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솔직한 마음을 보냅니다. 금요일 밤에 보낸다고 해놓고 하루 늦었습니다. 벌써 일요일 새벽입니다. 사실 이번만 그런 것은 아니죠. 기다리신 분들에게 죄송한 마음입니다. 요즘 조금 정신이 없습니다. 아니 사실 늘 그렇죠. 정신머리를 어디에 두고 지내는지 모릅니다. 항상 제 머릿속은 가득 차 있습니다. 무엇으로 가득 차 있는지는 사실 저도 모릅니다. 돈은 어떻게 더 벌 수 있나. 책은 어떻게 더 많이 팔 수 있나. 나는 왜 글을 쓰지 않고 좋은 작가가 되고 싶어하는가… 등등 그 외의 할 일들이 가득 차 있습니다. 행동보다 생각을 많이 합니다. 답답합니다. 사실 요즘 좀 많이 답답합니다. 맨날 이런 소리 하는 것 같습니다. 맨날 저장 공간이 부족하다고 하는 제 아이폰과 맥북 같습니다. 업데이트해야 하는데 공간이 없어서 못하고 있습니다. 아이폰도 맥북도… 제 정신도요.


7월에 나와야 할 엔솔로지 작업은 더디고 제 개인 책 기획은 아직입니다. 코엑스에서는 국제도서전이 열리고 있고 많은 사람이 방문하고 있습니다. 물론 저는 그 자리에 없습니다. 제가 못나서 그곳에 있지 않은 것은 알고 있습니다. 저에게도 저를 필요로 하는 많은 북페어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7월에는 전주, 8월에는 서울 어딘가에서(이 행사는 추후에 더 오피셜하게 공지드리겠습니다.) 9월에는 서울퍼블리셔스테이블을 앞두고 있습니다. 스타벅스를 그만둔 지 벌써 1년 하고도 6개월이 지났습니다. 숲물결로만 먹고 살고 있습니다. 그럭저럭 생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원하는 부는 아직 누리지 못합니다. 끼니 걱정은 하지 않고 살고 있습니다. 물론 아내 덕이 큽니다. 동시에 ‘물망초’라는 작은 자비출판사 운영도 시작했습니다. 한 분과 계약해 책을 만들었고 지난 월요일 다른 한 분과 계약을 해 제작을 시작했습니다. 저를 찾아주는 사람이 있어서 감사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동시에 저를 필요로 하지 않는 것 같은 기분을 종종 느낍니다. 저는 도서관이나 다른 공간에서 글쓰기 수업을 많이 진행합니다. 첫날에 있던 분이 다음 날부터 오지 않거나 계속 참여하던 사람이 이제 참여하지 않을 때 큰 무력감을 느낍니다. 그게 분명 제 탓이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각자의 상황이 있는 거니까요. 저도 분명 수영을 배울 때 너무 배우고 싶었지만 시간 여유가, 상황적 여유가 없어 더 이상 배우지 못한 순간들이 있었거든요. 그래도 며칠은 생각에 잠깁니다. 내가 많이 부족했나. 이런 생각들을 합니다. 요 며칠은 그런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큰 숙제를 정리했습니다. 책장 한켠을 차지하고 있던 경찰공무원 수험서를 버렸습니다. 지난 초봄부터 정리하려 했습니다만 마음이 내키지 않았습니다. 이유는 당연하게도 미련 때문입니다. 저는 아직 그 일을 하고 싶은가 봅니다. 마음이 물티슈입니다. 하지만 감사하게도 하고 싶지 않은 이유들도 많이 생기고 있습니다. 시간이 해결해 줄 거라 믿습니다.


지지난주에 재밌게 읽은 책 후기를 인스타그램에 올렸습니다. 그 게시물이 알고리즘을 탔는지 조회수는 5만이 넘고 팔로워는 300명 넘게 늘었습니다. 기쁩니다. 계속 후기를 올리고 있습니다. 어제는 도서 협찬이 들어오기도 했습니다. 재밌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올렸던 제 인스타 계정의 결이 사라지는 것 같아 조심스럽습니다. 이렇게 적으며 결이 있었나?라는 생각을 합니다.


오늘은 솔직한 마음을 적고 보냅니다. 오늘은 타이레놀을 두 알, 애드빌 한 알 먹었습니다. 종일 두통에 시달렸습니다. 여러분, 건강하세요. 보고 싶어지는 사람이 많은 밤입니다.


문득 나도 누군가에게 보고 싶은 사람일까?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무더운 여름 시원한 그늘에서 선선한 바람 맞으시길 바라며

성혁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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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 1.  짧은 답장이라도 성혁에게는 큰 힘이 됩니다.
추신 2. 익명의 고민 상담을 진행 중입니다. 사연을 보내주시면 성혁의 생각을 보내 드려요.

<당신의 밤은 나의 밤과 같습니까> 라는 노래입니다. 여러분의 밤과 저의 밤이 같기를 바라요.

당신의 밤은 나의 밤과 같습니까
고민하지 않는 법을 고민하는 밤
당신의 눈은 나의 눈과 같습니까
아름다운 것을 보면 눈물 나는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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