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키워드 #가사노동 #돌봄 #작은사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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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폴리버리 레터는?

연세대학교 젠더연구소와 함께 발행합니다. 여성과 일, 그리고 더 나은 노동시장을 위한 고민을 담은 논문들을 달마다 키워드로 묶어 전해드립니다.

💌 10월의 폴리버리 레터:

10월의 키워드인 가사노동 그리고 돌봄에 관한 연구를 소개합니다.
젠더연구소 11월 콜로키움에서 강연을 하실 이승윤 교수님(중앙대 사회복지학과)의 작은 사업장 노동자 연구도 담았어요.

📝목차

1. 코로나 이후의 가사와 돌봄

왜 여성의 돌봄이 기본값이 될까?
가사, 육아 분담과 가족관계 만족도

2. 워킹맘과 육아

왜 육아는 엄마만의 문제로 남아있을까?
자녀의 나이와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

3. 작은 사업장 노동자의 불안정성

코로나19와 일상을 함께한 지 벌써 2년이 되어갑니다.

학교와 유치원, 어린이집이 문을 닫거나 재택근무가 늘어나면서 집에서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던 구독자 분들도 계실 텐데요.

💎10월에는 코로나19와의 연관성에도 주목하면서 가사노동, 그리고 돌봄에 관한 연구들을 정리했어요.

여성의 돌봄이 '기본값'이 될 때

우리나라에서 직장을 다니던 여성의 5분의 1은 2020년 3~11월 사이에 퇴직 경험이 있다는 조사 결과가 있었습니다. 같은 조사에서, 초등생 이하 자녀를 둔 여성 중 배우자나 가족에게 퇴직 권유를 받은 이들은 46%에 달했다고 합니다.

여성들이 직장을 그만둠으로써 코로나19로 인한 돌봄 공백을 메워야 하는 건 한국에서만 일어나는 일은 아닌 듯합니다. 미국에서는 감염병 확산 이후 더 많은 돌봄 부담을 지게 된 여성들의 커리어, 관계, 정신건강 등에 악영향이 보고되었어요.

그래서 한 연구진은, 코로나19 확산 이전에 맞벌이를 하던 부부들이 코로나 이후 육아를 어떻게 분담하고 있고, 그 이유를 어떻게 설명하는지 들어봤는데요. 맞벌이 부부들이 아내의 돌봄을 기본값('디폴트')으로 여기게 되는 조건들에 무엇이 있는지 살펴봤습니다.

이 연구는 미국 인디애나(Indiana) 주의 한 지역에 거주 중인 여성들을 대상으로 수행한 설문조사와 인터뷰를 바탕으로 하고 있어요💬. 코로나19 이전에 남성 배우자와 맞벌이를 했던 여성 55명과의 인터뷰를 중점적으로 살펴보았습니다. 이들에게는 전부 2세 미만의 어린 자녀가 적어도 1명 이상 있었어요.

단, 인터뷰 참여자를 모집한 지역은 백인 거주민의 비율이 높아, 인터뷰 참여자 역시 대부분(55명 중 47명)이 백인이었다는 점을 참고해주세요.

*이 섹션 하단의 '논문 보러가기'를 누르면

웹사이트에서 논문의 PDF 버전을 다운받을 수 있어요👇!

'왜 육아를 그렇게 분담하나요?'

'아빠가 돈을 더 많이 버니까': 많은 여성들이 본인이 남편보다 적게 벌기 때문에 코로나19로 자녀 돌봄은 '당연히' 자신의 몫이 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 중에서 남편도 재택근무를 하는 상황이었지만, 남편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방에 '틀어 박혀' 일하고, 본인은 일하는 시간을 줄였다고 말한 한 여성의 말이 인상적인데요. "남편이 풀타임으로 일하니까. ... 그래서 그렇게 결정한 거지. 아니, 근데 사실 결정도 아니었어. 그냥 '디폴트로' 이렇게 된 거였어."

'엄마가 집에 있을 수 있으니까': 아이의 아빠는 현장에 나가야만 하는 직종에서 일하지만, 엄마는 재택근무로 전환할 수 있는 경우에 이렇게 말했어요. 반면에, 남편이 집에 있을 수 있는 상황일 때는 할머니 등 다른 가족에게 맡기거나, 베이비시터를 고용하거나, 문을 연 돌봄 기관을 찾아 아이를 보내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졌어요.

'엄마가 아이를 돌보는 게 자연스러워': 위의 두 가지는 아내가 돌봄을 책임질 수 있다는 '실용적/현실적(practical)'인 이유라면, '아빠보다는 엄마가 아이를 돌보는 걸 좋아하고, 이것이 자연스럽다'고 여기는 문화에 기대어 여성의 돌봄 책임을 합리화하는 모습도 나타났어요. 이런 문화는, 남편이 도울 수 있는 상황일 때도 여성들이 도움을 요청하는 걸 주저하게 만들었어요.

'자연스럽다'는 믿음에 대한 거부

위와 같은 조건들은 맞벌이 부부가 집에서 아이를 돌봐야 했을 때, 서로 상황을 조율하고 적극적으로 논의를 거치기보다는 아내가 '디폴트'로 돌봄을 맡는 것을 정당화해주었어요.

이 조건들은 코로나19 확산 이후에 생겨난 것이 아닙니다. 그 전부터 사회에 자리잡고 있었던 것이죠. 연구에 참여한 여성들은 정신건강에 심각한 위협을 느끼거나 재택근무를 하며 업무에 집중하지 못하는 상황을 경험하면서도, 앞서 살펴본 것과 같은 이유들을 들며 자신의 상황을 설명했어요.

그 중 특히 세 번째 이유인 성별화된 돌봄 규범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55명의 여성들 중 남편이 돌봄을 동등한 정도로 부담하거나 남편이 더 많이 돌봄을 책임지는 형태를 오랫동안 유지한 경우도 있었는데요. 이들의 경우는 아내가 돈을 더 많이 번다거나 남편이 집에 있다는 '실용적' 이유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여성들이 돌봄에 더 적합하다'는 믿음을 거부하고 있었어요.

📌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하나요?

저자들에 따르면, 여성의 돌봄 전담을 '실용적' 혹은 '현실적'인 선택지로 여기지 않으려면 유급 육아휴직을 의무화하고, 적정한 가격으로 제공되는 양질의 돌봄 서비스를 늘려야 합니다.

다만, 정책이 의도하지 않은 결과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데요. 아내가 남편보다 더 많이 버는 등 현실적인 조건이 충족되더라도 '여성이 자녀를 돌보는 게 더 자연스럽다'는 믿음이 깨지지 않는다면, 위와 같은 정책에 대해 비협조적인 반응이 나올지도 모릅니다. 정책의 수혜를 입을 수 있는 여성들을 포함해서요. 구독자 분들은 위와 같은 규범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참고 논문: Calarco, J. M., Meanwell, E., Anderson, E. M., & Knopf, A. S. (2021). By Default: How Mothers in Different-Sex Dual-Earner Couples Account for Inequalities in Pandemic Parenting. Socius. https://doi.org/10.1177/237802312110387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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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로 집안일 더 많이 하는 사람~?🙋

혹시 코로나19 이후 가족들과 시간을 많이 보내셨다면, 가족들과 사이가 더 좋아지셨나요?

위에서 살펴본 연구에서 드러난 것처럼 집에 있는 자녀에 대한 돌봄을 여성만이 책임지는 것이 '기본값'인 상황에서는, 여성들의 가족관계 만족도가 늘어나기만 하기는 어려웠을 것 같은데요.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사이가 좋아지면 좋겠지만, 국내에서 진행된 한 연구는 가족관계 만족도를 높이는 데에 남편이 아내와 가사/육아를 같이 하는지 여부가 중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아래에서는 코로나19 시기에 가족생활의 모습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그리고 이와 관련해서 가족관계에 대한 만족도는 어떻게 변화했는지 더 자세히 살펴볼게요.

이 연구에서는 2020년 9월에 경기도 네 개 기초지자체 시민을 대상으로 표본을 수집(표집)하여 온라인 설문조사를 시행했어요. 아쉽게도 전국 단위의 표집이 아니어서 우리나라 전체 상황을 대표한다고 보기는 어렵고, 온라인 조사 특성상 고령층과 같은 취약계층을 배제할 수밖에 없었어요. 이 점을 고려해서 연구 결과를 살펴봅시다.

집안일, 육아, 그리고 가족관계 만족도

코로나19 이전 가사분담(집안일과 가족 돌봄을 포괄) 양상을 먼저 살펴볼게요. 응답자의 70.2%는 항상 또는 대부분 여성이 한다고 응답했고, 23.8%는 부부가 똑같이, 4.4%는 남성이 항상 또는 대부분 수행한다고 답했어요. 맞벌이 부부인 경우에도 61%는 여성이 주로 가사일을 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어요.

코로나19 이후에는 남성의 27.8%가 이전보다 가사노동을 더 많이 했다고 답한 반면, 여성은 37.1%가 가사노동 부담이 늘어났다고 답했습니다. 이때, 돌봄부담이 증가한 응답자는 돌봄부담이 증가하지 않은 응답자보다 가족관계 만족도가 32% 더 낮게 나타났습니다.

이들은 코로나19 이후 돌봄 부담에 어떻게 대처했을까요? 본인이 휴직, 유연근무, 재택근무 등 '일-가정 양립제도'를 활용했다고 응답한 비율에도 성별 차이가 드러났는데, 여성 중에서는 30%, 남성은 15%로 나타났어요. 남성은 응답자의 70%가 상용직(여성은 54%)이어서 여성보다 일-가정 양립제도가 직장에서 제공될 가능성이 높았음에도, 여성의 활용 비율이 두 배 가량 높게 나타났어요.

위의 그래프를 보면, 코로나19 이후 가족과 보낸 시간이 늘어날수록 가족관계 만족도가 상승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전에 남성이 가사를 분담했다고 응답한 경우('남성의 가사분담=1', 파란색 선), 가족관계 만족도가 더 큰 폭으로 증가하는 걸 볼 수 있어요. 반대로 말하면, 남편이 집안일이나 돌봄을 분담하지 않은 경우에는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발생한 긍정적인 효과가 억제된 거죠. 또 다르게 표현하면,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많아진 상황에서 남편이 집안일이나 돌봄을 함께 한다면, 가족관계를 더 만족스럽게 느낄 가능성이 높다는 거예요.

📌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하나요?

더 만족스러운 가족관계를 위해서는 가족과 보내는 시간의 양 자체보다 가정 내 공동과업의 평등한 분배가 중요하다는 걸 알 수 있었는데요. 저자들은 근본적인 인식 개선과 함께, 남성들도 일-가정 양립 정책을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인식 개선을 위해서는, 전통적인 성역할 규범을 완화할 수 있도록 '일하는 엄마'와 '가사노동하는 아빠'에 대해 바람직한 이미지를 확산하는 정책적 노력, 장기적으로는 교육과정 개선을 제안합니다.

제도적으로는, 육아휴직이나 돌봄휴가가 제공되더라도 소득이 줄어들 우려 때문에 제도를 사용하지 못하는 상황을 방지해야 합니다. 2020년을 기준으로 우리나라에서 육아휴직자는 휴직 이전 소득의 29.5% 정도밖에 보장받지 못했어요. 휴직 기간동안 보장해주는 소득의 상한금액을 더 높게 조정하거나, 유연근무제를 불이익 없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기업 내에서의 변화도 필요해 보입니다.

💎참고 논문: 김지현, 최영준. (2021). 코로나19 시기 가족관계 만족도 변화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가? : 남성 가사분담의 역할을 중심으로. 비판사회정책, (70), 10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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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맘: 왜 육아는 엄마만의 문제로 남아있을까?

워킹맘은 말 그대로 "일하는(working) 엄마(mom)"를 뜻합니다. 출산 후에도 계속 일을 하는 여성을 일컫는 말인데요. 오늘날 일상생활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단어입니다.

인터넷에 워킹맘을 검색하면 '워킹맘의 살림', '워킹맘의 육아' 등 여성이 일을 하면서 어떻게 살림과 육아를 잘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정보가 쏟아집니다. 마치 이것들이 여성들만의 일이라는 것처럼 말이죠.

한국을 포함한 여러 국가에서 워킹맘이 일을 하기보다는 육아에 전념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존재합니다. 그래서 워킹맘들은 일과 육아를 양립하는 과정에서 종종 죄책감을 느끼곤 합니다. 학자들은 이러한 고정관념의 배경을 크게 두 가지로 설명합니다.
첫째, 젠더 본질주의(Gender Essentialism):
젠더 본질주의란 남성과 여성은 선천적으로 그리고 근본적으로 다른 흥미와 기술을 갖고 있다는 개념을 말합니다(England 2010). 몇몇 학자들은 여성이 육아를 책임져야 한다는 견해가 지속되는 이유로 엄마와 아빠가 자녀들에게 서로 다른 영향을 미친다는 고정관념이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둘째, 모성 이념(Mother Ideology):
모성 이념이란, 엄마가 육아의 중심이 되어서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육아에 쏟아야 한다는 믿음입니다(Hays, 1996). 이러한 이념은 “아이는 신성하고 순진한 존재이기 때문에 엄마는 육아의 효율성이나 수익성에 대한 의심 없이 육아를 해야 한다”라는 기대치를 만들어냅니다.

한국 워킹맘의 상황은 어떨까?

한국은 OECD 국가들 중에서도 모성패널티*와 가사노동 분담 불평등이 굉장히 높은 편입니다. 또한, 다른 탈산업 국가들과 비교해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율이 비교적 낮은데요. 2014년 자료에 따르면 30대 여성 중 일을 하는 비율은 58%에 불과했습니다. 이는 같은 나이대 한국 남성들의 경제활동 참여율인 92%, 그리고 미국 여성들의 경제활동 참여율인 69%와 비교했을 때 매우 낮은 수치입니다.
*모성패널티: 자녀가 있는 여성이 자녀가 없는 여성에 비해 낮은 임금을 받는 것

육아를 할 때 아이의 할머니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어린아이를 둔 맞벌이 부부 중 43%가 아이의 할머니로부터 육아 도움을 받는다고 하는데요. 이는 아이를 돌보는 시설에 대한 믿음이 낮고, 돌봄 시설 운영 시간이 대부분 회사들의 근무시간보다 짧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환경에서 한국 워킹맘들은 일과 육아를 양립하는 데 있어서 많은 고민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대략 절반 정도의 여성들이 출산 이후 일을 그만두거나, 아이의 할머니로부터 육아 도움을 받으며 일을 지속한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어떤 여성들이 일을 그만두게 될까요? 그리고 아이의 할머니로부터 육아 도움을 받는 여성들은 도움을 받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치게 될까요? 오늘 소개해드릴 논문은 바로 이러한 질문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일을 그만 둔 엄마들

육아에 대한 도움을 받는 대신 일을 그만둔 엄마들 사이에서 한 가지 공통점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바로 이들이 일을 그만 두기 전 자신의 일이 “계속할 가치가 있는가”라는 고민을 했다는 것인데요. 만약 자신의 일이 육아 도움을 요청할 만큼 좋지 못하다고 판단할 경우, 일을 그만두고 스스로 아이를 돌본다는 것입니다.
또 다른 공통점은 직접적으로 또는 간접적으로 일을 그만두라는 권유를 받았다는 것입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아이의 할머니의 역할이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을 그만두지 않으려면 아이를 돌봐줄 수 있는 할머니의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이죠.

일을 계속하는 엄마들

아이의 할머니로부터 육아 도움을 받으면서도 워킹맘들은 계속해서 자신의 일에 대한 평가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터뷰에 참여한 워킹맘들은 아이의 할머니에게 도움을 요청하기 전이나 또는 도움을 요청하는 과정에서 “나의 일이 과연 나와 가족들에게 중요한가?”, “일을 계속하려고 하는 건 너무 욕심부리는 게 아닌가?”와 같은 평가를 한 겁니다.  
워킹맘들이 일을 계속하는 데에 금전적 이유, 즉 돈은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았습니다. 돈이 중요하기는 하지만 엄마가 육아에 전념할 것인지, 할머니에게 육아 도움을 받을 것인지 결정하는 데에는 중요한 고려 조건이 아니었다는 것이죠. 가장 큰 이유로는 주로 남편들의 수입이 생계를 유지하는 데 충분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엄마들은 자신의 일이 계속 일을 할 만큼 좋은 이유를 갖고 있지 않는 한 일을 그만둬야 한다는 압박을 받습니다.  
한편, 워킹맘들의 교육 수준에 따라서 이들의 경험은 조금씩 달랐는데요.

🎓유명 대학교(S,K,Y대) 졸업 워킹맘 
이들에게는 출산 후 일을 계속할 가치가 있는지를 판단할 때 사회적 지위가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되었는데요. 특히 사회적 명성이 있는 직업을 가진 엄마들에게는 이들의 직업이 “일을 계속할 가치”를 제공했습니다. 그리고 이들의 경우 워킹맘의 어머니가 먼저 육아 도움을 제안하기도 했는데요. 그래서 높은 교육을 받은 엄마들은, 일을 계속하는 데 있어서 다른 교육 수준의 엄마들보다 비교적 수월한 과정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학교 졸업 워킹맘 
그 외 대학교를 다닌 워킹맘들의 경우, 유명 대학교를 졸업한 워킹맘들과 비교했을 때 왜 자신들이 일을 계속해야 하는지, 자신이 하는 일이 얼마나 가치가 있는지에 대한 설득의 과정이 더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많은 경우 대학교를 졸업한 워킹맘들은 일과 육아 사이에서 많은 갈등을 경험합니다.   

🎓고등학교 졸업 및 전문대 졸업 워킹맘 
고등학교 및 전문대를 졸업한 워킹맘들이 일을 계속하는 주된 이유는 경제적 안정성을 위해서였습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엄마들은 경제적인 “필요성”에 초점을 두기보다는 일을 계속하는 “동기”에 초점을 두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즉, 이들은 자신이 일을 계속할 때 일을 계속하는 "동기"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입니다.

📌 앞으로 나아갈 방향

많은 여성들이 아이의 할머니의 도움으로 경제활동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기성세대의 여성들이 다음 세대 여성들의 경제활동 지속을 돕는 것이죠. 저자는 아이러니하게도 육아가 여전히 여성의 일(아이의 어머니와 할머니)로 남아있는 점에 주목합니다. 이러한 양상은 전통적 성별 분업을 그대로 보여줄 뿐만 아니라 이것을 강화하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부모가 함께 돌봄 노동을 책임지는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자녀를 둔 여성들은 출산 후 일을 계속하기 위해서 스스로를 설득하고 나아가 주변 사람들을 설득하는 과정을 겪어야 합니다. 저자는 이것의 배경으로 한국의 국가 주도하의 압축된 사회경제적 발전을 지목하는데요.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여성이 출산 후에도 일을 계속할 수 있는 문화적・제도적 변화가 필요합니다.

💎참고 논문: Oh, E. (2018). Who deserves to work? How women develop expectations of child care support in Korea. Gender & Society, 32(4), 493-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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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들, 아이가 자라면 다시 일을 시작할 수 있다?

앞서 살펴본 연구에 따르면 여성들이 출산 이후 일을 그만두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육아” 때문이었습니다. 실제로 한국의 경우 여성들의 경제활동은 자녀의 나이와 밀접한 관계를 보이는데요.

여성들의 경제활동 참가는 결혼과 출산 전에 정점을 찍었다가 결혼과 출산을 많이 하는 시기에 급격히 하락합니다. 이후 이 그래프는 자녀가 돌봄이 다소 덜 필요로 하는 시기에 들어서면서 다시 상승했다가 은퇴 시기에 다시 하락하는 M자형 곡선을 그립니다.

남성과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율 비교 (출처: 시사뉴스)

해외의 여성 경제활동 참여율 비교 (출처: 동아일보)

뿐만 아니라 많은 학자들은 어린 자녀가 엄마의 경제활동 참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공통적으로 주장해왔습니다. 해외의 경우, Angrist 와 Evans는 자녀가 13세에 이를 때까지 엄마의 경제활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보일 수 있다고 주장했고, 한국의 경우에도 많은 학자들이 영유아 등 미취학 자녀는 여성이 일을 계속하는 데에 부정적이라는 일관된 결과를 보고했습니다.

2002년 한 연구는 여성들의 경제활동 최저점이 20대 후반 및 30대 초반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후 2015년 또 다른 연구는 결혼 지연으로 인해 이 M자형 곡선의 최저점에 달하는 나이가 30대 후반부터 40대 초반으로 상승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과연 이러한 변화가 결혼 지연 때문만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이번에 소개해드릴 연구는 단순히 여성들의 결혼 지연뿐만 아니라 자녀의 나이도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을 밝혔습니다. 과연 엄마들은 자녀가 몇 살이 되었을 때 다시 일을 시작할까요?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00년대 중반 이후로 3세 이하 영유아와 4~6세 미취학 자녀가 엄마의 경제활동 참여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점점 더 개선되었다고 합니다. 반면, 초등학생 자녀가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심화되고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자녀가 중고등학생이 될 시기에는 비교적 돌봄이 덜 필요해 많은 엄마들이 다시 경제활동에 참여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연구 결과는 이와 상반된 결과를 보여줬습니다. 중학생과 고등학생 자녀 또한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다고 연구자는 설명합니다. 즉, 중고등학생 자녀를 둔 여성들 또한 자녀 돌봄으로 인해 일을 할 가능성이 낮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하나요?

미취학 자녀에 대한 보육 지원 정책에 비해 취학 자녀에 대한 정책은 여전히 부족한 상황입니다. 따라서 저자는 초등 돌봄교실과 같은 일・가정 양립정책이 더 필요하다고 제언합니다.
취학 자녀가 엄마의 경제활동의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이유로는 한국 교육 시스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저자는 엄마들이 취학 자녀들의 교육에 금전뿐 아니라 "시간"을 투자하기 때문에 교육 정책과 노동시장 정책을 통해 효과적인 조율을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합니다.

💎참고 논문: 김대일. (2018). 기혼 여성의 고용 변화와 자녀의 효과. 경제학연구, 66(3), 123-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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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젠더연구소 11월 콜로키움 미리보기:

이승윤 교수님(중앙대학교)의 작은사업장 노동자 연구

한국의 노동시장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한국 사회에서 10명의 노동자 중 약 6명(2019년 기준)이 30인 미만 작은 사업장에서 일하고 있다는 사실, 혹시 아셨나요? 한국의 빠른 경제 성장과 소득 수준 향상, 그 이면에서는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이 연구는 작은 사업장(30인 미만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들이 겪고 있는 여러 문제에 대해 접근합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저임금, 노동법과 사회보장 제도로부터 보호받지 못하는 불안정성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작은사업장은 어떤 곳일까?

2018년을 기준으로 한국의 사업체 중 97.9%가 30인 미만 사업장입니다. 종사자수 기준으로는 61.1%에 해당하는 수준입니다. 작은 사업장에 근무하는 노동자 중 50대와 60세 이상의 고령자 그리고 20세 이하의 비율은 상대적으로 높습니다.
작은사업장에 근무하는 노동자 5명 중 1명(21.6%)은 시간제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300인 이상 대기업 노동자들 중에서 시간제 노동자가 3.1%에 불과한 것과 비교했을 때 이는 비교적 높은 비율입니다. 나아가 작은사업장 노동자들의 경우 4대 보험 가입률이 57~64%(대기업 90%)로 다소 낮습니다. 또한, 퇴직금, 상여금, 시간외수당 등 기업복지혜택의 측면에서도 기업규모가 작을수록 적용받는 노동자의 비율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작은사업장은 그 규모가 작은만큼 '가족같은 관계'를 강조하며 근로계약관계 대신 비공식적인 고용관계로 대체하려는 경향이 존재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노동자들은 공식적인 문제제기를 하거나 노동조합을 통한 조직적인 방식으로 불만을 제기하기도 어렵습니다. 또한, 휴게시간이나 휴일을 보장 받지 못하고, 급여, 업무가 체계적이지 못해 노동자들이 겪는 심리적 어려움이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왜 작은사업장은 열악한 걸까?

작은사업장의 문제들이 해결될 수 없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작은사업장들이 원청 대기업과 맺고 있는 관계 때문입니다. 작은사업장과 대기업 사이에는 종속적인 상하 관계가 존재합니다. 작은사업장 입장에서는 원청 기업으로부터 일을 받아야 계속 일을 할 수 있고, 대기업은 작은사업장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이윤 또한 통제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직장 간 갑질'은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작은사업장의 또 다른 문제는 바로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입니다. 그 이유로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원청 기업이 작은사업장의 이윤을 통제하기 때문인데요. 그 결과, 작은사업장에 돌아가는 이윤은 매우 적고 따라서 노동자들 또한 낮은 임금을 받게됩니다. 작은사업장은 노동자들에게 충분한 임금을 지불할 여력이 부족한 것이죠. 다시 말해, 열악한 노동환경의 피해가 고스란히 노동자들에게 돌아가는 것입니다.

또 다른 이유는 작은사업장의 '사각지대'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근로기준법 중 일부를 제외하고는 5인 미만 사업장은 적용이 제외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4인 이하의 사업장은 노동관련 여러 법들을 준수하기 어렵다고 고려하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이러한 적용제외는 작은사업장을 더 열악하고 위험한 근로환경으로 만듭니다. 예를 들어서 제대로 된 보호장비를 제공받지 못하거나, 안전교육을 받지 못하는 것이죠. 뿐만 아니라, 이러한 법을 악용해 5인 이상인 작은사업장을 두 개 이상으로 나누어 5인 미만 사업장으로 둔갑시키는 이른바 '사업장 쪼개기'라는 편법도 존재합니다.

📌 앞으로 나아갈 방향

대기업의 생산 비용 감소와 생산성 증대는 작은사업장 노동자들의 임금 감소라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저자는 대기업과 작은사업장이 맺고 있는 이러한 하위관계의 심화가 불합리성을 증대시켰다고 지적합니다. 직장 내 갑질뿐만 아니라 '직장 간 갑질'에 대한 더 많은 관심과 법적인 보호가 필요한 것으로 보입니다.
저자에 따르면 작은사업장의 노동자들이 노조를 조직화하여, 일터에서 기본적인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는 노동관계법 및 사회보장법 개선을 적극 모색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참고 논문: 이승윤, 박성준, 정주성, 박종식. (2021). 작은사업장 노동자의 불안정성과 법ㆍ사회보장제도 경험. 산업노동연구, 27(2), 4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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