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0.16 vol. 35
안녕하세요. 반디님, 곰보금자리프로젝트 활동가 방상우입니다.🐻💚

가을이 왔습니다. 어느덧 서늘한 바람이 불어와 한없이 푸르르던 나무들도 각각의 색으로 옷을 갈아입고, 저도 장롱에 해묵은 외투들을 하나 둘 씩 꺼내고 있는데요. 곰들도 열심히 살을 찌우며 새 계절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10월 초 저희에게는 무엇보다도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바로 화천에 마지막으로 남은 사육곰 농장에 있던 주영이를 구조해온 것입니다! 홀로 오랜 시간 살아와 사람에게 경계가 심한 이 곰은, 이번 구조에 큰 후원을 해 주신 후원자님의 이름을 따 주영이라는 이름을 지었고, 동시에 열 세 마리 이웃 곰들이 생겼습니다. 이 모든 것은 반디님들의 마음들이 한 곳에 모여 이루어질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이제 주영이는 활동가들의 극진한 보살핌 아래 건강한 식단을 맛보고, 하루 종일 지루한 시간을 보내던 그 전의 삶과는 다르게 새로운 놀잇감들을 만져보고, 숲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과 나뭇잎 사이로 비치는 햇살도 온전히 느끼게 될 것입니다. 주영이에게 이런 것들이 생경하게 다가올지 몰라도 곰으로써 당연하게 누릴 것들을 하나씩 누려갈 생각을 하니 왜인지 제가 더 설렙니다.

구조 전후로 곰들을 더욱 바쁘게 돌봐주는 활동가들의 노고가 훤히 보여 걱정도 되지만, 새로운 변화하는 바람과 함께 웃는 날들이 더 많기를 소망해봅니다. 날씨는 비록 더욱 추워지겠지만 올 가을은 새로운 마음으로 더 따뜻해지는 가을이 되기를 바라면서 곰보금자리프로젝트의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 p.s
   반디란? 곰보금자리프로젝트를 응원해주시는 분들을 위한 애칭으로 반달가슴곰 + 버디(Buddy)를 합친 단어

💌 월간(月間)화천 - 9월 

천고마비의 계절입니다. 높은 하늘 아래서 저희는 말 대신 곰을 살찌우느라 바쁜 나날을 보냈습니다. 한껏 식욕이 오르는 가으내 잘 먹고 살 찌우며 겨울을 준비하다가 먹이를 구하기 힘든 겨울동안에는 활동을 줄이고 겨울잠에 빠지는 것이 곰들이 해야 하는 일이거든요. 사람의 손에서 사육되어 평생을 살아온 화천의 곰들이 야생의 곰들과 삶의 리듬이 같으려나 싶지만, 가을이 오기 시작하면 기상 시간이 빨라지고 정형행동이 많아지고 식욕이 올라 먹는 양도 늘어나는 화천 곰들의 모습을 보면 이러니저러니 해도 곰은 곰이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돌봄을 시작하고 처음 맞이했던 지난 해 가을은 곰들을 어떻게, 얼마나 살 찌워야 할지 몰라 고민과 의견을 주고받느라 어수선한 가을이었습니다. 어수선한 계절을 보내본 경험 덕에 이번 가을 살찌우기 프로젝트는 제법 순탄하게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습니다. 곰들은 그저 잘 먹고 많이 먹으며 혹독한 화천의 겨울나기를 준비하면 될 뿐입니다. 푸짐하게 살이 쪄 공처럼 둥그래진 몸으로 졸음 가득한 두 눈을 끔뻑거리며 아침 느지막이 내실에서 나오던 지난 겨울 유일이의 모습이 문득 떠올라 웃음이 나왔습니다.

어떻게 살찌워야하나 고민하는 시간을 아낀 대신 9월은 화천의 마지막 사육곰 '주영이'와 친해지는 데에 시간을 듬뿍 썼습니다. 사람에게 유쾌한 기억이 없을 주영이, 우리가 돌보고 있는 곰들에 비해 덩치도 크고 사람에게 경계심도 심한 주영이 앞에 서면 바짝 긴장하는 활동가들. 서로서로 무서워하는 웃지 못할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확실하고 유일한 방법은 자주 보며 얼굴을 익히고 맛있는 것을 주며 주영이에게 알랑거리는 것이었습니다. 낯선 사람을 잔뜩 경계하며 으르렁 소리를 내다가 쾅! 소리가 나게 철창을 부여잡으며 화를 내는 주영이와의 강렬한 첫 만남을 지나 이제는 나뭇가지에 사과를 꽂아 먹여줄 수 있을 만큼 제법 가까운 사이가 되었습니다.

평생 살던 곳을 벗어나 새로운 사람을 마주하고 새로운 곰들의 냄새를 맡으며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은 주영이에게 그리 편안한 시간은 아닐 것입니다. 오히려 불편하고 무섭고 두려운 시간이겠지요. 그렇지만 그 시간이 지나고 나면 주영이는 이제껏 살아온 삶과는 전혀 다른 삶을 살게 될 것입니다. 생전 본 적 없던 장난감을 써보며 밥시간이 좀 더 즐거워질 것이고 흙을 밟고 물놀이하며 곰다운 일들을 하게 될 것입니다. 건강관리를 받게 될 것이고 그저 배불리기 위한 먹이가 아니라 개체가 가지는 기호와 영양에 따라 맛있는 먹이를 필요한 만큼 먹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주영이는 더이상 인간의 필요에 의해 길러지는 사육곰이 아니라 돌봄을 받는 곰이 된다는 뜻입니다. 올 3월 구조한 소요와 덕이가 그러했듯이요.

돌봄활동가들이 먹을 것을 건네면 고개만 쭉 내밀고 눈치를 보며 먹이를 받아먹던 소요와 방사장으로 나가는 복도마저 겁을 내어 사과로 꼬셔가며 겨우겨우 방사장을 내보내 놀게 했던 덕이는 이제 돌봄활동가들을 보면 맛있는 것 없냐는 듯 코를 들이밀고 사육장 문이 열리면 빠른 걸음으로 방사장에 나갔다가 리콜 신호를 보내면 노느라 진이 다 빠졌다는 듯 거친 숨소리를 내며 사육장으로 돌아와 해먹 위에 대자로 뻗어 잠을 잡니다. 사육장 안 풍부화물에서 먹이를 빼먹는데에 도가 튼 것은 말할 것조차 없는 일이구요. 주영이도 분명 소요와 덕이와 같은 길을 가게 될거라 의심치 않습니다. 물론 그 길에는 활동가들의 땀과 고생이 함께 하겠지요. 덩치가 큰 주영이를 먹이느라 훌쩍 올라갈 곰들 식비에 머리를 싸매고 고민하는 일도 함께 할 거구요.  
🐻NEWS
✔ 국가가 방치한 곰, 우리가 몰랐던 반달곰 이야기
한겨레 tv에서 사육곰 문제를 깊이 있게 다뤘습니다. 곰보금자리프로젝트도 출연해서 웅담채취산업이 곰에게 남긴 상처와 치유의 과정을 이야기합니다. 주변분들에게 사육곰에 대해 설명하기가 어려웠다면 이 영상을 보여주셔도 좋을 것 같아요. 사육곰 이야기가 많은 분들에게 닿을 수 있도록 공유해주세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화천의 마지막 사육곰, 주영이

강원도 화천에는 이제 단 하나의 사육곰 농장이 남았습니다. 그 농장에는 화천의 마지막 사육곰, 주영이가 홀로 살고 있습니다. 곰이 살고 있다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적막한 농장에 2013년생 덩치 큰 반달가슴곰 주영이는 어미와 친구들을 모두 떠나보내는 경험을 해서인지 사람을 무척 두려워하는 곰입니다.

- 주영이 이야기 자세히 보기👆

💕🐻같이가치 모금함이 열렸습니다!

카카오 같이가치에서 10월 4일 세계동물의 날을 맞이하여 캠페인 모금함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캠페인 사이트(첨부링크)로 접속하면 1,000원 기부쿠폰을 받을 수 있어요! 기부쿠폰을 받아 모금함에 기부해 주세요.

또 카카오톡 프로필에서 'SAVE THE WILD'스티커를 달면, 캠페인 사이트로 연결이 됩니다. 더 많은 분들이 사육곰 이야기와 모금함을 알 수 있도록 프로필에 스티커를 붙여주세요!

여러분들의 따뜻한 마음은 소외되어 있는 사육곰의 고통을 기록하고 알리고, 곰들을 돌보는 데 사용됩니다.
마음을 모아 곰들에게 더 나은 삶을 함께 만들어주세요!(댓글만 써도 백원 기부가 가능합니다.)

후원계좌 : 기업은행 203-147531-04-013 사단법인 곰보금자리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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