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또 만나요
여섯 번째 편지
2025. 08. 21

안녕하세요, 구독자님. 다시 만나서 반갑습니다:) 어느 새 예정했던 6회째가 되었습니다! 여섯 번째 여름 편지를 마지막으로 가을에 다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서툴기만한 뉴스레터지만 구독해 주신 여러분, 정말 감사합니다. 정확한 발송일은 미정입니다만 너무 늦어지지 않으려 합니다. 또 게릴라성(?)의 짧은 뉴스레터도 종종 보낼까 하니 만약 수신함에 들어있다면 읽어주세요. 헤헤. 그럼, 이번 편도 즐겁게 읽어주세요:) 

01. [스물네 번의 계절] 입추와 한선명
"스물네 번의 계절"은 24절기, 72후를 다룬 짤막한 글입니다. *24절기는 태양의 움직임에 따라 1년을 24개로 나눈 계절의 구분이며, 72후는 24절기를 다시 5일씩 3개로 세분화해 자연의 미세한 변화를 나타낸 지표입니다. 한국과 중국, 일본, 베트남 등에서 사용합니다.

2025년 8월 21일 목요일


24절기: 입추(立秋)

8월 7일~ 8월 21일경

72후: 한선명(寒蟬鳴)

8월 17일 ~ 8월 21일


오늘 8월 14일은

24절기의 '입추',

72후로는 '한선명' 입니다.

한자 뜻을 풀이하면

'가을이 시작'되는 절기로,

'쓰르라미가 운다'라는 말입니다.

제철 꽃 : 백일홍

제철 음식 : 무화과

오늘무슨날: 버니의 날(일본), 헌혈의 날(일본)

오늘이생일: 김대건 안드레아, 오스트리아 황태자 루돌프, 성 프란치스코 살레시오, 이나가와 쥰지, 우사인 볼트

오늘이기일: 베니그노 아키노, 바토리 에르제베트, 레프 트로츠키, 진도준(재벌집 막내아들)

02. [계절 식탁] 도쿄 - 우지! 킨토키!
"계절 식탁"은 계절에 맞춰 예전에 사 먹은 음식, 해먹은 음식, 해먹을 음식 등을 다룹니다.
친구와 함께 먹은 말치빙수와 앙미츠(우묵가사리와 팥소, 과일 등을 넣은 디저트).  이렇게 팥소와 떡이 곁들여진 말차빙수를 '우지 킨토키'라 하는데 우지는 지명으로 쿄토에 있는 유명한 말차 재배지인데 말차를,  '킨토키'는 인명으로 흔히 '킨타로'라 불리는 빨간색 피부를 가진 옛날이야기의 주인공인데 팥소를 뜻한다. 왠지 모를 운율이 느껴져 주문할 때면 신도 나는 우지 킨토키, 우지 킨토키!
03. [오늘의 여행] 일본 마츠시마와 이시노마키 - 돗포
"오늘의 여행"에서는 발행일(±7)마다 필자 조조가 같은 날짜의 과거에 경험했던 여행 사진과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센다이역 > 마츠시마역 > 마츠시마 산책> 이시마키역> 숙소 체크인> 목욕탕> 취침
매년 검사하고 치료했으니 이젠 괜찮겠지라 생각했던 해의 건강검진.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이상소견이 나왔고 세 군데나 정밀검사 일정이 잡혔다. 그래도 일은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휴가도 낼 수 없었고, 주말에 집에서 걱정만 하며 지내기에는 못 버틸 것 같아 일을 끝내고 일본의 도호쿠지역 마츠시마와 이시노마키를 찾았다. 멀고도 먼 곳까지 왔건만 그런 것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는다는 듯 여기저기 몸이 아파왔다. 통증은 고약하게도 혼자가 아니었다. 의인화된 공포도 하얗게 이빨을 드러내 웃으며 함께 총총걸음을 하며 바싹 쫓아왔다. 병약했던 일본의 문필가 쿠니키타 돗포는 죽음에 대한 공포를 잊으려 무사시노(지금의 도쿄 키치죠지, 미타카 방면)를 걷고 걷고 또 걸었다고 했다. 나도 같겠지 뭐. 4년에 걸쳐 복구된 센세키선(센다이와 이시노마키의 앞 글자를 따온 선로)을 타도 여전히 머릿속에는 걱정과 불안뿐이었다. 그러다 차창 밖으로 마츠시마가 보이기 시작했다. 한국어 한자 발음으로 읽으면 송도. 소나무섬 군도를 뜻한다. 갑자기 가슴이 탁 트이는 느낌이 들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푸른 소나무 섬들이 작은 봉분처럼 보이기도 했다. 두려우면 걸어야지. 걷고 걷고 또 걸어야지. 
04. [계절 번역] 『아침밥』 하야시 후미코  「朝御飯」 林芙美子
 "계절 번역"은 계절에 관련된 짧은 글을 가지고 와서 재미로 시험 삼아 번역해 보는 코너입니다.
Dining hall on top floor of Grand Hôtel de Pékin, photographed by John D. Zumbrun, 1920s, author’s own collection

パンで思い出すのは、北京(ペキン)の北京飯店の朝のマアマレイド。これは誰が煮るのか、澄んだ飴色(あめいろ)をしていて甘くなく酸っぱくなく実においしい。

私はめったに友人の家へ泊ったことがないけれど、鎌倉の深田久弥(ふかだきゅうや)氏の家へ泊った時の朝御飯は、今でも時々、うまかったと思い出す。奥さんはみかけによらぬ料理好きで、ちょいちょいと短時間にうまいものをつくる才能があって、火鉢でじいじいと炒いためてくれるハムの味、卵子(たまご)のむし方、香(こう)のもの、思い出して涎(よだれ)が出るのだから、よっぽど美味かったのに違いない。

私は、朝の肉は気にかからないが、朝から魚を出されるのは閉口。中国地の魚どころへ行くと、朝からしゃこの煮つけなんか出される。

朝たべられる果物は躯(からだ)に金(きん)のような作用をするそうだけれども、全く、中国地でありがたいものは、果物がふんだんにたべられること。

私はこのごろ、朝々レモンを輪切りにして水に浮かして飲んでいるけれど運動不足の躯には大変いいように思う。いまごろだと苺(いちご)の砂糖煮もパンとつけあわせて美味いし、

いんぎんのバタ炒いり、熱い粉(こ)ふき藷(いも)に、金沢のうにをつけて食べるのなど夏の朝々には愉しいものの一つだと思う。

うには方々のを食べてみたけれど、金沢のうにが一番うまいと思った。これは朝々パンをトーストにして、バタのように塗って食べるのだけれど、これは、ちょっとうますぎる感じ。――食べものの話になると、もっともっと書きたいのだけれど一息やすませて貰って、そのうち、うまいものをたべある記でも書きましょう。

<終>


빵이라 하면 베이징의 북경반점(그랜드호텔 베이징으로 추정)의 아침으로 나오는 마멀레이드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누가 만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서은은하고 맑은 오렌지색을 띠고 있는데다, 그다지 달지도 않고 시지도 않아 참 맛있었다.

나는 친구 집에 묵는 일이 참 드문데, 가마쿠라(가나가와현의 바닷가 도시)의 후카다 큐야 씨 댁에 신세 지었을 때 먹은 아침밥은 지금도 가끔 생각이 난다.

사모님은 보이는 것과 달리 요리를 즐겨 하셔, 별로 시간을 들이지 않고도 맛있는 음식을 뚝딱 차려내시곤 했다. 화롯불로 지글지글 구워주신 햄, 잘 쪄낸 달걀찜, 짠지까지…지금 떠올려도 입안에 침이 고일 정도이니 진짜진짜 맛있었다니까! 

나는 아침밥에 고기가 나오는 건 싫지만, 생선이라면 불평치 않고 잘 먹는다. 쥬고쿠지역(일본의 중부지방, 히로시마 등으로 추정)의 어항 마을에 가면 아침부터 갯가재 조림 같은 것이 나오곤 한다.

아침에 먹는 과일은 몸에 금 같은 효험이 있다고 하는데 전적으로 동의한다. 쥬고쿠 지역에 가면 참으로 고마운 것이 과일을 마음껏 맛볼 수 있다는 점이다. (오카야마 등은 복숭아, 포도 등의 과일 산지로 유명하다)

요사이 나는 아침마다 레몬을 얇게 저며 물에 띄워 마시는데 운동이 모자란 내 몸에 꽤 좋은 듯하다. 달게 조린 딸기 조림을 빵에 곁들이는 것도 좋고, 작두콩 버터 볶음, 따끈따끈한 코후키이모(찐 감자를 볶아 수분을 뺀 요리), 가나자와현의 성게에 찍어 먹는 일 등 이런 것들은 여름날 아침의 즐거움중에 하나다.

여러 지방의 성게를 이것저것 먹어봤지만, 가나자와의 것이 가장 맛있다. 마치 버터처럼 성게를 토스트 위에 얹고 발라 먹는데 이건 진짜 너무너무너무도 맛있다. 먹는 이야기에 자꾸 말이 길어지지만, 우선 여기서 잠깐 숨 좀 돌립시다. 조만간 따로 식도락 기행이라도 써볼 테니까요.

-끝-

06. 마무리

여섯 번째 편지는 여기까지입니다.

이번 편지에서는...

  1. [여행 마그넷 편력기]는 쉬어갑니다. 다음에 꼭 완주해서 ZINE으로 낼 거에요! (객기)
  2. 오랜만에 본 정주행한 드라마에서 빌헬름 함메르쇼이의 그림을 봤어요. 콘텐츠에서 만난 것은 <일요일의 음악실> (송은혜 글, 노르웨이숲 출판사) 표지에서 만나고 그 다음일텐데 반갑고 좋았어요. 덴마크의 섬과 조용한 화가의 방에 가보고 싶어요. 
  3. '오늘이생일', '오늘이기일'을 찾아 기입하다 카톨릭 성인의 축일이 보통 기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기일보다 생일인 편이 더 좋지 않을까? 아니지 성인이라면 하늘나라에 간 기일을 더 좋은 날이겠지. 같은 생각을 했어요. 카톨릭교도가 아니라면 어느 쪽을 축하하는 편이 좋을까요. 그러고 보니 영화감독 오즈 야스지로는 60살의 생일날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래서 몇 년 전의 생일에는 생탄 120주년, 동시에 생몰 60주년을 기념했지요. 작품 속 등장인물 간의 대화와 행동을 동기화하는 장면을 자주 연출하던 감독이라 그런지 이런 대칭은 더 각별하게 다가옵니다.
  4. 그랜드 호텔 베이징. 하야시 후미코 덕분에 또 클래식 호텔 하나 더 알아갑니다....여유도 없으면서 왜 이렇게 끌리는 걸까요. 사진출처 Dining hall on top floor of Grand Hôtel de Pékin, photographed by John D. Zumbrun, 1920s, author’s own collection.
  5. 이번 계절 번역에서 등장하는 후카다 큐야는 하코다테에 스키여행 중에 징병 명령을 받고 중국으로 보내졌는데 참호 생활을 하며 스탕달을 읽고 시를 짓고 잡지를 만들기도 했답니다. 유한 계급에게는 전쟁도 다른 건가 싶다가도 마음대로 짚어 해석하는 건 그만둬야겠다 마음 먹었습니다. 어쩌면 책을 읽고 만드는 것 외에는 이겨낼 방법이 없었을 수도 있겠지요. 
  6. 친구추천으로 읽게 된 <연매장>(팡팡 글, 문현선 번역, 문학동네). 예상보다는 덜 힘들었지만 다른 방면으로 힘들었고 여운이 오래 이어지네요. 죽창 어쩌고 하는 표현은 앞으로 들으면 마냥 웃기지 않을 듯 합니다. 동시에 책 속에서 망한 부자들만 불쌍하냐, 그들이 부자가 되려 죽이고 망가뜨린 사람들이 얼마나 되는데 라는 말도 떠오르기도 하지만요. 
  7. 계절 번역, 드디어 첫 번째 작품이 끝났습니다. 어렵고 공부도 된 것 같기도 하고 여전히 이것저것 삐뚤빠뚤...이지만 계속해 볼까 합니다☺️
  8.  다음 주는 군산북페어 입니다! 어떤 책들이 기다리고 있을까요. 기대도 되고 초조하기도 하고...
  9. 뉴스레터는 아쉬운 점도 보완할 점도 참 많고도 많지만 이렇게 읽어주시는 분들이 있어 하기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름 동안 감사했습니다.
우리 가을날 다시 만나요.

도깨비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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