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네이버, 컬리 지분 인수 2. 에이블리 실적 분석
 2025.04.16 25-019호   |   웹에서 보기   |   지난호 보기  

  01 에이블리 실적에서 찾은 기회와 과제는
  02 네이버가 컬리를 품는다면 일어날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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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고| 에이블리 실적에서 찾은 기회와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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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이블리로부터 소정의 원고료를 지원받고 작성된 콘텐츠입니다

성장해야 생존하는 시대입니다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의 2024년 실적이 공개된 후, 시장의 다양한 반응이 나왔습니다. 거래액 2조 5천억 원, 매출 3,300억 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점을 높이 평가하는 목소리가 있었고, 한편으로는 다시 적자로 전환된 부분을 걱정하는 의견도 있었죠.

일단 여기서 분명하게 짚고 넘어갈 부분이 있습니다. 이번 실적의 주체는 '에이블리'가 아닌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이라는 점인데요.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은 대표 서비스인 '에이블리'를 비롯해 남성 패션 플랫폼 '4910', 일본 현지 서비스 '아무드'까지 총 3개의 플랫폼을 운영 중입니다. 실제로 핵심 사업인 에이블리는 꾸준히 흑자를 기록하고 있고, 이번에 발생한 적자는 신사업인 4910과 아무드에 대한 전략적 투자 때문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자 그 자체를 여전히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시선이 여전히 있을 순 있습니다. 다만 스타트업의 성과를 흑자나 적자 여부만으로 단정 짓기는 어렵습니다. 단기적으로 이익을 내는 것만큼이나,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를 제때 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죠.

특히 국내 이커머스 산업 전반이 저성장 기조를 보이는 요즘과 같은 시기에는 당장의 수익성에만 집중하다 보면 외형 축소로 이어질 우려가 있습니다. 온라인 쇼핑은 고객이 언제든 자유롭게 플랫폼을 이동할 수 있기 때문에, 한번 발생한 격차가 다시 돌이키기 어려워질 수 있죠. 바로 이 지점에서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의 작년 실적은 선제적인 투자를 통해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투자를 계속했습니다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은 2023년 처음으로 연간 흑자를 기록하며 눈에 띄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당시 에이블리는 브랜드 패션을 강화하고 비패션 카테고리를 확장하면서 서비스 매출을 크게 늘렸고요. 광고선전비 역시 전년도 437억 원에서 230억 원으로 효율화하면서 수익 구조를 안정화할 수 있었죠.

그런데 2024년 들어서 광고선전비가 다시 423억 원으로 늘어났습니다. 다시 크게 증가한 셈인데요. 2023년 에이블리의 ROAS(광고비 대비 매출액 비율)는 1,133%, 2024년엔 790%를 기록합니다.

2년 연속으로 뛰어난 효율을 이어갔지만요. 이는 확실히 작년에는 성장에 보다 공격적으로 베팅했다는 걸 보여줍니다. 특히 신사업인 4910이나 아무드는 이제 막 성장하는 단계라 아직 광고 효율이 상대적으로 낮을 수밖에 없는데요. 이들을 키우기 위해서 아끼지 않고 마케팅 투자를 집행한 겁니다.

다만 고객만 늘린다고 커머스 서비스가 성장하진 않습니다. 입점 셀러 확보도 함께 이루어져야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는데요. 인지도가 낮은 신규 서비스일수록 이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에이블리는 4910과 아무드의 셀러 성장을 위해 지원을 강화했습니다. 셀러가 프로모션 비용의 5%만 부담하면, 나머지를 회사가 지원하는 정책을 운영한 것이 대표적이고요.

이 영향으로 지급수수료 지출도 함께 늘었습니다. 전년 대비 57.4% 증가했는데요. 이는 같은 기간 매출 성장률(28.8%)을 상회하는 수치입니다. 에이블리코퍼레이션 측에 따르면, 이러한 증가에는 앞서 언급한 셀러 지원 정책이 반영됐다고 합니다. 물론 거래액이 늘면 지급 수수료 내 서버 운영비나 결제 수수료도 함께 증가하긴 하지만, 이를 넘어선 투자를 했다는 거죠.

결론적으로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의 2024년의 적자 전환은 판매관리비 증가, 특히 고객(광고선전비)과 셀러(지급수수료)에 대한 선제적 투자에 따른 결과였던 겁니다.

새로운 성장 엔진을 찾았습니다

당연히 이와 같은 전략의 변화가 좋은 평가를 받으려면 확실한 성과를 보여줘야겠죠. 특정 타깃과 카테고리에 집중하는 버티컬 커머스는 필연적으로 성장 한계에 도달할 수밖에 없는데요. 그래서 이들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오랜 기간 다양한 방법을 고민해 왔습니다. 대부분은 기존 고객을 기반으로 카테고리를 확장하거나, 자체 브랜드(PB)를 만들거나, 물류 등으로 사업을 수직적으로 확장하는 방식을 선택하곤 했죠.

그런데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은 선제적인 투자로 기존 버티컬 커머스들과는 다른 성장 방식을 선택했고, 현재 그것이 옳았음을 스스로 증명하고 있습니다.

사실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은 처음부터 상품 사입부터 물류, 고객 서비스(CS)까지 전방위적인 역량을 갖추고 있었는데요. 이런 기반을 바탕으로 탄생한 '에이블리 파트너스'가 현재 성공에 큰 역할을 했습니다. 이를 통해 비교적 최근까지는 수평적 확장에 주력했죠. 동대문 패션을 넘어 브랜드 패션, 뷰티, 식품까지 카테고리를 넓히며 에이블리는 작년 연간 거래액 2조 원을 달성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여성 패션을 둘러싼 경쟁은 워낙 치열했고, 에이블리는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했습니다. 그것이 바로 기존의 성공 공식을 넘어 더 다양한 고객을 만나는 길이었죠. 그 결과 남성 패션 플랫폼인 '4910'을 성공적으로 키워냈고, 지난해 4분기 거래액은 1분기 대비 560%나 성장했습니다. 또 일본 현지에서 누적 다운로드 560만 회를 돌파한 '아무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죠. 덕분에 에이블리코퍼레이션 전사 기준의 거래액 증가율은 작년에 오히려 더 상승하기도 했습니다. 규모가 커지면 증가율은 이에 따라 떨어지는 것이 당연한데, 이를 반전시킨 겁니다.

특히 일본 시장에서의 성과는 더욱 주목할 만합니다. 국내 이커머스 플랫폼이 해외에서 이 정도 성과를 내는 경우는 드물거든요. 만약 일본에서도 에이블리의 성공 공식을 꾸준히 확장할 수 있다면, 앞으로 다른 국가로도 충분히 진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셈입니다.

체질도 개선되는 중입니다

이처럼 때로는 당장의 흑자보다 미래를 위한 투자가 더 중요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속 가능한 투자를 위해서는 결국 이익을 안정적으로 내는 구조가 반드시 필요한데요. 특히 남성(4910) 및 해외 시장(아무드)에서 꾸준한 성장을 이루기 위해선, 내부에서 탄탄한 수익 구조를 갖추는 게 필수적입니다.

다행히도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은 외형적인 성장뿐 아니라 사업 구조 자체도 빠르게 개선 중입니다. 우선 상품 매출의 매출총이익률(GPM)이 2023년 39.5%에서 2024년 44.5%로 뚜렷하게 좋아졌습니다.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의 초창기 성장을 이끈 것이 바로 에이블리 파트너스였고, 최근 일본 진출한 아무드에서도 핵심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도 이처럼 운영 효율이 계속 개선된다면 전체적인 수익성도 더욱 올라갈 수 있겠죠.

또 하나, 에이블리의 광고 사업 성장도 주목할 만합니다. 최근 유통업계에서 각광받고 있는 '리테일 미디어'가 바로 에이블리에서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데요. 입점 셀러나 브랜드뿐 아니라 외부 기업들도 에이블리 앱 안에서 광고를 진행할 수 있도록 적극 유치하고 있습니다. 앱 바깥의 다른 웹사이트로 바로 연결되는 광고(아웃링크)까지 허용하면서 안정적인 추가 수익을 만들고 있는 거죠.

물론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도 남아 있습니다. 시장 환경이 어려운 만큼, 4910과 아무드의 성장 속도를 더 빠르게 끌어올리는 게 중요합니다. 다행히 초기 성장만 보면, 에이블리보다 거래액과 방문자 수가 늘어나는 추세가 더 빠르다고 하는데요. 이처럼 두 서비스가 지금의 에이블리처럼 안정적인 단계로 조기에 진입한다면, 시장의 우려를 완전히 해소할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실제로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은 2025년 1분기 다시 전사 기준 흑자로 돌아섰다고 하는데요. 이를 통해 자신들의 선택이 옳았음을 이미 증명하고 있는 중이죠. 앞으로도 지금처럼 흔들림 없이 나아간다면,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은 성장과 수익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기업으로 한 단계 더 높이 도약할 수 있을 겁니다.

   

네이버가 컬리를 품는다면 일어날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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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등장한 건 아닙니다

네이버가 컬리의 지분 일부 인수를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일단 네이버 측은 '구체적으로 논의된 바 없다'라고 선을 그었고, 곧이어 컬리 경영권에 변화가 있을 가능성도 낮다는 보도가 이어졌습니다. 최대주주인 앵커PE가 김슬아 대표 등 기존 경영진을 신뢰하고 있다는 이유에서였죠.

다소 의외로 느껴질 수 있는 소식이지만, 사실 업계에선 꽤 자주 거론되던 시나리오이기도 합니다. 한때 몸값이 4조 원에 달했던 컬리를 인수할 수 있는 기업은 많지 않았고, 컬리가 가진 자산은 네이버 입장에선 충분히 매력적이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쿠팡과의 경쟁 속에서 네이버가 상대적으로 약한 영역이 ‘신선식품’과 ‘물류’인데요. 공교롭게도 이 두 가지는 컬리의 가장 큰 강점이기도 하죠. 그런 점에서 보면, 네이버가 컬리를 품을 경우 상당한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는 그림이기도 합니다.

확실히 필요하긴 한데요

사실 네이버는 최근 커머스 사업에 다시 힘을 주고 있습니다.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를 선보인 데 이어, 이를 다시 단독 앱으로도 출시했고요. 배송 품질을 높이며 ‘네이버 배송’으로 리브랜딩도 진행했죠. 실제로 이런 변화들은 점차 성과로 이어지고 있기도 하죠.

하지만 이 정도로는 쿠팡을 추월하기엔 한계가 있습니다. 모든 영역을 내재화한 쿠팡에 비해, 네이버의 구조는 분산되어 있어 운영 효율에서 차이가 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네이버 커머스의 핵심 강점은 낮은 수수료를 통해 다양한 셀러와 경쟁력 있는 가격을 확보하는 데 있었는데요. 물류 서비스 강화 과정에서 셀러에게 비용 부담이 늘어난다면 이 장점은 희석될 거고, 오히려 쿠팡과의 격차가 더 커질지도 모릅니다.

이런 맥락에서 컬리는 네이버에 매우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우선 규모가 적당합니다. 컬리의 2024년 연간 거래액은 약 3조 1천억 원으로, 네이버가 직접 운영하는 온플랫폼 거래액의 약 10% 수준이죠. 만약 직매입 비중을 확대해 쿠팡과 유사한 모델을 시도한다면, 컬리를 품는 것이 가장 빠른 방법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컬리는 신선식품 분야에서 높은 브랜드 신뢰도와 차별화된 큐레이션, 안정적인 PB 상품 성과를 갖춘 플랫폼입니다. 특히 신선식품은 반복 구매율이 높아 충성 고객 확보에 유리하고, 이는 곧 장기적 성장성과도 연결됩니다. 컬리는 쿠팡조차 갖지 못한 이 '상품력과 신뢰'라는 무기를 가지고 있기에 네이버가 분명 탐낼 법합니다. '네이버 장보기'가 시장 내에서 그리 큰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더욱 그러할 거고요.


다만 실제 인수나 지분 확보로 이어지기까지는 넘어야 할 장벽도 분명합니다. 가장 큰 변수는 여전히 높은 기업가치입니다. 2023년 앵커PE 투자 당시 컬리는 약 2조 8천억 원으로 평가됐으며, 단순 계산으로도 10% 지분 확보에 약 3천억 원이 필요합니다. 실제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면 분명 이보다 낮은 수준으로 조정은 되겠지만, 적잖은 투자가 요구되는 건 분명하죠.

또 하나의 장벽은 복잡한 지분 구조입니다. 최대주주인 앵커PE의 지분율은 13.5%에 불과하고, 다수의 재무적 투자자들이 각각 7~10% 수준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단기적으로 네이버가 영향력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흩어지되, 더 날카로워야

문제는, 설령 이 모든 난관을 넘어 네이버가 컬리를 인수하더라도, 그 자체만으로 쿠팡과 대등한 경쟁이 가능해지진 않는다는 점입니다. 쿠팡의 힘은 수조 원을 들여 만든 물류 인프라에 있습니다. 방대한 품목을, 경쟁사가 감당하기 어려운 비용 구조로, 빠르게 배송할 수 있는 역량이죠. 컬리 역시 전국 단위 새벽배송망을 갖추고 있지만, 품목이 제한적이고 물류 효율도 쿠팡에 비해 열위입니다. 즉 지금 상태로는 전방위적인 정면 승부가 어렵다는 뜻이죠.

그래서 오히려 쿠팡을 위협할 수 있는 전략은 정반대일 수도 있습니다. 같은 방식으로 맞붙기보다, 전장을 정하고 거기서 우위를 확보하는 겁니다. 더 낮은 수수료와 빠른 정산을 앞세운 ‘마켓플레이스’는 네이버의 방식이고요. 프리미엄 식품이라는 특정 영역에서 확실한 경쟁력을 갖춘 컬리는 또 다른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때론 하나로 뭉치는 것보다, 흩어진 채 각자의 강점을 날카롭게 다듬는 편이 더 강력할 수 있다는 겁니다.

물론 이런 전략이 통하려면, 각자의 무기를 더욱 뾰족하게 갈아야 합니다. 컬리는 큐레이션과 차별화된 상품에 집중하고, PB와 단독 상품 비중을 과감히 키워야 하고요. 네이버는 AI를 활용해 전혀 다른 차원의 쇼핑 경험을 제공해야 쿠팡의 입지를 흔들 수 있을 겁니다.

그동안 쿠팡을 견제하겠다며 등장한 연합은 대부분 별다른 성과 없이 사라졌습니다. 반면, 뷰티의 올리브영, 패션의 무신사처럼 각자의 영역에서 독보적인 강점을 가진 버티컬 플랫폼들은 꾸준히 성장해 왔고요. 쿠팡을 이길 방법 역시, 어쩌면 그 안에 이미 답이 있을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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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촌스러운 디자인은 다 의도된 거였습니다

      국내 패션 브랜드가 몸값을 올리는 방식

      작게라도 빠르게 경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