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은 몰라요>(감독 이환) 독립영화 큐레이션 레터 by. 인디스페이스 vol.58 〈어른들은 몰라요〉
*주의! 님! 오늘 레터에는 자해, 폭력, 원치 않은 임신 등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어요. 읽는 것이 힘들다면 오늘의 레터는 넘겨주셔도 좋아요. 5월 12일 오늘의 큐 💡 Q. *튜브를 뒤흔든 독립영화? 🍿 극장 스크린보단 노트북으로 보는 영화가 더 익숙한 요즘! 누군가는 스트리밍 서비스가 극장의 적이라고도 하죠😢 그런데 영화 유튜버의 리뷰 영상이 대박을 친 뒤 역으로 관객들을 극장으로 불러온 영화가 있어요. 리뷰 영상 조회수가 무려 1200만!(21년 5월 기준) 바로 이환 감독의 <박화영>입니다. 님도 관람하셨나요? <박화영>의 스핀오프(파생작)라고도 할 수 있는 이환 감독의 신작, <어른들은 몰라요>가 극장을 찾아왔어요.👯♀️ 관객수 3만을 돌파하며 상반기 독립영화 최고 화제작으로 떠오르고 있는데요. 18살의 나이에 덜컥 임신을 한 세진(이유미)은 무책임한 어른들에게 내쳐지기만 합니다. 그러다 가출청소년 주영(안희연)을 만나게 되고, 주영만은 세진의 옆에서 모든 걸 함께 해줘요. 하지만 둘이서 함께 할 수 있는 일들은 언제나 위험한 곳에 존재합니다. 두 사람은 '어른들은 몰라주는' 세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영화가 궁금하시다면 오늘의 인디즈 리뷰를 추천해드립니다! 세진처럼 도움이 필요하지만 어른들은 외면하는 또 다른 여성 청소년의 이야기, 단편영화 <개학>도 함께 소개해드릴게요. 어른들의 무책임으로 생겨난 일을 혼자서 마주해야 하는 이들의 이야기는 괴롭지만 현실적이기도 합니다. 유튜브와 독립영화, 언뜻 보면 절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두 컨텐츠가 이렇게 시너지를 내기도 해요. 하지만 그렇다고 '세상에 이런 일이!'하고 관람할 일은 아닌 것 같아요. 무엇보다, 이들의 이야기를 '팝콘각🍿'으로 소비하지 않아야겠죠? 다양한 플랫폼과 함께 하게 된 새 시대의 독립영화는 어떨지 기대하게 되네요! 님, 앞으로도 인디즈 큐와 함께 알아가볼까요?🔭 🔈 <어른들은 몰라요>는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입니다. 관람을 염두에 두신다면 참고해주세요! 우리가 몰랐던 세계 〈어른들은 몰라요〉 욕설과 폭력이 난무한다. 피를 흘리고 고개를 조아리고 목숨을 구걸한다. 누아르 범죄 영화가 아니다. 가출 청소년들의 이야기다. 고백하건대, 나는 이 세계를 조금도 알지 못한다. 내가 어른이어서 모르는 게 아니다. 이건 내가 10대였을 때도 몰랐던 이야기, 이 땅 어딘가에서 벌어지고 있지만 우리가 눈을 감고 고개를 돌렸던 이야기다. 학교 선생과 교제하다가 임신을 한 18세의 ‘세진’(이유미)의 하루는 위태롭기만 하다. 그런 날들을 견뎌내고 있는 세진은 천진난만한 말투에 해맑게 웃으며 낙태를 이야기하지만 눈은 텅 비어있다. 세진은 학교를 떠나 거리의 삶을 택한다. 그리고 같은 처지의 동갑내기 ‘주영’(안희연)과 이미 성인인 ‘재필’, ‘신지’를 만나 아이를 떼기 위한 갖가지 방법을 동원한다. (...) 제목인 〈어른들은 몰라요〉는 사실 “어른들은 관심도 없어요”에 가깝다. 영화에서 세진이 만난 모든 어른들은 세진의 자해, 임신, 성 착취에는 조금의 관심도 없다. 그렇게 나는 어떤 어른일까라는 질문을 던지게 된다. 어른들은 모르는 세계를 그린 이 영화는 어른들밖에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욕설과 흡연, 폭력, 범죄 등의 수위 높은 표현 때문에 ‘청소년 관람불가’ 판정을 받은 이 청소년들의 영화를 보는 어른들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이런 영화를 볼 때면 무기력해질 수밖에 없다. 여전히 나는 어두운 영화관에서 스크린을 바라보고 있는 한낱 소비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러닝타임 동안 온갖 불행을 견뎌내야만 하는 세진을 바라보는 관객인 나는 그 얼굴들이 꽤나 버겁다. 계속 귀를 맴도는 욕설과 혈흔이 낭자한 스크린 속 아이들을 바라보는 게 편한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영화는 우리를 끊임없이 불편하게 만든다. 하지만 이 화가 너무 과하고 자극적인지, 리얼한 현실 그 자체인지, 혹은 잔인한 현실보다 축소되어 담긴 것인지 나는 모른다. 그 세계를 모르니 판단할 자격도 없다. 다만, 강렬한 표현이 꼭 강력한 메시지로 다가오진 않는다. 두 편의 영화로 우리가 모르던 세계를 보여줬으니 이제 그 세계를 어떻게 바라보고 문제를 풀어나가야 할지 어른들에게도 알려줄 필요가 있다. 인디즈 16기 이호진 누군가에겐 너무 차가운 세계 🌫 교복을 입은 학생들을 보고 '좋을 때다~' 소리가 절로 나온 적 있나요? 재학 중인 학생이라면, 역으로 그런 소리를 들어보기도 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생각해보면, 마냥 '좋은 때'라기엔 복잡한 고민거리가 참 많았죠. 어른들은 잊게 되는 것들이요🤔 여기, <어른들은 몰라요> 속 세진과 마찬가지로 임신 중절이 필요한 청소년이 있습니다. 개학 전 수술이 필요하지만 그 누구도 소녀의 손을 잡아주지 않아요. 소녀는 결국 낯선 모텔에 홀로 찾아가 누군가에게 부탁을 해야만 합니다. 아무도 모르길 바라는 잔인한 생존기, <개학>을 함께 소개해드릴게요. 어른들은 모르는 등교준비 〈개학〉 두 여학생이 있다. 첫번째 소녀, 세진. 교사의
아이를 가졌다가 가정에서도, 학교에서도 버림받고 길거리 생활을 시작했다. 그녀는 거리에서 만난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뱃속의 아이를 유산하기 위한 계획을 세운다. 신약 시험에 지원해 연구원들이 한눈을 판 사이 무슨 용도인지도 알 수 없는 약들을 빼돌려 한가득 삼켜 보기도
했고, 계단에서 굴러 보기도 했다. 그럼에도 바라는 결과를
얻지 못하자 세진은 수술에 필요한 돈을 모으려 성인업소에서, 노래방에서 일하게 된다. 두번째 소녀는 자신의 이름을 밝히길 꺼려한다. 자신의 신분을 증명해줄
수 있는 학생증과 교복이 가방에 있지만 소녀는 선뜻 그 가방을 열지 못한다. 그녀는 지금 자신이 사는
동네와 아주 먼 곳에 위치한 어느 허름한 모텔에 발 딛고 서서, 오늘 처음 본 의대생에게 제발 수술을
해 달라고 애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녀는 왜 자신을 알아보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낯선 동네로 찾아와, 미성년자는 절대 수술해줄 수 없다고 거부하는 의대생에게 매달려야 했던 것일까.
세진과 같은 이유다. 뱃속의 아이를 지우기 위해. 다행히 둘은 실존 인물이
아닌, 영화 캐릭터다. 세진(이유미)은 이환 감독 연출 〈어른들은 몰라요〉의, 소녀(박수연)는 김경주
감독 연출 〈개학〉의 주인공. 여기까지 읽은 당신은 아마 두 소녀의 이야기가 영화 시나리오의 일부라는
점에 막연한 안도감을 느꼈을 수 있겠다. 그러나 이것이 정말 시나리오에 불과할까. 세진과 소녀는 결코 현실과 동떨어진 인물들이 아니다. 〈개학〉을
서비스 중인 플랫폼 퍼플레이에서는 이 영화의 키워드를 ‘임신중단, 몸, 청소년, 생존’으로 분류했다. 나는 그 네 가지 단어 중 가장 마지막에 놓인 ‘생존’에 자꾸 눈길이 갔다. 생존. 삶을
위협하는 악조건이나 위험 속에서 죽지 않고 살거나 살아남는 것. 세진과 소녀는 살아남기 위해 위험을
자처했지만 결국 그 속에서 죽지 않고 살아남았다. 살아남은 그들에게,
난 다른 무엇보다 수고했다는 말을 가장 먼저 건네고 싶다.
인디즈 16기 박유진 ![]() <개학> 감독 김경주 개학 전에 낙태를 해야 한다. 개학이 다가오는 새벽, 소녀는 홀로 낯선 동네로 향한다. 우비로 어떻게든 얼굴을 가린 채, 자신의 존재가 들통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며. 소녀가 기다리는 이는 남자 의대생, 그와 함께 도착한 곳은 좁고 허름한 여인숙이다. 그곳에서 소녀는 아무도 알아선 안 되는 ‘등교 준비’를 해야 한다. 날이 밝고 새 학기가 시작되었지만, 도무지 '희망'이라는 글자는 떠오르지는 않는다. <박화영>, 어떤 영화길래⁉️ 님, <박화영>을 안보셨다면 슬슬 궁금하신 타이밍일 것 같네요. '대체 어떤 영화지?😲' 2018년 개봉한 이환 감독의 장편 데뷔작 <박화영> 역시 만만치 않게 벅차고 시린 청소년 생존기랍니다. 폭력적인 장면이 담겨있어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이에요. 이 영화가 조금은 두려운 인디씨커👀 분들을 위해 <박화영> 인디즈 리뷰도 소개해드릴게요. 비판적 시각을 견지하면 영화의 미덕을 찾아내는 데에도 도움이 될 거예요. 관람 포인트! 왜 <어른들은 몰라요>가 <박화영>의 스핀오프 격이냐고요? <박화영>에도 세진이가 있거든요! 이유미 배우가 이 영화에도 세진이란 이름으로 등장합니다. 연이어 관람하신다면 평행세계 속 두 세진이를 보는 재미가 있답니다😉 ![]() "박화영의 엄마는 어떤 사람인가. 박화영은 왜 가출했는가. 영화는 박화영의 엄마를 의문의 인물로 형상화하면서 가출의 원인을 명시하지 않는다. 이는 박화영이라는 인물에 이입할 수 없도록 만드는 동시에 역설적으로 청소년의 일탈 혹은 비행의 원인을 함부로 재단하지 않으려는 윤리적 선택의 결과다. <박화영>은 폭력과 윤리를 동전의 양면처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특이하다." ![]() <박화영> (감독 이환) 나이: 18 직업: 고등학생 가족: 없는데 있음 친구: 있는데 없음 박화영의 집에 모인 모두는 매일 라면을 먹고, 매번 담배를 피우고 동갑인 화영을 ‘엄마’라고 부른다. 화영에게는 단짝인 무명 연예인 친구 미정이 있다. 미정은 또래들의 우두머리인 남자친구 영재를 등에 업고 친구들 사이에서 여왕으로 군림한다. 화영을 이용하고 괴롭히는 영재는 화영과 미정, 둘의 사이가 마땅치 않다. 어느 날 화영의 집으로 들어온 또 한 명의 가출 소녀 세진은 영재와 심상치 않은 관계가 된다. 그리고 미정보다 먼저 그 사실을 알게 된 화영은 세진을 가만두고 볼 수가 없다. ![]() 여기, 물보라를 일으켜 🐬 여성영화를 말하다 인디스페이스와 프로젝트38, 그리고 관객이 함께 여성영화를 '우리'의 시선으로 다시 보기! 우리의 연대와 사랑 속에서 퐁퐁 솟아날 새로운 기포들이 궁금한데요. 같이 서핑하실래요? 🏄♀️ 5월 22일, 첫 번째 시간에는 <미나리> 상영 후 '윤여정, 아시안 웨이브 & 젠더'라는 주제로 이야기 나눕니다. 안전한 관람을 위해, 함께 해주세요! 극장은 오늘도 안심방역중! 보다 안전한 영화관람을 위해 방역지침을 지켜주세요. 건강한 모습으로 함께 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마스크 착용, 전자출입 등의 출입자 기록은 국가 방역수칙의 필수사항입니다😷 방역수칙 위반시 방문자에게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영화 관람 시 주의사항 1. 인디스페이스는 음식물 반입 금지 영화관입니다. 음료 섭취 또한 가능한 자제 부탁드립니다. 2. 영화 관람시에도 마스크를 꼭 착용해주세요. 3. 티켓 발권시 전자출입명부 QR코드 등록 혹은 수기명부작성은 필수입니다. (매회차 발권마다 진행) 오늘의 이야기가 재밌었다면, 구독페이지를 친구에게도 소개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