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국면을 완전히 전환 시킨 것은 맞습니다. 앞으로 대표적인 AI 기업들이 어떻게 개발을 진행해 왔는지를 전면적으로 뜯어보고, 어떻게 비용을 줄일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전면적으로 검토를 다시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물론 앞서도 언급했지만, 딥시크의 개발이 그들이 주장하는만큼 낮은 비용을 개발이 되었는지 확실히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최신 사양의 반도체 칩이 얼마나 필요했는지에 대해서도 더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고요. 그리고 그렇다고해서 지금 AI 개발에 집중되는 투자가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어렵습니다.
이 과정에서 에너지와 원자재를 비롯한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효율적으로 AI 모델을 개발하고 운영하는 방법은 계속 연구될 것입니다. 이것은 기술 개발과 이를 통해 수익을 올려야 하는 기업들의 경쟁이 만들어내는 필연적인 코스이죠. 갑작스럽고 당황스럽게 하긴 했지만, 딥시크는 이 필연적인 절차를 더 빠르게 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이고, 빅테크 기업들은 어쨌든 더 빠르게 효율을 높여야 할 자극을 크게 받은 것이기도 합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코멘트를 한 뉴스트리트 리서치의 글로벌 기술 인프라 팀 헤드인 피에르 페라구(Pierre Ferragu) 역시 "개발에서 앞선 '프론티어 모델'들은 아직 기술적인 엣지를 더 밀어붙여야 하며 이 과정에서 가장 앞선 컴퓨팅 자원을 써야한다. 반면 규모가 더 작은 후발주자들은 더 비용 효율적으로 AI 모델과 관련 기능을 개발하기 위해 힘써야 한다"라고 하면서 "딥시크는 게임체인저라기 보다는 (위에서 설명한대로) 지난 3년간 업계가 발전해 온 방향을 알맞게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라고 짚었습니다.
물론 이번 딥스크의 충격이 간단히 가라앉지는 않을 것입니다. 당장 AI를 개발하는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줄줄이 이어지는 이번 주와 다음 주 이에 대한 코멘트가 들어가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금까지 '미국 예외주의'의 이끌어 오기도 한 빅테크 기업들에 대한 가치 평가도 다시 진행될 가능성이 있고요. 이들은 지금 당장 빠르게 대답을 만들면서, 갑작스러운 변수로 루트를 바꿔야 하는 미래를 설계하기 시작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이들은 AI 관련 투자를 줄이지 않을 것이며, 앞으로 새로운 방향성을 또 어떻게 제시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함께해 갈 것이라는 점입니다. AI의 개발로 시작된 투자 경쟁도 새로운 단계로 접어드는 것이죠. "수천억 달러를 데이터센터에 투자해서 압도적으로 차이를 벌리겠다!"가 아니라 누가 더 똑똑하게 돈을 쓰고, 더 빨리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는지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