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업상속공제는 피상속인이 10년 이상 경영한 중소·중견기업을 상속인이 계속 이어받는 경우, 최대 600억 원까지 상속세 과세가액에서 공제해 주는 제도입니다. 기업이 상속세 부담으로 매각되거나 쪼개지는 상황을 막고, 사업의 연속성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입니다. 그러나 최근 이 제도는 새로운 전환점에 서 있습니다.
논란의 출발점은 대형 베이커리 카페 등 일부 업종에서 가업상속공제가 제도 취지와 다르게 활용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국세청 조사에서 수도권 대형 베이커리 카페 25곳 중 11곳에서 남용 소지가 발견되면서, 정부는 공제 대상 업종과 사후관리 요건을 다시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가장 큰 변화는 대상 업종 축소 흐름입니다. 앞으로는 제조업이나 기술집약 서비스업처럼 기업 생태계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업종에 혜택을 집중하고, 주차장업이나 실질적 제조 기능이 없는 대형 카페 등은 공제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향이 검토되고 있습니다. 아직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정책 방향은 분명합니다.
사후관리도 강화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공제 신청 이후 요건 관리가 형식적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있었지만, 2023년 시행령 개정 이후에는 관할 세무서장이 매년 상속인의 요건 준수 여부를 확인·관리해야 합니다. 상속인이 실제로 가업에 종사하는지, 지분율과 고용 요건을 유지하는지, 사업을 계속 영위하고 있는지에 대한 관리가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비사업용 토지도 핵심 리스크입니다. 2025년 시행령 개정 이후 상속분부터는 비사업용 토지의 경우 사업에 직접 사용하더라도 공제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법인 안에 사업 무관 자산이나 비사업용 토지가 많다면 실제 공제 효과는 예상보다 크게 줄어들 수 있습니다.
가업상속공제는 단순한 절세 수단이 아닙니다. 요건을 충족한 기업에게만 허용되는 승계 지원 제도입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공제 가능 금액을 먼저 계산하는 일이 아니라, 대표이사 재직 기간, 지분율, 상속인의 가업 종사 여부, 비사업용 자산 보유 현황, 사후관리 리스크를 사전에 점검하는 일입니다. 혜택은 여전히 크지만, 검증은 더 촘촘해지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