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버려지는 음식이 전체 식품의 3분의 1이라는 사실이 새삼스럽다. 무려 14억 톤, 돈으로 환산하면 1,120조 원어치다. 특히 과일과 채소 중 45%는 쓰레기통으로 직행한다. 1년간 미국에서 버려지는 커피 컵은 600여 개, 한국의 연간 음식물 쓰레기 처리비용은 22조 원에 달한다. 음식물 쓰레기와의 전쟁은 추상적인 논쟁이나 철학적 관점이 아닌 매우 심각한 현실이다.
유통기한 초과, 상품성 상실, 식재료 보관, 조리 방법 등 거의 모든 과정에서 음식물 쓰레기가 발생하며 버려지는 이유도 다양하다. 그러나 저자는 심각한 현실을 지적하는 데 그치지 않고 희망과 대안을 제안한다. 멀쩡하게 폐기되던 식품을 빈곤층 급식으로 전환하는 사례도 있고, 상품성이 떨어진다는 핑계로 폐기되던 채소와 과일을 업사이클링(재활용)하는 스타트업도 생겼다. 웨이스트 프리를 선언하고 실천하는 대형 유통기업들, 버려지는 식재료를 활용한 새로운 레시피를 개발하고 보급하는 요리사들, 첨단기술을 통해 식품 폐기물 감축을 시도하는 등 지금도 음식물 쓰레기와의 전쟁은 계속되고 있다.
풍요로운 시대를 사는 것 같지만 여전히 대략 8억 명이 기아에 허덕인다. 식재료나 음식을 버리는 건 단순한 환경과 경제의 문제를 넘어 윤리의 영역이기도 하다. 음식물 쓰레기 전쟁은 개인의 노력과 반성에 호소한다고 해서 해결되지 않는다. 농장, 식품기업, 유통회사, 음식점과 소매상, 각 가정 등 우리 모두 동참해야 하는 문제다. 손가락만 클릭하면 먹고 싶은 음식을 배달해 주는 편리한 세상을 살고 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편리함에 익숙한 우리의 식생활 습관까지 점검해 봐도 좋을 듯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