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보내드린 원목 빨대에 관한 레터에 대해 용사님들의 우려가 있었어요. "나무도 나이가 들면 탄소 저장 기능이 떨어진다"는 엄창동 국립산림과학원 박사님의 멘트가 논란의 여지가 있다는 지적이었는데요. 지구용도 이 의견에 적극 공감해 용사님들께 더 자세히 이야기해 드리려 해요.
먼저 수령에 따른 나무의 탄소 흡수 및 저장 능력은 연구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아 과학계에서도 여전히 의견이 갈리고 있어요. 그런데도 산림청은 2021년 이러한 논리를 내세워 오래된 나무를 베고 새로운 나무를 심겠다는 '산림부문 탄소중립 추진전략안'을 발표해 엄청난 반발을 사기도 했어요.
백번 양보해 오래된 나무의 탄소 흡수량이 떨어진다고 해도 나무는 탄소 흡수 외에 다양한 역할(산사태 방지, 동식물들의 생활 터전 등)을 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그 자체로 소중한 생명체에요. 벌목을 옹호하려는 의도는 아니였지만 오해할 수 있는 문장을 설명 없이 실어서 죄송해요. 앞으로 발행 전 내용을 더 촘촘히 살피도록할게요! 지적 뿐 아니라 따뜻한 응원도 보내주신 용사님들께 다시 한 번 감사해요😊

그동안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으면서도 함부로 다룰 수 없었던 주제가 있어요. 바로 대기오염. 매일같이 들이마시는 공기가 더럽단 사실, 다양한 활동으로부터 오염물질이 배출된단 사실을 알면서도 어디부터 어디까지 이야기해야될지 엄두가 안 났거든요. 
그러던 참에 읽게 된 책이 <공기 전쟁>(베스 가디너 지음, 해나무 출판사)이에요. 제목부터 암울하지만 호흡을 하는 모든 인간에게 추천하고픈 책.  

이 책의 절반은 대기오염의 원인과 그로 인한 충격적인 결과를 다루고 있어요. 대기오염의 결과란 것도 너무 익숙한 이야기들 아닌가, 대충 아는 얘기들이지 않나 싶었는데...읽다 보니 내가 건방졌구나 싶더라고요. 대기오염은 당장 치명적이진 않지만 우리를 서서히 죽이는 독약 같단 생각이 들었어요. 어떻게 무서운지, 몇 가지 뽑아볼게요.   

이렇게 문제가 심각하다고?!싶죠. 여기에 일일이 옮겨적진 않았지만 세계보건기구(WHO)나 유명한 대학 연구팀들의 믿을 수 있는 연구 결과에요. "런던의 가장 붐비는 거리는 '가스실'"이란 문장은 충격적. 지금은 젊으니까 괜찮을지 몰라도 나이들수록 더러운 공기 때문에 병들거나 죽을 확률이 빠르게 높아진다고 생각하니까 무서워지더라고요. 마음의 고향인 하동이나 구례 같은 곳으로 이사가고픈 마음이 더 커졌어요.  

그렇지만 다행히도 문제의 심각성을 일찌감치 알게 된 사람들이 전세계에서 노력해왔더라고요. 책의 나머지 절반은 대기오염을 줄인 실제 사례들로 채워져 있어요. 1970년까지만 해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의 스모그가 악명 높았다는 사실 아세요? 아래 사진은 1973년 LA 다운타운(출처 : LA타임즈)의 모습이에요. 지금은 LA 하면 쾌청한 날씨가 떠오르지만 저 땐 문제가 심각했대요.  

그래서 미국 의회는 1970년에 '청정대기법'이란 법을 통과시켜요. 여기에는 제너럴모터스(GM), 포드, 크라이슬러 같은 자국 자동차 회사들이 5년 내로 일산화탄소, 이산화질소 배출량을 90%까지 줄이도록 하는 규정이 담겨 있었고요. 당연히 엄청난 반발이 있었죠. 당시 포드 부회장이었던 리 아이아코카(=전설적인 기업인으로 유명)가 "자동차 생산이 끊기고 미국 경제가 회복 불가능할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까지 할 정도.

그러나 오염물질 배출을 줄이는 촉매변환장치 제조 회사들이 이 방안을 지지하기 시작했고,  이전부터 미래를 예상하고 있었던 에드 콜 당시 GM 사장은 자신의 인맥을 활용해서 석유회사들이 무연휘발유(오염물질 배출의 원인이기도 한 납 성분을 뺀 휘발유)를 판매하도록 했어요.  

그렇게 본의 아니게 헐레벌떡(!) 노력한 결과 1990년까지 LA에서 배출되는 일산화탄소는 절반으로 감소했고 미세먼지는 45%, 이산화황과 이산화질소는 각각 40%, 30%씩 줄었대요. 정부보고서에 따르면 청정대기법 덕분에 1990년 한 해에만 약 20만명의 목숨을 구한 것으로 평가받아요. 이 법의 편익이 1990년까지 20년간 22조 달러(=들어간 비용의 44배)에 달한다는 내용도 포함됐고요. 환경 규제란 게 당장 비용이 들고 어려워 보여도 시간이 지나면 결국 인명과 사회·경제 전반을 비롯한 다양한 측면에서 결국 효율적이란 의미예요.  

책에는 더 많은 사례가 담겨 있고 읽다 보면 세상이 변하고 있구나, 많은 이들이 싸우고 있구나 하는 안도감이 들어요. 용사님들이라면 당연 읽어보고 싶을 것 같아서 <공기 전쟁>을 출간한 해나무 출판사에서 10권을 준비해 주셨어요. 압도적 감사...!!😘신청폼은 아래 버튼을 눌러주세요.  

👕샘플로 만든 옷, 멀쩡한데 입으면 안돼?

옷을 대량 생산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샘플 의류. 충분히 입을 수 있는 어엿한 옷이지만 판매되지 못하고 버려져 왔는데요. 이런 디자이너 브랜드의 샘플 의류나 리퍼브(전시 상품 또는 흠이 있어 반품된 제품을 수선한 것) 의류 등을 판매하는 팝업이 있어 알려드려요. 12월 30일까지 서울 성수동에서 열리는 애프터 어스 팝업! 할인률도 50% 이상으로 높고 수익의 일부는 환경단체에 기부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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