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 오늘은 '인맥'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해요. 저는 커뮤니티를 운영하면서 "우리 사회에 왜 커뮤니티가 필요한가?"에 대한 답을 몇 가지 찾았습니다. 그중 하나가 과거의 '인맥'이라고 불리던 학연, 지연, 혈연 등을 커뮤니티가 대체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했는데요, 심지어 커뮤니티는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는 특성 때문에 학연, 지연, 혈연과 차이점이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인맥'이 꼭 필요한가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생각이 다릅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사회생활을 할 때, 인맥이 어느 정도로 중요한지에 대한 공감대가 다르다고나 할까요. 님은 인맥을 어느 정도로 중요하게 생각하시나요?

'스여일삶' 커뮤니티를 운영한지도 5년이 다 되어 갑니다. 그 말은 저에게도 '스타트업 여성들'이라는 인맥이 생겼다는 뜻이죠. 그러다 보니 누구를 소개해달라, 연결해달라는 부탁도 자주 듣습니다.

제 경험을 비추어보면 인맥이 구축되는 데는 몇 가지 단계가 있는 듯합니다. 첫 번째는 어떤 분야/영역의 사람들을 '아는' 단계입니다. 상대방과 내가 서로 아느냐가 아니라, 일단 내가 누군가의 존재를 '알고 있다'는 단계입니다. 이건 사실 인맥이라기 보다는 정보에 가깝죠.

두 번째는 '누군가가 나를 아느냐'의 단계로 넘어가는 것 같습니다. 즉, 내가 누군가의 존재를 알았던 것처럼 누군가도 나의 존재를 알기 시작하는 거죠. 그렇게 되는 건 여러 이유 때문일 것입니다. 어떤 회사에서 오래 일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대내외적인 네트워크가 쌓였을 수도 있고, 업계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사람들의 눈에 띄었을 수도 있고, 내 전문 분야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나누면서 퍼스널 브랜딩을 했을 수도 있죠.

그러다가 내가 알던 사람이 나를 알게 되고, 나를 알던 사람을 내가 알게 되는 단계로 넘어가게 됩니다. 이때부터 사실 제대로 된 '인맥'이라는 게 형성된다고 볼 수 있겠는데요, 협업을 하게 되든, 개인적으로 친분이 생기든, 문제 해결을 도와주든.. 서로 상대방의 머릿속에 '저 사람은 ㅇㅇ하는 사람이야'라고 각인이 되어 있고 특정 상황에서 그 사람을 찾게 됩니다.

그리고 이렇게 서로 도움을 몇 번씩 주고받았다, 그게 진정으로 도움이 되었다 => 이 과정이 반복되면 '신뢰'가 쌓이게 됩니다. 이때부터 인맥의 진정한 가치가 발휘됩니다. "어떤 상황에서는 누구한테 연락해야 해."가 확고해진달까요.

학창 시절에 만난 친구들은 이런 것 없이 아무 때나 만나도 즐겁고, 무슨 얘길 해도 좋은 사이니까 사회생활을 하면서 만난 인맥과 완전히 다를 수밖에 없죠. 물론 학창 시절에 만났지만 같은 업계에서 일하거나, 업무적으로 서로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사이가 된다면 '친구이자 인맥'이 되기도 하지만요.

처음 나에게 업무 요청이 왔을 때, 누군가와 처음 협업을 하게 되었을 때, 누군가 나에게 처음으로 도움을 요청할 때 그 사람에게 필요한 결과물 혹은 그 이상을 만들어주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그렇게 연락이 왔다는 건 인맥이 될 수 있는 초기 단계를 넘었다는 뜻이고, 그 때 신뢰를 쌓아야 진정한 인맥으로 발전된다는 거니까요.

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나는 어떤 인맥이 있다고 이야기할 수 있나요? 혹은 누군가에게 나는 어떤 인맥인 것 같으세요? 

인맥에 대한 화두를 던진 이유는 사실 이번 주에 '크립톤'이라는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이자 투자사에서 일하는 김메이글 이사님과 인터뷰에서 비슷한 얘기를 나눴기 때문이에요.

메이글 이사님은 인맥에 대해 여기서 한 단계 더 나간 지점을 이야기해주셨어요. 그 내용은 나중에 인터뷰가 정리되는 대로 공유드릴게요. (인맥에 대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크립톤 & 김메이글 이사님의 투자 철학에 대해 궁금하신 분들은 프리미엄 컨텐츠로 인터뷰 전문을 만나보실 수도 있어요.) 

나의 인맥에 대해서, 혹은 인맥에 대한 나의 생각, 나는 이래서 인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야기 나누고 싶으신 지점이 있다면 [뉴스레터 피드백 남기기] 게시판이나 월요일에 스여일삶 인스타그램에 올라오는 게시물에 댓글을 남겨주세요. 다음 주에 구독자 분들과 공유하고 더 얘기해볼게요. 그럼 좋은 주말 보내세요!

- 아는 사람 많은 사람은 안 부럽지만, 믿을만한 사람은 부러운 지영킹 드림

님, 오늘의 인터뷰이를 소개하기 전에 질문을 하나 드리겠습니다. 님은 혹시 월경 기간 중 ‘생리대’ 외에 다른 월경 용품을 사용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감히 님의 대답을 예상해보자면 매우 높은 확률로 ‘아니오’라고 하셨을 것 같아요. 하지만 그게 이상할 일은 아니죠. 우리나라 여성들의 거의 대부분이 그러니까요.

이번 주는 ‘듀이랩스’ 팀을 만나 여성의 일생 중 1/3을 함께 하는 월경 경험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았습니다. 한 달에 한 번 우리가 하는 선택이 과연 ‘당연한’ 선택인지 함께 생각해보시죠.

임 : 일단 저희 팀원들이 월경컵을 써본 경험이 있기도 했고요, 저도 직접 쓰면서 왜 좋은지 느꼈고, 그래서 더 많은 여성들이 월경컵을 쓰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었어요.

동아시아 쪽이 특히 생리대 사용률이 정말 높거든요. 우리나라의 경우 2017년 기준, 탐폰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약 10.7%, 생리컵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약 1.4%, 나머지는 대부분 생리대를 사용한다는 식약처 조사가 있었어요. 요새는 생리컵 유저가 1-3% 정도 되지 않을까 추측하고 있어요.

생리대에서 유해물질이 나온다는 문제제기가 처음 된 것이 2017년이었어요. 그때 많은 여성들이 대체재를 찾았고 생리컵, 생리 팬티 등에 대한 관심이 늘었죠. 하지만 사회 문화적인 인식이 정말 큰 장벽이었어요. 우리나라 문화 안에서는 여성기에 남성기가 아닌 다른 걸 넣는다고 상상하기가 힘든 거죠. 구체적으로 어떤 경험 때문에 생기는 두려움이 아니라, 막연한 무서움 때문에 많은 여성들이 생리컵을 알지만 직접 쓰지는 못했어요.

Q. 그렇게 인식을 바꾸면서 제품을 판매하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일 텐데요, 단순히 소비자의 구매 여정을 상상해 봤을 때 ‘인지’ 앞 단계에 ‘설득’의 과정이 필요한 거잖아요.

임 : 맞아요. 하지만 저희는 그래서 더 이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생리대가 더 잘 맞는 사람이 있고, 생리컵이 더 잘 맞는 사람이 있을 수 있죠. 그런데 이게 다양한 선택지 중에 나에게 잘 맞는 걸 선택한 건가? 질문할 필요가 있어요. 대부분 생리대라는 한 가지 제품군에 우리 몸을 맞춰왔을 거거든요. 그래서 월경 경험이 불편한 거고요. 저희는 여성들의 이런 선택지를 늘리고 싶었어요.

박 : 그럴 수 있어요. 토기 같이 생긴 실리콘을 질 안에 넣는다는 게 상상이 안 될 수 있죠. ‘저렇게 큰 컵이 내 질 안에서 딱 버티고 생리혈을 막아준다고?!’ 좀 무섭잖아요.

임 : 맞아요. 월경용품에 소비를 한다는 것 자체에 엄청난 진입 장벽이 있어요. ‘더 나은 월경 용품을 사겠어!’라는 강한 의지를 갖기가 어렵잖아요. 월경 용품은 어렸을 때 엄마가 사다 놓은 걸 자연스럽게 접하고 나도 그 제품과 크게 다르지 않은 범주 내에서 쓰는 패턴을 갖기 마련이니까요.

박 : 요즘 사람들이 ‘나를 위해 돈을 쓴다’고 생각하면서 소비를 하는데, 그 안에 월경 용품은 포함되어 있지 않은 것 같아요. 예를 들면 일할 때 좀 더 편할 수 있도록 컴퓨터 장비를 사는 것은 몇십만 원도 가능한데 월경 용품에 몇만 원을 쓴다? 그러긴 쉽지 않은 거죠.

그래서 시도하는데 부담을 조금이라도 줄여드리고 싶어서 스여일삶 전용 특별 할인 쿠폰을 준비해두었어요. 사용 방법은 인터뷰 하단에 별도로 안내해드릴게요. 할인된 가격으로 포이컵 한 번 꼭 경험해보세요!

Q. 앞서 잠깐 언급되긴 했지만, 이왕 구독자 분들께 소개해드리는 거 포이컵이 다른 월경컵과 다른 점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설명 부탁드려요.

포이컵은 이런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해서 제품 모양을 달리 했어요. 포궁 경부를 둘러싼 곳에 살짝 틈이 있는데 이걸 ‘질원개, 질 천장’이라고 해요. 여기에 맞게 설계를 했어요. 여기에 안착해서 월경혈을 받아준다고 보시면 돼요.

그림으로 보면 질 깊숙이 들어가는데 괜찮나? 싶으실 수 있는데요, 우리 몸이 플라스틱처럼 딱딱한 기관들로 이루어지지 않았잖아요. 질 내부도 엄청 유연한 근육 기관이기 때문에 앉아있을 때랑 누워있을 때 자세에 따라서도 짧아지고 늘어나기도 하면서 모양이 많이 변해요. 그래서 포이컵을 뺄 때도 외음부를 벌리면 고리를 바로 잡혀요.

Q. 그럼 포이컵이 잘 껴지면 느낌이 딱 오나요? 혹시 생리 전에 미리 예행연습 같은 걸 해봐도 되나요?

박 : 그렇게 딱 느낌이 온다기보다 한두 달 사용해보시면 본인만의 감각이 생기실 거예요. “이번엔 잘 들어갔다” 그런 느낌이요. 친해지는 데 시간이 좀 걸릴 수도 있어요. (웃음)

이: 생리 전에 예행연습이라니, 열정적인걸요! 그런데 월경 기간일 때와 아닐 때에 따라 감각이 다르기 때문에 미리 착용해보시는 것이 효용이 있다고 하기가 어려워요. 월경 기간이랑 평상시 질 모양이 다르기도 하고요. 자궁 쪽이 월경 기간에는 부어서 내려오기도 하고, 월경 혈이 없다면 잘 안 들어가기도 한답니다.

Q.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월경컵에 도전해보기를 망설이는 분들께 한 말씀씩 해주신다면?

임 : 월경컵을 한 번 써본 사람들이 월경대로 돌아가지 않는 이유가 있어요. 그만큼 막연한 두려움을 이겨내면 정말 달라질 수 있거든요. 여성들은 한 달 30일 중 5-7일 정도 생리를 하는데, 5-7일이라는 날짜만 놓고 생각하면 우리는 그동안 꽤 많은 일을 하잖아요.

그렇게 생각하면 월경 기간을 더 낫게 만들기 위한 투자는, 투자 대비 효용이 굉장히 높은 일이죠. 하다 못해 밖에서 놀면서 술 한 번 마시면 5만 원 금방 쓰잖아요. 우리 몸에 투자하는 건데 인색하면 되겠어요?  비단 월경컵에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의 건강이나 몸과 관련해서는 좀 더 관대하고 유연하게 투자하자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박 : 이 인터뷰를 보시는 분들 중에 하루 종일 앉아서 일하시는 분들 정말 많으실 텐데요, 저는 그런 사람이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월경컵을 시도해볼 만하다고 생각해요. 저도 생리대를 쓸 때는 굉장히 불만족스러웠거든요. 특히 여름에 더 그렇고요. 하지만 월경컵을 사용한 이후로는 그런 불만이 완전히 제거되었어요. 그것만으로도 삶의 만족도가 높아지더라고요.

임 : 혹시나 싶어 한 가지만 더 말씀드리자면, 월경 기간 동안 월경컵만 사용하시지 않아도 되어요. 양 많은 날에는 생리대와 월경컵을 같이 쓸 수도 있어요. 단언컨대 생리대 하나만 사용하시는 것보다 훨씬 좋으실 거예요. 처음에는 양이 적은 날 월경컵을 시도해보겠다, 이 정도로만 생각하고 시도해보셔도 좋겠어요!

이 : 저는 처음 월경컵에 도전하시는 분들께 질에 손가락을 한 번 넣어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콧구멍이나 귓구멍은 어렸을 때부터 손가락을 넣어보잖아요. 질도 내 몸의 일부일 뿐인데 거기에 손가락을 넣는다는 상상을 못 하시는 분들이 엄청 많아요. 손가락을 넣어서 내 질 길이가 얼마나 되는지, 어떻게 기울어져 있는지를 파악해보세요. 

물론 질에 손가락을 넣기 전에 청결하게 손 씻고, 손톱도 깎는 건 필수죠! 처음 질에 뭔가를 넣는 분들은 최대한 릴랙스 된 상태에서 하시면 좋고요. 오늘은 한 마디만 넣어보자, 내일은 그거보다 조금 더 들어가 보고.. 이런 식으로, 생리컵을 사용하기 전에 내 몸을 알아가는 시간을 충분히 가지셨으면 좋겠어요.

[스여일삶 x 듀이랩스] 제휴

전상품 30% 할인 이벤트

📍 사용 기한: 2022년 7월 8일 (금) ~ 7월 31일 (일) 자정까지

인터뷰 진행 및 정리: 스여일삶 김지영 & 강민경

사진 제공: 듀이랩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