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진짜 믿어도 돼?
미국의 경제 제재는 미국과 친하지 않은 국가들한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계기였어요. 달러는 그동안 금과 같이 안전하고 언제든지 꺼내 쓸 수 있을 것 같은 자산으로 여겨져 왔어요. 그래서 수많은 국가들이 외환보유액을 미국 채권이나 미국 달러로 보유하고 있었던 것이죠.하지만 미국이 러시아 중앙은행의 자산을 동결하면서 많은 국가들로 하여금 “어! 이러다 우리나라도 저렇게 될 수 있는 것 아니야?”하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어요.
전쟁은 통화의 지배를 뒤집는다
크레딧스위스의 졸탄 포자르 애널리스트는 이런 명언을 남겼네요. “전쟁은 통화의 지배를 뒤집는다. 전쟁은 새로운 통화시스템의 탄생에 기여를 한다” 미국의 경제 제재에 대해 중국은 더 그런 생각을 한 것 같아요. “이번이 기회일지 몰라!”
중국 “위안화를 받아줘”
중국은 앞서 러시아와 러시아산 원유를 위안화로 구매하기도 했어요. 중국 산둥성에 있는 정유업체들은 러시아 극동지역에서 배를 통해 원유를 구입했는데, 오는 5월에 들어온다고 하네요. 또 며칠 전 러시아산 석탄에 대해서도 위안화로 결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합니다.
인도 “네 곁엔 내가 있잖아”
러시아 외무장관이 이달 인도의 수도 뉴델리에서 인도 외무장관을 만나 이렇게 말했어요. “앞으로 두 나라의 통화로 결제하는 추세를 강화할 것입니다.” 또 러시아가 루블을 중국 위안화로 바꿔 사용하는 방안도 떠오르고 있다고 해요. 이런 움직임은 러시아와 중국이 밀월 관계를 가질수록, 인도의 안보에 도움이 안 되기 때문입니다. 인도는 중국과 국경 분쟁을 겪고 있는데요. 한편 인도는 러시아에 대한 국방 의존도가 50%에 달해요.
사우디 “위안화 받고 원유 판다"
더욱이 중동의 미국 최대 동맹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중국에 원유를 수출할 때 위안화로 결제하는 방안을 중국 정부와 논의하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어요. 이름하여, 위안화 표시 원유 선물 거래! 왜냐하면? 사우디는 이란과 원수지간(?)이에요. 사우디는 수니파, 이란은 시아파! 한데 바이든 정부가 이란 핵합의 복원 협상에 나서면서 심기가 매우 못마땅해진 것이죠.
줄어드는 달러 비중
작년 말 기준으로 전 세계 중앙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외환보유액은 총 12조 달러에 달해요. 우리 돈으로 약 1경4848조원? 하지만 IMF에 따르면, 달러의 비중은 1999년 71%에서 작년 말 59%로 서서히 하락하고 있어요. 러시아 하원의장격인 뱌체슬라프 볼로딘 두마 의장은 이런 말을 했네요. “이 것은 달러의 독점이 종식되는 시작점이다. 미국이 돈을 훔치지 않을 것이라고는 더 이상 확신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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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양링 전 중국 인민은행 부총재는 또 이런 말을 했습니다. “미국은 신뢰를 잃고 있다. 장기적으로 달러의 패권이 약화될 것이다.” 사실 달러가 세계 통화의 핵심인 기축통화가 된 것은 신뢰가 있었기 때문이었죠. 기축 통화로 위상을 세우기까지는 많은 고난의 시기가 있었고요. 하지만 러시아의 외환보유액 차단 조치는 제3세계 국가들한테 큰 불안감을 준 것 같아요. 하지만 앞서 살펴 본 사례중, 가장 큰 펀치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나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