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에도 평냉의 진화는 계속된다... 뉴웨이브 평냉부터 올드스쿨의 귀환까지!
여름을 준비하는 평냉집🥢들의 이모저모 🧊

오랜만이네요~ 님 :) 잘 지내셨나요? 

큰 프로젝트 단위로 진행되는 일을 하다 보면, 마감이 끝나기 전까지는 꼼짝도 못 하는 것 같아요. 연말에 끝날 줄 알았던 일의 규모가 생각보다 커져서, 5월을 앞두고야 간신히 끝났는데요. 작년 여름휴가도 못 다녀왔는데, 이번 근로자의 날에 짧게 다녀온 서해 바다 구경 당일치기 여행이 얼마나 좋던지, 여러분도 5월 연휴들 잘 보내고 계시길 바래볼게요! 

마감을 하고, 역시나 제가 달려온 곳은 오랜만의 뉴스레터 발행! '잊을 만하면 오던 뉴스레터가, 왜 안 오지?' 한 번이라도 떠올려주셨다면, 저는 충분히 기쁠 것 같아요 😌

한 시절, 제 최애 역시 평냉이었습니다. 대학교 4학년 즈음이었나, 먹는데 관심이 많던 고학번 선배들과 밥을 먹을 때면 고박사라거나 을밀대, 우래옥 등을 언급하는 이야기를 꼭 들었더랬죠. 그러다가 어느 날 마포 안쪽에 위치한 을밀대(4.3)를 처음 간 날, 날은 덥고, 줄은 길고... 이 낡은 한옥 같은 건물에 다들 왜 서 있는가, 그것도 넥타이 매신 분들이.. 한 입 먹고 생각했다죠. 아, 나 이거 좋아하는구나... 근데 가격도, 맛도 누구한테 오자고 하진 못 하겠다🥲 대신 당시 남자 친구와는 봉피양 등을 하나씩 격파해보게 되었죠.

다시 평냉을 만나게 된 건, 출판사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였어요. 한겨레 신문사 분들을 만나게 되면 을밀대에서 약속이 잡혔고, 당시 주목 받던 인문서 저자 분을 처음 뵙던 날엔 어두움 깔린 시간 혼자 을지로 뒷골목을 들어서 옛날 교실 바닥 같은 시멘트 바닥에서 술 먹던 저자 쌤들을 마주하곤 기함을 했다죠. (이게 이따 소식 전할 을지면옥입니다) 지금보다 평냉이 대중화 되기도 전이었고, 이전까지의 평냉 경험이 '식사'로써 냉면이었다면, 이때부터 제게 평냉은, 사람들과 죽치고 앉아 어복쟁반이나 제육/수육/편육 따위를 먹고, 차가운 면을 식사로 마무리하고, 어느새 옆에는 소주와 맥주병들이 늘어서게 되는... 말그대로 '선주후면(先酒後麵)'이었습니다. 술꾼의 역사는 술로 시작해 평냉으로 끝나는 뭐 그런 거였죠 🥲

지금 생각해보면, 유난히 출판/언론사 사람들이 평냉을 좋아했던 거 같아요. 장충동 가까운 언론사에서 좌담을 마치고는 장충동 평양면옥(4.2)을 갔었고, 출판계 친구들끼리 서울 시내 놀러 다니던 어느 날은 필동면옥(4.4)에 우르르 들어가 평냉 정취를 한껏 느꼈습니다. 술을 너무 많이 마신 다음날은, 당시 다니던 회사 사무실이 있던 홍대 인근에 점심에 후딱 갈 수 있는 평양냉면집 하나 없는 것이 너무 아쉬웠고요. (이후 탈북자 선생님이 내신 '동무밥상(4.1)과 달고나 협동조합에서 낸 달고나 식당(4.5) 등이 각기 합정과 망원에 문을 열었으나 자리를 잡지 못했고, 현재 홍대권 평양냉면은 홍대역 9번출구 평안도 상원냉면(4.2)과 아 최근 서교동 로컬스티치 크리에이터타운에 문을 연 깔끔하고 예쁘면서도 미식가 씬에서도 호평인 서관면옥 홍대점(3.8)이 있겠네요. 

이후엔 제가 직접 새로 생긴 평양냉면 집을 띄우는 데 일조하기도 했고, 새로 생긴 곳들을 열심히 찾아다니기도 했는데요. 요즘 한동안 평양냉면에 시들해졌다가, 올해 만큼은 다시 재밌는 곳들이 눈에 띄어 이렇게 소개해볼까 싶어요.
올드스쿨의 귀환  - 을지면옥  
👉 을지로 재개발과 함께 22년 6월 문을 닫았던 '을지면옥'! 낙원동으로 이전 및 재개장
저야 위에도 말했듯 을밀대와 을지면옥에서 평냉을 시작해서 이 낡은 현판 같은 식당에 애정이 매우 크지만, '을지면옥' 만큼 호불호가 큰 평냉도 없는 것 같습니다. 보통 걸레 빤 물의 대명사로 불리는 맛에 가장 근접한 평냉이 아닐까 싶은데요. 서비스나 가게 인테리어의 아쉬움뿐 아니라, 가장 발전 없으면서 높은 가격을 꾸준히 받는 식당으로 꼽히며, 맛 대비 과대평가 되어있다고 하시는 분들이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만, 저처럼 여기서 시작한 사람은 그 정취와 맛이 좀처럼 대체가 안된다는 점도 있지요. (그래서인지 이전한 새 가게도 별 인테리어가 없다고 합니다...?)

2년 만에 돌아온 '을지면옥 재개장'은 기사로도 실릴 정도로 어마어마했는데요. 4/22일 (월) 오픈 당일에는 11시 기준으로 80명 정도의 줄이 이미 늘어섰다네요. 결론만 말하면, 대체로 호평! 추억 보정도 있을 수 있지만, 전반적으로 기존의 맛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고춧가루 올라간 자태하며, 맑은 국물 색, 일부러 막 담아낸 듯한 제육 모양새까지 가게 외관만 빼면 모든 것이 그대로인 모양입니다. ("여기선 제육 먹는 거야.. 제육!!" 외치시던 어르신들 목소리가 저 멀리서 들려오는 것 같군요...)

면이 찰기가 조금 생겼다거나, 편육도 좀 더 보드럽고 쫄깃하다는 평도 있는데요. 전반적으로 비슷한 것 같아요. 일단 피크 타임 기준 기본 웨이팅은 30분 정도 이상, 착석 후 메뉴 나올 때까지 20분 정도는 걸린다고 합니다. 11시 반 문을 열고, 회전율 자체는 높은 편이지만, 오픈 초기라 안되는 메뉴가 많다고 하네요. 특히 저녁에 가시면 수육 등이 매진될 확률이 있습니다. 가장 최근 리뷰에 따르면, 휴일 기준 오픈 40분 전 도착해야 오픈 시 바로 들어갈 수 있다네요. 

'뽈레'에서 리뷰 보고 핀하기📍낙원동 - 을지면옥 (4.3)

현시대 최고의 '평냉', 사대문으로 진입하다! - '서령' 서울역 시대 개막!
👉 미식가들을 강화도로 줄줄이 방문하게 만든 야심찬 '서령'의 서울역 이전 및 재오픈 
이전 하기 전에는 물론, 이전 후에도 아쉬운 말을 1도 찾아볼 수 없는 곳! 강화도에 있던 '서령'이 서울역으로 이전해 5/1 자로 오픈했습니다. '서령'이라는 이름만으로는 처음 듣는다 하실 분들도 있으실 텐데요. 이 집의 연원은 생각보다 깁니다. 뽈레 @Luscious.K 님의 강화도 시절 '서령'을 소개하는 글에 따르면, 홍천이 본점인 '장원막국수(4.6)'는 허영만 화백의 '식객 막국수 편'에 소개된 곳으로, 현재 뽈레 기준으로 전국 랭킹 1위를 기록 중인 '고기리 막국수(4.5)'가 사사 받은 곳이자, 같은 상호를 단 분점들의 본류라 할 막국수 집인데요. 이 곳을 만든 사장님 부부가 제자에게 본점을 넘기시고, 강화도로 오셔서 연 것이 바로 서령입니다.

직접 만드는 동치미와 강원도 홍천에서 사골을 넣어 만든 막국수로 유명했던 '장원막국수' 이름 그대로 처음엔 '강화 장원막국수'로 영업했는데 강화도에서는 가격이 비싸다는 평이 많아, '평양냉면'으로 주 메뉴를 바꾸고 다시 연 가게 이름이 바로 '서령'입니다. 강화도 시절엔 강화도산 한우 암소를 사용했다네요. '서령'으로 바뀔 무렵부터는 국내 최고의 면으로 꼽으며, 미식가들을 부러 강화도로 향하게 했죠. 서쪽의 고개라는 뜻의 이 '서령'이 바로 서울역 앞 단암빌딩 1층으로 이전해 오픈을 했습니다.

100% 순 메밀면인데도 툭 끊기기보다는 찰기 있고 메밀 향이 가득 느껴지는 면, 진미평양냉면과 장충동 평양냉면 사이 어드메인 듯한 육수, 육즙 터지는 만두, 특이하게 이곳에서만 만날 수 있는 항정 수육 등 정말 잘 만들어진 평양냉면을 먹을 수 있는 곳이죠. 고기리 막국수가 그러하듯, 이 집 역시 별미는 '들기름 메밀국수'인데요, 평양냉면이나 메밀면을 좀처럼 좋아하지 않는 분들도 여기 냉면은 정말 다르다고 느낀다네요. 단아한 자태만큼이나 깔끔한 인테리어까지. 한번 꼭 들려봐야 할 곳이 아닐까 싶습니다. 

※ 서령에 갔다가 웨이팅 제한에 걸리시면, 매우 가까운 거리에 있는 남대문 시장 '부원면옥(4.1)'을 추천합니다! 

묵직한 면으로 유명한 철평의 분당 이전! 
철원에서는 '철평', 율동 공원 앞에서는 '율평'. 극찬이 이어지는 남부 신생 평냉 계의 TOP 식당 
뽈레 기준으로 방문하신 모든 분이 100% '추천 급'의 평점을 준 드문 식당입니다. '철원'은 '오대쌀'이 유명한 지역인데요. 강원도가 주로 막국수로 알려지는 것이 일반적인 것에 비해, 군 부대 가까운 지역에 위치한 게다가 평양냉면 집이라는 점 때문에 철원에서도 독특한 위상을 가진 식당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쪽 지역에 대해 빠삭하신 뽈레 맛집개척자님의 글에 따르면, 예전엔 철원순메밀막국수란 상호로 운영되었다가 서관면옥(4.5)의 냉면 맛을 보고 업종을 바꾼 경우라고 하네요. 

100% 순메밀면으로 우래옥이 떠오르는 육향 가득한 육수는 1등급 한우 암소만을 사용한다고 하고요. 제주산 메밀면을 철원 현무암 맷돌로 자가 제면을 하신다는군요. 이전 후 매일 같이 방문하시는 분들도 많고, 인근 고기리 막국수보다는 여기를 갈 것 같다고 하실 정도로 분당 인근 분들에게 연일 호평 중인 평양냉면 전문점입니다. 수육과 메밀만두 등도 맛있지만, 철원 때부터 유명한 서리태로 만든 메밀 콩국수가 특별한 메뉴라고 하네요. 
 

MZ를 위한 평냉냉면! 구의 '진구정' 
이런 위트있는 변형이라면 대환영! 평냉집 사상 가장 힙한, '고래바'에서 새로 낸 평양냉면 전문점 
을지면옥과 절묘하게 닮았지만, 재즈가 흘러나오고 가게 분위기는 세련 그 자체인! 작년에 오픈한 식당 중 가장 화제인 식당이 아니었을까 싶은 구의동의 MZ 스타일 평냉 전문점인 '구의정'입니다. MZ 스타일이라 불리는 이유는 여길 낸 사장님이 '고래바(4.1)'라는 아주 재밌는 가게를 운영하신 사장님이기 때문인데요. '고래바'는 시간 제한이 있는 와인바로 시작해, 특히 떡볶이가 유명해져 따로 밀키트로 제작되었을 정도죠. 

사장님이 원래 술을 파시던 업력 때문인지, 이곳에서는 샴페인과 평냉을 먹을 수 있고요. 엄청난 주류 메뉴판에는 와인을 비롯해 50만원 대의 크룩 샴페인까지 존재합니다. 이 집에서 특히 인기 있는 건 항정, 목살, 삼겹, 돼지갈비 4 부위의 수육이 각기 다른 익힘으로 삶아져 나오는 수육인데요. 명태식해까지 곁들여 나오기 때문에 술 셀렉션이 수긍이 된다죠. 

추천하는 메뉴는 혼밥러를 위한 '1인석 한정 세트 메뉴'로 평양냉면과 모듬 제육 세트를 단돈 24,000원에 먹을 수 있는데요. 메뉴 구성 뿐 아니라, 다양한 재료를 넣어 독특한 시도를 한 것이 여기저기 느껴지는 음식들에서 '재미'를 느끼게 된다고 합니다. 자른 듯한 면의 식감이 독특한데, 계속해서 변해가는 가게인 만큼 새로운 곳을 탐방하는 분들이라면 놓치지 마세요.


2020년 이후 생긴 평양냉면 중 가장 독보적인 '진영면옥' 
'먹을텐데'에도 나온, 금천구 1등! 뽈레 평양냉면 부문 평점 1위에 빛나는 뉴웨이브 평냉
"그래서 뽈레에서 제일 평이 좋은 평냉집은 어디인가요?" 라는 질문을 종종 듣는데요. 위에 보셨듯, 사실상 '평냉으로 취급받는 막국수 전문점'을 제외하면, 정확히 '평양냉면'을 팔고 있는 전문점 중에는 성시경의 '먹을텐데'에 나오기도 전에 뽈레에서 높은 평점을 받고 있었고, 현재도 뽈레에서 4.7이라는 최고의 평점을 받는 평양냉면 전문점입니다. 2020년 여름에 오픈했는데, 기세는 여전합니다. 

유난히 맑은 육수는 동치미 느낌이지만 시원하고 진한 고기 맛이 납니다. 호텔 출신 조리기능장인 젊은 셰프님이 운영하는 반지하의 좁은 공간이지만, 젊은 부부가 하시는 가게의 활기찬 느낌과 단아한 고명에, 씹히는 면발까지 세심한 매력이 돋보이는 곳이죠. 양이 많은 것으로 유명하니정말 자신있는 분들 아니면, 곱빼기부터 시키진 마세요! 11,000원이라는 가격도 정말 훌륭한 곳. 동네 분들은 양지곰탕도 많이 드신답니다 :)
 

※ 뽈레 소식
'광고 없는, 까다로운 맛집 어플 - 뽈레' 앱이 훨씬 더 편해졌어요!! 랭킹뿐 아니라, 평점 순으로 정렬하거나, 분위기/가격대/반경/세부 업종 등 다양한 필터와 정렬을 지원해서, 식당을 찾을 때 여러 곳에서 크로스체크하는 시간을 완벽히 줄일 수 있답니다. 
- 바이럴/조작하는 가게들은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경고창'을 띄우고요.
- 가고 싶은 식당 뿐 아니라, 다녀온 표시도 할 수 있어서 '나만의 맛집 지도'를 완벽하게 만드실 수 있어요 :)
늘 그렇듯, 뽈레 설치 후 위의 식당 링크를 여시면 마음에 드는 식당만 골라 나만의 맛집 지도를 만드실 수 있답니다. (메모도 가능) 그럼 5월엔 소중한 사람들과 더욱 행복한 시간 보내시길 바라며, 다음 호에 만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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