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왔습니다. 어느덧 서늘한 바람이 불어와 한없이 푸르르던 나무들도 각각의 색으로 옷을 갈아입고, 저도 장롱에 해묵은 외투들을 하나 둘 씩 꺼내고 있는데요. 곰들도 열심히 살을 찌우며 새 계절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10월 초 저희에게는 무엇보다도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바로 화천에 마지막으로 남은 사육곰 농장에 있던 주영이를 구조해온 것입니다! 홀로 오랜 시간 살아와 사람에게 경계가 심한 이 곰은, 이번 구조에 큰 후원을 해 주신 후원자님의 이름을 따 주영이라는 이름을 지었고, 동시에 열 세 마리 이웃 곰들이 생겼습니다. 이 모든 것은 반디님들의 마음들이 한 곳에 모여 이루어질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이제 주영이는 활동가들의 극진한 보살핌 아래 건강한 식단을 맛보고, 하루 종일 지루한 시간을 보내던 그 전의 삶과는 다르게 새로운 놀잇감들을 만져보고, 숲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과 나뭇잎 사이로 비치는 햇살도 온전히 느끼게 될 것입니다. 주영이에게 이런 것들이 생경하게 다가올지 몰라도 곰으로써 당연하게 누릴 것들을 하나씩 누려갈 생각을 하니 왜인지 제가 더 설렙니다.
구조 전후로 곰들을 더욱 바쁘게 돌봐주는 활동가들의 노고가 훤히 보여 걱정도 되지만, 새로운 변화하는 바람과 함께 웃는 날들이 더 많기를 소망해봅니다. 날씨는 비록 더욱 추워지겠지만 올 가을은 새로운 마음으로 더 따뜻해지는 가을이 되기를 바라면서 곰보금자리프로젝트의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