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어제 갑작스럽게 등산 휴재 해놓고 휴재 공지도 안 해서 정말 죄송합니다. 이러다 아무도 등산객이 오지 않을까 잠깐 5초 정도 고민했는데, 어차피 인생 혼자 사는 것이기 때문에 혼자서라도 산행을 계속해볼까 합니다. 🏔

요즘 일이 많기도 한데, 개인적으로 손님까지 오시면 사실 하루가 너무 모자라서 정신을 못 차립니다. 어제는 창업한지 3년 차가 되신 대표님께서 사무실을 방문해 주셨는데요. 이야기를 듣는데 제 창업 초기를 마주하는 느낌이라 공감이 가면서도 많이 힘들었습니다. 2명의 직원이 있었는데 한꺼번에 나가서 마음이 안 좋았다며 이야기하시는데 이것은 소규모 스타트업이나 브랜드라면 겪는 고질적인 문제인 것 같습니다. 한참 고충을 토로하시더니 '엑싯(Exit)'을 생각하게 되셨다며, 저에게 '엑싯(Exit)'할 생각 없으시냐고 물어보시더라고요. 

스타트 업계 분들이나 자본주의 사람들을 만나면 꼭 저에게 묻는 단어가 바로 이 단어. '엑싯(Exit)'입니다. 이 '엑싯(Exit)'이라는 단어가 언제부턴가 스타트업 성공의 척도가 되어버린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안 좋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저는 '엑싯(Exit)'할 생각이 없습니다. 창업을 하면서까지 주류나 대세를 따를 거였으면 아예 창업을 하지도 않았을 겁니다. 그저 좋은 사람들과 재밌는 일을 하는 것이 좋고 그 과정이 즐겁기 때문입니다. 사례가 거창하지만 카카오 의장 김범수 님도 이전 사업을 '엑싯(Exit)'하고 막대한 부를 가지고 미국에서 유유자적하며 살다가 다시 돌아와 카카오를 창업했던 것만 봐도 평생 먹고 살 돈과 명예만이 창업을 하는 이유와 목적의 전부는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 스타트 업계에서 '엑싯(Exit)'을 성공과 명예의 척도로 여기고 있는 점. 투자를 위한 투자, 그로 인해 무분별한 성장으로 내부 인력이 갈리고 건강한 성장보다는 인위적인 성장을 부추기고 있다는 점이 매우 못마땅합니다. 무엇보다 해외 자본에 회사 지분을 팔면서 '엑싯(Exit)'하는 형태에 매번 분개하고 있습니다. '스타일난다' 로레알 지분 매각 당시에도 모두가 '스타일난다 성공비결 5' 같은 고리타분한 콘텐츠를 뽑아낼 때 혼자서 원통해했습니다. 우리나라의 꼰대 같은 창업 지원 문화에서 '스타일난다'와 같은 비주류 브랜드의 성공을 지원해 줄 안목도 감도 없다는 것을 잘 압니다. 그러나 '스타일난다'를 굳이 외국 자본에 100% 지분을 넘겨야 했는지 그리고 그것을 성공했다고 칭찬을 해줘야 하는지, 관심도 없다가 그렇게 사례를 쏟아내고 콘텐츠를 만들어야 했는지 대해서 의문이었습니다. 이게 일제강점기에 나라를 팔아먹은 매국노랑 다를게 무엇인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기업이 개인의 소유라고 여겨 '내가 내 회사 팔겠다는데.'라는 것을 기본 전제값으로 하는 것 같은데요. 대기업만 봐도 한 개인의 소유라고 생각하지 않고 사회적인 공헌이나 활동에 대해 책임을 물으면서 왜 스타트업에는 한없이 관대한지 모르겠습니다. 스타트업이더라도 한 브랜드가 산업의  높은 시장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면 단순히 기업을 파는 것이 아니라 해당 국가의 산업 분야를 외국자본에 팔아 넘기는 것입니다. 특히 배달의민족은 당시 배달 시장의 60% 점유율을 가지고 있었고 합병으로 90%까지 점유율을 확보했으니 배달 시장 산업을 외국자본에 넘긴 거나 다름이 없습니다. 이에 대한 행보에 성공했다며 말 같지도 않은 분석으로 책이나 콘텐츠 끼워 파는 자본주의에 구역질이 납니다. 

최근에 하이퍼커넥트도 성공사례로 회자되고 있죠. 과연 이것이 성공사례로 여겨져야 하는 것인지 꼭 의문을 제기하고 싶었습니다. 오늘의 시작 전 등산, '엑싯(Exit)' 코스였습니다. 
기회는 기회로 ⚡️
지난 화에서 메가스터디 본사 구내식당 리뉴얼을 하면서 변화된 모습 썰 푼다고 했었는데요. 기획안에서 그쳤던 지난 화에 이어 구내식당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화가 기억 안나시는 분들 다시 한 번 지난 화보고 돌아와주세요. ☝🏻

직장인들에게 점심시간이 업무의 연장선처럼 느껴진다는 것에서 인사이트를 얻어 점심시간 만큼 잠깐 떠나고 싶은 마음을 담아 공항 라운지 컨셉으로 구성해보았는데요. 큰 예산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공간을 리모델링할 수 있었던 여건이 아니었습니다. 시트지와 커뮤니케이션만으로 분위기를 바꾸는 작업이었기 때문에 동선과 카피에 신경을 썼던 작업이었습니다. 당연히 대표님도 대공사를 해야 하는 큰 프로젝트였으면 저희에게 맡기지 않았겠죠. 주제파악 잘하는 편입니다. 😋 아마 이 프로젝트를 잘 수행하면 다른 기회들로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이 되어, 직접 식판 들고 동선을 따라 다니면서 재밌게 작업했던 프로젝트입니다.
일반 출입문에서 시트지만 변경해
공항 출입문 컨셉으로! ✈️
전형적인 구내식당 인테리어 디자인에서
공항 라운지의 컨셉을 담은 깔끔한 시트지로 분위기가 업그레이드 되었습니다. 
특히 공간 곳곳에 위트있는 카피와 메세지로 재미있는 공간을 구성해봤습니다. 아마 사내에서도 시트 작업만으로 공간 분위기를 획기적으로 변화시켰던 적이 없던 지라 두고두고 회자 되었던 프로젝트였습니다. 

그럴꺼라고 생각은 했지만, 신기하게도 작은 기회에도 최선을 다하다보면 또 다른 기회를 낳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걸려온 전화에 눈 떠보니 메가푸드앤서비스 리플렛을 하고 있었고 '1등급-식'이라는 컨셉으로 메가스터디 구내식당 공간 브랜딩 기회까지 얻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계기가 되어 어느 순간 일이 일을 물고 왔습니다. 급기야 2019년에는 아래 보시는 것과 같이 저와 수정님 둘이 하기 힘든 정도로 업무의 양이 늘어났고, 미팅도 많아져서 카페를 닫아야 하는 날도 많아졌습니다. 이사를 가야겠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획기획이 쏘아올린 작은 공으로 저와 수정님은 이사를 생각할 정도로 일복이 터지게 되는데요. 획기획도 빠른 시기에 정말 많은 변화가 있어 관련 썰을 도대체 어디서부터 어떻게 풀어야 할지 몰라 오랜만에 질문창 남겨 놓겠습니다. 답변해주시면 답변 토대로 썰들 풀어드릴게요. 획기획 관련 질문하러 가기 
다음 화 예고 🏔

이사를 마음 먹고, 얼마 되지 않아 좋은 기회로 합정으로 이사를 하게 됩니다. 그 과정을 이끌어준 것은 바로 리코더팩토리 대표 리코 정해입니다. 이 친구와의 인연도 정말 재미있는데요. 지금은 같은 건물을 쓰고 있는데, 다음 화에서는 리코더팩토리 대표와의 인연과 이사하고 합정으로 오게된 썰들 들려드리겠습니다. 

리코더팩토리는 지하 1층(리코더스토어), 1층 매장(리코더팩토리), 2층 사무실로 사용하고 있으며 저희는 3층에 입주해 있습니다. 건물이 엄청 예쁘죠? 다음 화도 기대해주세요 ⚡️
2월 22일 월요일부터 2주간
매일매일 보내드립니다. 주말에는 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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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회사 잼있는인생 / 획기획 대표 이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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