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를 좋아하는 퀴어가 만든 축구팀 ‘FC아기오리'. 축구장 위 퀴어를 보여주기 위해 만든 이 팀은 2019년 창단 멤버가 3명, 지금은 9명이라고 해요. 최근 경향신문에서 이들을 인터뷰 했는데요. 그 이야기를 전해볼게요.
✦ 존 “대학교 축구 동아리에 들어갔는데 선수들은 남학생이고 여학생은 매니저나 치어리딩을 했다. 운동 끝나고 술을 마시면서 여학생 이야기를 안줏거리로 삼는 남성 중심적인 문화가 폭력적으로 느껴졌다…프로스포츠 선수들도 성소수자로서의 정체성을 드러내지 못한다. 남성 중심의 동호인 축구도 마찬가지다. 그곳에서는 나의 모습을 온전히 드러낼 수 없다고 생각했다.”
✦ 하이도 “우리가 진짜 축구를 한다고 생각하지 않더라고요. 우리의 성 정체성을 알고 있는 사람들조차 ‘주류 남성성을 추구하려고 일부러 축구하는 척을 하는 게 아니냐'라고 했어요. 우리가 정말 축구를 좋아하고, 축구를 한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 “가장 먼저 한 일이 남녀로 한정된 표현을 성중립 용어로 바꾸는 일이었어요”
퀴어웨딩 전문 플래너 ‘한가람'님이 있어요. 그는 20대 내내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등 인권단체에서 일해왔는데요. 시장에서 성소수자도 웨딩업계에서 똑같은 소비자로 여겨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새롭게 일을 시작하게 되었죠. 단기적인 목표로는 퀴어커플을 위한 ‘웨딩 플랜 가이드'를 만들고 있다고 해요. 한겨례에 담긴 가람님 인터뷰 중 일부를 전해볼게요.
✦ “알음알음 성소수자 커플을 받아주는 곳만 찾아다니는 게 더 쉬웠을 거예요. 그런데 그게 또 성소수자를 다른 울타리에 가두는 거란 생각이 들더라고요. 성소수자가 이 웨딩업계에서 당당한 소비자로 여겨지도록 만드는 게 제 목표예요.”
✦ “협회에서 교육 자료를 받고 가장 먼저 한 일이 남녀로 한정된 표현을 성중립 용어로 바꾸는 일이었어요. 이걸 시작으로 지침서를 만든다면 다른 웨딩플래너나 웨딩업체도 성소수자 예비부부를 맡는 일이 덜 어렵게 느껴지지 않을까요? 이 일을 하다보니 장애인, 이주민 등 많은 소수자가 웨딩시장에서 배제돼 있더라고요. 다음엔 또 어떤 예비부부가 오실지 모르니까 열심히 데이터베이스를 만들고 있어요.”
🏥 “진료실 안에서 차별하지 않는 것이 출발이 될 수 있어요"
작년 3월, 국내 최초로 서울대 의대에 ‘성소수자 의료' 강의가 개설되었어요. 이 강의를 만든 윤현배 서울대 의대 교수님은 더 이상 희생이 없으려면 적극적으로 교육해야겠다고 생각했죠. 최근엔 윤 교수를 비롯한 퀴어진료 및 의료를 위해 애쓰는 14분이 뭉쳐 국내 최초의 성소수자 의료 가이드를 담은 책 <차별 없는 병원>를 출간했어요. 윤현배 교수님의 경향신문 인터뷰 중 일부 이야기를 전해볼게요.
✦ “아내가 과거 살림의원 의사로 일했어요. 성소수자 환자가 많이 찾아오는데 모르는 게 많아 찾아보고 배우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때 깨달았죠. 제가 내과 전문의인데 성소수자가 의료적 도움을 요청해도 도와줄 길이 없겠더라고요. 배운 적이 없으니까…지금 학생들이 10년, 20년 지나 의료현장으로 갔을 때도 달라질 게 없겠구나 생각에 강의를 기획했죠.”
✦ “성소수자 삶이 개선되기 위해서는 사회 인식, 법・제도 등 많은 것이 개선되어야 한다. 의료인들은 성소수자 권익 향상을 위해 적극 옹호・지지해야 한다. 혐오와 차별을 받지 않아야 건강한 정신, 생활이 가능하다. 진료실 안에서만이라도 차별하지 않는 것이 출발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