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 이렇게 인사한 것도 벌써 200번째야. 벌써 200호라니...! 까탈로그를 구독해줘서 고맙고, 우리 스스로도 대견하고 그래ㅋㅋㅋ 나는 사실 어릴 때 생일 파티를 제대로 해 본 적이 없어. 엄마 아빠가 바빴고, 나도 크게 바란 적이 없었거든. 그런데 어른이 되니까 생일을 대하는 태도가 조금은 달라지더라? 일 년에 한 번밖에 없는 나를 위한 기념일인데 그냥 지나치고 싶지 않은 거야. 그래서 나를 위한 비싼 선물도 사고, 친한 친구들 잔뜩 모아서 파티도 하는 거지. 까탈로그도 200호를 평범하게 보내고 싶지 않았어. 우리가 가장 고마워하는 까탈로거들을 위해 색다르게 만들어봤어. 각자의 분야에서 사랑받고 있는 네 명의 게스트를 섭외해서 글을 맡겼어. 소설가 김중혁, 가수 핫펠트, 작가 이연, 유튜버 천재이승국. 에디터의 혜택은 좋은 원고를 세상에서 가장 먼저 볼 수 있다는 거잖아. 감동과 재미가 충만한 글이야. 또 한 편의 200호 특집 뉴스레터는 오후 1시쯤 발송될 예정이니까 그것도 꼭 읽어줘. 그건 감동보다는 웃음을 주고 싶었어. 오늘 까탈로그엔 광고가 없어.
#결산🏅 까탈로거들이 제일 사랑한 아이템은?
까탈로그가 200회라니..! 특별호에 어떤 콘텐츠를 준비하면 좋을까 고민하다가 역시 까탈로거들이라면 우리가 소개했던 제품 중에 어떤 게 가장 반응이 좋았는지 궁금해할 것 같더라고. 그래서 준비했어. 그동안 가장 클릭을 많이 받았던 베스트 아이템. 지금 소개한 제품은 각각 한 명씩 뽑아서 선물로 줄게. 이벤트 참여 링크는 [여기]

❶ 리빙크리에이터 지켜텐 SET 8만 4,600원 | 가장 높은 클릭수를 기록한 주인공! 도시락 바깥쪽은 플라스틱 안쪽은 스테인리스 소재의 2중 구조라 실용성과 귀여움을 동시에 잡았어. 전자레인지 사용이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 [링크] 
❷ 이감각 스튜디오 노방 자수 포스터 3만 7,000원 | 한국식 드림캐처란 바로 이런 것? 뒤가 비치는 천에 한국 전통 민화를 수놓아 섬세하게 드리우는 그림자가 매력적이야. [링크] 
❸ 뮷즈 금동대향로 미니어처 9만 9,000원 | 최첨단 3D프린팅으로 정교하게 구현한 금동대향로의 2024년 미니어처 버전. 뚜껑이 분리되는 구조라 인센스 홀더나 근사한 액세서리 보관함으로도 사용 가능. [링크]
❹ 도자기 컵라면 용기 2만 4,900원 | 사실 나 좀 충격받았잖아. 까탈로거들이 육개장 사발면을 똑 닮은 이걸 이렇게 좋아하다니! 40년 경력의 도공이 만들어서일까? 뚜껑과 본체 모두 도자기로 되어 있어 컵라면을 품격 있게 먹을 수 있어. [링크]
#이연📨 10년 전의 나에게 하고 싶은 말
이연, 이라는 이름이 하나의 장르가 된 94만 그림 유튜버이자 작가. “10년 전의 나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클리셰 가득한 질문을 던졌지만 답변은 그렇지 않다. 솔직하고, 현실적이고, 다정한 말들. 어쩌면 지금 이 글을 읽는 까탈로거를 울게 할지도.

10년 전이면 나는 스물셋이겠구나. 졸업 전시를 두 개나 준비하고 있었지.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때라 절로 헛웃음이 나오네. 그렇게 힘들 줄 알았다면 대비라도 좀 했을 것 같은데 아쉽다. 어느 우주의 나와 까탈로그를 통해 닿길 바라며, 그때의 나에게 하고 싶었던 말을 전할게.


"실패해도 괜찮아." 돌이켜보니 내 삶을 움직인 건 성공보다는 실패였더라고. 다만 그게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걸 몰라서 매번 실패에 지나치게 좌절하고, 또 부끄럽다 여겼던 것 같아. 그럴 필요 없어. 내가 본 멋진 어른들, 다 왕년에 잔뜩 실패해 본 사람들이더라. 그리고 어릴 때 많이 넘어져 봐야 맷집이 생긴다는 것과, 넘어져도 잃을 게 별로 없다는 사실 꼭 기억해 둬.


"돈 없어도 괜찮아." 아직 돈을 벌 시기가 아니니까 가난한 것일 뿐이야. 이 가난이 평생 따라다니지 않으니 너무 겁먹지 않아도 돼. 물론 나는 지금도 어른의 이유로 대출이 있는 사람이지만, 빚도 능력이 되어야 질 수 있다는 걸 깨닫길 바라. 사회생활을 하고 조금씩 돈을 모으다 보면 그때 나만의 힘이 생기는 거야. 일단은 졸업 전시부터 무사히 마치자. 전시에 큰돈 안 쓴 건 정말 잘한 선택이야.


"친구가 바뀔 거야." 이때 친했던 친구 대부분과 나는 멀어지게 되어있어. 이 말이 서운하게 느껴질 수도 있어. 하지만 그만큼 내가 변하고 성장한다는 뜻으로 이해해 줘. 사람을 너무 붙잡다 보면 과거에 머물게 돼. 나는 내가 우려하는 것만큼 정이 많지는 않아서 사람들을 붙잡지 않고 떠나보내긴 했지. 그래도 몰래 슬퍼했다는 사실을 나는 알고 있어. 하지만 그 또한 자연스러운 일이고, 누군가 잘못했기 때문은 아니라는 걸 꼭 기억해 줘.


근육 미리 만들어놔라, 녹내장 검사해 봐라, 할아버지께 좀 더 따뜻하게 말씀드려라 등 하고 싶은 말이 많아. 그래도 아마 내 말을 안 듣겠지. 그럴 줄 알면서도 미련 가득하게 편지 한번 써봤어. 어디서든 내 마음이 닿길 바라. 항상 사랑해.

#이승국🍿 지구멸망을 한 시간 앞두고 영화를 본다면?

천재이승국, 영화 유튜버이자 방송가를 주름잡는 차세대 MC(이 말은 절대 과장이 아니다). 지구멸망이 겨우 한 시간밖에 안 남았다면 그는 어떤 영화를 선택할까? 보통 영화 러닝타임은 두 시간이니까 이건 꽤 잔인한 질문이지 않을까?

숨을 들이쉴 수 있는 기회가 1시간밖에 안 남았는데 영화를 4편이나 고르라는 요구 자체가 참 불합리한 일이야. 짧은 장편 영화도 평균적으로 1시간 30분 정도는 한다고... 하지만 내 불만 따위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불합리한 일로 가득한 게 삶이겠지? 그렇다면 받아들이는 수밖에.


어떤 영화의 명대사처럼, 우린 태어날 시대를 스스로 정할 수 없어. 내게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살아갈지 정할 수 있을 뿐. <반지의 제왕: 반지 원정대>에 나오는 말이야. 너무 오래되고 유명한 영화지만 이 대사만 듣고 영화를 멈춰도 정신이 팍! 들 것 같지 않아? 그래, 어차피 시간도 얼마 안 남았잖아! 심지어 이 대사가 나오는 부분이랑 볼 때마다 가슴 찡해지는 후반부 아라곤의 눈빛 연기를 보면서 이제 한 시간도 안 남은 삶, 잘 마무리해야 한다구!


그렇게 정신을 차린 다음에는 <슬럼독 밀리어네어>를 볼 거야. 자타공인 이승국 도플갱어, 데브 파텔의 출세작이거든. 지금은 이 친구가 너무 섹시하게 성장해 버렸지만 한때 내 친구들 사이에서 그는 ‘이승국 닮은 배우’일 뿐이었다구. 풋풋한 데브 파텔이 나오는 이 영화의 장면들을 슬쩍 넘겨 보면서 ‘나 같은 얼굴상을 갖고 태어나 영화판에서 이리도 활약을 하다니!’하며 인생 마지막 뿌듯함을 느껴줄 거야. 이왕이면 영화 후반부, 이 친구가 누군가와 전화하는 장면을 찬찬히 볼 거야. 그때 보여준 이 친구의 웃음이 참 좋거든...이라고 말하니 그냥 거울 보고 웃어도 되는 거 아닌가 싶지만, 닮은 꼴끼리 그 정도 의리는 챙겨줄 수 있잖아? 내 영화 픽이야 시비 걸지 마! ...미안해 내가 조금 예민했지? 살 날이 몇 분 안 남아서 그래... 민망하니까 바로 다음 영화로 가자.


➌ <썸머 필름을 타고!>. 언젠가 핫하다는 소문을 듣고 보게 된 영화인데 순식간에 마음을 빼앗겨버렸어. 특히나 엔딩이 참 좋아. 이상할 정도로 유치하고 개연성도 없는 데다가 불도저처럼 밀어붙이기만 하는데 난 그렇게 좋더라. 그 이상함을 뚫고 남는 희한한 여운이 있어.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가슴이 뜨거워질지도 모르는.... 이걸 제대로 느끼려면 영화를 처음부터 봐야 하지만 내겐 그럴 시간이 없고, 어차피 본 영화니까 끝부분만 봐도 그 뜨거움이 남지 않을까?


그리고 마지막은 단편 애니메이션 <페이퍼맨>. 아무런 대사도 나오지 않지만 어차피 숨이 멎어가고 있을 테니 자막이나 대사에 너무 집중할 필요가 없어서 좋지 않을까? 거기에 마지막 작품 정도는 시간을 들여 처음부터 끝까지 볼 수 있어야지... 그런 면에서 7분짜리 <페이퍼맨>은 딱 좋은 선택이 될 거야. 사실 나는 언젠가 세상을 떠나게 된다면, 어떤 방식으로든 최대한 기분 좋게 가고 싶다는 로망이 있어. 삶을 산다는 게 절대 쉬운 과정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마지막에는 모든 순간을 제법 미화할 수 있지 않을까? 내가 그런 세상에서 삶을 살았다고, 이런 달달한 상상력이 가득한 곳에서 살다 간다고. 이 작품을 보면 그런 말을 할 수 있을 것 같아. 그리고 이 작품에 등장하는 종이 비행기들에 실려 어딘가로 날아갈 거야. 웃으면서. 상상에서라도 마지막에는 웃어 보자구!!!

#김중혁💬 기억이 사라져도 남기고 싶은 문장
에디터B가 가장 좋아하는 소설가 '김중혁'. 그에게 메일을 보냈다. "모든 기억이 사라진다고 해도 꼭 남기고 싶은 문장 세 가지만 써주실 수 있을까요?" 돌아온 문장은 총 여섯 가지. "골라서 써주시면 됩니다." 좋은 것 중에서 더 좋은 것만 남길 줄 알아야 하는 게 에디터의 역할인데, 나는 끝내 실패하고야 말았다. 어떤 문장도 버릴 수가 없어서 모두 싣게 되었다. 그래서 행복하다.
“인간은 패배하기 위해서 태어난 것이 아니야. 인간은 파괴될 수는 있지만 패배하지는 않는 거야.” “But man is not made for defeat.” he said. “A man can be destroyed but not defeated.” 어니스트 헤밍웨이 <노인과 바다>
내 기억이 모두 파괴된다면, 모든 기억이 산산이 부서져 바람에 휩쓸려 간다면, 나에게 이 문장을 선물할 것이다. 기억을 모두 잃어버린 나는 헤밍웨이의 문장을 받아 들고 이렇게 중얼거리게 될 것이다. ‘나란 인간, 이런 문장을 곁에 두다니 자주 실패했구나, 힘들었구나, 그렇지만 패배하지는 않았구나. 어떻게든 살아내려고 애를 썼구나. 앞으로도 자주 패배하겠지만 그래도 파괴될 수는 없지. 그런데, 누군지 모르겠지만, 어니스트 헤밍웨이라니, 소설 참 잘 쓸 것 같은 이름이네.’

“아무것도 아닌 채로 죽는다는 건 억울하다.” / 김중혁 단편 <악기들의 도서관> 첫 문장.
일본에서 ‘독자와의 만남’을 할 때 61세 여성이 내게 이렇게 말했다. “무기력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 이 문장을 읽고 정신이 번쩍 들었어요. 그후로 새로운 일을 많이 하고 지냅니다.” 아무것도 아닌 채로 죽지 않게 해주어서 내게 감사하다고 했다. 내가 더 감사했다.

“그렇게 가는 거지.” “다 그런 거지.” (So it goes.) / 커트 보니것 <제5도살장>
커트 보니것은 소설 속의 누군가 죽을 때마다 이 말을 사용했다. “그렇게 가는 거지”로 번역되기도 하고, “다 그런 거지.”로 번역되기도 한다. 시간이 되면 다들 간다. 어디로? 알 수 없지만 모두 간다. 너도 가고 나도 가야 한다. 허무로 가득한 비극적인 말처럼 들릴 수도 있다. 나는 다르게 들었다. 피할 수 없으니 즐기자는 말로. 갈 때 가더라도 멋지게 사라지자는 말로.

“내게 어떤 저주가 내리더라도 미워하고 저주하고 복수하는 인간으로 살아가겠다는 말이에요.” / 이청준 <벌레 이야기> (영화 <밀양>의 원작소설)
모든 기억이 사라지면 마음속의 미움과 저주와 복수심도 사라지겠지. 평온한 마음으로 아무도 미워하지 않게 되겠지. 무척 행복할 것 같기도 하지만, 심심할 것 같기도 하다. 가끔은 누굴 좀 미워해야 인간답지. 몰래 저주도 하고, 기필코 복수하고야 말겠다는 마음으로 살아가야 삶의 활력도 좀 생기겠지.

이 모든 먼지 아래서도/ 바닥은 사실 아주 깨끗하다.” / 리디아 데이비스 <집안일 관찰> 전문
짐작과는 다른 일들이 많다.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오해였거나 착각인 경우가 있다. 우리는 편견도 많다. 섣불리 판단한다. 경험이 쌓이고, 세상을 좀 알겠다 싶을 때가 가장 위험한 때인지도 모른다. 우리는 허공에 떠 있는 먼지들을 보면서 바닥을 판단한다. 어쩌면 바닥은 생각보다 아주 깨끗할지도 모르고, 쓰레기 같은 인간이 천사일지도 모르고, 나의 절친이 나를 배신하는 중인지도 모른다. 우리는 잘 모른다는 생각에서부터 다시 출발해야 한다.

“내일은 아무 실수도 하지 않은 새날이라고 생각하니 즐겁지 않으세요?” / 루시 모드 몽고메리 <빨강머리 앤>
잡지 회사에 다닌 적이 있다. 실수를 자주 해서 괴로웠다. 나 자신이 답답했다. 그럴 때 선배가 해주었던 말. “괜찮아, 잡지잖아. 다음 호에 잘하면 돼.” 그런 마음을 먹으니까 신기하게 괴로움이 줄어들었다. 내가 한 실수에 조금은 너그러워질 수 있었다. 비슷한 실수만 하지 않으면 된다. 실수가 줄어들고, 여유가 생길 때쯤 잡지가 폐간됐다. 인생이란 그런 건가.
#핫펠트🥘 영혼을 채우는 나만의 가정식 레시피
이 섭외가 될까?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DM을 했다. "내 영혼을 채우는 가정식 레시피에 대한 원고를 청탁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답장을 받았다. "재밌을 것 같아요! 써볼게요." 가수 핫펠트의 글은 <요즘 사는 맛>을 통해서 처음 읽었다. 그때 생각했다. '언젠가는 원고 청탁을 해야지.' 그녀의 글은 전형적이지 않고 솔직했다. 나는 항상 이런 생각을 했다. 작가의 모습이 그려지는 글이 좋은 글이라고. 2탄, 3탄이 보고 싶을 만큼 이 글이 좋다.
언젠가 한 번, 친구들과 배달 끊기 챌린지를 한 적이 있어. 규칙은 하나, 한 달 동안 절대로 시켜 먹지 않기. 어떤 내기나 벌칙 없이 순전히 각자의 양심에만 맡겼지만, 모두가 최선을 다해 챌린지를 해냈어. 생각보다 할 만하더라고. 장점이 너무 많았던 거야. 배달 앱을 켜서 뭘 먹을까, 매번 먹는 가게 말고 좀 새로운 거 없을까, 스크롤을 내리며 낭비하는 시간이 없어졌어. 최소 비용 맞추느라 억지로 시켜서 음식 남길 일도 없어졌고, 한 번에 대여섯 개는 기본으로 생기는 플라스틱 용기(씻어서 분리수거까지 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사라졌고, 무엇보다 카드값이 확 줄었어. 함께 한 친구 중 한 명은 체중까지 줄어서 다이어트 효과까지! 완전 럭키비키잖아?!

챌린지가 끝난 이후로도 나는 배달 앱을 깔지 않고 두세 달 정도를 더 지냈어. 요리하기 귀찮을 땐 차라리 나가서 먹고(배달비는 안 들잖아), 그것도 귀찮을 땐 두유나 단백질 쉐이크 같은 걸로 때우기도 하고, 간단한 냉동식품 하나 돌려먹기도 하고. 아, 추천하고 싶은 게 있는데, 오뚜기 '리얼 멕시칸 브리또 치폴레살사치킨' 이거 진짜 미쳤어(광고 아님)! 기본적으로 매콤한 맛이지만 핫소스를 안쪽에 뿌려 먹는 걸 추천해. 한 개에 275칼로리니까 뭐 다이어트 식품까진 아니지만 치킨보단 낫잖아?

다시 돌아와서, 결국 다시 배달 앱에 백기를 든 건 집에 손님을 초대하는 상황 때문이었어. 나는 요리를 잘하는 편이 아니거든. 귀찮음은 차치하더라도 6명의 양을 커버할 능력도, 경험도 없으니 별 수 있나. 이번만 시키고 다시 지워야지, 이렇게 지우고 깔고를 몇 번 반복하다 보니 그것도 에너지 낭비다 싶더라고. 결국 인생은 밸런스 아닐까? 가끔은 시켜 먹고, 또 나가서 사 먹고, 집에서 해 먹고… 해 먹고… 너무너무 귀찮지만 말이지.

서론이 굉장히 길었네. 그래서 내가 오늘 소개하려는 레시피는 아주아주 간단한 소고기 샤부샤부야. 유튜버 연지 님의 레시피고 입맛에 따라 상황에 따라 응용할 수 있어 좋아.

자, 우선 전자레인지 사용 가능한 그릇에 숙주 한 움큼, 청경채도 잘 씻어서 적당히 올리고 샤부샤부용 냉동고기 먹고 싶은 만큼 쌓아줘. 난 안 해봤지만 닭다리살, 오리고기등 다 가능하대. 마지막으로 물 5분의 1컵을 넣고 전자레인지에 5분 돌려주면 끝. 그 동안 소스를 만들어 보자. 간장 한 스푼, 알룰로스 한 스푼, 스리라차 소스 한 스푼, 물 한 스푼, 참기름 약간 넣고 섞어줘. 스리라차 없으면 고춧가루 조금 뿌리거나 다진 마늘이랑 식초 조금 넣어줘도 돼. 귀찮을 땐 어떤 소스든 다 잘 어울리니까 아무거나 좋아하는 걸로 찍어 먹으면 돼. 진짜진짜 간단하지? 청경채 대신 알배추나, 양파도 함께 먹어도 맛있더라고!

이 레시피의 최대 장점은 칼과 불이 필요 없다는 거야. 요리가 귀찮고 힘든 이유는 난 두 가지라고 생각해. 몸도 마음도 지친 날에 도마와 칼을 씻고, 뭔가를 썰다 보면 손이 베이기도 하잖아. 불은 또 어때? 날도 더운데 그 앞에 서서 물이 끓는지, 고기가 다 익었는지 탔는지 그리고 이게 다 된 게 맞는지 서성이는 거. 진이 빠져서 라면도 끓이기 싫은 그런 날 있잖아. 물론 그런 날에 딱 맞춰 냉장고에 신선한 숙주와 청경채가 있는가 물으면 나도 좀 곤란한데, 싱싱할 때 빨리 먹도록 하자. 상한 채소 버리는 것만큼 속상한 게 없잖아.

요즘 날씨가 많이 선선해졌어. 하늘도 맑아서 별이 참 많이 보이더라구. 조금은 쌀쌀한 저녁에, 샤부찜에 맥주 한 캔 어때? 혼자여도 꽤 괜찮은 밤이 될 거야.

#가이드📚 재밌다 대신 할 수 있는 표현법 5

최신 개봉작을 봤다고 하면 친구가 이렇게 물어볼 거야. "그 영화 어때?" 어떠냐는 질문은 굉장히 광범위해. 재미있는지, 어떤 점이 좋았는지, 아쉬움은 없었는지. 하지만 간혹 우리는 이렇게 대답할 수밖에 없어. "음... 재밌어." 이런 상황을 위해 준비했어. 사실, 제목에는 감상법이라고 썼지만 '영화 후기 표현법'이라고 하는 게 더 정확해. 영화를 볼 때가 아니라 복기할 때 도움이 되는 글이거든. 친구와 가볍게 수다를 떨 때 활용되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기획했어. 김철홍 영화 평론가가 어렵지 않게 썼고, 대화 예시까지 있으니 재밌게 읽어줘. 기사는 [여기]에서 읽으면 돼.

#쇼핑🇰🇷 명절에는 윷놀이지

곧 추석인데, 윷놀이 세트 하나 장만하는 거 어때? 이왕이면 예쁜 걸로! 호호당의 '색동 보자기 윷놀이 세트'는 나쁜 기운을 막아주는 오방색을 써서 전통적이면서도 귀여운 디자인이 특징이야. 천으로 만든 윷판, 윷가락, 윷말로 구성되어 있어. 윷판은 양면으로 되어 있는데, 도톰한 누빔 면은 윷말을 올려 말판으로 사용할 수 있고, 반대쪽 면은 알록달록한 색동 보자기야. 나머지 구성품을 천에 싸고 모서리에 달린 끈으로 묶어서 보관할 수 있어. 나는 윷놀이가 한국 보드게임 끝판왕(?)이라고 생각하거든. 명절에는 가족들과 함께 즐기고, 여럿이서 여행 갈 때도 쇽 챙겨 가면 은근 유용할 거야. 가격은 3만 5,000원. 링크는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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