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부터 이민 금지, 유럽연합(EU) 탈퇴, 사형제 부활 등 공약을 내세운 국민연합은 지금까지 꾸준히 정치적 입지를 강화해왔습니다. 2014년 유럽의회 선거에서부터 프랑스에 할당된 의석 중 1위에 오르며 세상을 놀라게 했고, 르펜은 2017년 프랑스 대통령 선거 결선까지 진출합니다. 결선 투표에서는 에마뉘엘 마크롱 현 프랑스 대통령이 66:33이란 큰 표 차이로 최종 당선되기는 했지만요. 가장 최근에 있었던 2022년 프랑스 대선에서 마크롱 대통령과 다시 결선 투표에 오른 르펜은 지지율을 41%까지로 끌어올립니다. 이제는 아무도 국민연합 지도자의 대통령 당선을 ‘허무맹랑한 일’이라고 받아들이지 않게 됐지요.
르펜과 국민연합의 정치적 성장은 정략과 주변 환경 모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입니다. 르펜은 2년전 선거에서 프랑스 국민들의 수요를 잘 파악해 주요 공략들을 확장성 있는 방향으로 다듬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예컨대 프랑스 국민들이 민생 문제를 환경이나 정체성, 안보 문제보다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는 여론이 감지되자, 이민자 혐오나 안보 문제에 집중하는 것보다는 민생 공약들을 다수 내놓았습니다. 에너지 부문 부가가치세율을 인하하거나 청년층과 저소득층의 상속세를 감면해 주겠다는 등의 공약이 대표적입니다. EU를 탈퇴하겠다는 국민연합의 오랜 주장도 ‘톤 다운’했습니다. 유럽 국가들 사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한 ‘솅겐 협정’을 자국에 보다 유리하게 재협상하겠다고 한 겁니다. 이같은 국민연합의 접근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물가 상승과 안보 우려 등 지경학적 변화와도 맞아 떨어져 더 큰 국민적 호응을 얻은 것으로 보입니다.
2. 전세계 깜짝 놀라게 한 유럽의회 선거 결과... 유로-달러 가치 일주일새 1.8% ‘뚝’
최근 르펜의 국민연합이 가장 큰 파란을 일으킨 것은 지난 6일~9일 있었던 유럽의회 선거였습니다. 선거 결과 국민연합이 소속된 극우 정당들의 정치그룹 ‘정체성과 민주주의’가 직전 선거가 있었던 2019년보다 9석 많은 58석을 확보한 것입니다. 프랑스 내로 시야를 좁혀보면 국민연합의 승리가 더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국민연합의 지지율은 30%대로, 집권 여당 르네상스보다 2배 가까이 높게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이 여파로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10일 프랑스 의회를 해산하고 오는 30일 조기 총선을 치른다고 발표했습니다. 프랑스뿐만 아니라 독일에서도 극우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집권당에 승리하는 등 유럽 전반적으로 우파의 목소리가 커진 모습이 나타났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