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오나 했더니 다시 겨울(feat. FTX파산위기)

2022.11.14 ㅣ 124호

님, 안녕하세요. 팀 코주부입니다.

미국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1년 전보다 7.7% 오르며 시장 예상치(7.9%)를 밑돌자 주식시장이 환호했습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10월 CPI가 발표된 후 뉴욕증시는 폭등했고 11일 코스피와 코스닥도 각각 3.37%, 3.31% 상승했습니다. 물가가 정점을 찍고 꺾이는 신호가 뚜렷해지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오는 12월에 기준금리 인상 폭을 0.5%포인트로 낮출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직 낙관하긴 이르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10월 물가 상승률 7.7%는 정말 좋은 소식이지만 여전히 연준의 목표치인 2%에 비해서는 너무 높다”고 지적했습니다. 관건은 다음 달 12일에 발표되는 11월 CPI 상승률입니다. 연준은 다음 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틀 전에 나오는 11월 CPI 수치까지 참고해 금리 인상 폭을 결정할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의 코주부

암호화폐 악재 추가요ㅠ~이번엔 FTX 파산 신청
주가 반등은 언제? 2023 경제 전망은
한줄상식 : 근원 물가지수

FTX 파산위기 암호화폐 겨울 길어진다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인 FTX가 결국 파산 보호를 신청했습니다.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의 자오창펑 최고경영자(CEO)가 FTX 인수 철회를 발표한 지 하루만입니다. FTX유동성 위기에 바닥을 기던 암호화폐 가격은 붕괴 우려가 현실화하자 다시 한 번 폭락했습니다. 대장주인 비트코인 가격은 2년 만에 1만6000달러 선 아래로 떨어졌고, 다른 암호화폐들도 추풍낙엽. 현재로선 충격 여파가 어느 정도일지 가늠하기조차 힘든 상황입니다. 일각에선 올 여름 암호화폐 시장을 뒤흔든 루나 테라 사태보다 더 큰 악재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바이낸스가 FTX 인수를 철회한 배경과 파장 등을 최대한 쉽게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대차대조표 유출에…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 9일만 파산위기

일단 FTX 유동성 위기가 어떻게 촉발됐는지 간단히 짚고 넘어가겠습니다.(자세한 내용은 타임라인 참고👆) 1.샘 뱅크먼 프리드 FTX CEO가 지난 2017년 설립한 암호화폐 투자회사 알라메다 리서치 대차대조표 유출→2.FTX 재무 건전성 취약하다는 점 드러남. FTT는 FTX가 발행하고 알라메다가 사주는 방식이어서 현금화 쉽지 않음. → 3.자오창펑, 뱅크런(고객이 암호화폐 한꺼번에 인출) 우려에 보유하고 있는 FTT 토큰 FTX서 바이낸스로 옮김→FTT 하락 우려에 프리드, 자오창펑에 FTT 개당 22달러에 사겠다고 제안→4.자오창펑, 제안 거절 후 매도 의사 밝혀→FTT 폭락, FTX 유동성 위기에 뱅크런 사태→5.프리드, 자오창펑에 도움 요청→자오창펑, 인수 검토하겠다고 밝혔으나 4시간 만에 인수 철회.

이번 사태로 5위(9일 거래량 기준)로 순위가 내려가긴 했지만, FTX는 한때 2위 업체였습니다. 자오창펑 입장에선 탐 낼 만합니다. 시장 지배력을 더 확고히 할 수 있고, 프리드가 구축한 미 정재계 인맥도 활용할 수 있으니까요. 그러나 FTX가 고객 자금을 제대로 관리 못했고, 미 규제기관이 FTX를 조사한다는 보도까지 나오자 감당할 수 없다고 판단해 인수를 포기했습니다. 마지막 구원자라 믿었던 바이낸스마저 손을 놓자 FTX는 11일 미국 법원에 파산법 11조(챕터 11)에 따른 파산보호를 신청했습니다. 챕터 11은 한국의 법정관리와 유사합니다. 인수자만 찾으면 회생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러나 바이낸스가 인수 철회를 밝히면서 FTX가 자신을 구해줄 백기사를 찾을 가능성이 확 줄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이미 인출 규모가 60억 달러에 이르며, 뱅크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80억 달러의 추가 자금이 더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회사 부채만 최대 66조 원에 이릅니다. 지난 2일 재무구조에 문제가 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불과 9일 만에 FTX가 파산 위기에 처한 것입니다.

📈FTX 이렇게 쉽게 무너진 이유는?

FTX는 지난 2019년 설립 이후 3년 만에 글로벌(시장 점유율 24%, 기업가치 320억 달러) 암호화폐 거래소로 성장했습니다. 이랬던 기업이 이렇게 쉽게 무너질까? 이런 생각하시는 분들 많으실 겁니다.

FTX와 FTT 레버리지 구조를 보면 어느 정도 이해하실 수 있습니다. 구조를 살펴보겠습니다. 1.FTX거래소는 FTT 토큰을 찍어서 모회사인 알라메다로 대출해줌 → 2.알라메다는 FTX거래소로부터 대출받은 FTT 토큰을 통해 달러 담보 대출 받음 →3.대출받은 달러를 다시 FTX거래소로 입금시켜 입금된 달러로 FTT 토큰을 다시 매수 → 4.그 결과, FTT 토큰 가격이 오름 → 5.알라메다 대차대조표에 FTT 상승분을 수익으로 표기해 투자자들한테 투자금 받음. 이런 식의 투자를 반복하면서 회사를 키운 겁니다. 언젠가는 터질 폭탄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시장 충격 루나 테라 사태 뛰어넘을 수도

시장에서는 FTX 후폭풍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FTX 사태가 지난 여름 테라 루나 사태보다 더 큰 영향을 시장에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지난 2008년 전 세계에 충격을 준 ‘글로벌 금융위기’의 진원지였던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의 파산 사태에 빗대 FTX 붕괴가 ‘리먼 모멘트’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유는? 1.일단 워낙 덩치가 큰 거래소이다 보니 이해당사자가 많습니다. (소프트뱅크, 실리콘밸리의 유명 벤처캐피털(VC) 세콰이어, 행동주의 헤지펀드 서드포인트 등 기관투자자+FTX의 지원사격을 받은 암호화폐 솔라나와 FTT를 산 국내외 투자자 등). 2.다른 거래소 역시 FTX와 비슷한 유동성 문제로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암호화폐 2개 문제로 촉발된 테라 루나 사태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파급력이 클 수 있다는 분석도 일리가 있어 보입니다. 시장에서 느끼는 위기감이 어느 정도인지 전문가들의 의견 보시죠.

전문가들 생각은?

🙋‍♂️일란 솔랏 파생금융상품 업체 마렉스솔루션 디지털자산 책임자 "시장은 이제 완전한 공포 상황에 놓였다”

🙋‍♂️예샤 야다브 전 세계은행 법률 고문 "FTX 파산 단계에 이르면 실존적 파멸의 느낌을 조성할 수 있다"

📈긴축에 규제강화까지...암호화폐 투자 신중해야

현재로선 이번 사태가 어떻게 마무리 될 지 예측하기 쉽지 않습니다. 다만 이번 사태로 안 그래도 추운 암호화폐 겨울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각국이 이번 일을 계기로 암호화폐 규제를 더욱 더 강화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입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행보에 이어 악재가 하나 더 추가되는 셈입니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JP모건은 비트코인 가격이 1만3000달러 수준까지 떨어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암호화폐 데이터 분석 업체 '쟁글'의 장경필 분석팀장은 이번 사태를 분석하며 지금은 수익보다는 생존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에디터도 같은 생각입니다.

주가 반등은 언제? 2023 경제 대전망

연말이 다가오면서 내년 경제 전망이 하나씩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8일에는 서울시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한국금융연구원 주최로 <2022년 금융동향과 2023년 전망세미나>가 열렸는데요. 금융연구원은 국내 대형 시중은행들이 회원사로 참여하는 은행연합회의 산하기관으로 1994년부터 해마다 이맘때 쯤 경제 전망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주식시장 그리고 금리에 대해 금융연구원과 금융 전문가들은 어떤 전망을 내놨을까요. 현장에 직접 다녀온 코주부 에디터가 브리핑해드린 경제 전망을 훑어보시며 내년의 투자 계획을 한 번 짜보시는 건 어떨까요.

📈기대를 버리자...내년도 🔵파란불 예약

다들 짐작하셨겠지만 내년도 시장이 쉽지 않습니다. 특히 상반기가 더욱 어려울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날 금융시장 전망을 발표한 김영도 금융연구원 자본시장연구실장은 "2023년 상반기 주식시장은 하방 압력이 지속하고 높은 변동성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며 "물가 안정 및 통화 정책 정상화 속도 조절에 따라 하반기 소폭 회복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내년 시장을 요약했습니다. 이 자리에 참석한 패널들도 의견이 일치했고요. 이날 세미나에는 금융위,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등 많은 금융 전문가들이 패널로 참석했는데요. 그들이 제시한 인사이트를 뽑아 공유드릴게요.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80년대 이후 우리나라에 총 7차례의 베어마켓이 있었다. 지속 기간은 평균 21개월, 전고점 대비 평균 50%의 조정이 이뤄졌다. 현재 15개월 동안 베어마켓이 이어지며 약 30% 정도가 조정됐다. 이전 기록에 비하면 추가 하락이 이어질 수 있는 셈."

"2007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보면 연준은 1년 전인 2006년 금리 인상을 이미 멈췄다. 금리 인상이 멈춘 후 오히려 후폭풍이 일 수 있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

“동학개미가 어떤 흐름을 추동할 수는 있지만 방향을 바꿔 놓을 만한 여력은 부족하다"며 “외국인이 우리 시장을 어떻게 보고 있는 지가 더욱 중요해지는 한 해가 될 것.”

"인플레이션은 생각보다 빨리 정리될 가능성 있다."

📈한국은 3.75%, 미국은 5%

주식시장 먼저 살펴봤으니 이제 전반적인 경기 전망 그리고 금리 전망 얘기를 해볼게요.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올해 2.6%에서 내년 1.7%로 둔화될 전망입니다. 민간 소비 증가율도 올해 4.5%에서 내년 2.1%로 반토막이 예고됐습니다. 금리 인상 여파와 성장 및 고용 둔화 영향입니다. 다만 올해 5.2%까지 치솟았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내년 3.5%로 떨어질 걸로 예상되는데요. 상반기에는 4.4%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다가 하반기는 좀 낮아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경기는 언제쯤 반등할까요. 안타깝게도 내년 중으로는 반등이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금융연구원이 경기 국면 전환(저점 도래)을 예측한 결과 2024년 2월까지 전환 확률이 1%에 그쳤습니다. 많은 영끌러들이 알고 싶을 금리! 현재 3%인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내년 상반기 중 3.75%에 도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글로벌 경제는? (IMF 전망)

세계 경제 성장률 2022년 3.2% → 2023년 2.7%
미국 정책 금리 상단 2023년 말 5% 내외로 상승.
국제 유가 2022년 배럴당 98.2달러 → 2023년 86달러

📈가장 큰 폭탄은 부동산 대출 부실

내년 경제의 여러 위험성 중에서도 가장 큰 폭탄은 단연 부동산 PF 대출 부실이 꼽혔습니다. 9월 말 국내 비은행권 부동산 그림자 금융은 842조3000억원으로 2018년 대비 4년 만에 87.3% 급증했거든요.

💡그림자 금융

기본 의미는 은행권 밖에서 거래가 이뤄져 은행 수준의 건전성 규제를 받지 않는 금융 거래. 금융연구원이 지적한 부동산 그림자 금융은 보험사·증권사·여신전문금융회사·저축은행 등 비은행권의 부동산펀드 설정액, 특별자산펀드 설정액, 전업 부동산신탁사 수탁액,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동산 PF 유동화 증권, 부동산 PF 채무보증 등을 포함.

특히 금융투자 업계의 타격이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증권사의 부동산 채무보증을 통한 기업금융(IB) 사업이 증가하면서 2022년 3월 말 기준 증권사의 부동산 익스포져(부담 위험)는 47조9000억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68%에 달하고 이중 우발 채무는 30조4000억원으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김영도 금융연구원 자본시장연구실장은 “중대형 증권사(자기자본 4조원 미만)의 부동산 익스포져 중 우발채무 비중은 80%에 달할 뿐 아니라 상환순위도 중후순위에 집중돼 있어 향후 채권 회수가 어려울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날 참석한 금융 전문가들의 내년 전망은 대체로 비슷했는데요. 국내 최고의 전문가들이 인정할 만큼 명료한 시그널들이 있다는 의미일 겁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변수는 언제나 등장할 수 있다는 걸 잊어선 안됩니다. 패널로 참석한 한 전문가는 "모든 전문가들의 의견이 비슷하다는 게 불안하다"며 "지난해 예측한 물가 전망 등은 실제를 크게 빗겨났다. 우리가 놓치고 있는 무언가가 없는지 잘 살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끝으로 여러 기관들의 경제 전망 링크 남겨드립니다.

✅근원 소비자물가지수(근원 CPI)
날씨나 국제 정세 등 외부 요인에 따라 가격 변동이 심한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하고 산출한 물가지수를 말합니다. 통상 석유·가스 등 에너지 가격은 전쟁·정치적 갈등 같은 지정학적 요인에 따라 출렁거리고 농산물 가격은 작황이나 계절적 요인에 따라 변동이 심합니다. 따라서 단기간에 가격 변동이 큰 품목들을 빼고 계산하는 근원 물가지수는 장기적으로 물가 수준이 어떻게 변동하고 있는 지를 파악하는 데 유용한 지표입니다.

10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10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6.3% 올라 시장이 예상한 6.5%와 전달 상승률 6.6%를 밑돌았습니다. 9월 근원 CPI 상승률은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습니다. 근원 CPI는 전체 CPI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더 주의 깊게 들여다보는 지표로 알려져 있습니다.

오늘의 코주부 레터는 여기까지

팀 코주부가 당신의 성투를 빕니다. 다음 호에서 또 만나요!

오늘의 코주부레터는 어땠나요?

좋았어요! 🤗ㅣ 아쉬웠어요🥺

유익하셨다면, 구독링크 https://bit.ly/364khAg 널리 공유해 주세요🙆‍♀️

코주부 구독하기

트윗하기

웹에서 보기

코주부레터
kojubu@sedaily.com
서울시 종로구 율곡로 6 서울경제신문
수신거부 Unsubscri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