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에서 들려오는 기본소득 이야기를 모아내는 뉴스레터입니다. 이번 호는 ‘소진경제(Burnout economy): 빈곤과 정신건강(poverty and mental health)’을 주제로 작성된 UN 보고서가 ‘무조건적 기본소득 지급’을 제안하고 있다는 소식을 공유합니다.

보고서를 작성한 올리비에 드 셔터(Olivier De Schutter)는 빈곤한 사람들이 정신건강 문제(우울증, 불안장애 등)에 노출되는 구조를 파악하며, 정신건강과 사회적 요인(빈곤, 불평등)의 깊은 연관성에 주목합니다. 특히 정신건강 문제와 빈곤이 악순환을 거듭하며 중대한 사회적 위험이 되고 있다며, 이를 끊어낼 대안이 시급하다고 주장합니다.

대안으로 제시된 정책은 정신건강 관리를 위한 사회적 지원과 개인의 심리 사회적 안정을 위한 ‘무조건적 기본소득 지급’입니다. 보고서는 미국 오리건주, 캐나다 매니토바, 핀란드의 기본소득 실험을 상세히 인용하며 무조건적 기본소득 지급이 경제적 불확실성으로 비롯될 정신건강 문제를 예방하고 있음을 강조합니다. 보고서의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보고서 54-57 문단)를 참고 바랍니다.

10월 월례세미나 주제는 ‘쑬루세’였습니다. 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 한인정 이사가 페미니즘 사상가이자 생물학자, 과학자, 문화비평가인 도나 해러웨이(Donna J. Haraway)의 저작 <트러블과 함께하기>를 발제하고 세미나 구성원들과 토론을 진행했습니다. 쑬루세는 ‘손상된 땅 위에서 응답-능력을 키워 살기-죽기’를 배우는 일종의 시공간을 뜻합니다. 해러웨이는 그 구체적 시공간 속에서 모든 크리터(복수종)들이 부분적이고 불완전한 연결로 세계를 결합하고 변형하고 있음에 주목합니다. 해러웨이는 인류세, 자본세 이야기가 유일한 대안으로 여겨지는 지금, 하나의 해법이 아닌 ‘오만을 떨지 않고 협력할’ 존재로서 인간을 상정합니다. 특히 책의 마지막 장인 ‘카밀 이야기’는 SF적 상상력으로 복수종과 인류가 함께 써 내려간 번성과 풍요에 관한 이야기로 ‘손상된 행성에서 살아가는 다양한 기술’을 다루고 있습니다. 아는 것, 익숙한 것에서 벗어나 모르는 것, 낯선 것들 사이에서 얽히는 이야기들, 실뜨기에 관한 상상들을 다룬 시간. 세미나에 참여한 구성원들은 이 생경한 이야기에 낯섦과 호기심을 동시에 표했습니다. 우리는 해러웨이가 던진 이 실뜨기에 어떻게 응답해야 할까요? 협력적 생존에 관심이 있는 모든 분들, 일독을 추천합니다.

다음 월례 세미나는 11월 9일 (토) 오후 4시에 온라인/오프라인으로 병행해서 열리며, ‘정치생태학/사회생태학’을 주제로 앙드레 고르스의 <에콜로지카>를 함께 읽습니다. 자본주의 체제의 한계를 날카롭게 비판하고 생태학적 대안을 논하는 시간이 펼쳐질 예정입니다. 회원 여러분의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회원가입은 여기 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