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 2023
법규정탐구
2025.5.27
송한수 에디터
님 안녕하세요. 올해는 6월부터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될 예정이고, 7-8월부터는 폭염이 예고되고 있습니다.  응급실 기반의 온열질환 감시체계는 5월 15일부터 운영을 시작하였습니다.
이와 함께 올해 6월 1일부터는 산업안전보건법 상 폭염에 대한 예방규정이 적용됩니다. 여름철 폭염을 앞두고, 살펴보겠습니다.
폭염작업 예방규정 개정안 살펴보기
글쓴이: 송한수

가이드라인에서 법적 규제로 변화


산업안전보건법 제39조(보건조치)에 "폭염·한파에 장시간 작업함에 따라 발생하는 건강장해"가 추가되었습니다. 이 개정안은 2025년 6월 1일부터 시행됩니다.

이는 그동안 권고사항이었던 폭염과 한파로 인한 건강장해 예방을 의무화한 것입니다.


이러한 변화가 왜 중요할까요? 산안법 제39조 보건조치를 위반하면 '5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 벌금'이, 보건조치 위반으로 근로자가 사망하면 '7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이 부과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2022년 12월 8일부터 시행된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는 이미 열사병이 포함(별표1 직업성 질병 24호)되어 있었으므로, 이번 개정으로 법률 간 불일치가 해소되었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고용노동부 보도자료(2025년 1월 22일자)

온열질환 예방을 위한 사업주의 보건조치 사항을 정한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입법예고(1.23.~3.4.)



기존 규정의 문제점은?


기존 산업안전보건법 제39조(보건조치)에는 총 6개의 조치사항이 있었습니다. 그 중 제2항에 "방사선ㆍ유해광선ㆍ고온ㆍ저온ㆍ초음파ㆍ소음ㆍ진동ㆍ이상기압 등에 의한 건강장해"가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고용노동부는 이 조항의 '고온과 저온' 항목을 근거로 폭염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하위법령인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에서도 제560조(온도·습도 조절), 제566조(휴식 등), 제567조(휴게시설의 설치), 제570조(세척시설 등), 제571조(소금과 음료수 등의 비치) 등의 세부 규정이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은 주로 실내 작업장의 열원(용광로, 용해로 등)이나 냉원(제빙고, 냉동고 등)이 있는 작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폭염과 한파에 대한 구체적인 정의가 미흡했습니다.

온도 기준도 불명확했고, 폭염과 한파는 단순히 고온·저온의 문제가 아닌 습도와 기류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현상이라는 점이 충분히 고려되지 않았습니다.



'폭염'이라는 개념을 도입


제7항에 폭염과 한파에 장시간 작업함에 따라 발생하는 건강장해가 추가되었고,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에서 구체적인 내용이 제시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폭염과 폭염작업에 대한 정의가 다음과 같이 마련되었습니다.


“폭염”이란 근로자에게 열경련·열탈진 또는 열사병 등의 건강장해를 유발할 수 있는 더운 온도의 기상현상으로 규정 (제558조제4호 신설)

“폭염작업”이란 폭염으로 인해 측정한 체감온도*가 31℃ 이상이 되는 작업장소에서 장시간 작업을 하는 경우로 규정(제559조제4항 신설)



사업주가 이행해야 할 조치 사항


사업주가 이행해야 할 의무 조치 사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사업주는 실내작업장의 냉방과 통풍을 위한 조치를 해야 하며, 적정 온도 유지가 어려울 경우 작업시간대 조절이나 적절한 휴식시간을 부여해야 합니다. (제560조제2항 신설)


체감온도가 33도 이상인 폭염작업장에서는 매 2시간마다 20분 이상의 휴식시간을 의무적으로 부여해야 합니다. (제566조제3항 신설)


연속근무가 불가피한 경우에는 개인용 냉방·통풍장치나 보냉장구를 지급하고 가동해야만 근무지시가 가능합니다. (제566조제3항 단서 신설)


체감온도 31도 이상의 폭염작업이 예상되는 경우, 온도와 습도를 모니터링해야 하며, 그 결과는 해당 연도 말까지 기록·보관해야 합니다. (제562조제2항, 제4항 신설)


근로자에게 폭염작업의 위험성, 건강예방, 응급조치에 관한 교육을 실시해야 합니다. (제562조제3항 신설)


열사병 등 온열질환이 의심되는 경우 지체 없이 관할 소방관서에 신고하는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제562조제5항 신설)


소금과 음용수를 충분히 비치해야 합니다. (제571조 개정)



체감온도를 기준으로


네, 이번 개정안은 습구흑구온도지수(WBGT)가 아닌 체감온도를 기준으로 정했습니다. 이는 WBGT로 작업환경을 측정하고 온열질환을 관리해온 산업보건전문가들에게는 의외일 수 있습니다.


습구흑구온도지수(WBGT)란?
산업보건 전문가들이 사용하는 WBGT는 기온뿐 아니라 습도, 복사열, 기류 등을 반영하여 열스트레스를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지표입니다. 특히 중장비 운전, 밀폐 공간 작업처럼 방사열이 많은 환경에서는 체감온도보다 WBGT가 더 정확한 지표가 됩니다. 사업장 여건에 따라 보완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현행 "작업환경측정 및 정도관리 등에 관한 고시"에서는 고열 측정 시 WBGT를 사용합니다. WBGT는 산업, 군사, 스포츠 환경의 열스트레스를 평가하는 데 활용되며, 기온과 습도뿐만 아니라 흑구온도를 측정하여 일사량과 복사열까지 반영합니다.


반면 체감온도는 일반 대중을 위한 지표로, 온도와 습도만 반영합니다. 이는 WBGT보다 위험을 과소평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WBGT는 노동 강도에 따른 구체적인 일과 휴식 권고를 제시하므로, 열사병 예방을 위해서는 WBGT 사용이 더 적절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체감온도를 기준으로 삼은 것은 기상청 예보를 직접 활용할 수 있는 편의성 때문입니다. 법적 규정은 보편적 적용이 가능해야 하므로, WBGT 대신 체감온도를 사용하는 것이 충분히 타당합니다.



체감온도 31도인 이유


체감온도 31도가 온열질환 관리의 기준으로 제시되었습니다. 이는 사업주가 의무적으로 조치를 취해야 할 기준점을 일반 대중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입니다. 이 기준은 기상청 폭염 영향 예보의 '관심' 단계에 해당하는 온도이며, 실제로 온열질환으로 산재승인을 받은 근로자의 72.7%가 체감온도 31도 이상에서 발생했다는 점을 고려하여 설정되었습니다.


체감온도 산출표 (출처: 안전보건공단)

사업장의 온열질환관리에는 체감온도 이상이 필요


하지만 온열질환으로 산재승인을 받은 27.3%는 31도보다 낮은 온도에서 발생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이는 체감온도만으로는 파악하기 어려운 온열스트레스 요인이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문제는 WBGT로 보완할 수 있습니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의 <열사병 등 온열질환 예방지침(KOSHA GUIDE H-219-2022)>에서는 이런 한계점을 고려하여, 기상청의 체감온도 정보를 기본적으로 활용하되, 기상청 측정소와 작업장소의 거리가 멀거나 자체적인 온열질환 관리체계가 있는 경우에는 습구흑구온도지수를 이용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온열질환의 예방을 위해서는 WBGT 외에도 개별 작업자의 특수성을 고려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노동 강도, 개인의 건강상 특성, 작업복이나 기류 제한으로 인한 열배출의 어려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할 필요가 있습니다.



작업중지와 대피권은 포함되지 않아


폭염과 관련한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에서 '작업중지권'과 '대피권'은 주요 쟁점이었습니다. 제21대 국회에서는 이와 관련하여 8건의 법률안이 발의되었습니다.


주요 내용은 지방자치단체장이나 고용노동부장관이 사업주에게 작업중지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하거나, 기존의 작업중지 요건인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는 경우'에 '폭염, 한파, 태풍 등의 조건'을 포함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과도한 재량에 의한 작업 중지와 개별 사업장의 차이를 고려하지 않는 일괄적 규제로 인해 사업장 손실이 클 것이라는 우려가 있어 이번 개정안에는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폭염과 한랭은 생산성을 저하시키고 노동자들의 신체적 능력을 감소시키므로, 작업중지권의 적절한 활용은 사회적 이득뿐만 아니라 생산성 향상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되었습니다.


[기사] 국회입법조사처 "'폭염 작업중지명령' 생산성 오히려 늘 것"

[자료] 산업안전보건법 일부개정법률안 입법영향분석 - 기후여건에 따른 작업중지 규정을 중심으로



이번 개정안에 대한 기대와 향후 모니터링


기후 위기로 인한 폭염 상황이 잦아지면서 여름철 폭염 대처는 산업보건의 핵심 과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체감온도 31도를 기준으로 한 규제를 시행하는 것이며, 사업장별 조건과 노동자 개인의 상황에 따른 세부적인 대처는 산업보건 전문가들의 역할이 될 것입니다.


이러한 정책이 온열질환 감소에 얼마나 효과적일지는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평가를 통해 확인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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