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리카팕의 중구난방♨️

안녕하세요~ 슨생님~

23호는 백기라도 들이밀고 늦더니
24호는 소리도 소문도 없이
일주일이나 늦었습니다.

이번에는 왜 또 그랬어?
라고 물으신다면,
대답해 드리는 것이 인지상정!

24일, 화요일 저는 경북 의성에 다녀왔습니다!
경북의성 청년연합, 청세권 협동 조합에서 불러주셔서
잇어빌리티를 진행하고 왔어요.
정신차려보니 목요일이었습니다.
수요일은 어디갔지요?
없어졌습니다.
26일 목요일에는 남의집 잇어빌리티와 다른 일을 진행 했고요,
(최초 시어머님 게스트 출연으로 아주 힘든 진행이었고요)
27일 금요일에는 코엑스에서 리틀 프레스 페어 스탭으로
28일 토요일에는 넷플연가 애니메이션 쿠킹클럽을,
일했습니다. 

휴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 ^^

월급이 없는 프리랜서에게는
하루 하루의 바쁨이 곧 다음달의 월급이 됩니다.
그래서 들어오는 일 막지 않고
또 일을 벌리다보니
숨 가쁜 현대사회의 프리랜서가 되어버렸네요...
정말이지 길고 긴 지난 한 주였습니다. 개 김.
해서 이번주 주제는 '개김' 이에요!

오늘의 주제 '개김'에 부합하려고
일주일을 개겨봤다며 개겨보는 에리카팕입니다.

이번 24호는 적성에 맞지 않았다는 직장생활이
뭐가 어떻게 적성에 안 맞았는지
세세하게 톺아보는 마지막 시간입니다. 

오늘은 마지막 날이니 만큼 사이다로
퇴사 전에 상사한테 개긴 썰을 풉니다.

24호 안에는 소식을 전합니다. 
👩🏻‍💼 그러면 부장님이 하시면 되겠네요.
♨️ 6월 구독 안내
😎 원곡을 찾았을 때의 기쁨
'적성에 안 맞는' 일을 하게 된 7년 시리즈 4편

👩🏻‍💼 그러면 부장님이 하시면 되겠네요.


"나는 프로 그거 싫어."

사원, 대리, 과장, 차장, 부장의 직급과 호칭을 '프로님'으로 통일하고자 해서 어수선하던 어느 때. 나와 같은 부서는 아니지만 같은 고객사를 맡고 있어 늘 같이 일하던 차장님이 그렇게 말했다.


수직적인 조직문화를 철폐하고 수평적인 문화를 만들어가기 위해 회사에서 가장 먼저 하는 노력 중 가장 뻔한 시도는 호칭을 통일하는 것. 대외적으로는 그럴싸한 시도처럼 보일 수 있으나 시행 직후 내부 상황은 이러하다. 윗 사람이 아랫 사람을 부를 때는 (Top Down) "OO프로!" 아랫 사람이 윗 사람을 부를 때 또는 같은 직급인 사람들 끼리를 부를 때는 (Bottom Up) "OO프로님~"


하나의 단어가 되었다 뿐이지, '님' 을 붙이느냐 안 붙이느냐, '프로님'을 부르는 억양과 인토네이션에 따라 하대인지 존칭인지 미묘하게 상하관계가 드러난다. 이것도 사실 시행 후 1년 이상 지났을 때 이야기고 '프로'제도 시행 초반에는 윗 사람만 아랫 사람에게 (Top Down 인 경우에만) "OO프로" 라고 일찍이 프로라는 호칭을 사용했으나, 아랫 직급이 윗 직급에게 "프로님" 이라고 하는 경우, 기분 나빠하는 경우가 있었다. 앞에서 소개한 그 차장이 그랬다. 

 

"이 새끼는 나 차장인지 아는데 프로라고 불러." 


이런 사람들이 있으니 <회사 생활 잘 하는 후배>가 되려면 "차장님~" 이라고 불러야 했고, 행여나 "프로님" 이라고 부르는 순간 <욕 들어 쳐먹기 좋은 후배>가 되는 것. 그의 기분이 좋아 보일 때 용기내어 물었다. 


"차장님은 프로라고 하는 게 왜 싫으세요?"

"회사 다니는 재미가 없잖아. 올라가는 맛에 다니는 건데. 안 그래?"


그렇다. 그에게 회사는 등산 같은 것이었다. 올라가는 직급에 따라, 그리고 나를 부르는 사람들의 태도가 곧 그가 서있는 곳을 말해주는 이정표였다. 그러니 걸어도 걸어도 평지같은 '프로제'가 단조롭고 싫을 수 밖에. 실로 차장은 등산을 좋아했다. 나를 본인 부서 겨울 산행 워크숍에 데려간 적도 있었다. 두고 두고 생각해도 2019년에 부서 워크숍을 한다고 주말에 따로 놀러갔던 것도 희한하고, 그 워크숍에 외부 부서 사람이 따라간 것도 웃기지만 그때는 그럴만한 사연이 있었다.


때는 내가 고객사 파견 근무자로 일하고 있을 때. 본사 건물에서 근무하지 않으니 우리 부서 회식 공지에서 나를 빠트리고 알리지 않은 것이다. 그때 그 상황을 가엽게 여긴 차장은 본인 부서 워크숍에 나를 끼워 데려갔다. 나는 부서 회식을 못 가서 서운한 마음은 추호도 없었지만 파견근무자를 더 챙기지는 못할 망정 회식 공지를 누락하고 "지난 회식 때는 왜 안 왔어?" 라고 물어, (조세호처럼) "안 불렀으니까 못 갔죠..." 라고 하니 "아~ (머쓱) 근데 너만 안 부른 건 아니야~너무 서운해 하지 마." (?) 하는 변명 아닌 변명에 적잖이 서운한 상태라 눈물짖는 마음으로 남의 부서 워크숍에 따라갔더랬다.


차장은 직급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만큼 자기 아랫 사람이라고 생각이 되면 감싸주고 맞서 싸워주는 우직함 같은 것이 있었다. 이런 좋은 점 마저 좋은 건가 나쁜 건가 헛갈리기는 하지만 커다란 고객사를 혼자 운영하며 도와주는 동료나 선배가 없던 나에게는 매우 고마운 부분이었다. 가령, 고객사 담당자들로부터 젊은 여자 대리로 무시 아닌 무시를 당하는 경우, 40대 남성인 차장이 통화 한 번만 해주면 간단하게 해결되는 경우도 왕왕 있었다. 해결이 되고도 때마다 뭣 같았지만 뭐 어쩌겠나. 그래도 내가 살고 봐야 하는데. 뭐가 어쩌고 저째도 일단 어려운 상황이 해결되면 그 꼰대 우산 아래에 있다는 안전함이 때때로 감사하기까지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진급 게시가 떴다. 차장이 부장이 됐다. 사실 프로제도를 도입한 지 2년 째라 호칭의 변화는 없는 것이 맞지만, 직접적으로 "나 프로 그거 싫어." 라고 한 분이니 애써 축하했다. "축하드려요 부장님!"


진급 이후로 그는 조금 달라졌다. 영업대표로서 본인이 해야하는 허드렛일도 운영자인 나한테 은근슬쩍 떠넘기더니 고객사의 별의 별 요구사항을 다 가져왔다. 고객사에게는 좋은 영업대표가 되고, 실로 본인 할 일은 운영자에게 떠넘기는 꼴이었다. 게다가 그런 상황에서 영업 매출만 홀랑 가져가는 모양새에 신물이 났다. (매출이 커져봤자 운영자에게 이로운 건 단 하나도 없다.) 일만 개 많아지는 거다. 


자율출퇴근제 덕분에 통상 월의 마지막 날은 남은 근무시간만 채우고 퇴근하면 된다. 고객사가 본사보다 집에서 가까웠던 부장은 집에 일찍 가고 싶은 날이면 상대적으로 출퇴근의 감시에서 자유로운 고객사로 출근하거나 본사에 있다가 중간에 고객사로 넘어오고는 했다. 그날도 부장은 말일이라 일찍 퇴근할 심산으로 오후에 수원으로 넘어왔다. 그런데 굳이 수원까지 와서 본인이 해야할 일을 시키길래


"이것만 하면 될 것 같은데?"

라며 본인의 일을 떠넘겼다.


"그럼 부장님이 하시면 되겠네요."

그간 떠넘긴 허드렛일과 이것 저것 쌓여왔던 울분에 회사생활 7년만에 윗 사람한테 개겨봤다. 물론 나도 제정신은 아니었던 걸로 기억한다. 으른들 말로 눈이 헤까닥 뒤집혀있었고 귀에 '삐~' 하는 소리가 들렸다. 모르긴 몰라도 무슨 영양소 하나가 모자랐던 것 같다. 가령 '싸가지'. 랄까.


"아니 이게 뭐 어려워?"

"아니 그니까 어려운 일 아니니까 부장님이 하시라구요~"

"아니 무슨 말이 그래 ? 싸우자는 거야?"

"아니 싸우자는게 아니라 저한테 말씀하실 게 아니라 부장님이 하시라구요~ "


해서 부장이 하게 됐다. 정확히 그가 했다고 볼 수는 없기는 하다. 그는 다시 본사에 있는 본인 부서의 아랫 사람에게 전화해서 나에게 시키려던 일을 지시했다. 그렇지만 그 일을 내가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2017년 드라마이지만 사이다 명언으로 아직까지 회자되는 드라마 '아버지가 이상해'의 이유리 대사 중 이런 명대사가 있다. 

"역지사지라는 말 알아요? 으로 랄을 해줘야 람들이 일인 줄을 안다." 


헤까닥 돌았던 눈이 제자리로 돌아오고 바로 쫄보 모드로 돌아온 나는 부장에게 사과했다. "죄송해요. 저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실수했습니다." 라고.  

그러나 이날 이후로 잔 심부름같은 허드렛일 지시는 없었고 꼭 필요한 의사소통만 차가운 메일로 전하고는 했다. 한 번의 지랄은 제법 효용 가치가 있었고 결과는 만족스러웠다. 그 유효기간이 얼마 정도인지 가늠할 여유 없이 그 일 이후 석 달 뒤 나는 퇴사했다.

꼭 그 부장 때문은 아니었고 여러가지 문제로 회사에 정이 많이 떨어졌었다. 이만하면 이 회사에서 먹을 욕은 다 먹었다고 생각했고 그런 것에 비해 내가 회사를 대신해서 할 도리는 다 했다 생각했다. 퇴사할 즈음 알게 된 사실이지만 부장도 나만큼 회사에 정나미가 떨어지고 사기가 저하되어 예전과 달랐던 것. 부장과 나는 마치 짜고친 것처럼 한 날 한 시에 퇴사했다.

등산을 하듯 회사를 다니던 사람에게도,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도 뭣 같은 회사는 뭣 같은 것이었다.

♨️ 6월 구독 안내
6월에는 중구난방에도
여러가지 광고가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소리벗고 박수질러!! 👏🏼👏🏼👏🏼👏🏼👏🏼👏🏼👏🏼👏🏼👏🏼👏🏼👏🏼👏🏼
광고이지만 더 유익하고 유용한 정보와 혜택을 드릴 것을 약속드료요! 

6월까지 미리 신청주신 슨생님이라면!
또는 12월까지 미리 신청주신 슨생님이라면!

아래의 광고성 정보 수신 동의 버튼을 클릭하여
광고성 정보 수신 동의서를 작성해주세요~ 



일단 5월만 구독해볼래~ 했던 슨생님이시라면, 
아래의 구독링크를 통해 6월달도 구독 부탁드립니다. 🤗
25호는 6월 2일 오늘 오후에 발송됩니다.

😎 원곡을 찾았을 때의 기쁨

"꽃가루를 날려~ 폭죽을 더 크게 터뜨려~" 조이의 리즈 영상으로 유명한 레드벨벳의 노래 Feel my rythm 은 바흐의 G선상의 아리아를 조화롭게 샘플링한 것으로 작곡, 음악하는 분들 사이에서도 화제라고 합니다. 제 또래분들 또는 저보다 연배가 좀 있으신 분들이라면 #샘플링 이라고 했을 때 신화의 T.O.P 를 가장 먼저 떠올리실 것 같아요. 트윙킹~ 옵 패러다이스 ~  차이코프스키의 백조의 호수를 샘플링했죠. 그래서 샘플링은 항상 클래식만 하는 것만 하는 것으로 오해하기 쉽습니다. (오늘 말투 왜 이러지...) 

오늘 소개해드릴 영상은 2004년 Nelly와 Christina Aguillera 가 함께 부른 노래 'Tilt ya head back' 의 2004년 MTV VMA 무대입니다. 제가 정말정말정말 좋아하는 영상이에요. 60-70년대 재즈 클럽을 연상케 하는 패션과 무대 연출이 지금 봐도 아주 훌륭하고 세련됩니다. 전혀 촌스럽거나 짜치지 않아요. 개인적으로 MTV, VTV, m.net , KM TV와 투니버스를 번갈아가며 꼬마 임진모의 자아를 키워가던 케이블걸 시절, 티비에서 이 무대를 보고 눈에서 불 같은  뜨거움을 느꼈다면 너무 거짓말 같을까요? 처음으로 '쇼걸이 되고 싶다'고 느낄 만큼 크리스티나 아길레라의 퍼포먼스와 중간에 댄스 브레이크 때 댄서들의 탭댄스와 남/녀 배틀 연출이 뇌리에 깊게 남은 무대입니다. 화질이 좀 아쉽지만 화려하고도 유려한 무대를 보아주세요. 

Christina Aguilera - Tilt ya head back ft Nelly


이 노래를 알게 된 것은 어린 시절이었지만 이 노래가 샘플링한 노래라는 건 최근에 알게 됐어요. 어떤 노래가 흘러나오는데 변주가 알던 변주가 아닌 겁니다. 알고보니 Cutis Mayfield 의 Superfly가 샘플링 원곡이었더군요!

커티스 메이필드가 사운드트랙으로 참여한 동명의 영화 Superfly 의 사운드 트랙이자 커티스 메이필드의 커리어에서 가장 중요한 곡이라고 해요. 이번에 알게 된 커티스 메이필드라는 인물은 흑인 민권운동을 이야기 할 때 빼놓아서는 안되는 싱어송라이터이자 미국 사회의 문제점을 다룬 노래를 많이 썼다고 합니다. 

 Superfly - Curtis Mayfield
  
중구난방 오늘 준비한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 

벌써 6월 구독 신청 기간이 다가왔어요!
위에서도 말씀드린 것처럼
6월에는 광고성 정보가 포함된
중구난방을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광고이지만 유용한 정보와
 슨생님을 위한
다양한 혜택을 준비하고 있다구요~ 

아 역시 에리카팕의 중구난방 구독하길 잘했다!
하실 만한 것들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어떤 광고들이 들어올 지 기대하며
6월의 중구난방도 신청해봐주세요~ 데헷 
☝🏼중구난방 구독의 문은 늘 열려있습니다.
팕을 '팕!' 눌러서 친구에게 
구독 링크를 전달해보세요~


 답장은 언제나 환영입니다. erikapark@kakao.com   I   수신거부 Unsubscribe
stibee

좋은 뉴스레터를 만들고 전하는 일,
스티비가 함께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