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요 미오레터 :  '이주의 미오픽'

포털 뉴스제휴평가위원회는 네이버와 카카오(다음)가 각자 실시하던 언론사 뉴스제휴평가를 공동으로 실시하기 위해 만든 기구입니다. 포털이 심사에서 손을 떼고 15개 단체가 추천한 30명의 위원이 언론사 입점과 퇴출을 심사하는 방식입니다. 2015년 뉴스제휴평가위 출범 선언을 한 이래 여러 불만의 목소리는 있었지만 제도는 안착되는 듯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포털 뉴스제휴평가위의 존재를 뒤흔드는 계기가 된 사건이 발생합니다.


포털 뉴스의 역사(1) : 북한군 귀순 전에 귀순 기사 내보낸 동아일보, 어떻게 가능했을까?
포털 뉴스의 역사(2) : '가나에서 인육 팔아 150억 원 벌었다?' 말도 안 되는 기사, 왜 나왔을까

연합뉴스, 네이버에서 사라지다

 

2021년 7월 미디어오늘은 여러 경로를 통해 홍보대행사들의 기만적인 기사형광고 현황을 확인하게 됐습니다. 기만적인 기사형광고는 돈을 받고 쓴 기사이면서도 대가를 표기하지 않는 것을 말하죠. 유튜브로 치면 ‘뒷광고’입니다. 온라인에선 기사 1건당 10만~30만 원 선 사이에 거래되고 있었습니다.

 

내역 가운데 눈에 띄었던 건 연합뉴스입니다. 언론이 기사형광고를 하는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국가기간통신사이자 공영언론이 이같은 사업을 하는 건 매우 이례적입니다. 추가 취재로 세부적인 거래내역 등을 확보해 연합뉴스 편집총국(편집국)이 아닌 정보사업국 홍보사업팀 임시직 사원 명의로 기사형 광고 2000여건을 송출한 사실을 보도했습니다.

 

거래내역 자료에 따르면 <○○○종합시장, 스마트한 디지털전통시장으로 탈바꿈> <○○익스프레스, 11.11 글로벌 쇼핑 페스티벌 진행> <○○○ 특별전', 12월 대개막> <○○전자, 스타일러 신규 디지털 영상 캠페인 4편 공개> <○○○, 첫 ○○랩 브랜드데이 언택트 행사 성황리 마쳐> 등의 기사를 돈을 받고 작성해 포털에 기사로 내보냈습니다. 이 사업은 2009년 시작했으며 하루 10건 가량의 기사형 광고를 송출하고 있고 연간 억 단위의 수익을 내고 있었습니다.

 

연합뉴스는 미디어오늘 첫 취재 당시만 해도 ‘입장을 줄 수 없다’고 밝히면서도 기사가 나오자 기사형광고 2000여건을 포털에서 삭제했습니다. 이후 연합뉴스는 보도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하며 미디어오늘에 법적 대응을 시사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미디어오늘이 후속으로 연합뉴스와 언론홍보대행사 간 계약서를 공개했고, 포털 뉴스제휴평가위원회가 제재 절차에 착수하면서 조성부 연합뉴스 사장은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통해 문제를 시인하고 관련 사업 전면 폐지를 선언합니다.

 

포털 뉴스제휴평가위원회는 부정행위로 인한 벌점이 누적되면 그에 상응하는 ‘노출 중단’ 등 제재를 실시하고, 재평가를 실시합니다. 재평가는 입점을 할 때와 같은 기준으로 하는 평가인데, 제휴평가위의 입점 심사 문턱이 높다 보니 콘텐츠제휴 언론사들은 제대로 통과하기가 어렵습니다. 연합뉴스가 기사를 삭제함으로써 기사형광고 문제를 시인한 것이고, 보도 내용 역시 명확했기에 제재가 불가피했습니다.

 

연합뉴스 안팎에선 비판이 잇따랐습니다. 강성국 연합뉴스 수용자권익위원은 연합뉴스 ‘기사형 광고’ 문제를 언급하며 “국민청원에 30만명이 넘는 국민이 동의를 했다. 국민들의 여론이 이렇게 매섭고 공정에 대한 요구가 거세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했습니다. 기사형 광고 논란으로 100명이 넘는 기자들이 성명을 내고 경영진 퇴진을 요구하는 등 집단행동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결국 제휴평가위는 연합뉴스의 기사형 광고가 보도자료를 기사로 송출했다는 점에서 ‘등록된 카테고리 외 전송’으로 판단해 32일에 달하는 포털 노출중단과 재평가를 의결했습니다. 연합뉴스로서는 전례 없는 장기간 포털 노출 중단 사태를 맞게 됐습니다. 재평가 결과 연합뉴스는 뉴스스탠드 제휴로 강등됐습니다. 포털에서 더 이상 기사 제휴를 하지 못하게 된다는 의미로 네이버와 다음에서 연합뉴스는 사실상 사라지게 됐습니다.

연합뉴스 강등의 나비효과

 

연합뉴스 강등 조치는 예상치 못한 파장을 불러일으킵니다. 연합뉴스가 제기한 가처분이 받아들여지면서 제재 효력이 일시 중단돼 연합뉴스가 포털에 복귀합니다. 사업자의 약관에 따른 언론제휴 심사인데, 뉴스제휴평가위원회라는 독립기구가 심사를 하는 권한이 법적인 측면에서 설득되지 않았습니다. 제휴평가위가 제재 대상 언론사의 방어권을 충분히 보장하지 않는다는 점에서도 쟁점이 됐습니다.

 

이후 본안 소송을 통해 제재의 적절성을 다퉈야 하지만 포털이 주저하게 됩니다. 카카오는 연합뉴스와 소송을 진행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고, 네이버는 검토 중이라는 말만 반복하다 끝내 진행하지 않았습니다. 뉴스제휴평가위원들이 양대 포털이 소송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문까지 냈지만 포털은 대응하지 않았습니다.

 

왜 포털은 요지부동이었을까요. 연합뉴스와 같은 대형 제휴사 퇴출에 연합뉴스와 포털이 각을 세우기가 부담스러웠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사태가 확산되면서 정치권에서 뉴스제휴평가위에 관심이 커지면서 포털의 부담도 커진 면도 있습니다. 여야 불문하고 정치인들이 포털이 언론을 탄압한다는 식의 주장을 내기도 했습니다. 가뜩이나 어느 정권이든 포털은 개혁의 대상인데, 이번 일이 빌미가 된 것이죠. 정치권의 ‘포털 압박의 역사’는 추후 별도로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코리아타임스 등 과거 콘텐츠제휴 매체에서 퇴출된 언론사들이 제재를 취소하는 내용의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제재를 받은 다른 언론사들도 대거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습니다. 연합뉴스 가처분 인용 이후 포털이 본안 소송에 나서지 않으면서 제평위의 제재 권한이 무력화되기 시작했습니다.

제평위 2.0 승부수 띄웠지만…

 

정치권의 포털 압박이 이어지고 가처분의 여파도 강하게 일어난 가운데 포털 뉴스제휴평가위원회는 2.0을 선언합니다. 기구를 혁신해 바꾸자는 것이죠.

 

한 위원은 미디어오늘에 이렇게 지적합니다. “연합뉴스 건이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제평위 2.0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큰 뿌리는 고치지 않고 곁가지만 건드리는 식의 2.0은 아무런 작동을 할 수 없다. 2.0 논의를 보류하고 본안 소송을 제기하고 산적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다른 위원 역시 “연합뉴스 건이 해결되지 않는 안 의미가 없다. 가처분이 인용되고 규정에 위반한 행위를 했던 언론사들이 다 돌아오고 있다. 제평위 제재 조치가 의미 없어졌단 이야긴데 그럼 제평위는 입점 심사만 하고 제재는 못 한다는 이야기 아니냐.”

 

2023년 1월 제평위는 구성을 바꾼 2.0을 공식화합니다. 기존 위원은 15개 단체에서 2명씩 추천해 총 30명으로 생산자단체 : 전문가단체 : 소비자단체를 6:5:4 비율로 구성했습니다. 그러나 2.0엔 추천단체를 3곳 더 늘려 세 단체를 6:6:6 비율로 구성하는 방안을 검토합니다. 여성민우회, 지역언론학회, 전국미디어센터협의회 등의 단체였습니다. 위원 수의 경우 단체별 2명씩 추천하는 현재와 달리 18개 단체가 1명씩만 추천하는 방식으로 변경해 18명으로 줄이는 방안을 거론했습니다. 심사를 풀단으로 개편하는 방안 등도 검토됐습니다.

 

양대 포털은 새로운 단체들을 만나 제휴평가위에 합류해달라고 요청하고, 이들 단체는 합류합니다. 그러나 국민의힘에서 제휴평가위가 ‘좌편향’이라는 프레임을 강하게 제기했고, 기존 포털도 좌편향됐다는 주장을 쏟아냅니다. 이철규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대한민국을 사실상 좌지우지하는 빅브라더 행태를 보이는 네이버의 오만한 작태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도 포털을 가리켜 “선정적인 기사, 가짜뉴스, 편파보도, 이런 것들을 조장하기까지 하는 실정”이라고 했습니다. 2023년 윤석열 정부 방송통신위원회는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인 ‘제휴평가위 법정기구화’를 논의하겠다며 전문가로 구성된 '협의체'를 가동했습니다.

 

결국 제휴평가위 2.0 출범 후 한달 만에 양대 포털은 제휴평가위를 중단시키겠다고 통보합니다. 2.0을 만들면서 포털이 요청해서 섭외에 응한 단체 추천 위원들이 특히 황당해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급작스러운 해체 통보를 받은 회의에서 한 위원이 “정치권에서 제휴평가위에 대해 지속적으로 포털에 개입하려는 게 보인다”고 지적하자 네이버 관계자는 “맞는 말이다. 일단 외풍 이런 용어를 쓰셨는데, 정치권도 물론 우리 사회의 중요한 주체 중 하나”라며 “언론에서도 제휴평가위 2.0 방향에 대한 논의는 있었다. 여러 부분을 종합한 결과다. 2.0 시작 전에 한번 잠정 중단하고 다음으로 갔으면 좋았을 텐데 실기한 측면이 있다”고 했습니다. 정치권과 언론의 압박 등을 고려한 조치라는 걸 시인한 것이죠.

 

이후 장기간 포털 제휴심사 방치 상태가 시작됩니다. 다음은 2024년 별도의 심사기구 없이 언론 제휴를 받기 시작했고, 네이버는 2026년 뉴스제휴위를 출범시켜 새로운 심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각 포털이 따로 심사를 하기 시작한 것이죠.

제휴평가위 실험, 무엇을 남겼나

 

제휴평가는 ‘공’과 ‘과’가 공존하는 기구입니다. 출범 이후 언론의 어뷰징(동일기사 반복전송) 행위가 크게 줄었습니다. 제휴 언론을 사고파는 관행과 일부 기사형광고 문제에도 제동을 거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잡음이 많았지만 지역성을 구현하기 위해 지역언론 특별 입점 심사를 마련한 점도 긍정적인 면이 있습니다.

 

한 언론사 디지털 담당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제평위 출범으로 당시 어뷰징 기사 등으로 혼란한 시장의 룰을 만들려고 했다는 점은 기여한 부분이다. 포털과 언론사 외의 시민사회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의견을 받아 기준을 만들어 자정 작용을 하려고 한 점, 지방지와 전문지도 포털에서 영역을 차지할 수 있게 고민한 점 등은 공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심사가 주관적이고 절차가 투명하지 않다는 지적이 반복됐습니다. 전반적으로 정성평가 중심의 시스템으로 짜여 심사위원에 따라 다른 판단을 할 여지가 컸습니다. 기사형광고 등을 두고 제재를 할 때는 ‘왜 똑같이 한 다른 언론사에 대해서는 봐주냐’는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공’을 키우고 ‘과’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하는 시점에 제휴평가위 실험이 막을 내리게 됐다는 사실입니다. 각자가 정상적으로 할 수 없었기에 공동의 독립기구를 만든 것인데, 갖은 논란과 압박 속에서 다시 제자리로 돌아갔습니다. 이렇게 포털 뉴스제휴평가위원회라는 실험은 막을 내렸습니다.

오늘의 미오레터는 여기까지입니다. 
미오를 구독하시면 주간 지면과 유료 콘텐츠를 이용하실 수 있고
행사 참여 및 할인 혜택도 했습니다.
미디어오늘
news@mediatoday.co.kr
수신거부 Unsubscri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