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아웃도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지만, 보어 아웃은 문제를 숨기게 되는 경향이 커서 어쩌면 해결이 더 어려울 수 있습니다. '과로 때문에 지쳤다'는 사실은 드러낼 수 있지만 '일이 부족해서 지루하다'는 말을 꺼내긴 쉽지 않겠지요. 업무량이 부족하다는 것은 꼭 개인만의 문제는 아닐 수 있습니다. 개인의 역량에 맞춰 목표를 설정하고 일의 의미를 설명할 책임이 조직과 리더에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 해법 역시 '개인의 의지로 극복하는 것'에만 있지 않겠지요. 따라서 보어 아웃에서 벗어나도록 돕는 방안 중에서도 문제를 드러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짚고 싶습니다.
지루함이 오래 지속되지 않도록
보어 아웃을 경험하는 구성원들이 이직을 고려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선 일을 하면서 느끼는 지루함이 오래가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이때 시도해볼 수 있는 방법을 순서대로 정리해보았습니다.
1. 머릿속에 있는 일감과 감정을 모두 쏟아낸다.
일종의 '브레인 덤프'(brain dump) 방식으로 접근합니다. 브레인 덤프는 여기서 머릿속에 있는 생각을 모두 쏟아내듯 백지에 써내려가는 활동을 의미합니다. 왼쪽 칼럼엔 해야 할 일, 오른쪽 칼럼엔 그 일을 대하는 자신의 감정을 기록하는 것인데요. 이 과정을 통해 무엇 때문에 지루한지를 자문해야 합니다.(링크) 스트레스를 다스리기 위한 일련의 과정으로서 브레인 덤프는 번아웃에도 역시 적용할 수 있습니다.(링크)
2. '지루하다'는 사실을 리더에게 알린다.
지루한 이유를 스스로 깨달았다면, 변화를 위해서 자신의 상태를 알려야 합니다. 역량에 비해 일이 적거나 쉬워서, 다른 일에 관심이 있거나 맡고 있는 일이 무의미하다고 느껴서 등등 지루함을 느끼는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개인이 돌파하기에 어려운 측면이 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따라서 리더는 구성원이 일에서 느끼는 감정을 솔직하게 꺼낼 수 있도록, 심리적 안전감을 느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심리적 안전감'은 구성원이 업무와 관련해 그 어떤 의견을 제기해도 벌을 받거나 보복을 당하지 않을 거라고 믿는 조직 환경이라고 정의합니다.
3. 새로운 도전거리를 찾아 가볍게 시도한다.
보어 아웃은 또다른 모습의 번아웃으로 분류되기도 합니다.(링크) 도전과제 부족에 따른 번아웃(under-challenged burnout) 유형으로, 새로운 기술을 배우는 것에 가볍게 도전함으로써 재미도 의미도 있는 일을 향해 나아가는 한 걸음을 뗄 수 있습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가벼운 마음'입니다. 호기심이 생기는 어떤 분야든, 어떤 기술이든 시도하고 배워보겠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접근할 때 지루함과 싸우느라 소진된 에너지가 조금씩 차오르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다음 단계로, 보어 아웃과 번아웃을 해소하는 공통 해법으로 제시되는 방안 중 하나가 바로 잡 크래프팅(Job Crafting)입니다. '주어진 업무를 스스로 변화시켜 의미 있는 일로 만드는 일련의 활동들'을 뜻하지요. 잡 크래프팅의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선 다음 주 레터에서 이어서 다루겠습니다. 많관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