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공간서가의 신간, 『이훈우를 찾아라』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100년 만에 찾은 한국 최초의 근대 건축가 이훈우의 삶과 작품, 그리고 그를 연구해온 과정을 담은 책입니다. 책은 김현경, 딜런 유, 황두진의 이훈우 연구기를 담은 1장, 이훈우의 일생을 담은 2장, 건축가로 성장한 과정과 주요 활동 및 작업을 살펴보는 3장, 그리고 현재적 평가를 담은 4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단서들을 발견하고, 그 단서들이 모여 차츰 퍼즐을 맞춰 가는, 마치 추리소설을 읽는 듯한 재미를 발견할지도 모르겠네요. 오늘은 각 장의 일부를 소개하는 뉴스레터를 보내드립니다. 책과 함께 뉴스레터를 살펴보며 이훈우를 찾아봅시다.
『이훈우를 찾아라』

『이훈우를 찾아라』는 한국 최초의 근대 건축가로 재조명된 이훈우의 삶과 작품, 그리고 그를 찾아낸 과정에 대한 기록을 담은 책입니다. 각기 다른 학문적 배경을 지닌 김현경, 딜런 유, 황두진 세 사람은 일본, 미국, 한국에서 공동 연구를 통해 역사의 뒤안길에 묻혀 있던 한 건축가의 실체에 접근합니다.

김현경, 딜런 유, 황두진 지음
1장 이훈우를 찾아라
우연한 시작
이동초 선생의 블로그에 의하면 대신사출세백년기념관의 설계 연도는 1924년이었다. (…) 그렇다면 이훈우라는 사람이 박길룡보다 5년 먼저 독자적인 건축설계 활동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 아닌가. 이 내용이 사실이라면 한국 근대 건축사를 다시 써야 할 판이었다.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었지만 그만큼 호기심이 생기는 것 역시 당연했다. “백년기념관의 설계는 이훈우가 하였고”라는 짧은 구절 하나가 이 모든 일의 시작이었다. 그야말로 우연이라고 밖에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김현경, 딜런 유, 황두진, 『이훈우를 찾아라』, 공간서가, 2026, p. 48
‘이훈우를 찾아라’팀의 타임라인
2장 삶을 추적하다
이훈우의 나고야고등공업학교 입학기념 사진(왼쪽)과 뒷면 기록(오른쪽). 이재완 제공, 황두진 사진
이훈우건축공무소
그가 선택한 독립은 경성에서 민간 건축사무소를 열고 직접 설계를 수주하는 방식이었다. 그는 더 이상 상명하복의 관료 조직 안에서 익명의 건축을 하지 않는 대신, 스스로 자신의 운명을 개척해야 했다. 식민지배자의 관청일망정 더 이상 그를 보호해 줄 조직도 없었다. 이제 혼자서 뛰어야 한다! 그는 기민하게 움직였다. 그해 12월 10일 수은동 60번지의 오쿠다 사진관 3층에서 개업을 했다. 한국인 최초의 건축사무소였다.
김현경, 딜런 유, 황두진, 『이훈우를 찾아라』, 공간서가, 2026, p. 215
3장 건축가로 활동하다
‘3장 건축가로 활동하다’는 이훈우의 나고야고등공업학교 졸업작품을 시작으로 그가 건축가로 성장한과정, 주요 활동 및 작업을 구체적으로 살핀다. 한편 이훈우의 건축적 토대가 되었을 건축교육의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 당대 조선과 일본의 교육제도와 건축교육의 커리큘럼을 상세하게 비교한다.
출처: 일본 나고야공업대학 졸업생연계실 소장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대한민국 신문 아카이브
졸업작품
‘낙동미술관 설계정면도’
민립서울병원
(피병원, 避病院, 1921)
이렇게 극적으로 입수한 이훈우의 졸업설계는 ‘낙동미술관’이라는 제목으로, 어딘가 프랑스 제2제정 양식(Second Empire Style)이 엿보이는 섬세한 디자인이었다. 한국인이 창작한 것으로 가장 오래된 근대 건축 도면이라 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가 드디어 발견된 것이었다.
김현경, 딜런 유, 황두진, 『이훈우를 찾아라』, 공간서가, 2026, p. 91
출처: 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
임인식/청암아카이브 사진
조선일보 평양지국
천도교 대신사출세백년기념관
4장 이훈우를 기억하다
이훈우의 레거시
청운의 꿈을 안고 건축과에 진학하는 청년 건축학도 중에 실제로 건축설계업에 지속적으로 종사하는 경우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더구나 자신의 이름을 걸고 독립 건축가의 길을 가는 경우는 그중에서도 극소수다. (…) 이훈우가 누구보다 먼저 그 길을 갔기 때문에, 그 이후에 박길룡이, 또 박동진과 강윤이, 그 이후의 무수한 건축가들이 그 길을 가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이훈우는 특히 실무 건축가들에게는 마음을 울리는 존재다.
김현경, 딜런 유, 황두진, 『이훈우를 찾아라』, 공간서가, 2026, p. 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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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개의 질문과 100개의 프로젝트를 통해 한국 현대건축의 흐름을 조망합니다. 1966년 창간 이후 「SPACE」가 기록해 온 한국 현대건축의 장면들을 살펴보고, 그 안에 담긴 다양한 이야기와 질문들을 만나보세요.
👉EDITOR'S PICK

지난 주말, 좋아하는 영화 ‘퍼펙트 데이즈’의 특별 상영이 있어 극장에 다녀왔습니다. 도쿄 시부야의 공중화장실 청소부 히라야마의 일상을 담은 영화인데요. 2024년 처음 개봉했을 때 보고 소재부터, 연기, 연출, 음악 어느 하나 빼놓을 것 없이 좋아 한눈에 반해버렸어요. 이번 2회차 관람에서는 놓쳤던 디테일까지 읽히는 즐거운 경험이 더해져, 아주 만족스러운 감상을 했답니다.

이번 관람이 더욱 특별했던 건, 그 사이 제가 영화에 등장하는 화장실들을 직접 둘러보고 왔다는 점입니다! 지난 겨울 갔던 도쿄 여행 중 짬을 내어 ‘더 도쿄 토일릿’ 프로젝트(「SPACE(공간)」 636호 참고)의 일부인 구마 겐고, 반 시게루, 이토 도요의 화장실을 찾아갔습니다. 

아기자기한 프로젝트들을 보며 즐겁기도 하고, 도쿄 시민들을 부러워하기도 했던 기억이 있는데요. 영화에서 다시 보니, 발 도장을 찍고 온 곳이 스크린에 비춰지는 것만으로도 반갑더라고요.

하지만 몇 달 전 기억을 되짚어보면, 현실의 화장실들에는 아쉬운 점이 꽤 있었습니다. 가장 안타까웠던 건 반 시게루의 유리 화장실이었습니다. 유리가 계속 불투명한 상태였거든요. 원래는 사람이 없을 땐 투명하다가, 안에 들어가 문을 잠그면 불투명해져야 하는데요. 찾아보니 겨울에는 유리 내부의 투명도 전환을 돕는 입자가 굳어져 불투명해지는 데 시간이 걸리는 문제가 있어, 매년 10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는 상시 불투명 상태를 유지한다고 합니다... 거기다 가운데 문은 파손된 건지 임시 나무문 같은 걸로 바뀌어 있더라고요. 다른 화장실들은 영화 속 모습과 크게 다르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영화에서처럼 깨끗하지도 않았습니다. 같이 간 친구와 '여기는 히라야마의 출근 구역이 아닌가 봐'라며 농담을 주고받기도 했어요. 역시 만드는 것보다 지키는 게 더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저는 이 도쿄 화장실 프로젝트가 여전히 좋아요. 영화로 덧씌워진 환상일까요? 뭐가 됐든, 아직 가보지 못한 나머지 14곳도 모두 가볼 생각입니다. 마치 트리에 매달린 오너먼트들처럼, 도쿄 시내에 흩뿌려진 각양각색의 조그만 화장실들이 너무 귀엽거든요.


  -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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