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구의 펀치볼을 아시나요? 펀치볼을 바라보는 DMZ 둘레길 트레킹에서 내 마음의 평화를 찾으려고요.
"기회가 된다면 언제든 현지인과 어울려 진탕 술을 마실 것." 
- 앤서디 보데인
피치바이피치(pbp.co.kr)가 보내는 지속 가능한 여행 레터, 피치 바이 레터(Pitch by Letter) vol. 12
피치 바이 레터 CONTENTS


  • 여행 영상 Pick
  • 까칠한 에디터의 취재 노트
  • 지속 가능한 여행 용어 사전 A-Z
  • 어쨌든 이 사진
  • 여행 뉴스 한 스푼
  • 나의 지속 가능한 장바구니
  • 주말 에스프레소
  • 2주의 여행 메모
  • 여행 업데이트
📺여행 영상 Pick
한 번의 호흡, 한 번의 여행


세계 최고의 프리 다이버 기욤 네리(Guillaume Néry). 그가 여행하는 공간은 단 한 번의 호흡으로 가늠되는 수중의 세계다. 불과 십 분이 채 되지 않는 여정이지만, 그 세계는 무궁무진하고 한없이 아름답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겪어보지 못한 곳일 테니 더욱. 네리의 여러 기록적 영상 가운데, 짧은 수중 서사시 같은 <One Breath Around The World>에 담긴 짙푸른 바다속을 잠시 감상해보자. 너무나 매혹적인 그곳으로 당장 뛰어들어가고 싶을 것이다. 십 분만에, 우아한 몸짓으로 때묻지 않은 해저의 유적과 동굴을 지나서 고래와 유영하는 꿈이라도 꾼 듯하다.

📓까칠한 취재 노트

평화의 날

by 태권동자 에디터 JM


평화를 되찾기 위해 격렬히 싸웠던 그 자리를, 내 안의 평화를 찾기 위해 걷고 또 걸었다. 강원도 양구에서 펼쳐진 강원피스투어의 펀치볼피스트레킹. 그날의 취재 노트.

*📸 피치바이피치


펀치볼피스트레킹 코스

펀치볼 둘레길 걷기 – 점심 식사 - 양구전쟁기념관・양구통일관 – 까미노사이더리 – 박수근미술관


메모 1. 1951년 양구에서 생긴 일

 

일년 중 가장 덥다는 8월, 강원도 양구 해안면에 위치한 펀치볼 둘레길을 걷기 위해 산 중턱에 있는 미팅 포인트를 찾았다. 물줄기가 시원하게 내리는 폭포 앞에 있으니 등줄기에 난 땀이 금세 식었다. 사람들이 모이자 산림청 소속 정광규 숲길등산지도사가 DMZ펀치볼둘레길을 소개했다. 평화의 숲길, 오유밭길, 만대벌판길, 먼멧재길 총 4가지 코스 가운데 오늘 걸어볼 곳은 오유밭길. 총 20.1킬로미터 길이(5시간 소요)의 트레킹 코스지만 오늘은 맛보기로 짧은 구간만 걸어보기로 했다. 지역 특성상 펀치볼 둘레길은 숲길등산지도사 없이 입장이 불가하다.

“아마 저녁 무렵이었겠죠. 가칠봉 쪽에서 해안면을 내려다 본 미국의 종군 기자가 분지에 노을이 빨갛게 드리워진 모습을 보고 ‘꼭 와인이 담긴 펀치볼(Punch Bowl)같다’고 표현했어요. 이렇게 아름다운 지역에서 미군이 피를 흘리며 격렬히 싸우고 있다는 내용의 그 기사 이후로 이 마을은 펀치볼로 불리기 시작했죠.” 펀치볼의 정확한 명칭은 해안분지.

“해안면이라고 하면 다들 바다부터 찾아요. 해안면은 한자로 돼지 해(亥), 편안할 안(安)을 사용합니다.” 이 마을은 예부터 뱀이 많이 출몰했다. 습도가 높은 분지 지형의 특성 때문이았다. 어느 날, 한 고승이 마을을 지나가다 뱀 때문에 농사를 망쳐 괴로워하는 주민을 보고 ‘돼지를 키우면 편안해질 것’이라고 말했고 이후 집집마다 돼지를 키우기 시작했다. 믿거나 말거나 돼지가 뱀을 먹어 치워 농민들이 편안해지면서 마을의 이름은 ‘해안’이 되었다고 한다..한국 전쟁 중 이곳에서는 무려 아홉 번의 고지전이 펼쳐졌다. 양구는 휴전회담이 시작된 이후 군사분계선 설정 문제로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던 지역이다. 당시 펀치볼에서는 1951년 12월 25일, 중공군의 기습 공격으로 시작된 크리스마스고지 전투를 시작으로 피의 능선 전투, 펀치볼 전투, 백석산 전투, 도솔산 전투, 단장의 능선 전투, 가칠봉 전투, 대우산 전투, 949고지 전투가 차례대로 발발했다.

메모 2. 지금 양구에서 생기고 있는 일


소나무가 주는 시원한 그늘 아래를 걸으며 오유밭길 코스의 종점인 DMZ자생식물원에 도착하니 딱 두 시간 남짓 흘렀다. 20인 이상의 인원이 참여하는 투어라면 해안면 주민사업체에서 운영하는 ‘숲밥’이 점심 식사로 나오겠지만, 이번 투어는 소규모로 진행되었으므로 근처 식당으로 향했다. 현지 식자재로 만든 한식 뷔페를 먹고 차로 5분 거리에 있는 양구전쟁기념관・양구통일관을 찾았다.

양구전쟁기념관은 치열했던 9개의 전투과 선열들의 업적을 재조명하기 위해 2000년 개관했다. 9개의 전투를 기리는 기념비가 하늘 높이 솟아 기념관 앞을 근엄하게 지키고 있었다. 재미있는 점은 (...)

🌏지속 가능한 여행 용어 사전 A-Z

지속 가능한 항공 연료(SAF)


항공기 운항 시 발행하는 탄소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폐식용유, 농업 잔류물 등으로 만드는 대체 연료를 지속 가능한 항공 연료(Sustianable Aviation Fuel, 이하 SAF)라고 한다. 추가 설비나 개조 없이 기존 항공기에 바로 사용 가능한 연료라는 의미에서 ‘드롭인(drop-in)’ 연료라고도 부른다. 항공산업의 탄소배출량이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3퍼센트. 버스와 지속 가능한 항공 연료를 사용하면 기존의 항공 연료와 비교해 생산과 소비 전 과정에서 탄소배출량을 평균 80퍼센트까지 줄일 수 있다. 가격 부담 때문에 현재 전 세계 SAF 사용량은 현재 0.1퍼센트에 불과하지만,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2050년까지 항공업계의 탄소중립 달성을 선언한 상태다.


🙅‍♂️다음 시리즈 예고 : 지속가능개발목표(SDGs)

📸어쨌든 이 사진

순간이 닻을 내리다

by 막가는 에디터 H 


안목포토북갤러리에서 빈센트 만지(Vincent Manzi)의 사진전이 열린다는 소식을 접하고, 그의 작업을 스스륵 찾아봤다. 단순히 언어로 표현하기 어려운 기이하고 인상적인 순간, 당연히 존재하지만 한 번도 인지하지 못했던 순간이 사진에 담겨 있었다. 영화 같은, 여행 같은 혹은 시구 같은 사진. 만지는 뉴욕과 이스탄불을 오가며 꾸준히 일상의 순간을 포집하는데, 오직 사진이라는 장르만이 그것을 세상에 드러낼 수 있다. 냉큼 안목포토북갤러리에 연락해서 자료를 받았고. 만지와의 서면 인터뷰도 진행했다. 그리고 그의 작업 중 하나를 <피치 바이 매거진> 8호의 표지에 실었다. 마치 커버를 위해 촬영했던 사진처럼 자연스러운 순간이었다.


* 빈센트 만지 사진전은 서울의 류가헌에서 8월 21일까지 이어진다.

**<피치 바이 매거진>에 실린 빈센트 만지의 작업을 아래 링크로 감상해보자.

여기까지 읽은 당신은 역시
크리에이티브하고 지적인 여행자 인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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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가 바로 찾아갈게요!
피치 바이 레터는 아래 계속 이어집니다.
🥣여행 뉴스 한 스푼

세계 최고의 하이킹 트레일 

by 친절한 에디터 P


탄소배출은 최소화하면서 자연에 가까워지고 싶다면 하이킹 여행을 계획해보자. 짧게는 한나절부터 길게는 반년까지 원하는 일정과 코스에 따라 선택의 폭도 넓다. CNN이 선정한 세계 최고의 하이킹 트레일 23개 중 톱 5를 맛보기로 걸어본다. 

*📸 Photo by Les Argonautes on Unsplash

1. 영국 페나인 웨이

피크 디스트릭트(Peak District)에서 스코틀랜드 국경까지 약 430킬로미터 길이로 이어지는 페나인 웨이(Pennine Way)는 영국에서 가장 유명한 장거리 트레킹 코스다. 맨체스터(Manchester) 동쪽의 황야 지대와 요크셔데일즈(Yorkshire Dales)의 그림 같은 전원 풍경을 지나 하드리아누스 성벽(Hadrian's Wall)까지, 전 구간을 완주하려면 약 3주가 걸린다. www.nationaltrail.co.uk/en_GB/trails/pennine-way/


2. 스페인 카미노 데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카미노 데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Camino de Santiago de Compostela)는 하나의 길이 아니라, 여러 개의 순례길을 아우르는 말이다.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로 가는 길’이라는 이름처럼 모든 루트의 종착점은 스페인의 수호성인 성 야고보의 무덤이 있는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성당. 프랑스 피레네 산맥을 너머 스페인 북부를 가로지르는 루트가 가장 인기 있다.


3. 미국 애팔래치아 트레일

3,540킬로미터 길이의 애팔래치아 트레일(Appalachian Trail)은 세계에서 가장 긴 도보 트레일로 꼽힌다. 조지아주의 스프링어산(Springer Mountain)에서 메인주의 커타딘산(Mount Katahdin)까지 14개 주를 지나며 미국 동부를 가로지른다. 국립경관트레일(National Scenic Trail)로 지정돼 있을 만큼 아름다운 풍광과 야생의 자연을 누비는 길이다. https://appalachiantrail.org


4. 일본 바쇼의 길

17세기 일본의 하이쿠 시인 마쓰오 바쇼(松尾 芭蕉)의 여정을 따라가는 루트. 300여 년 전 그가 그랬듯 미야기현 센다이(仙臺)에서 출발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12세기 유적지 히라이즈미(平泉) 등 도호쿠 북부를 둘러본 뒤 바쇼의 대표작 중 하나가 탄생한 불교 사원 릿샤쿠지(立石寺)에서 마무리한다.


5. 아르헨티나 세로 카테드랄-레푸지오 프레이

아르헨티나의 레이크 디스트릭트에 속한 산카를로스데바릴로체(San Carlos de Bariloche)는 바위산과 호수가 어우러진 멋진 풍광이 펼쳐지는 트레킹 루트로 인기 있는 지역이다. 특히 세로 카테드랄(Cerro Catedral)에서 출발해 레푸지오 프레이(Refugio Frey)까지 가는 루트는 길이 비교적 평이하고, 당일치기로 부담 없이 다녀올 수 있다.


* 6위부터 23위까지 궁금하다면? 기사 원문은 여기에!

🎒나의 지속 가능한 장바구니

파타고니아 배기스

by 태권동자 에디터 JM

산과 바다를 찾는 일이 많은 여름날, 내게 파타고니아의 배기스는 없어선 안 될 필수품이다. 색깔별로 구매해 여기저기 편하게 매치해입곤 한다. 물론 여러 개 구입하는 것보단 자주 입어 해지거나 찢어질 때마다 파타고니아에서 운영하는 ‘원 웨어 서비스(Worn-wear Service)’에 수선을 맡기는 것이 브랜드의 철학에 동참하는 일이겠지만.

파타고니아는 모두가 지갑을 여느라 바쁜 블랙프라이데이 기간에 자사 제품을 ‘사지 말라(Don’t buy this jacket)’는 파격적 광고를 선보여 이목을 끈 친환경 브랜드다. 서핑과 클라이밍을 할 때 입기 편한 쇼츠로 고안된 배기스(Baggies)가 처음 등장한 것은 1982년. 자연을 담은 패턴과 색감으로 지금까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스테디셀러 제품이다. 올여름, "우리는 유행을 팔지 않습니다"는 슬로건과 함께 배기스가 돌아왔다.

40여 년간 달라진 것은 딱 하나. 바로 리사이클 나일론 소재의 비율이다. 초기에는 재활용원단의 사용 비율이 높지 않았으나, 2018년부터 100퍼센트 리사이클 나일론으로 제작되고 있다. 파타고니아에 따르면, 나일론은 석유에서 생산되는 고분자 화합물이라 재활용이 까다로운 편인데, 연구와 노력 끝에 버려지는 폐그물과 카페트, 낡아 떨어진 옷 그리고 생산 중에 버려지는 자투리 원단 등을 섞어 100퍼센트 리사이클 나일론 소재를 만들어냈다고.

이번 시즌의 배기스는 여기서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했다. 100퍼센트 폐그물을 재생한 친환경 신소재 ‘넷플러스(Netplus®)’를 개발해 배기스에 적용한 것. 그렇게 탄생한 ‘넷플러스 배기스'는 플라스틱 사용을 줄일 뿐더러 폐그물이 해양 오염과 생태계 파괴에 얼마나 치명적인지 강력한 메시지를 던진다(실제로 바다쓰레기 중 46퍼센트에 해당하는 그물은 해양 생물을 죽이는 주범이다).

(아무도 궁금하진 않겠지만) 이번 주말 조금 늦은 휴가를 떠난다. 매년 여름, 내게 일상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는 힘을 만들어주었던 배기스를 입고 울릉도의 맑은 바다에 유유히 몸을 내던져야지! 단단히 벼르고 있다.


* 배기스 쇼츠 9만5,000원

*📸 파타고니아 제공

☕주말 에스프레소
by 막가는 에디터 H

재최근 인기 카페에서는 에스프레소 베이스의 창조적커피 메뉴를 볼 수 있다. 무더위가 실력을 과시하던 주말, 망원동의 무슈부부커피스탠드를 찾아갔다. 레트로한 바에 손님들이 앉아서 커피와 위스키를 마시는 곳. 운이 좋은 탓인지 날씨가 더운 탓인지 웨이팅은 없다. 자리를 잡고 주문하려니, 에스프레소 메뉴만 12가지나 된다. 고르고 골라 크림 브륄레를 연상시킨다는 카페 스노우를 선택했다. 그런데 이런, 막상 앞에 놓인 카페 스노우의 캐러멜 층을 톡톡 두드렸더니 커피 안으로 무너져내린다. 이러면, 에스프레소의 맛을 느끼기 어렵지 않나?
🔍2주의 여행 메모
지속 가능 여행자를 위한 짧은 소식

  • 남프랑스의 숨은 자연 명소 칼랑크(Calanques) 국립공원이 환경 보호를 위해 하루 입장객 수를 관리한다. 국립공원 내 쉬지통 칼랑크와 피에르 통베의 입장객을 400명으로 제한하는데, 이는 기존 평균 방문객의 6분의 1 수준이다 제한 기간은 8월 21까지.

  • 글로벌 맥주 브랜드 코로나가 2013년 진짜 코로나 아일랜드를 오픈할 예정이다. 컬럼비아 해안의 카리브해에 자리하는 코로나 아일랜드는 넷제로 달성을 위해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고, 재생 에너지와 팜투테이블을 도입할 것이라고.

🛫여행 업데이트

르궅 X 파르품삼각 ‘와인과 향수’ 클래스 리뷰


7월의 마지막 금요일, 싱그러운 여름 향수와 이에 어울리는 와인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이색 클래스가 열렸다. 브런치 카페 겸 와인바 르궅과 로컬 퍼퓨머리 파르품삼각. 삼각지의 두 이웃 간 콜래버레이션으로 진행된 이번 행사의 주제는 ‘Citrus Summer’. 프레세코(Prosecco), 카바(Cava), 쇼비뇽블랑(Sauvignon Blanc), 그루너 벨트리너(Gruner Veltliner), 로제(Rosé) 5가지 테마로 나누어 르궅에서 선정한 향수 5~8종을 시향한 뒤 해당 품종의 와인을 맛보는 순서로 진행됐다. 과연 향수와 와인이 어울리는 조합일까 우려했던 것과 달리, 오롯이 향에 집중해 각 와인을 음미하고 맛을 후각화하는 과정은 생각보다 훨씬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비프타르타르와 츄러스, 닭간 파테 등 르궅에서 특별히 준비한 핑거푸드도 이번 클래스의 품격을 높여준 요소. 이번 클래스를 시작으로, ‘와인과 향수’를 주제로 다양한 클래스를 기획할 예정이라고 하니 평범한 향수 시향 클래스, 뻔한 와인 테이스팅은 사양하는 이라면 주목해보시길.

피치 바이 레터를 끝까지 읽은 당신을
크리에이티브하고 지적이며 의식 있는 여행자로 인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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