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적인 감정이 삶에 선물이 되는 방법

메이트, 내가 예전에 쓴 일기를 읽어본 적이 있나요? 저는 얼마 전 오프더레코드에서 본 메이트들의 기록이 기억에 남고 좋아서 올해 초에 쓴 일기를 꺼내 봤어요. 그러다 재미있는 걸 발견했는데 신나고 기뻤던 날의 일기는 대부분 짧은데, 힘들고 지쳤던 날에는 하소연하듯 몇 페이지씩 길게 일기를 써 내려갔더라고요. 일기를 쓰며 불안의 실체가 없다는 것을 목격하기도 하고, 왜 이런 감정을 느끼는지 이유를 찾기도 하면서요. 신기하게 처음에는 부정적인 감정에 휩싸여 시작했던 일기가 끝날 때쯤에는 나름의 깨달음으로 끝나있더라고요.

우리는 늘 행복하고 긍정적인 감정만 느끼고 싶어 하지만, 우리를 더 깊이 생각하게 하게 하고 더 깊이 있는 사람으로 만드는 건 피하고 싶은 그 불편하고 부정적인 감정이 아닐까요? 그래서 오늘은 부정적인 감정들이 가지고 있는 숨겨진 가치에 대해 이야기나눠보려 해요. 그럼 오늘 밑미레터를 시작해 볼까요?

행복한 감정만 느끼고 싶어 하는 우리

슬프고 화나는 감정을 느끼고 싶어 하는 사람은 아마 없을 거예요. 우리는 가급적이면 기쁘고 설레고 즐거운 ‘좋은’ 감정을 느끼고 싶어 해요.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 사회 역시 어두운 감정보다는 밝고 긍정적인 감정을 강요하는 경향이 있어요. 소셜미디어에는 즐겁고 행복한 메시지들이 주를 이루고, 자기계발서에서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좋은 삶을 살기 위해 필요한 것이라 조언해요. 사실 밑미레터에서도 의도적으로 긍정적으로 상황을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꽤 자주 했어요.


물론 부정적인 것을 긍정적인 것보다 확대 해석하는 우리 뇌의 특성상 의도적으로 상황의 긍정성을 바라보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노력하는 건 좋은 삶을 위해 꼭 필요한 일이에요. 하지만 오로지 행복하고 긍정적인 감정만 옳다 여기며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는 것을 회피하거나 억압하는 건 위험해요. 우리가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는 데에는 모두 이유가 있거든요.

부정적인 감정이 필요한 이유

사실 우리가 부정적이라 여기는 불편한 감정은 우리 삶에 꼭 필요한 요소예요. 분노는 우리의 경계가 침범당했을 때 이를 알리는 신호가 되어주고, 부당한 상황에 맞서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동력이 될 수 있어요. 불안이나 두려움과 같은 감정은 우리를 혹시 모를 위험으로부터 대비하고 스스로를 지킬 수 있게 도와줘요. 슬픔은 우리가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했다는 증거가 되고, 상실을 받아들이고 회복하는 데 필요한 감정이에요. 슬픔은 누군가를 깊이 공감하고 도울 힘을 주기도 하죠. 


우리에게 이런 감정들이 없었다면 어땠을까요? 마땅히 분노해야 할 상황에 분노하지 못한다면 아무런 변화도 만들어내지 못했을 거예요. 우리가 지금 너무나도 당연하게 생각하는 수많은 권리는 우리 이전에 살았던 사람들이 분노했고 분노의 에너지로 변화를 만들어 냈기 때문에 가능했어요. 슬픔을 느끼지 못한다면 우리는 소중한 것들을 상실한 후에도 제대로 추모할 방법을 찾지 못했을 테고, 불안을 느끼지 못했다면 폭주 기관자처럼 현실에 대한 대비 없이 질주하다 스스로를 위험에 빠트렸을 거예요.


무엇보다 이런 감정들이 없었다면 우리는 기쁨도 설렘도 행복도 제대로 느낄 수 없었을 거예요. 우리가 낮의 존재를 인지할 수 있는 건 어두운 밤이 있기 때문인 것처럼 기쁨이 특별하게 느껴지는 건 슬픔과 분노를 경험했기 때문이니까요.


부정적인 감정이 우리에게 주는 선물

부정적인 감정을 있는 그대로 직면하고 그 감정의 실체를 마주 보는 경험은 우리가 내적으로 성장하고 나다운 삶을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도와줘요. 특히 우리가 반복적으로 경험하는 부정적인 감정은 우리 무의식 속의 그림자를 알아차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관계에서 반복해서 부정적인 감정을 경험한다면 어쩌면 내 안에 해결되지 않고 숨어있는 미해결 과제가 특정한 패턴을 만들어 내는 것일지도 몰라요. 누군가에게 반복적으로 부정적인 감정을 느낀다면 그 사람을 통해 나의 그림자를 투사하고 있을 확률이 높아요. 반복적으로 경험하는 우울은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삶이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삶의 모습인지 멈춰서 생각해 볼 수 있게 도와주고, 불안한 감정은 내 진짜 욕망이 무엇인지 들여다보고 삶의 우선순위를 다시 세울 수 있게 도와줄 수 있죠. 부정적인 감정이 가리키는 곳을 용기 있게 파내려 가다보면 우리가 삶을 통해 배워야 할 것들이, 긍정적인 감정을 통해서는 얻을 수 없는 엄청난 선물이 기다리고 있는 거죠.


부정적인 감정과 함께 살아가기

심리학자들은 종종 감정을 다양한 색과 연결 지어요. 검정이나 회색과 같은 어두운색만으로 아름다운 그림을 그리기 어렵고 밝은색만으로도 깊이 있는 그림을 완성할 수 없듯이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예요. 우리 안의 다양한 감정들이 이해되고 통합될 때 우리 삶은 좀 더 깊어지고 의미 있어 질 거예요. 부정적인 감정은 삶의 어느 순간에서든 찾아올 수 있어요.


부정적인 감정이 찾아올 때마다 회피하거나 억압하며 억지로 긍정적인 척 노력하는 대신,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세요. ‘이 감정이 나에게 이야기하려 하는 건 무엇일까?’ ‘지금 이 감정을 느끼는 이유는 뭘까?’라고 말이에요. 감정을 부정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고 이해하려 노력하는 과정을 통해 우리는 부정적인 감정을 통해서만 느낄 수 있는 삶의 통찰을 배울 수 있을 거예요.

Interview by 소하 

Q. 윤경님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주세요. 

저는 23년 차 변리사이자 21년부터 매일 그림 그리는 밑미 리추얼로 번아웃을 극복하고 그림으로 단체 전시회와 개인전 전시회까지 한 윤경입니다. 

 

Q. 밑미 리추얼을 어떻게 알고 시작하게 되었는지 궁금해요.

초등학교 친구가 밑미 초창기 유저라 밑미에 대해서 알고 있었어요. 저는 의류 직물학과를 전공했어요. 취직이 잘 된다고 해서 지원했지만 전공 수업을 다른 과 수업을 들을 정도로 그림 그리는 것이 싫었어요. 지금은 계속 그림을 그리고 있지만요. 

 

오랜 기간 일을 하다 번아웃이 왔고, 번아웃을 극복하려 정말 많은 것들을 시도했어요. 운동, 골프, 요가, 밑미에서 노래 부르는 리추얼, 음악 듣고 글쓰는 리추얼, 김미경 선생님의 열정대학에서 활동도 하고.. 정말 많은 것을 했는데 번아웃 상태에서 벗어나기 어려웠어요. 그때 회사 옆자리 디자이너 친구가 아이패드로 그림을 그려보라고 권해줬어요. 저는 예전에도 그림 그리기를 싫어해서 안 하겠다고 싫다고 했는데 파워포인트를 잘 쓰는 것처럼 비슷하게 하면 되니까 해보라고 적극적으로 이야기를 해주더라고요. 하다가 안 되면 아이들에게 아이패드를 줘야겠다 생각하며 아이패드를 사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고 밑미가 생각나서 롤리님(메이커)이 하시는 그림 그리는 리추얼을 신청했어요. 

 

Q. 번아웃 극복을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해봤는데 도움이 안 되었다고 하셨어요. 그림 그리는 리추얼은 어땠나요? 

좋았어요. 보통 그림을 그리려면 무엇을 그릴지 결정하는 게 시간이 많이 걸리고 어려워요. 하지만 리추얼은 그림을 잘 그려야 하는 것은 아니니 어렸을 때 그림 일기 쓰듯이 해보자 생각하니 어렵지 않았어요. 매일 밤 리추얼 시간을 정해두고 하루를 돌아보며 그림을 그렸어요. 괴로운 일 보다는 즐거웠던 순간을 그리고 싶었어요. 처음에는 누군가 사준 커피가 맛있어서 커피잔 하나를 그리고 간단하게 글을 썼어요. 제 인증글에 리추얼 멤버들이 따뜻한 댓글을 달아주시고 응원해 주니까 리추얼로 그림 그리는 것이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리추얼을 하면서 하루를 돌아보면 안 좋았던 일들도 다시 되짚어 해석을 하면서 생각보다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았다고 발견하면서 컨디션이 좋아졌죠. 그래서 리추얼을 꽤 오랫동안 계속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Q. 리추얼을 3년 정도 하셨다고 들었는데 리추얼 연차에 따라 경험하고 느끼는 것들이 다를 것 같아요. 리추얼을 처음 시작했을 때와 지속적으로 리추얼을 이어갔을 때, 어떤 경험을 했고 느꼈는지 궁금해요. 


윤경님은 3년간 리추얼을 하며 어떤 변화를 경험했을까요? 그리고 리추얼에서 시작되어 어떻게 개인전까지 하게 된 걸까요? 인터뷰 전문을 통해 윤경님의 더 많은 이야기를 만나 보세요! 👇🏽👇🏽

마시멜로의 고민

"부탁을 계속 들어주다가 화를 참지 못해 폭발하는 패턴을 극복하고 싶어요.”

회사에서 바쁘거나 외근 중인 사람의 일까지 대신 처리하는 일이 종종 있습니다. 그때마다 '저 사람들도 바쁘고 정신없으니까.’라고 생각하며 다른 사람들의 업무를 처리했어요. 최근에도 어떤 분이 놓치는 업무를 저에게 계속 부탁해 왔어요. “미안해요. 제가 다음에 커피 살게요.” 같은 말도 덧붙이면서요. 얼마 전에도 그분이 업무 지원을 요청한 일이 있었는데, 본인이 어느 정도 해놓은 것처럼 이야기했는데 알고 보니 제가 처음부터 파일을 만들어야 하는 거더라고요. 그분이 “미안해요. 제가 다음에 커피 살게요.”라고 하는데 갑자기 제 안에서 머릿속에 둑이 무너져 내린 것처럼 화가 나더라고요. '내가 그렇게 만만해? 그놈의 커피커피! 내가 얼마나 만만하면 맨날 미안해요 미안해요~ 하면서 계속 저렇게 부탁해?'라는 생각이 들면서요. 사무실에서 차마 화를 내진 못하고, 참느라 얼굴이 벌게진 저를 보고 심상치 않다는 걸 눈치챈 다른 직원분이 무슨 일이냐고 물어보는 데 눈물이 날 것 같았습니다.

내가 저 사람에게 어떻게 대응했어야 하는지, 단호하게 말했어야 했던 건지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저 사람도 급해서 부탁하는 것일 테니 웬만하면 들어주자고 생각하며 받아주다가 결국 일방적인 부탁에 화가 폭발해서 참지 못하게 되는 패턴을 반복하고 있는 것 같아요. 회사에서든 어디에서든 똑 부러지게 거절하고, 감정 표현하는 분들 부럽습니다. 대체 사무실에서 화가 나는 순간들은 어떻게 참고 계실까요? 제가 앞으로 어떻게 해야 이 패턴을 반복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심리 카운슬러 슝슝의 고민상담
“나의 선의를 고맙게 받고, 기꺼이 돕고 싶은 사람에게 선의를 베풀어보세요.”

💡심리검사를 통해 나를 좀 더 알아봐요!

우리가 경험하는 다양한 감정들이 어디에서 오는지, 왜 이런 감정을 느끼는지 정확히 알기 어려울 때가 있어요. 그럴 때는 심리검사를 통해 나만의 고유한 기질과 성격, 행동 패턴을 알아보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어요. 밑미가 엄선한 3가지 심리검사를 통해 내 감정의 원인을 좀 더 깊이 알아보세요!

✅ 제대로 된 MBTI 검사를 통해 내 성격이 가진 빛과 그림자를 알고 싶다면?👉🏻 MBTI Form Q 검사 (11월 17일)

✅ 내가 집중해야 할 나의 강점을 알고 싶다면? 👉🏻 갤럽 강점검사 (12월 8일)

✅ 나의 타고난 기질과 환경에 의해 형성된 성격에 대해 각각 알고 싶다면? 👉🏻 TCI 심리검사&해석 (12월 15일) 

🔑 11월의 고민클럽 비밀번호는? "오프더레코드"

아는 사람에게는 오히려 말하기 힘든 고민을 나눌 수 있는 밑미 고민클럽, 11월의 비밀번호는 10월과 동일한 '오프더레코드'예요. 아는 사람에게 털어놓기 어려운 고민이 있다면 비밀번호를 누르고 밑미 고민클럽에 들어와서 고민을 나눠보세요. 

👉🏻고민클럽 입장하기 (비밀번호 : 오프더레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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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밑미가 추천하는 심리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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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적인 감정이 나에게 하려는 이야기에 귀 기울이기

이번 주에는 평소에 피하고 싶었던 부정적인 감정을 잘 알아차리는 연습을 해봐요. 불편한 감정이 찾아올 때 억압하거나 회피하려 하는 대신,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주세요. 그리고 이 감정이 나에게 하려는 이야기가 무엇인지 귀 기울여 보세요. 어떤 상황에서 이 감정이 느껴졌나요? 이 감정을 느낄 때 나는 어떤 상태가 되나요? 이 감정을 느낄 때 몸과 마음은 어떤 상태가 되나요? 이 감정이 나에게 하려는 이야기는 무엇일까요? 감정이 하는 이야기를 가만히 귀 기울여 듣다 보면 피하고 싶었던 감정이 어쩌면 나를 성장시키는 소중한 선물이라는 걸 알 수 있을 거예요.


실천하는 모습을 모두가 볼 수 있도록 SNS에 해시태그 #밑미타임과 함께 올려주세요.

오늘 #밑미타임에 대한 생각과 경험을 이 글의 댓글로 함께 나눠주셔도 좋아요! 

❤️ 저는 생산성을 중시하는 인간이어서 쉬는 날도 온전하게 쉬질 못하고 제 스스로를 채찍질하면서 지냈던거 같습니다. 그래서 머리로는 해야할일들을 생각해뒀지만 막상 그걸 해낼 에너지는 없어서 못하고 그 간극에서 발생하는 자신에 대한 실망감으로 더 큰 스트레스를 받아왔던거 같습니다. 놀이를 소비로 생각하는거 또한 현재 저에 모습을 말하는거 같아 찔끔 놀랐습니다. 그 자체를 즐길 수 있는 창의적인 놀이, 저에게는 무엇이 될까 고민해보는 계기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침 놀이와 창의성에 상관관계에 대해 배우고 있었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유익했어요!

🎁안녕하세요, 오늘 레터 잘 읽었습니다. 저는 오늘 처음 읽어봤는데 읽을 때 문단을 좀 더 나눠서 적어주시면 가독성이 좋아질 것 같아요~~

💝밑미레터를 주말랭이를 통해 알게 되었는데 참 유익한 레터인 것 같고 앞으로도 저에게 있어 힘이 되어주는 존재가 되어 줄 것 같아 기대가 됩니다!

💚소셜미디어 엑스를 통해서 알게 되어 어제 구독을 했는데 오늘 처음 받아본 내용이 너무 다정하고 재밌는 내용이어서 좋았어요. 그리고 정보 습득에 그치지 않고 관련된 주제로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있어서 좋네요

👍다정다감하고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어요.정말 좋아요^^

🥰놀이를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나가서 어릴 적 제 모습을 돌어보는 시간이 되었어요. 오늘 어떤 재미난 놀이가 진행될지, 스스로 무엇을 찾을지 기대가 되어요.

👨‍👩‍👧가속노화 생활습관을 가진 부모님에 대한 고민글 정말 잘 읽었습니다. 저도 마침 똑같은 고민을 하고 있었거든요. 부모님 건강을 방치하기 싫다는 마음과 잔소리로 관계가 상할 것 같은 걱정이 상충했었어요. 답변 중 부모님 생활습관을 제가 바꿀 수 없다는 말에 속이 시원했습니다. 알고는 있었지만 확신이 없었거든요. 이젠 힘들게 잔소리하기보단 즐거운 시간으로 건강을 챙길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봐야겠어요!

오늘 레터는 어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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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는 빛이 들어오는 곳이다.

The wound is the place where the light enters you.

- 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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