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협회 뉴스레터 Vol.3

안녕?! 이제 팀E를 보면 이런 생각 들지 않아? ‘또 한 달이 갔구나...!’ 
시간이 참 빨라(이건 비밀인데...30대가 되면 더 빨라진다 😂
4년의 시간이 흘러 돌아온 것이 또 있어
바로 올림픽이야! 작년에 개최됐어야 할 도쿄올림픽이 코로나 팬데믹으로 연기되어
이번 달 드디어 개최하지. 어렵게 열리게 된 도쿄올림픽을 기념하며, 
이번 호에서는 스포츠 중계방송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해. 
참! 지난 호 피드백으로 KBS PD 인터뷰를 요청한 친구가 있었지?! 
팀E가 재빨리 <의궤>, <23.5> 최필곤 PD를 만나고 왔으니 끝까지 함께하자~!
의궤랑 23.5 봤어? 안봤으면 꼭 봐! 
두 번 봐!
아! 이번 호에는 이벤트도 있으니 많은 참여바랄께😍

보편적 시청권을 함부로 논하지 말라
얼마 전 쿠팡이 도쿄올림픽 온라인 독점 중계권을 구매하려 한다는 소식에 업계가 들썩였지.
응, 마자. 로켓배송 그 쿠팡.
협상액으로 무려 500억이 오가고 있다는 소식이 놀라움을 더했어.
작년 12월에 '쿠팡플레이'라는 이름으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시장에 진출한지 반년 만에 
이뤄진 엄청난 베팅인 셈이지. 

, 몇 가지 질문이 생긴 BC친구들이 있을 거야 
온라인중계권이라고 하면, 다른 중계권도 있다는 소리야? 🙋
중계권을 누구한테 사려했다는 소리야? 파는 사람은 누구야? 🙋
갑자기 제목에 보편적시청권은 무슨 소리야? 🙋
워워~~팀E가 차근차근 알려줄게 :)

올림픽 중계에 관한 모든 권한은 국제올림픽위원회 즉, IOC라고 부르는 단체가 갖고 있어
각 국의 미디어 사업자들은 IOC로부터 해당 지역의 미디어권을 사지
이 거래 관계에 있어 양측의 효용을 가장 극대화 시키는 구조는 
IOC1개 미디어사 간의 단독거래
왜냐면 독점중계여야 미디어권을 사간 방송사도 시청자들이 자기 채널에만 몰려 
엄청난 광고 수익을 벌 수 있고, 파는 IOC도 제일 비싼 가격에 판매할 수 있어서지
단적인 예가 미국의 NBC
2000년 시드니 올림픽부터 2032년 올림픽까지 (아직 어디서 열릴지도 모르는 대회를...) 
17번의 동·하계 올림픽 독점 중계권을 천문학적인 금액에 구매했어
미국인들은 올림픽 중계하면 무지개색 깃을 펼친 공작새 NBC 로고를 떠올리지.

우리나라는 지상파 3사가 공동으로 IOC와 협상해 중계권을 구매하는 시스템이야
이런 방식은 구매자 입장에서 비용을 분담할 수는 있지만 그만큼 채널 경쟁력이 떨어져 
광고 수익 또한 쪼개진다는 단점이 있지가뜩이나 작은 광고 시장에 더해 
지상파의 영향력을 낮추고 유료매체를 육성하는 데 초점을 맞춘 몇몇 규제들때문에 
지상파 스포츠중계 수지는 계속 악화되는 추세야
어떤 규제들이 발목을 잡고 있는지는 뒤에 가서 얘기하기로 하고, 
그래서 지상파 방송사들은 스스로 채널의 경쟁력을 떨어트리는 선택을 감수하면서도 
다른 미디어 사업자들에게 일부 권리를 재판매하는 방법을 택했지.

쿠팡도 이러한 과정으로 지상파3사로부터 온라인 독점 중계권 구매를 타진한 케이스야.
그런데 이런 사례는 사실 새로운 일은 아니야
신생 유료방송 사업자들이 거액의 중계권료를 투자해 스포츠 중계를 독점하고 사람들에게 채널을 각인시켜 인지도와 점유율을 높이는 전략은 과거부터 미디어 업계에 있어왔던 일이지! 자! 타임머신을 타고 거꾸로 시간 여행을 떠나보자.
# 시점 : 2002년 한·일 월드컵
# 장소 : 공동 개최지 이웃나라 일본
# 사건 발발 : FIFA는 일본 지상파방송사 컨소시움(JC)2002년 한·일 월드컵과 2006년 독일  월드컵 2개 대회를 한꺼번에 540억 엔에 구매할 것을 요구 (기존 단일 대회보다 9,000% 인상액)
# 사건 전개 : JC 수용불가 ➜ 협상 난항 ➜ 신생 유료 위성방송사업자 스카이퍼펙트가 등장해   130엔은 낼 수 있다며 위성 중계권을 구매해감 ➜ 자국에서 개최하는 월드컵을 지상파에서 못 보는 것 아니냐며 비난 여론이 형성됨. JC 큰일 남 ➜ 결국 65억엔에 64경기 중 40경기만 구매 성공 (기존 단일 대회보다 1,000% 인상액)
# 사건 이후 : 2002년 한·일 월드컵 금액이 다음 월드컵의 일본 중계권료의 기준이 되어버림 ➜ JC 2006년 독일 월드컵도 또 다시 2.3배 뛴 150억 엔에 40경기만 구매 ➜ 2002년 한·일 월드컵으로 가입자 유치 목적을 달성한 스카이퍼펙트는 빠짐
이렇게 유료 매체가 막대한 자본력으로 스포츠 중계권을 독점해 시장 가격을 올려놓고 무료로 볼 수 있는 지상파 방송사의 협상력을 떨어트려 결국 국민의 시청권이 위협받는 사례는 일본, 미국, 유럽 할 것 없이 종종 발생했어

국민들이 축구를 보려면 어쩔 수 없이 유료방송에 가입해야하는 상황이 벌어지자 유럽 정부는 고민에 빠졌어. 그 결과 보편적 접근권(Universal Access)’라는 개념이 논의되기 시작하지
이를 바탕으로 1997올림픽, 월드컵과 같이 사회적으로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이벤트는 누구든지 유료방송에 가입하지 않고 지상파를 통해 시청할 수 있도록 지상파 우선 협상력을 보장하는 EU 지침을 만들게 돼.

우리나라도 이 개념을 도입해 보편적 시청권이라는 제도를 만들었지. 하지만 우리 제도에는 몇 가지 맹점이 있어.
💣#1 전국의 90% 가구가 중계 채널을 시청할 수 있어야 한다는 조항이 있는데, 유료방송 
        점유율이 유독 높은 우리나라에서는 유료방송에게 스포츠 중계권을 독점할 수 있는 
        분을 쥐어준 셈이야.
 
 👎 얼마 전 JTBC2026년부터 2032년까지 올림픽 대회 단독 중계권을 구매한 소식 
     기억하지? 가시청가구 90%를 달성했기에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을 수 있어. 
     하지만 결과적으로 직접수신을 하는 저소득층은 올림픽을 볼 수 없어 더욱 소외될 
     위기에 처했지. 이게 시청권을 보호하고자 했던 법이 추구하던 바였을까? 
💣#2 올림픽의 경우 중계권자는 의무적으로 개별 종목 30~ 14분 이상의 보도용 
        자료화면을 무료로 다른 사업자에게 제공하게끔 강제하고 있어.
 
 👎 재판매 대상 권리에는 이번에 쿠팡이 사려고 했던 온라인 실시간 중계권처럼 뉴스권이       라는 것이 존재해. 중계권이 없는 방송사가 보도를 위해 뉴스용 자료화면을 돈을 지불하         고 구매하는 거지. 그런데 이 무료자료화면 제공 조항 때문에 아무도 제 값을 주고 
     뉴스권을 지불하려하지 않고 있어!
그 외에도 의무재송신으로 지정된 KBS 1TV에서 중계되는 경기는 아무런 대가도 받지 못하고 케이블과 IPTV 사업자들에게 제공되고있는데, 이들 사업자는 '시청자 권리'라는 명분 뒤에 숨어 큰 혜택을 보고 있는 셈이지. 

지상파 스포츠 중계 역사는 꽤 오래되었어. 그 사이 지상파 사업자들은 이러 저러한 규제들로 인해 막대한 비용을 들여 구매한 정당한 권리를 제대로 행사하지 못했고 결국 수지가 맞지 않아 점점 중계권 획득이 어려운 상황에 놓였지. 결국 더 큰 액수를 제시한 JTBC는 가까운 미래에 다가올 올림픽의 단독 중계권을 구매했고 이 모든 과정을 거쳐 피해는 고스란히 유료방송에 가입하지 않거나 못하고 있는 직접수신가구 시청자에게 돌아갈 상황이 된거야. 

자,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보자. 
쿠팡이 도쿄 올림픽의 온라인 중계권을 단독 구매하려한다는 기사에 심심치 않게 '보편적 시청권' 개념이 언급되며 멤버십 회원이 아니면 올림픽을 볼 수가 없냐는 비난이 있더라고. 
이 글을 다 읽고 나니 조금 어색하지 않아? 
IOC로부터 직접 중계권을 독점 구매해 무료 매체에서는 시청할 방법이 전혀 없는 JTBC의 사례와 지상파 중계는 보장된 상황에서 일부 권리만을 쿠팡에 판매하는 사례는 전혀 다른 얘기라는 거지!

보편적 시청권은 유료 매체에 어울리는 개념이 아니야! 최소한 BC레터 친구들은 이제부터 이 개념을 잘 가려서 기사를 읽어낼 수 있기를 바라 😃

밟았네 똥~~~👡 💩
샤이니 <링딩동>과  프듀101 <픽미> 계보를 이를 새로운 수능금지곡 탄생을 맞이하라! 🙌
바로 EBS 애니메이션 <포텐독> 중 "똥밟았네" 라는 곡이야.
애니메이션인데 다 큰 으른들이 똥며드는 중...
중독성있는 노래도 노래지만 무엇보다 춤이 킬포! 💃 (제작진 최소 K-pop 썩은고인물)
인기에 힘입어 '포텐독 노래부르기 이벤트' 에 '댄스커버'까지 진행 중이라니깐
모두들 즐겨봐~!

'더 스페셜리스트'는 조동찬 의학전문 기자, 문화·예술 전문 김수현 기자, 자타공인 야구 전문 이 성훈 기자, 과학·기상 담당 정구희 기자, 네 명이 만드는 기획 뉴스 코너야.
스토리텔링 방식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기자마다 1인 PT를 선보이고 있는 것이 특징이지!

제작진은 보도국 8뉴스부 뉴스기획팀 남정민·권영인 기자, 신희숙 작가로 구성되어 있어.
권영인 기자는 “기획물은 TV든 온라인이든 뉴스 시장에서 못난이가 되기 쉽다. TV에선 뉴스 밸류가 떨어진다고 생각하고, 온라인에선 재미있는 게 차고 넘치기 때문이다. 기자 이름을 브랜드로 내세워서 그 두 곳에서 모두 경쟁력 있는 콘텐츠로 남는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지만, 스토리와 퀄리티를 차별점으로 생각하고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어. 
앞으로 또 다른 콜라보와 스핀오프 버전을 만들 계획이라고 하니 많은 관심과 기대 부탁해!

아! 그리고 다음 호에는 4명의 기자 중 한 분을 인터뷰 할 예정이야.
누구의 목소리를 가장 듣고 싶은지, 하고 싶은 질문과 함께 우리 '팀E'로 보내줘!
💘추첨을 통해 '웨이브 한달이용권'을 팡팡 쏠게!!💘
👇아래 팀E에게 비둘기 날리기!💌 로 많은 의견 부탁해!

BC 뉴스레터 구독자 친구가 KBS 시사교양 PD 인터뷰도 하면 좋겠다는 의견을 주었어.
그래서 이번에는 시사교양 중에서도 다큐멘터리 PD에 대한 정보를 주고 싶어서 
<의궤 8일간의 축제>, <23.5>를 제작한 최필곤 KBS PD를 만나고 왔어!✌ 
취업준비 시기에 처음부터 PD가 되고 싶으셨나요?
처음부터 PD가 되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은 아닙니다. 사실 대학 때는 좀 막연한 상태였죠. 군대를 다녀오니까 93년도, 포스트모더니즘이 한국에 들어올 때였는데 기존의 가치와 질서가 전복되는 시기였어요. 흔히 좋은 직업이라 일컫던 법조인이나 금융업에 대한 관심이 문화나 예술 분야로 옮겨가던 시기였어요. 자연스럽게 관심은 생겼지만 그 분야는 장벽이 있어요. 음악, 미술 등은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어갑니다. 이럴 때 급부상한 직업이 영화감독이었습니다. 문화예술 영역이지만 순수예술만큼의 진입장벽은 없어도 되는. 얼떨결에 저도 영화를 만들어야겠다 생각했죠. 그래서 2-3년 정도 공부를 했는데 또 다른 장벽을 느끼게 됩니다. 영화가 좋은데 감독이 되기까지
거쳐야하는 과정이 너무 고단하다는 겁니다. 그 과정에서 알게 된 것이 방송사 PD였습니다. 영화감독과 비슷한 일을 하는데 월급을 받을 수 있다는 게 굉장히 큰 매력이잖아요? 1년 정도 집중적으로 PD 준비를 하고 KBS에 입사하게 되었죠. 알고 보면 소명의식이 아니라 좌충우돌의 결과입니다.
입사 성공 후 처음부터 시사교양 프로그램을 하셨나요?
PD 채용 시 장르를 구분하는 방식은 계속 바뀌었어요. 제 경우에는 TV와 라디오를 구별해 뽑아 놓고 세부 장르는 입사 후 본인이 선택하게끔 했습니다. 그 당시는 시사교양 PD가 최고였어요. 데모하고 토론하는 것이 일상이고 당대 트렌드였다 보니 신입 TV PD 중 대부분은 다큐멘터리를 하고 싶어 했고 예능과 드라마는 늘 인력부족에 시달렸어요. 신입 때는 주로 그 빈자리를 메우는 역할을 했습니다. 1년차는 지역에서, 2년차는 드라마국에서 보내고 3년차에 시사교양으로 옮기게 되었습니다.
시사교양 쪽으로 옮겨오신 후에는 만족스러우셨나요?
처음엔 좋았는데 시간이 갈수록 점점 머리가 복잡해지더군요. <TV내무반>, <6시 내고향>, <피플 세상속으로> 등 여러 프로그램에 참여했는데 내용에 천착하지 못하고 형식에 몰두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어느 순간 조금 더 깊이 있는 접근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그래서 <역사스페셜>로 보내달라고 했어요. 8-9년차 즈음인데 아직 경험도 일천하고 보여준 게 없던 때라 해당 부장님이 반대가 심했지만 모른척하고 떼를 썼습니다.
<역사스페셜>에 가면 또 다시 막내인데 굳이 가고자 하신 이유는요?
단순히 시키는 것만 열심히 하면서 8-9년을 보낸 후 '내가 뭘 위해서 달려가고 있는 거지?'라는 자문을 하게 됐어요. '전공'이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딱히 떠오르는 것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모아둔 입사 준비 때 썼던 글들을 다시 꺼내 읽어봤어요. 그 중에 'KBS PD로 들어오면 뭘 하고 싶냐'는 예상 질문에 제가 "우리 역사를 재밌게 만들어 보고 싶다"고 답변을 달아 놓았더라고요. 그동안 직장인으로 허겁지겁 사느라 꿈을 잊고 살았는지도 모릅니다. 막연하던 미래를 과거에서 찾았다랄까요,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꿈을 꾸기 시작한 거죠.
그러고 보니 보통 몇 년씩 준비하는 방송사 시험을 1년 만에 합격했다고 하셨는데, 어떻게 준비하셨나요?
일단 운이 좋았죠. 나름의 노력이라고 한다면 한 20개의 예상 주제를 정해놓고 한 주제당 A4 10장씩 에세이를 써놨습니다. 그리고 거의 외웠죠. 그러다보면 주제가 달라져도 트랜스포머처럼 변신-합체가 가능해집니다. 그 과정이 논술과 면접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다시 돌아가서 '역사'를 다뤄보고 싶다는 대답을 준비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일종이 열등감이 있었던 것 같아요. 어릴 때부터 프랑스 사람이고 싶었습니다. 깊은 역사와 예술, 성숙한 시민의식, 패션, 자유, 평등, 박애, 똘레랑스... 지금의 프랑스는 전혀 그런 것 같지 않지만...당시엔 너무나 아름다워 보였습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너무 없어보였죠. 일종의 오기 같은 거라고 할 수 있는데요, 우리 아이들은 우리의 역사와 문화를 자랑스럽게 여기고 즐기며 자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프랑스 사람들처럼 스스로를 자랑스러워하면서 살아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기엔 역사가 딱이죠.
<역사스페셜>에 가서 그 꿈을 펼칠 수 있으셨나요?
처음에는 어려웠죠. 이전 작업은 현장 순발력이 중요했는데, 역사는 장기간 축적된 전문지식이 필요했어요. 준비하는 과정도 완전 달랐죠. 시간도 오래 걸리고 읽어야하는 정보량이 너무 많았거든요. <역사스페셜> 한 편을 만드는데 논문 2-30, 책 열권 정도는 읽어야 겨우 시작 해볼 수 있을 정도였어요. 역시 마음대로 되는 건 하나도 없습니다. 꿈을 펼치는 건 참 어려운 일입니다.
정규프로를 하다 <의궤>와 같은 특집 다큐를 하신 계기가 있었나요?
의궤 반환 이슈가 있었을 때 이건 역사팀이 다뤄야 한다는 논의가 있었어요. 그러나 역사프로그램을 만들어본 PD라면 누구나 알 수 있죠. 이게 만들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잘 되기도 어려운 딱 그런 소재라는 것을. 결국 팀 내에서 아무도 맡으려 하지 않았고 막내였던 제게 떨어진 거죠. 큰일 났다 싶어 이런 생각을 했어요. '이것은 일반적인 다큐로 찍어서는 안 되겠다. 마치 CG를 엄청나게 쓴 영화처럼, 사람들에게 볼거리로서 어필해야겠다. 단순히 의궤를 다루기보다 그 시대 속으로 들어가 버리자라고.’
당시 화제였던 <의궤>의 콘셉트는 처음단계부터 기획이 되었던 거군요!
모든 것이 처음부터 멋지지는 않아요. 알고 보면 대부분 좌충우돌하다가 생기는 것들이 많죠. 오랜 기간 실패와 좌절로 누적된 것들이 어느 순간 딱 맞아떨어지는 때가 있죠.
방송사도 회사인데, 프로그램 기획을 할때 어떠한 절차들이 있나요?
정규프로의 경우는 팀에서 아이템 회의를 거쳐 평가를 받고 채택이 되면 제작 리스트에 올라가 진행이 돼요. 특집의 경우에는 회사 차원에서 마련한 공모에 응해야 합니다. 이때 PD들이 기획안을 내는 데 공고가 뜨고 나서 준비하기는 어렵습니다. 미리미리 준비를 해야 합니다. 기획안이라는 것이 단순 아이디어 단계에 머물러있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예산, 스케줄, 촬영 기법, 출연자, 제작인력 등이 구체적으로 그려져 있어야 해요. 소위 '숙성'된 기획안이 채택될 수 있죠. 심사위원단은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로 꾸려져요. 그들이 내 스토리에 공감을 해줘야 채택이 될 수 있습니다.
PD를 꿈꾸는 친구들에게 선배로서 미리 준비해두기를 조언하고 싶은 것이 있나요?
미리부터 걱정하지 마세요. 미리 준비한다고 갖춰질 수 있는 것들도 아니고요. 회사에 들어와서는 본인의 단계에 맞는 문제들이 생길 겁니다. 그러니 첫 번째로는 방송사 시험을 잘 분석해 입사 준비를 잘하시고요. 두 번째로는 자기가 좋아하는 것 하나를 찾으라고 강조하고 싶습니다. 내가 몰두할 수 있는 것을 찾아서 남들과 확실한 비교우위를 갖는 무언가가 있어야 해요. 그게 패션이든 음식이든, 밴드가 될 수도 있고 특정 장소 그 어떤 것도 좋습니다. 쉬워 보이지만 쉽지 않아요. 남들에게 인정받지 못할 때도 그 분야를 놓지 않고 있어야 해요. 유행을 좇다보면 그런 것을 만들어 놓기가 어렵습니다. 세상은 너무 빠르고 또 뛰어난 사람은 너무나 많습니다. 이것이 유행한다고 해서 내가 들여다보기 시작하면 세상의 관심은 금방 또 다른 분야로 옮겨갑니다. 엄청나게 뛰어난 사람이라면 모르겠지만 그것이 아니라면 하나를 오래해야 해요. 선택은 자유지만 저는 후자를 택한 편입니다.
마지막으로 뉴스레터 구독자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평가보다 이해가 우선되어야 합니다. 시험을 잘 분석하라고 말씀드렸는데, 여기서 분석이라는 건 평가하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이 회사가 그동안 지원자들에게 어떤 문제를 내왔는지, 어떤 사람과 일하기를 원하는지, 이해해보라는 겁니다. 평가는 잠시 미뤄두고 이 회사가 뭘 원하는지 이해하고 공감해보려고 노력해보세요. 저는 '개별성'이라고 표현하는데요, 대부분의 방송사는 자기만의 무언가를 가지고 있는 사람을 좋아합니다. 시험을 잘 보는 것이 일차적으로 중요하지만 길게 봐서는 자기만의 스토리를 갖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드리고 싶습니다
이번호는 
1. 스포츠 중계권과 보편적시청권
2. 영상저작물
3. EBS 애니메이션 포텐독 '똥밟았네'
4. SBS 사보 1169호 중 주말 SBS 8뉴스 'THE SPECIALIST'
5. <의궤 8일간의 축제>, <다큐 인사이트 - 23.5> 최필곤 KBS PD 인터뷰 다뤄보았어! 
다음 호에서도 알찬 내용으로 돌아올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