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후보가 가한 언어 성폭력
 Season 6  vol 6. 💡2025.05. 30. ~ 2025.06.12.

여성·성평등 10대 의제, 후보 4인에게 물었더니
대선 후보 입에서 나온 언어 성폭력
10년 전에 멈춘 ‘냉부해’의 감수성


플랫 입주자님 안녕하세요! 플랫팀 김서영 기자입니다. 또 한 주가 돌아왔습니다. 이제 진짜 여름이 가깝게 느껴지네요. 건강 잘 챙기시고요.


플랫레터가 21대 대선 위주로 꾸려지는 것도 아마 이번이 마지막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번 레터에서는 여성·성평등 10대 의제를 어떤 후보가 공약했는지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입주자님이 보내주신 의견에 많이 등장했던 의제를 10개로 추리고, 이것을 후보 4인에게 전달해서 일부 후보의 답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주에는 TV토론에서 믿기 어려운 발언도 나왔죠. 이 역시 촘촘하게 해부했습니다.  


자세한 내용, 바로 이어집니다!



플랫은 이재명 후보, 김문수 후보, 이준석 후보, 권영국 후보에게 10대 의제 채택 여부를 알려달라는 질의서를 보냈고, 이중 이준석 후보와 권영국 후보만이 답변을 보내왔습니다. 이거는 바로 표를 보시는 게 나을 것 같아요.

아직 공약으로 정식 발표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이러한 의제를 ‘받아들일’ 수 있느냐(수용성)를 물어본 것이었기 때문에, 당시 시점 기준으로 후보자가 O, X, △로 답변해온 내용을 그대로 반영했습니다. 답변하지 않은 이재명 후보와 김문수 후보의 경우에는 후보자의 발언, 기사, 짤막하게 발표된 공약사항 등을 근거로 판단해 표기했어요.

기사가 나간 이후에 정책을 수정·추가한 후보자들도 있어서, 그것도 고르게 참고하시길 권장해 드립니다. 이를테면 이재명 후보의 경우 기사가 나간 5월22일 시점까지 발표했던 여성 공약에는 성평등 관계부처 기능 강화 관련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었는데, 지난 28일 공개된 정부부처 개편 방안에는 ‘여성가족부를 성평등가족부로 확대·강화한다’는 내용이 포함됐습니다.

이번 대선은 유독 성평등 의제가 소외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급하게 꾸려진 대선이라 정책 논의가 약한 건 어쩔 수 없다고는 하지만, 🧵윤석열 정부에서 성평등이 실제로 후퇴했다는 것이 수치로 확인된 이상 아쉬운 마음을 피할 수 없네요.

어떤 후보가 당선되든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는 일에 힘써야 하는 상황입니다.




모두의 귀를 의심케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준석 후보가 지난 27일 밤 열린 TV토론회에서 여성 신체를 대상으로 한 언어 성폭력을 저질렀습니다. 권영국 후보에게 질의하는 형식을 취했지만 실상 내용은 여과없는 성폭력 묘사였습니다. 그 말을 그대로 옮겨 재확산시키는 것조차 꺼려지는 데다, 성범죄를 구체적으로 묘사하는 건 경향신문 젠더보도 가이드라인에 반하기 때문에 저희는 맥락만을 전달했어요.

시민사회에서는 이준석 후보가 🧵사퇴해야 한다는 지적이 빗발쳤습니다. 몇몇 단체의 성명 내용을 전합니다.

한국여성단체연합- “대통령 후보가 공영방송에서 이러한 발언을 정치적 공격의 도구로 삼는 일은 단지 막말을 넘어 여성의 인권과 존엄을 훼손하는 폭력이다.”

한국여성의전화- “대통령 선거 후보로서 시민 앞에 선 자리에서 여성 시민에 대한 폭력과 비하의 표현을 그대로 재확산한 작태는 결코 용인될 수 없다.”

정치하는엄마들- “TV 토론을 시청한 아동·청소년에 대한 명백한 정서적 아동학대다. 생중계된 이준석의 성범죄 발언은 시청 중인 국민 전부를 성범죄 피해자로 만들었다.”

사퇴 요구뿐만 아니라 🧵고발도 줄줄이 이어졌어요. 정치하는엄마들이 28일 오전 개시한 단체고발 온라인 서명에는 한나절도 되지 않아 3만7728명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정치하는엄마들은 이준석 후보가 공직선거법, 정보통신망법, 아동복지법 등을 위반했다는 취지로 고발장을 제출했고요. 더불어민주당은 공직선거법 등 혐의로 고발했어요. 개인 차원의 고발도 접수됐습니다.

이준석 후보는 🧵“내가 한 말 어디에 혐오가 있나”라며 자신은 그저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 일부를 전했을 뿐이라고 주장합니다. 나름 “정제하고 순화해도 한계가 있었다”고도 했는데요. 이러한 🧵대응 방식도 참 ‘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 후보는 그동안 ‘여성혐오 발언→해명’을 반복해 여성혐오 논란을 정치적 수단으로 삼아왔고, 여성들의 피해가 ‘망상’이라는 그의 발언은 국가인권위원회의 교육 자료에도 실렸습니다. ‘압도적 새로움’을 내걸고 출마했지만, 젠더 문제만 놓고 봐도 🧵‘압도적 해로움’을 퍼뜨리고 있네요.


언제는 요리는 여성의 일인 양 치부하더니, 정작 주목받는 ‘셰프’ 자리엔 여성을 찾기가 힘듭니다. 실제 여성 셰프가 드물다는 뜻이라기보다는 방송가에서 그렇다는 의미입니다. 🧵이진송 <계간 홀로> 발행인은 칼럼에서 <냉장고를 부탁해> 시즌 2를 이러한 문제의식으로 해부합니다.

그에 따르면 “셰프라는 직업은 명백하게 젠더화되어 있고, 방송 소재가 되는 것은 오로지 남자가 중심이 되어 요리하는 그림”입니다. 오랫동안 요리는 여성의 일이자 “가서 밥이나 해라”, “제육이나 볶아오라” 등의 말로 모욕받았지만 남성들이 요리를 하면 전문적인 일로 취급된다는 것이죠. <냉장고를 부탁해>는 시즌 1에서도 셰프부터 패널까지 남성밭이었는데요. 시즌 2에도 여성 셰프가 간간이 나오긴 하지만 여전히 남성만으로 이뤄진 회차가 많습니다.

잘 알려져 있듯이 연출을 빼놓고는 방송을 말할 수 없죠. 이진송의 말대로 “핵심은 ‘누구를’, ‘어떻게’ 방송용으로 빚어내는가, 어떤 환경을 구축하는가”일텐데요. 이 지점에서 봤을 때 <냉장고를 부탁해>는 여전히 불충분해 보입니다. “하지만 어떤 점에서 냉부해의 감수성은 10년 전에 멈춰 있다. 여전히 불균형한 성비와, 외국인 셰프로는 ‘백인만’ 등장한다는 점이 대표적이다.” 입주자님은 공감하시나요?


이번 주 플랫한 문화생활은 이성현 인턴기자가 여름 느낌을 담아 꾸렸습니다. 여름 언덕, 삼베 같은 것에서부터 여름만의 촉감이 그려져요.


🍀🍀🍀🍀🍀


🍦여름 언덕에서 배운 것


플랫 입주자님들 안녕하세요. 인턴기자 이성현입니다. 어느덧 5월의 마지막 레터네요. 요즘 저는 점심에 정동길을 걷습니다. 땀이 송골송골 맺히는 걸 보니, 여름이 성큼 다가왔다는 의미겠죠?


저는 사계절 중 여름을 가장 좋아해요. 해변에서 느긋하게 책 읽는 걸 좋아하거든요. 더우면 바다에 뛰어들 수도 있고요. 시원한 빙수 먹기도 좋아한답니다. (모기와 꿉꿉함은 잠시 잊기로 해요💦)


그런데 안희연 시인의 여름은 달랐습니다. 그는 시집 <밤이라고 부르는 것들 속에는>에 이렇게 적었습니다.


‘여름’이라는 단어 속에는 얼마나 많은 적의가 감춰져 있는가.
그게 아니라면 풀과 나무들이 저토록 맹렬하게 자라날 수는 없다.


저에게 여름이 푸른색이었다면, 시인에게 여름은 짙은 초록색이었던 거죠. 여름은 풀과 나무가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버텨나가는 여정이에요. 시인은 시집에서 만만치 않은 시간 속에서도 끝내 ‘버티는’ 존재를 말합니다.


시집에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이가 여러 번 등장해요. 화자는 슬픔을 보이는 것으로 만들려고 밀가루를 뒤집어쓰고 걷고, 비밀을 들키기 위해 버스에 노트를 두고 내리기도 하죠. 누군가 나의 아픔을 알아봐 줬으면 하는 마음이었을지 몰라요. 그럼에도 시인은 생명을 노래합니다. ‘손톱 밑에 박힌 유리 조각을 빼내고 싶지 않았다’는 문장에서 고통을 삶의 일부로 여기는, 단단한 태도를 봤어요.


시인의 세계를 엿보고 나니 저의 여름에도 조금의 초록빛이 덧대어진 기분이에요. 이런 게 시의 매력 아닐까요. 단어를 새롭게 바라보게 하는 힘이요. 올여름은 평년보다 덥다고 해요. 각자의 여름을 지날 입주자님들께 마음을 보냅니다. 이번 여름도 플랫과 함께해 주세요!


🧵[여름을 받아들이기] 바로 보기 



📌한 땀 한 땀 꿰어 낸 여성 노동자 기록


홍영인 작가 개인전 🧵‘다섯 극과 모놀로그’는 삼베에 새긴 여성 노동자의 이야기입니다. 총길이 20m의 삼베 태피스트리(직물 공예품)의 외벽에는 여성 노동자들의 이름과 업적이 자수로 놓여 있습니다. 기생 출신 독립운동가, 독립운동을 한 제주 해녀, 방직·섬유 공장 여성 노동자 등. 한국 여성 운동의 한 축을 이룬 이들의 기록이죠.


홍영인 작가는 “2000년대 중반, 동대문에서 바느질과 재봉틀 자수를 배웠다”며 “바느질을 배웠던 분이 연세가 많으셨는데, 그분의 삶을 들으며 ‘오랫동안 한국 경제에 기여했지만 사라지신 분들’을, 이들이 한국 근대화 속 여성 노동의 역사를 함축하고 있다는 사실을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전시는 홍영인 작가가 2022년부터 자료를 수집해 연구한 결과물이라고 해요.


‘오랫동안 한국 경제에 기여했지만 사라지신 분들’이라는 말을 들으니 경향신문 젠더기획팀의 🧵‘우리가 명함이 없지 일을 안 했냐’ 기획이 떠올랐어요. 산업화 시기를 거쳐 지금까지, 수많은 여성이 일해왔지만 그들의 이름은 주목받지 못했습니다. 직물 공예로 풀어낸 ‘여성 노동자’의 이야기가 더욱 반갑게 느껴지네요. 이 전시는 7월20일까지 서울 종로구 아트선재센터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저도 핫펠트 좋아하는데 플랫에서 만나니까 새롭고 반갑네요! 앞으로도 좋은 글 많이 써주세요!

👤플랫 레터 구성이 좋아요! 분량도 적당하고요. 오랫동안 좋은 기사 많이 써주세요. 답답한 세상에서 비슷한 생각을 하고 사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어 든든한 마음입니다.

👀 From.Flat

📣이번 주에는 이준석 후보의 언어 성폭력성 발언 때문에 저희 플랫팀도 바빴답니다. 남지원 플랫팀장은 젠더데스크를 겸하고 있어서, 회사에서 나가는 모든 관련 기사가 젠더보도 가이드라인에 부합하는지 검토하고 적절한 대체 표현을 공유하는 일을 맡았어요(여기저기서 걸려오는 문의전화ㅠㅠ). 후보의 발언은 전형적으로 ‘옮겨선 안되는 말’이었기 때문에 직접 인용을 최대한 피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습니다. 언론사 중 젠더데스크가 있는 곳은 거의 없는데, 그런 자리가 있다는 자체만으로 이런 일이 있을 때 조직이 고민하고, 학습하고, 나아가는 힘이 되는 것 같아요. 플랫 입주자님들도 든든한 버팀목이랍니다.💖💖 

📣아쉽지만 다음 플랫레터(6월6일)는 현충일을 맞아 쉬어갈 예정이예요. 입주자님들과 만나기 위해 열심히 준비하고 있는 이벤트가 있답니다. 달력을 한 장 넘기고, 6월10일 [에프워드] 2화로 찾아올게요! 6월 초에 나갈 공지도 기다려 주세요~~ 다음주에는 플랫 홈페이지인스타그램에서 만나요!

🌹6월에도 플랫과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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