을 의식하게 되잖아요. 그런데 전혀 그럴 필요 없어요. 사람들은 생각보다 남의일에 관심이 없고 아이들에게 버릇없다고 욕하지 않아요. 그 부모를 보죠. 그저 부모인 내가 먼저 좋은 사람이 되면 되는 거예요.


지혜ㅣ 후경이와 후석이 모두 대학생이 됐는데요 둘 다 자신이 좋아하는 공부와 일을 향해 잘 나아가고 있는 것 같아요. 아이들이 좋아하고 잘하는 걸 찾아가는 과정에서는 어떤 도움을 주셨어요?


희경ㅣ 아이들 꿈을 찾는 과정 참 어렵죠. 요즘 부모님들이 그런 말 많이 해요. '애가 좋아하는 것도 없고 꿈도 없어요' 그런데 그런 꿈을 자른 건 부모일지도 몰라요. 많은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무조건 공부하라고만 하잖아요. 남들이 다 하는 거니까 그냥 하라고만 하죠.  아이들이 뭘 좋아하고 뭘 할 때 행복해하는지 관심 있게 보지 않고 그저 내가 생각하는 성공에만 집중하는 것 같아요.


저도 아이들 꿈에 관련된 일화가 하나 있는데요 '내가 크게 잘못 생각하고 있었구나'하고 깨우쳤던 일이 있어요. 저희 둘째 아이가 초등학교 3학년 때까지 첼로를 배웠어요. 재능도 있었고 열심히 했어요. 서울 심포니 저학년부에서 1등을 하기도 했었죠. 그러다 어느 날 취미로 방과 후에 야구를 하게 됐는데 아이가 야구를 너무 좋아했어요. 그런데 저는 운동선수가 싫었어요. 엄마 마음이 다 그렇죠. 직업에 귀천을 따지는 건 아니지만 땡볕에서 하루 종일 땀 흘리고 힘들게 몸을 쓰는 직업보다는 조금 더 편안하고 힘들지 않은 일을 했으면 했어요. 그래서 아이의 꿈을 포기하게 하기 위해서 설득하려고 여행을 떠났어요. 그 여행에서 둘째 아이가 울면서 얘기하더라고요.


"엄마 나는 야구할 때가 제일 행복해"


그 순간 제 자신이 너무 부끄러워졌어요. 아이에게 사과하고 그 후로는 옆에서 최선을 다해 도와줬어요. 그렇게 후석이는 지금 행복한 야구선수가 되어 있죠.


지혜ㅣ아이들이 생각하는 엄마로서의 희경님의 모습은 어떨 것 같아요?


희경ㅣ그냥 쉬운 엄마요. 뭘 해도 다 받아주는 사람. 아이들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제가 느끼는 건 그래요 :)


지혜ㅣ 희경님은 행복하신가요? 어떤 순간에 행복하다고 느끼세요?


희경ㅣ 현실적인 상황들만 보면 벅찰 때도 있고 힘들 때도 있어요. 그래서 항상 '나 너무 행복해' 이렇게 느끼진 않지만 이런 생각은 해요. '나는 참 많이 가진 사람이다, 이만하면 됐다, 참 감사하다.'라고요.


물질적인 걸 떠나서 아이들이 집을 좋아하고 엄마를 찾아주는 순간순간이 행복인 것 같아요. 밖에서 지치고 힘들 때 생각나는 사람이 '엄마'라는 사실이 참 고마워요. 아이들이 성인이 되면 엄마가 공허함을 느끼는 건 사실이긴 해요. 크면 클수록 방에서 잘 나오지도 않고 딱히 뭘 엄마랑 같이 하지는 않거든요. 하지만 한 공간에 그저 공기처럼 엄마랑 함께 존재하고 있다는 걸 좋아하고 편안해하는 거 자체가 저에겐 큰 행복이에요.


지혜ㅣ희경님이 생각하는 행복은 무엇인가요?


희경ㅣ편안함이요.


지혜ㅣ희경님이 생각하는 성공은 무엇인가요?


희경ㅣ그것도 편안함이요. 편안하면 성공한 거 같아요. 침대에 누웠을 때 이런저런 걱정거리들만 생각이 난다면 돈이 아무리 많아도 그게 성공일까?라는 생각이 들어요. 


지혜ㅣ행복한 결혼생활을 하기 위해 꼭 필요한 배우자의 조건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희경ㅣ성실함이요. 결혼생활은 사랑만으로 되는 건 아니더라고요. 내가 만든 가정에 대한 꾸준하고 성실한 책임감. 이건 꼭 필요한 배우자의 조건이라고 생각해요. 성실함과 꾸준함이 결국 그 가정에 제가 생각하는 행복인 '편안함'을 가져다주는 것 같아요.

지혜ㅣ10살 이하 자녀를 둔 주니어 엄마들에게 꼭 알려주고 싶은 것들이 있다면 말해주세요.

(살아보니 후회되는 것이나, 그때 알았으면 더 좋았을 것들) 


희경ㅣ기다려줬으면 좋겠어요. 빨리 먹어. 빨리 와. 빨리해. 이런 말들은 아끼고 조금만 참고 기다려주면 좋겠어요. 생각해보면 사실 그건 엄마 마음이거든요. 엄마가 빨리 쉬고 싶어서 일 때가 많을 거예요. 그건 엄마 시점이에요. 어떤 행동을 하기 전에 아이들 입장에서 한번 더 생각해 보면 좋겠어요.


지혜ㅣ일과 육아를 양립하는 엄마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나요?


희경ㅣ다 잘하려고 하지 말고 포기할 부분은 내려놓으면 좋겠어요. '엄마도 엄마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너희들에게는 부족한 부분이 있을 거야' 솔직히 인정하고 '필요한 게 있으면 언제나 말해다오'라고 말하는 거죠.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거, 엄마가 많이 사랑한다고 자주 표현해 주세요.


지혜ㅣ 마지막으로 엄마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나요? 무엇이라도 좋아요! 지혜를 나눠주세요


희경ㅣ예쁘게 말하면 좋겠어요. 내가 듣고 싶은 말을 아이들에게 해주는 거예요. '오늘 꽃이 너무 예쁘네', '오늘 너 너무 예쁘다', '많이 사랑해' 이런 말들. 내가 듣고 싶은 말을 바라지 말고 그냥 먼저 하는 거예요. 아이들이 어릴 땐 서로 잘하는데 크면서 점점 어색해지고 안 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노력해야 해요. 항상 다정하게 이름 불러주고 예쁜 말들을 많이 해주세요.


엄마가 되면 내 바닥을 보게 되는 순간들이 많죠. 저도 그랬어요. 지금 제가 이런 얘기를 할 수 있는 건 그 모든 시간들을 다 겪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거예요. 경험하고, 반성하고, 사랑하고 그렇게 살다 보니 이제는 이런 이야기들도 할 수 있게 됐네요. 아이를 위하는 마음을 가진 엄마들 모두 충분히 잘하고 있고, 충분히 좋은 엄마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그리고 기억하세요. 아이들은 항상 엄마 눈만 보고 있다는 걸요 :)

[ 에필로그 ]


인터뷰를 끝내고 돌아오는 내내 마음이 꽉 찬 것 같았어요. 그러다가 문득 궁금해졌죠! 희경님의 아이들에게 엄마는 어떤 존재일까? 이렇게 절절한 사랑으로 키운 엄마의 마음을 알까?  그래서 희경님께 마지막 부탁을 드렸죠. 아이들에게 '엄마 하면 떠오르는 단어가 뭐야?' 하고 물어봐달라고요.

첫 아이의 대답은 '안식처',

둘째 아이의 대답은 '부탁하면 다 해줌'


첫 아이의 신중한 대답과 둘째 아이의 장난스러운 말속에 숨겨져 있는 엄마 희경님의 노력과 사랑이 보이시나요?

희경 님과의 인터뷰는 저에게 아주 긴 여운을 남겼어요.

한편으로는 나도 이만큼 좋은 엄마가 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들기도 했지요.


하지만! 육아에 정답은 없죠 :)

우리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내 아이에게는 최고의 엄마인걸요.


긴긴 육아의 여정에서 앞서간 선배들의 지혜가

한방울의 위로 또는 길잡이가 되길 바랍니다.

인터뷰 후에 희경님이 보내주신 아름다운 글을 마지막으로 남겨요 :)

* 아이에게뿐만 아니라 엄마인 나한테 해 주는 말인 것 같아 더 마음에 와닿았어요.

한 계단 한 계단 오르는 자녀를 보며... 

 

사랑하는 아가!

너의 계단 끝에 뭐가 있는지 엄마는

알지 못한다.


그냥.. 엄마는 항상 네 뒤에 있을 뿐. 


오르다 힘이 들면 잠시 앉아

쉬어도 괜찮아

오르다 숨이 차 오르면 울어도 괜찮아.

쉬고 있어도, 울고 있어도, 괜찮아. 


너만 괜찮으면 다 괜찮아.

LETTER BGM  
오늘의 레터와 잘 어울리는 노래를
추천해요. 원곡은 [ 소히_산책 ] 이고요,
오랫동안 병상에 누워계신 아버지와 산책하는 상상을 하면서 지은 곡이라고 하네요.멜로디도 가사도 정말 따듯한 곡이라 살포시 추천드립니다.

BGM으로 틀어놓고 레터를 읽으시면 더 좋으실 거예요 :)

* 오늘의 레터는 어떠셨나요?

무엇이라도 좋아요. 짧은 답장 보내주시면 저에게 너무나 큰 힘이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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