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행복을 꽉 붙잡아요
 

전 드물게 일기를 써요. 며칠 전 쓴 일기의 첫 문장엔 이렇게 적혀있더라고요. ‘유독 행복하다고 느껴진 날이었다' 그러면서 그날의 행복을 적었는데 너무도 일상적이고 소소한 순간들이었어요. 친한 친구를 만나 있는 그대로 나를 나눴고, 날이 덥지도 춥지도 않고 선선하게 부는 바람이 좋았고, 달달한 편의점 커피를 마시며 야경을 바라보니 절로 미소가 지어졌죠. 밤엔 엄마와 통화하며 한층 더 자유로워지는 그를 느낄 수 있어서 기뻤어요. 지난 일기를 돌아보며 제게 확실한 행복이 무엇인지 다시금 깨달았어요. 행복은 사소하고 소소한 일상에 있다는 것, 사랑하는 사람의 행복이 곧 내 행복이라는 것, 행복은 지금 여기에 있다는 것. 지금 당신에게 확실한 행복은 무엇인가요? 지나버린 과거 말고, 가닿을 수 없는 먼 미래 말고, 지금 여기에서 당신이 느끼는 행복이 분명 있을 거예요. 그 행복을 자주, 크게 느끼며 살도록 꽉 붙잡아봐요.



무수한 존재들과 함께 잘 살고 싶은🌳무수 드림 


#장애인권리 #2023예산안 #약자생존 


📢 삼각지역에서 국회의사당역까지 ‘출근길 지하철 탑승시위' 해요

이유는 2023년 예산안 때문이에요. 전장연은 이번 예산안이 장애인권리예산을 삭감한 것에 불과하다고 비판하며 목소리 내고 있어요. 어떤 문제가 있는지 짚어보자면요.


   ✦ 활동지원서비스 예산이 부족해요

  •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는 중증장애인이 일상생활을 할 수 있도록 활동지원사가 활동지원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에요. 이는 2007년부터 시작해 중증장애인 자립의 필수적인 제도인데요. 장애인 당사자와 단체들은 활동지원서비스 시간부족으로 장애인 혼자 있다가 죽거나 장애인 지원을 가족이 다 떠안아야 하는 현실을 개선하라고 요구해왔어요. 이에 전장연은 기존 1조 7500억 원에서 1조 2500억 원 증액을 요구했지만, 정부는 2500억 원 증액에 그쳤어요. 전장연은 이 증액은 최저임금 인상 반영에 불과하다고 지적했어요. 허나 ‘장애인활동지원 수가 현실화를 위한 전국공동행동'은 최저임금조차 되지 않는다고 비판해요. 활동지원사가 주 15시간 이상 노동시 2023년 최저시급 기준으로 15,442원이 되는데, 2023년 정부안 인건비 15,570원이에요. 이에 활동지원기관은 인건비를 제외한 128원으로 운영비, 교육비, 회의비 등을 충당해야하기에 기관운영이 어렵죠. 이는 활동지원사 임금도 보장하기 어려운 상황이 된다는 문제가 발생해요. 이에 ‘공동행동'은 활동지원사 인건비가 복지부와 기획재정부의 협의만으로 정해져 근로기준법상 임금을 보장한 적이 없다고 지적해요.

   ✦ 탈시설을 외면했어요

  • 정부는 ‘탈시설'을 ‘장애인 자립지원'으로 변경했어요. 또한 탈시설로드맵 시범사업 대상자를 기존 400명에서 1천 명까지 늘려야한다는 요구 역시 외면하고 대상자 400명, 예산안 48억 원으로 정했어요. 허나 장애인거주시설에 대해서는 156억 증액해 6300억 원을 지원하겠다고 해요. 

   ✦ 장애인콜택시는 6개월만 50% 지원해요

  • 현재 장애인콜택시의 큰 문제점은 장애인특별운송사업이 보조금 지급 대상으로 명시되지 않은 것인데요. 허나 추경호 기획재정부 장관은 보조금 지급 대상을 추가하는 시행령 개정 없이 장애인콜택시 운영비 50%를 6개월만 지원하겠다며 237억 원 예산을 정했어요. 박경석 전장연 대표는 24시간 운행으로 차량 1대에 3명의 운전원, 즉시콜 연결하는 콜센터 직원까지 고려한다면 터무니없는 예산이라고 비판했어요.

전장연은 정부의 예산안은 국회로 넘어갔다며 정치가 책임져야한다고 외치고 있어요. 이 문제를 정치가 어떻게 해결해나갈지 같이 지켜보고 목소리 내봐요.



🎈강하지 않아도 괜찮은 세상을 위해 <약자생존>

신경다양성 지지모임 ‘세바다’는 한국여성민우회・다른몸들과 약한 사람들도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약자생존> 행사를 만들었어요. 최근 경향신문에선 ‘세바다'의 조미정 대표, 이칼・이윤진 활동가를 인터뷰 했는데요. 그 이야기 중 일부를 전해볼게요.


   ✦ 이윤진 활동가 “주변 사람들이 4시간 일할 때 8시간 일한다. 편견을 넘으려면 남들보다 많은 시간을 들일 수밖에 없다. 지금 나오는 행동들도 다 마스킹(masking, 고인지 자폐인들이 훈련을 통해 자폐 특성을 가리는 것) 연습을 한 것이다. 초등학교 5학년 때까지는 눈을 못 맞췄다. 고치는 게 매우 어려운데, 억지로 집중해서 보는 습관을 들이다 보니 그나마 나아졌다.”


   ✦ 조미정 대표 “세바다에서는 누군가 증상 때문에 문제가 생겨도 그 사람을 미워하지 않아요. 당사자의 자기결정권이 존중받는 게 가장 중요해요. 직접 경험하도록 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해요.”


모든 약한 존재를 위한 <약자생존> 행사는 9월 24일 청계천 한빛광장에서 열려요. 다양한 프로그램과 전시, 공연이 있으니 살펴봐요. 응원하는 마음을 기부로 전하는 방법도 있어요.



#고이예람중사사망사건 #성범죄 


📑 고 이예람 중사 사망사건, 100일간 특검수사 결과를 발표했어요

특검팀은 이예람 중사가 군 내 성추행과 2차 가해로 인해 사망에 이르렀다고 밝혔어요. 또한 가해자에게 친화적인 잘못된 군대문화 역시 사망에 큰 이유라고 짚었어요. 


   ✦ 안미영 특검 “모두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 걱정이 먼저였다. 모든 과정이 이 중사를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 군대 문화에 대한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미에서 관계자들에 대한 기소를 하게 되었다…성폭력 피해자의 두려움과 고통을 외면하고 설 자리마저 주지 않는 군대 내 그릇된 문화와 낡은 관행이 개선되기를 바란다.”


그동안 특검팀은 100일간 사건 관련자 164명을 조사하고 국방부・ 공군본부・제20전투비행단 등 18차례 압수수색했어요. 이에 법무관 출신 변호사 1명을 구속 기소하고, 장교 5명・군무원 1명・전 부사관 1명 등 7명을 불구속 기소했죠. 이후 특검팀은 피의자들이 합당한 처벌을 받도록 노력한다고 해요. 특검 결과 발표 이후 유가족과 정치권에서도 목소리 냈어요.



💭 어떤 이야기가 있냐면요


   ✦ 이주완 고 이예람 중사 아버지 “특검이 100일밖에 안 되는 짧은 시간 안에 이런 성과를 냈다는 것에 감사드린다…군사법원을 일반 법원으로 다 바꿔야 된다. 처음 공군이 제대로 수사를 하고 가해자와 분리했다면 우리 예람이는 살아 있을 것이다. 장례식은 재판이 다 끝난 뒤 결정하겠다.”


   ✦ 오영환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 “특검팀의 수사를 통해서야 이 중사가 성추행 피해 후 공군 직속상관들로부터 2차 가해를 당해 사망에 이르렀음이 드러났다. 이번 특검 수사는 군이 은폐하더라도 진실은 밝혀지며 결국 처벌을 피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더 이상 군부대 성폭력 문제가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국방부도 기소된 8명에 대해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하며 강력한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 이동영 정의당 대변인 “지난달부터 민간 경찰이 군 성범죄를 수사하도록 한 군사법원법 개정안이 시행됐지만, 지난 7월 한 달 동안 군에서 하루 1건 꼴로 성범죄가 발생했다…군인으로서 꿈을 채 펴보지 못하고 안타깝게 생을 마감한 고 이예람 중사의 명예 회복과 영원한 안식을 기원한다.”




💬무수의 코멘트

하루라도 성범죄 기사를 보지 않은 날이 있을까요? 최근 ‘인하대생 사망사건'의 가해자는 퇴학 처분을 받고 재판 중에 있어요. 지난 7일엔 피겨스케이팅 국가대표 출신인 이규현 코치가 제자 성폭력 혐의로 구속되었어요. 디지털 성착취 범죄에 대해서도 현재 수사가 진행중이죠. 성범죄 사건의 발생만큼 수사가 잘 되고 있는지, 가해자가 합당한 처벌을 받는지, 피해자 지원과 보호가 이뤄지는지 사건의 끝까지 붙잡고 살펴보려고 해요. 그 과정을 따라가며 목소리 내는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전과 다른 재판 결과와 사람들의 반응을 확인하죠. 성폭력 사건의 시작과 끝을 많은 이들이 주목한다면, 성폭력이 사라지는 세상을 외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면 훗날 성범죄가 없는 날이 올거라 믿어요.




#퀴어 #일상


⚽️ “우리가 축구를 한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축구를 좋아하는 퀴어가 만든 축구팀 ‘FC아기오리'. 축구장 위 퀴어를 보여주기 위해 만든 이 팀은 2019년 창단 멤버가 3명, 지금은 9명이라고 해요. 최근 경향신문에서 이들을 인터뷰 했는데요. 그 이야기를 전해볼게요.


   ✦ 존 “대학교 축구 동아리에 들어갔는데 선수들은 남학생이고 여학생은 매니저나 치어리딩을 했다. 운동 끝나고 술을 마시면서 여학생 이야기를 안줏거리로 삼는 남성 중심적인 문화가 폭력적으로 느껴졌다…프로스포츠 선수들도 성소수자로서의 정체성을 드러내지 못한다. 남성 중심의 동호인 축구도 마찬가지다. 그곳에서는 나의 모습을 온전히 드러낼 수 없다고 생각했다.”


   ✦ 하이도 “우리가 진짜 축구를 한다고 생각하지 않더라고요. 우리의 성 정체성을 알고 있는 사람들조차 ‘주류 남성성을 추구하려고 일부러 축구하는 척을 하는 게 아니냐'라고 했어요. 우리가 정말 축구를 좋아하고, 축구를 한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 “가장 먼저 한 일이 남녀로 한정된 표현을 성중립 용어로 바꾸는 일이었어요”

퀴어웨딩 전문 플래너 ‘한가람'님이 있어요. 그는 20대 내내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등 인권단체에서 일해왔는데요. 시장에서 성소수자도 웨딩업계에서 똑같은 소비자로 여겨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새롭게 일을 시작하게 되었죠. 단기적인 목표로는 퀴어커플을 위한 ‘웨딩 플랜 가이드'를 만들고 있다고 해요. 한겨례에 담긴 가람님 인터뷰 중 일부를 전해볼게요.


   ✦ “알음알음 성소수자 커플을 받아주는 곳만 찾아다니는 게 더 쉬웠을 거예요. 그런데 그게 또 성소수자를 다른 울타리에 가두는 거란 생각이 들더라고요. 성소수자가 이 웨딩업계에서 당당한 소비자로 여겨지도록 만드는 게 제 목표예요.”


   ✦ “협회에서 교육 자료를 받고 가장 먼저 한 일이 남녀로 한정된 표현을 성중립 용어로 바꾸는 일이었어요. 이걸 시작으로 지침서를 만든다면 다른 웨딩플래너나 웨딩업체도 성소수자 예비부부를 맡는 일이 덜 어렵게 느껴지지 않을까요? 이 일을 하다보니 장애인, 이주민 등 많은 소수자가 웨딩시장에서 배제돼 있더라고요. 다음엔 또 어떤 예비부부가 오실지 모르니까 열심히 데이터베이스를 만들고 있어요.”



🏥 “진료실 안에서 차별하지 않는 것이 출발이 될 수 있어요"

작년 3월, 국내 최초로 서울대 의대에 ‘성소수자 의료' 강의가 개설되었어요. 이 강의를 만든 윤현배 서울대 의대 교수님은 더 이상 희생이 없으려면 적극적으로 교육해야겠다고 생각했죠. 최근엔 윤 교수를 비롯한 퀴어진료 및 의료를 위해 애쓰는 14분이 뭉쳐 국내 최초의 성소수자 의료 가이드를 담은 책 <차별 없는 병원>를 출간했어요. 윤현배 교수님의 경향신문 인터뷰 중 일부 이야기를 전해볼게요.


   ✦ “아내가 과거 살림의원 의사로 일했어요. 성소수자 환자가 많이 찾아오는데 모르는 게 많아 찾아보고 배우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때 깨달았죠. 제가 내과 전문의인데 성소수자가 의료적 도움을 요청해도 도와줄 길이 없겠더라고요. 배운 적이 없으니까…지금 학생들이 10년, 20년 지나 의료현장으로 갔을 때도 달라질 게 없겠구나 생각에 강의를 기획했죠.”


   ✦ “성소수자 삶이 개선되기 위해서는 사회 인식, 법・제도 등 많은 것이 개선되어야 한다. 의료인들은 성소수자 권익 향상을 위해 적극 옹호・지지해야 한다. 혐오와 차별을 받지 않아야 건강한 정신, 생활이 가능하다. 진료실 안에서만이라도 차별하지 않는 것이 출발이 될 수 있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나요?
모보이스 읽고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보내줘요
당신의 이야기가 당사자의 목소리니까요




우리가 되면 내게 일어난 많은 일은

내게만 중요한 일이 아니게 된다

 
<슬픈 세상의 기쁜 말>, 정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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