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은 버블이었나요.
“작년 버블 맞죠. 작년은 버블이 정말 심했습니다. 전세계적으로 유니콘 기업이 1100여개 되는데, 작년 한해에만 580개가 생겼어요. 작년에 유니콘·데카콘이 가장 많이 나왔습니다. 전세계 투자 금액 증가 추이를 보면 매년 4~5% 정도 성장하는데, 작년에는 92%가 늘었습니다. 유동성이 너무 풍부했기 때문이에요. 버블이 생길 수 밖에 없었습니다.”
지금은 버블이 꺼지고 있으니 투자하기 좋은 시기인가요.
“그런데 하나 생각해봐야하는게 버블이 나쁜게 아닙니다. 흐름을 보면 2000년 1차 벤처붐때는 인터넷 버블이었어요. 그때 네이버가 나왔습니다. 이후 거품이 쫙 꺼지고, 다들 다음 버블은 모바일 버블이었어요. 카카오가 나왔죠. 작년까지는 플랫폼 버블이었습니다. 여기서 쿠팡, 직방, 배민, 컬리가 나왔죠. 버블이 생기고 여기에 관심이 몰리고, 한 두곳 스타 기업이 남고 나머지는 사라지는 이런 순환입니다. 사실 투자자들은 버블을 만들어 내는게 일입니다. 관심이 쏠려야죠. 단 한가지 명심할 점은, 버블이 한번 일어났던 영역에서는 다시 버블이 생기지 않아요. 지금 플랫폼 버블은 꺼지고 있고, 다시 플랫폼만으로 세상의 주목을 받기는 힘들거라는 거죠. 버블단계에서는 PDR(Price to Dream·주가 꿈 비율)을 봅니다. 버블이 사라져야 PER(주가 수익 비율)을 보죠. 지난해 카카오뱅크가 우리나라 금융 그룹 시총의 합보다 가치가 컸죠. 설명이 안되죠? 이게 PDR 때문입니다. 지금 주가 보세요. 이제 플랫폼 기업은 돈을 벌 것을 요구받고 있어요. 반면 지금 로봇 기업에 돈 벌라고 하나요? 섹터가 중요합니다.”
-버블이 부정적인 것은 아니네요. 그럼 그다음 버블은 뭔가요.
“요새는 모빌리티 버블입니다. 차량공유 이쪽 말고요. 기술이죠. 자율주행 기술, 전기차 배터리 관련 기술. 또 요새 트렌드가 환경 관리, 에너지 관련 이슈입니다. 이제 탄소를 저감하고 배터리 재활용 관련 기술이 떠오르고 있어요. 자율주행 인프라 관련 기술도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고요. 우리가 5년 뒤 삶을 보자면, 이 분야가 가장 많은 영향을 줄 것 같습니다. 또 2030년이면 완성차 업체들이 다들 전기차만 만든다고 하지 않습니까. 저희도 플랫폼 분야 보다는 기술 분야 투자에 집중할 계획입니다. 지난해 투자본부를 바이오테크·딥테크·컨슈머테크 3개 부문으로 정비했어요. 앞으로 블록체인·모빌리티·바이오 같은 테크 분야에 투자할 계획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