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무형유산 매개자’에 대한 연구를 하면서, 유관 기관과 기업들을 인터뷰하고 있어요. 무형유산을 매개한다는 게 무엇인지, 그 역할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그리고 매개의 대상이 전승자인지 소비자인지 등 여러 측면에서 고민하고 있죠. '매개'라는 단어는 단순해 보이지만, 그 의미는 굉장히 넓고 깊어요. 이 문제의 중요성과 시급성이 점점 더 크게 느껴집니다.
‘문화 매개자(Cultural Intermediary)’ 개념은 피에르 부르디외(Pierre Bourdieu)의 『구별짓기』(1979)에서 시작됐어요. 예술이 귀족들의 전유물이었던 시대를 거쳐, 19세기에 대중문화와 함께 '어떻게 하면 대중들에게 예술이 친숙한 일상이 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매개자는 탄생했죠.
무형유산 매개자도 비슷한 질문에서 출발해요. '어떻게 하면 대중들에게 무형유산이 다시 친숙한 일상이 될 수 있을까?' 무형유산은 전통사회의 라이프스타일을 말하죠. 그때를 그대로 재현하기보다는, 오늘날에도 즐길 수 있는 문화가 되길 바라는 거예요.
그게 어떤 모습일까요? 지금까지 이어지는 것들을 보면 상상이 쉬워집니다. 우리는 여전히 백자 그릇을 애용하고, 금속 수저를 사용하죠. '막걸리 키트'를 사서 직접 막걸리를 만들기도 하고, 김장철에 가족과 동네 사람들과 함께 김장을 하고 보쌈을 먹기도 해요. 해녀의 부엌이나 해녀학교처럼 해녀문화를 콘텐츠화하고 계승하는 사람들도 있고, 강릉단오제처럼 큰 축제도 추천드려요.
하지만 이어지는 것들보다 사라지는 것들이 더 많다는 게 현실이에요. 여러분이 생각하는 ‘무형유산 매개자’의 역할은 무엇인가요? 여러분의 피드백이 큰 도움이 된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