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에서 활동하는 마늘이 집사 선영이에요. 😚
지난 열 번째 뉴스레터는 어렵고 복잡한 선거제도를 풀이해봤어요. 👉 <월간국감> 지난호 보기

국회가 국정을 감시한다면 우리는 국회를 감시하지!

우리는 월.간.국.감.

열 번째 뉴스레터는 이렇게 구성되었다오

• 이달의 국회의원을 알리오 국회 전원위원회 토론에 나선 의원들

• 이달의 국회를 알리오 꼬일 대로 꼬인 국회 전원위원회

• 이것만 알면 나도 국회 감시 레벨업이오! 국회가 선거제개혁을 성공시키기 위한 3가지

🧄 이달의 국회의원을 알리오

 - 국회 전원위원회 토론에 나선 의원들

토론에 참여한 의원은 104명, 각 7분간 얘기한다면 총 728분, 12시간이 넘는 시간! 🕒 평일 오후에 국회 회의만 지켜볼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죠. 그래서 저와 마늘이가 대신 4월 10일과 11일 전체회의를 지켜보고 전해드립니다👀 그중에서도 주목해서 볼만한 의원과 발언은 무엇이었을까요? 오늘은 선거제의 개념을 설명했던 지난 10호를 복습하고 오시길 추천드립니다.

① 권역별 병립형 비례대표제의 우려점을 전한 고용진 의원

토론에 참여한 더불어민주당 의원 다수가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도입하자는 의견을 냈어요. 그런데, 같은 당 고용진 의원은 신중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고 의원은 예시로, 현행 47석인 비례대표 의석을 인구 비례에 따라 권역별로 나눴을 때 대구와 경북은 5석만 가지게 된다면서 이는 각 정당이 20% 이상의 득표율을 얻어야 안정적으로 1석을 획득할 수 있다고 꼬집었습니다(실효적 봉쇄조항).

반면, 전국단위는 비례대표제는 권역별로 비례대표 의석을 쪼갤 것도 없이 47석을 하나로 두고 정당득표율에 따라 의석을 배분합니다. 공직선거법은 지역구에서 5석을 얻거나 정당득표가 3% 이상이어야 비례대표 의석을 1석 배분한다고 규정하고 있고요(법적 봉쇄조항). 그래서 법적 봉쇄조항보다 실효적 봉쇄조항을 높이는 권역별 비례대표제는 선거개혁이 아닌 개악에 가깝습니다. 애초에 비례대표 의석이 300석 중 47석밖에 되지 않으니 말이죠.

그래서, 고 의원은 지역구와 비례대표 비율이 최소 2대1은 되어야 한다는 선관위의 주장을 인용하기도 했습니다. 다른 의원들도 이 사실을 아예 모르는 것은 아니에요.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통해 비례성이 높아지는 효과를 기대하기 위해서는 비례대표 의석이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얘기했죠.

② 비례대표제를 폐지하고 국회의원은 줄이자는 조경태 의원

아무래도 한 지역구에서 5선을 한 자부심이 있어서 그런 걸까요.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은 유난히 비례대표제에 부정적이고, 국회의원을 줄이자는 국민 서명을 받을 만큼 진심입니다. 그런데 저는 ‘스스로 좀 부끄럽지 않나?’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국회의원인 자신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데다가, 헌법이 명시하고 있는 비례대표제를 폐지하라는 위헌적 발언이니까요. (국회의원 꼭 줄여야겠다면 의원님 자리부터 줄이는 방법도… 크흠🤧)

국민이 "국회가 싫고, 믿지 못하겠으니 의원수를 줄이자"고 하면, 국회의원은 국민의 신뢰를 되찾을 방법부터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요? 우리는 이미 <월간국감> 9호를 읽었으니 잘 알고 있지만, 지금도 행정부 견제와 입법 처리, 예결산 심사도 벅찬 국회가 사람까지 줄이면 일은 언제 어떻게 잘해보겠다는건지 모르겠어요. (소는 누가 키우나요? 🐂)

심지어 비례대표제를 아예 폐지하자고도 해요.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도,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 등 비슷한 이야기를 한 의원도 많았어요. 📜일단 헌법을 한 번 읽어보시길 바라며 국민이 비례대표에 대한 불신이 크다면, 그래서 비례대표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싶다면 각 정당이 민주적이고 투명한 비례대표 후보 공천 절차를 마련하도록 법제화하는 것부터가 순서 아닐까요 🤔

③ 위성정당은 법으로 막지 못하니 창당하지 않겠다 선언하자는 강득구 의원

사실 위성정당은 마음만 먹으면 제도의 허점을 요리조리 피해서 만들 수 있어요. 그런데, 위성정당을 막기 위한 대안으로 가장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대안을 낸 의원도 있었습니다. 바로 더불어민주당 강득구 의원이 위성정당 창당을 법률로 막을 수 없으니 거대정당이 나서서 국민 앞에 창당하지 않겠다고 약속해야 한다고 한 거예요. 전원위원회를 지켜보는데, 저와 마늘이가 속으로 생각한 말이 입 밖으로 나온 줄 알았어요! 👏👏👏

반면에, 위성정당을 막기 위해서는 결국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특히 국민의힘) 의원들도 많았어요. 참나,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주는 의석과 정당득표간의 비례성 확대라는 장점은 싹 무시하고, 위성정당만 콕 집어서 반대하다니요. 강 의원 말마따나 그저 각 정당이 만들지 않겠다고 선언하면 되는데 말이죠.

④ 개방형 명부의 단점을 우려하고 대안을 모색하자는 유정주 의원

더불어민주당 유정주 의원은 개방형 명부제가 여성 공천 할당제와 상충하므로, 개방형 명부제를 고려해야 한다면 비례대표 여성 공천 의무 조항을 어떻게 보장할 수 있을지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왜냐면요, 공직선거법은 각 정당이 비례대표 명부를 제출할 때 홀수 번호에 여성을 공천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정당이 부여한 순위대로 당선이 결정되는 폐쇄형 명부라서 가능했던 일입니다. 완전 개방형 명부를 채택할 경우, 비례대표 역시 유권자의 투표에 따라 다수득표순으로 당선됩니다. 그럴 때는 여성 비례대표 후보의 당선을 보장할 수가 없어요. 결국, 과소대표되어 왔던 여성을 비롯한 사회적 소수자가 정치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자는 비례대표제의 의미를 희석할 수도 있는 겁니다. 

이럴 땐 가변형 명부(준개방형 명부)를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일정 수 이상의 표를 얻은 비례대표 의원은 성별과 정체성 여하를 불문하고 당선하도록 하되, 그 외에는 정당이 부여한 순위대로 의석을 배분하는 거지요. 좀 어렵다고요? 월간국감 10호를 다시 보고 옵시다!

🧄 이달의 국회를 알리오

 - 꼬일 대로 꼬인 국회 전원위원회

4월 10일과 11일 토론에 참여한 56명의 국회의원의 말들을 가만두고 살펴보면, 지역구 선거에 있어서는 저마다 이견이 있으나 비례대표와 의원 정수에 관한 입장은 대체로 이렇게 정리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 국민의힘 병립형 비례대표제로 회귀 또는 비례대표제의 폐지, 국회의원 정수 축소
• 더불어민주당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 비례대표 의석 확대, 국회의원 정수 확대

하지만 이마저도 당론이라고 말하기는 어려울 만큼,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었고 여야가 합의는 할 수 있을까 의심스럽기도 해요. 전원위원회가 도입된 2000년 이후 국군부대의 이라크 파병을 두고 논의한 적은 있지만, 관례로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논의해왔던 선거제도를 의원 전원이 나서 논의한다는 점에는 분명 큰 의미가 있을 겁니다.

그러나, 국회 전원위원회가 만들어진 배경과 목표가 무엇이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봅시다. 여야 의원 모두가 참여하는 회의체를 열고➡️토론과 질의를 통해 복수의 개편안을 마련하고➡️이를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논의해서➡️본회의에서 최종 처리하겠다는 것이네요 💬

여러분은 여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얼마나 걸릴 것 같으세요? 3개월? 6개월? 김진표 국회의장은 4월 중에 이 모든 것을 할 수 있다고 봤습니다. 여기서부터 모든 스텝이 꼬였… 아니, 처음부터 많은 것이 풀기 어려울 만큼 꼬였습니다 💣

국회의장의 로드맵에 따르면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진행하겠다는 국민 공론조사 결과는 반영될 수 없습니다 😰 4월 중에 선거법을 다 개정해야 한다면, 4월 12일을 기준으로 이미 국민 공론조사가 다 끝나있어야겠죠. 그러나 아직도 공론조사를 할 업체 입찰 심사 중입니다.

애초에 전원위원회가 선거제 개편에 대한 국민의 의견을 제대로 확인하지도 않은 채 추상적인 복수의 개편안을 마련하겠다는 것 자체가 문제입니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 이미 얼개가 짜인 한정적인 모델을 넘겨줄거면 국민에게 굳이 선거제 개편에 대한 의견을 물어볼 이유가 있을까요 💦

🧄 이것만 알면 나도 국회 감시 레벨업이오!

 - 국회가 선거제 개혁을 성공시키기 위한 3가지

무엇보다, 국민 공론조사로 가는 길은 아직도 멉니다 ⏳ 공론조사 업체를 선정하고➡️조사 계획을 짜고➡️1차 조사를 위한 국민 5천 명을 뽑고➡️1차 조사 결과에 따라 2차 조사를 위한 국민 5백 명을 다시 뽑고➡️5백 명을 대상으로 각기 다른 선거제에 대한 교육을 진행하고➡️1박 2일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숙의 토론을 한 뒤➡️결과 보고서를 작성해서➡️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 제출한 다음➡️이를 바탕으로 국회가 논의하고➡️최종 법률안을 만들어서➡️본회의에서 처리한다. 헥헥, 손가락으로 쓰면서도 숨이 차네요 🏃

무엇보다 선거제도는 각 제도의 설계와 효과에 대한 이해 없이는 제대로 된 토론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허울뿐인 공론조사가 되지는 않을까’가 가장 큰 우려입니다 💨 이 우려를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잘 해소한다고 해도, 그 결과를 법률안에 제대로 반영할 방안도 구체적이지 않은 상황입니다. 결국 국민의 의견은 뒷전으로 하고 여야가 서로 투덕거리기만 하다가 이도 저도 되지 않는 ‘개혁안’ 아닌 ‘개편안’만 나올까 걱정됩니다.

그래서 우리는 다시 한번 국회에 요구합니다!

• 국회 전원위원회는 선거제개혁을 위해서 원칙과 방향부터 합의해!
•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는 국민 공론조사를 제대로 진행해야 해!
• 국회는 선거법 개정안을 마련할 때 국민 공론조사 결과를 제대로 반영해야 해!
  

선거일을 코앞에 두고 선거법을 졸속 처리했던 과거를 반성하고 선거제 논의를 위한 유례 없는 전원위원회 개회, 선거제에 대한 국민 공론조사까지... 그래도 조금은 나아졌잖아요. 21대 국회는 선거제개혁을 위한 소중한 기회를 날려 보내지 마세요 🥺

정치혐오를 조장하는 기사를 보면 절망스럽다가도, 지금 21대 국회를 둘러싼 여러 조건과 상황을 보면 ‘이번엔 정말 선거제 개혁에 조금이라도 가까워질 수 있지 않을까🙏’하는 희망을 다시 한번 가져보게 합니다. 그래서 앞으로도 계속 지켜볼 겁니다. 그게, 저와 마늘이와 구독자님이 함께해야 할 일이니까요 💪

🧄 마늘이와 친구들

 - 구독자님의 생각이 궁금해

국회만 비례대표제에 대해 왈가왈부할까요? 우리도 할 말 있다 이거에요!  “비례대표 의석 비율, 어느 정도가 적당할까?”라는 질문에 대답한 12명의 친구의 답변을 함께 나눠볼게요 💡 그 중 4명이 비례대표는 81~100%, 또 다른 4명이 41~60%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어요. 현재 국회의 비례대표 의석 비율은 약 15.7%인데요, 0~20%여야 한다는 친구도 2명이 있었어요.

그리고 많은 친구들이 비례대표 의원은 직능 대표성, 즉 분야별 전문성을 갖춘 사람이 되어야한다고 대답했어요. 다음으로는 정당 정책을 실현하고, 그 이념과 방향에 맞춰 의정활동을 할 수 있는 사람을 뽑았고요. 저는 특히 때마다 바뀌는 여론이 아닌 이슈를 중심으로 의정활동을 이끄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인상적이었어요.

그렇다면 이번엔 우리가 알게 된 제도를 토대로 좀 더 구체적인 선택을 해볼까요? 폐쇄형 명부 vs 개방형 명부 vs 가변형 명부(준개방형 명부) 중 어떤 명부제를 더 선호하는지 묻고 싶어요. 아래 버튼을 클릭해  생각을 들려주세요. 너무 궁금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