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로운 문제 제기를 가능하게 하는 것들
문제를 문제라고 말할 수 있는 팀 만들기

안녕하세요, 하이커 님


'우리 팀의 이 업무, 이렇게 진행되는 게 과연 맞는 걸까?' 하는 의문이 들 때 하이커 님은 어떻게 하시나요? 의문은 들지만 혼자 고민하다가 이내 ‘어떻게든 되겠지, 일단 계속 가보자’고 생각할 수도, 옆자리 동료와 이야기하다가 '뭐 어쩌겠어' 하고 넘길 수도, 리더나 팀에 업무 방식에 대해 정식으로 문제를 제기함으로써 내가 느낀 문제적 상황을 팀의 문제로 정의할 수도 있을 텐데요. 진짜 문제라고 인지했다면, 마지막 선택지가 문제 해결을 위해 필요한 움직임이라는 데에는 동의하실 겁니다. 하지만 문제 제기는 보통 부담되고 어려운 일이지요.


한 조사에 따르면 조직의 구성원 중 절반이 조직 내에서 발언하기를 꺼리고 침묵을 지키려는 경향이 있으며(링크), 많은 구성원들이 문제 상황에도 침묵하는 것은 이를 통해 자신의 의견을 노출하여 생길 수 있는 외부적 위협으로부터 안전하다는 심리적 이득을 개인이 즉각적으로, 더 확실하게 얻기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링크) 한편 그럼에도 자신의 목소리가 스스로와 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믿음으로 많은 구성원들이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것도 역시 연구를 통해 알려진 사실입니다.(링크)


팀의 문제 상황에 도전하고 질문하며 논의를 이끌어내는 것은 분명 문제가 더 크게 번지기 전에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데 큰 역할을 합니다. 이런 과정이 더 원활히, 잘 이루어지는 팀이 되려면 어떤 것들이 필요할까요? 오늘 Lemonbase Camp Weekly(LbC Weekly)에서는 생산적인 문제 제기가 가능한 팀의 모습은 어떤 것일지, 영향을 주는 요소와 문화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LbC Weekly는 성과관리 서비스 레몬베이스의 지식과 노하우를 모아둔 '레몬베이스 캠프'에서 최신의 이슈와 트렌드만 선별하여 보내드립니다.

2023.11.8. #69

✅ 이번 주 성과관리 고민은 팀 내 문제 제기입니다.

문제 제기를 주저하게 되는 이유

😕 해외영업팀 김가가 대리 "이번 분기 A국 대상 영업 주력 상품 중 하나인 X가 최근 A국의 큰 사회적 이슈로 인해 수요가 줄어드는 게 관찰되고 있어요. 그런데 팀장님은 판매 전략 수정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고, '그래서 X를 어떻게 더 팔 건지 고민해보라'는 요구만 계속 하고 계세요. 이대로 괜찮은 걸까요?"

🤨 브랜드경험팀 박나나 사원 "요즘 팀원 몇분이 업무 관련해서 외부 스터디를 같이 하시나봐요. 그건 좋은데, 거기서 접한 이론 같은 걸 회의 시간에 자꾸 엄청 길게 설명하셔서 회의 시간이 길어지고 다른 어젠다를 논의할 시간도 가끔 잡아먹는 거예요. 그런데 또다른 팀원분들은 내용이 흥미롭고 멀리 보면 업무와 연결되기도 해서인지 별 말이 없으시고…이게 문제라고 생각하는 제가 이상한 걸까요?"

팀원이 리더와 더 자주 대화하면 성과가 높아지는 반면, 권한과 자원이 없는 동료에게 문제 상황을 이야기하는 것은 오히려 성과를 떨어뜨린다는 연구 결과(링크)가 있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팀의 문제에 대한 문제 제기의 일차 청자가 팀의 리더이기 때문입니다. 근본적으로 문제 제기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그 목적이 있기에, 문제 해결의 첫 단계는 해결을 위한 자원과 역할을 가진 사람이 해당 문제를 인지하는 것입니다. 팀에서의 의사결정 권한과 자원을 리더가 가지고 있는 경우가 대다수이기 때문에, 문제 제기의 첫번째 청자도 역시 리더가 되는 것이지요. 따라서 리더와 문제 상황을 놓고 이야기하는 것이 문제 해결을 위해 무척 중요합니다.


그런데 문제를 인식해도 선뜻 리더에게 이야기하기 어려워하거나 옆자리 동료와 푸념하듯 이야기하고 지나가는 경우를 우리 주변에서 많이 목격할 수 있습니다. 이건 또 왜 그럴까요? 우선 생산적인 문제 제기는 필요성과 중요성이 큰 만큼 어려운 일이기 때문입니다. 어려운 이유에 대해, 미국 펜실베니아대의 405명 직장인 대상 연구에서는 회사 안 대인관계의 위험을 감수할 만큼 해당 문제에 대해 자신감이 없거나, 발언을 거부당할 것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결론 내렸습니다.(링크) '이걸 문제라고 생각하는 게 맞나?' '내가 문제라고 말하면 괜히 일을 키우거나 팀에 어려움을 더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마음에 쉽게 문제를 문제라고 이야기하지 못하는 것이지요. 문제 상황에 의해 발생한 불안과 불편한 감정을 동료와의 지나가는 이야기로 단편적으로 해소할 수는 있지만, 이것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접근법은 분명 아닙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리더의 의견 수용에 대한 믿음이 부족해서일 수도 있습니다. 한 연구는 업무 관련 문제에 대한 구성원의 도전적이지만 건설적인 의견이 조직 효과성을 향상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에도 관리자 다수가 구성원들에게서 의견을 구하는 것을 주저하곤 한다는 사실을 지적한 바 있습니다.(링크) 리더의 의견 수용성에 대한 팀원들의 불신이 근거 없는 불안에 의한 것은 아니라 할 만합니다. 문제 제기가 리더를 당황하게 하거나, 더 나아가 자신의 평판이나 평가 결과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두려움도 존재한다고 합니다.


리더가 팀원의 이야기를 듣는 데 열려 있는 것은 결국 문제 제기를 가능하게 하는 팀 문화 정착에 큰 영향을 미치기에 더욱 중요합니다. 팀원들이 심리적 안전감을 느끼며 목소리를 내는 문화는 조직 효과성에 큰 역할을 하는데, 이러한 문화는 조직/팀 리더의 온전한 동의가 없으면 정착되기 어렵습니다.(링크) 리더가 자신의 의견을 격려하고 요구한다고 믿을 때 팀원들이 목소리를 낼 가능성이 더 높다(링크)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주저 없이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팀 문화 만들기


리더의 마음이 열려 있더라도 (리더 입장에서는 다소 억울하게도) 문제 제기가 자유롭게 이루어지는 문화가 팀에 저절로 생겨나지는 않습니다. 이는 앞서 짚었듯 문제 제기 자체가 애초에 어려운 일이며, 자원과 위계의 차이가 존재하는 조직 안에서는 이 어려움이 더욱 심화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생산적인 문제 제기에 열려 있는 팀의 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문제 제기를 위한 지침을 마련해두는 것이 좋습니다.(링크) 팀 전체에 적용되어야 할 이 지침들을 참고해가며 팀의 규칙을 수립해나간다면, 업무 능률을 저해하는 문제들에 대한 생산적인 논의와 해결에 한발짝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입니다.


🪨 문제 제기를 업무 지연 요소나 걸림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문제 제기가 조직을 시끄럽게 만들거나 오히려 문제를 키운다'고 생각하는 문화에서라면, 문제를 문제라고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는 구성원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물론 문제가 제기되고 이를 논의하며 해결해나가려는 과정을 거치다보면 당장 산적한 업무와 목표 달성을 위한 과제들이 진척되지 않는 것 같다고 인식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이러한 인식에 따라 문제 제기를 하지 않는 침묵의 상황은 조직의 진짜 문제를 가려 훨씬 큰 '재앙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항공기 제작 회사 보잉(Boeing)의 사례에서 이 점이 잘 드러나는데요. 신기종 개발 실패의 여파로 발생한 천문학적인 손실을 메우기 위해 기존 기종 개선에 충분하지 않은 지원과 무리한 일정을 회사 차원에서 강요했는데, 보잉의 공장 근로자들은 지나치게 촉박한 생산 일정을 인지했음에도 불구하고 해고에 대한 두려움으로 문제 제기를 하지 못했습니다. 이런 상황이 배경이 되어 자동 항법 시스템의 오류를 잡아내지 못해 잇따른 두 건의 추락 사고가 발생한 사건에 대해 HBR 기사는 "보복에 대한 두려움 없이 목소리를 내고,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문제를 지적하고, 나쁜 소식을 전달할 수 있다는 확신인 심리적 안전감의 부재가 어떻게 비참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교과서적인 사례"라고 평가합니다.(링크)


오류를 조기에 파악하고 건전한 논의를 통해 팀의 성과를 개선한다면 이 역시 성과로 인지하고 보상해야 마땅한데(링크), 오히려 '문제 제기 = 걸림돌'이라고 인식하는 조직이라면 문제 제기에 대한 심리적 안전감이 생길 리는 만무하겠지요. 이러한 인식이 퍼지지 않도록 리더와 팀 모두가 같이 노력하며 문제 제기에 대한 수용성을 키워나가야 합니다. 구체적으로는, 문제가 제기되었다면 이에 대해 바로 논의하거나 논의를 위한 시간을 별도로 확보하고, 의견을 충분히 수용하고 토론하며, 문제 제기 자체에 대해 부정적인 감정이나 언행을 표출하지 않도록 하는 등의 행동을 통해 이를 도모할 수 있습니다.


🤔 해결책은 없어도, 근거는 있어야 한다


문제를 파악하고 이를 팀과 함께 논의해보고자 하는 구성원은, 그 상황을 문제라고 생각한 이유에 대해 막연하게 ‘잘못되고 있다’는 인상이나 불편한 감정만이 아니라, 왜 잘못되고 있다고 판단했는지에 대한 근거나 이유를 분명히 제시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래야 팀 차원에서 그에 대한 판단으로부터 문제 해결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최근 실무자 채용이 다급해져 이를 위한 1차 면접에 팀원들이 자주 참여하게 되면서 목표 달성을 위한 과제의 진척률이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채용과 업무 사이의 자원 조율과 효율화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것 같아요."

💬 "요즘 당초에 설정했던 과제 달성 기한이 팀 전체적으로 밀리고 있는데, 그간 이해해왔던 대로 팀이 워낙 분주해서라든가 외부 상황 때문만의 문제인지, 우리 안의 생산성 문제는 없는지 지금 한번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물론 문제를 제기하면서 해결에 대한 아이디어를 같이 제시할 수 있으면 더욱 좋고, 이 경우 문제 제기에 대한 지지를 받을 가능성이 더 높다는 설명도 있습니다. 하지만 무조건 해결책을 들고 와야만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면 문제 제기에 대한 구성원의 부담감이 커져, 자칫 의도하는 '자유로운 문제 제기'라는 목적을 달성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구성원 각자가 해결의 방법과 방향에 대한 고민을 문제 제기 단계에서 충분히 해보는 것은 좋지만, '문제 제기를 할 거면 해결책도 무조건 같이 들고 오라'는 부담이 가중되면 문제 제기를 주저하게 만드는 또다른 이유가 될 것입니다. 조직 차원에서 혹은 해당 업무를 맡은 담당자 차원에서 문제를 우선 명확히 정의하고, 그에 맞는 해결책을 내는 것은 문제 제기 이후 순차적으로 이뤄지면 됩니다.

🕘 문제 제기할 수 있는 정기적인 루틴을 만든다


문제 제기를 할까 말까 고민하다가 공유와 해결의 타이밍을 놓치면 문제가 더 커질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문제가 제때 공유되지 않는 것은 이 사실을 몰라서라기보다는, 역시 문제 제기가 어렵고 부담스러운 일이라서일 것입니다. 특히 문제 제기가 팀 안에서 굉장히 예외적인 행동이라면 그 부담감은 더욱 커지겠지요.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팀 내에 문제 제기의 루틴이 확보되는 것이 좋습니다.(링크) 포인트는 문제 제기가 팀의 상시적인 업무 활동 중에 일어나는, 정례화된 일이 되도록 하는 데 있습니다. 문제가 인지되었을 때 바로 문제를 제기하는 게 익숙지 않은 팀이라면 정기 회의 중에 일부 시간을 할애해 지금 이루어지고 있는 업무와 그에 대한 판단과 관련해 문제라고 인지하고 있는 점을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을 고정적으로 확보하거나, 이를 위한 별도의 정기 미팅을 짧게라도 마련하는 것이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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