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밤사이 1호] 꾸준히 달리게 해주는 노래

느슨하게 연결된 4명의 이야기를 담은

음악 뉴스레터 <밤사이>

안녕하세요 :->

밤사이 1호의 발신자를 맡게 된 🎨 은조이 입니다.

저번 0호가 이미 발행되었지만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1호를 제가 먼저 맡겠다고 했어요.

여러분은 첫 타자, 첫 순서를 선호하시나요? 그러고 보니 고유명수가 떠오르네요. 저는 첫 순서를 잘 맡지 않는 편이에요. 모두 다 해야 하는 발표를 할 때도 무조건 중후반 순서를 고집했었죠.

그 뒤 순서도 긴장때문에 심장이 뛰고 손끝이 차가워지는 건 마찬가지지만 말이에요.

그런데 이번 뉴스레터만큼은 빨리 써보고 싶었어요. 진정으로 ‘하고싶었던 것’이어서 그런 걸까요?

구독자분들을 움직이는 건 무엇일지 궁금하네요!

To. 밤사이

저는 요즘 달리기에 푹 빠져있어요.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 건 아니고 어쩌다 달리다보니 기분이 좋아서 런데이라는 어플과 함께 1달정도를 달려왔네요. 아직 초보지만 워낙 운동과 먼 사이였여서 그런지 새로운 운동에 흥미를 느꼈다는 사실 자체로 행복을 느끼는 요즘입니다.

보통 저는 해가 진 밤에 뛰는데요.

달리다 보면 걱정, 고민은 무슨 숨막히고 힘들어 죽겠다는 생각뿐입니다. 그럼에도 그 순간만큼은 다른 차원에 존재하는 것같아요. 내 마음대로 되는 건 내 몸뿐이구나라는 생각을 하며 달리고 있습니다.

달리면서 신경 쓰는 부분 중 하나가 플레이리스트에요. 직접 만든 ‘런데이'플리를 들으며 달리다 보면 문득 들리는 노래와 가사에 힘을 받아서 막판 스퍼트를 내기도 한답니다.

저는 페이스가 쳐지지 않기 위해 보통 빠르고 신나는 노래를 즐겨 듣는데 다들 어떤 노래들을 추천해주실지 궁금하네요!

꾸준히 달리게 해주는 노래🏃

🎨 성시경 - 안녕 나의 사랑

힘찬 노래들로 가득 찬 러닝 플리에서 아직까지도 꿋꿋이 살아남은 다른 결의 곡을 가져왔어요.

킬링보이스라는 유튜브 채널로 ‘성시경’이라는 가수에 푹 빠져 어느 순간 러닝플레이리스트에 들어가있던 노래입니다.

실제로 달릴 때 잔잔한 간주를 듣고 뭐지 이 노래는 하고 삭제해버릴 뻔했지만

'내 턱 끝까지 숨이 차올라 내 머리 위로 바람이 불어온다. 온 힘을 다해 나는 달려간다'

라는 가사가 점점 느려져 가는 제 등을 뒤에서 밀어주더라고요.

땀으로 적신 몸으로 뒤뚱뒤뚱 뛰어가는 저를 스포츠 만화의 주인공으로 만들어주는 느낌이랄까요.

그 느낌을 잊기 싫어 가사를 인용해 런데이 닉네임을 만들었답니다!

닉네임을 눈치 채셨다면,,,우리 런데이 친구 해요!

🎨은조이 드림

💌 익명의 편지 #1

안녕하세요 은조이님!

0호가 발행되고 벌써 2주의 시간이 지났네요. 그간 잘 지내셨나요?

초복이 지나고 무더운 날씨가 지속되고 있어요. 이번 여름은 지구가 아파서 지금보다 어마무시한 더위가 찾아온다던데, 은조이님의 런닝에 영향을 주는건 아닐지 걱정이 됩니다. 러닝 하시더라도 물도 틈틈이 마시고 건강 챙겨가시면서 하셨으면 좋겠어요! 무리하시지 마시고요.

본론으로 넘어가 볼까요 ! 사실 은조이님이 달릴 때 들으면 좋은 노래 선곡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그 노래는 저의 단골 이별노래 중에 하나거든요. 언제나 상대와 헤어짐을 준비하거나 헤어질 때 성시경의 ‘안녕 나의 사랑’을 들으며 사진을 지우거나 흔적을 지우며 마음 정리를 하곤 해요.

맑은 하늘에 새하얀 구름이 보이는 언덕배기에서 저 아래 전봇대 아래 서있는 너를 향해 달려가는 느낌. 개인적으로는 슬프지만 경쾌한 한여름의 낮이 생각나는 노래라서 덤덤하게 이별할 때 많이 도움이 되더라고요. 감정 소모도 줄이게 되구요…

그런데 누군가에겐 지친 등을 밀어주는 러닝곡이 될 수 있다니! 상황에 따라 각자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다는 것에 혼자 신기해하고 있었답니다. 다른 분들에겐 이 노래가 어떤 느낌을 주는지 궁금하네요.

은조이님, 저는 체력이 부족해서 달리지는 못하고 자전거를 자주 타기 때문에.. 은조이님이 괜찮으시다면 중의적인 표현으로 (자전거를 타고) 달릴 때 들으면 좋은 노래를 하나 추천해볼까 합니다.

The Volunteers - Radio

환한 낮보다는 가로등빛이 줄지어 늘어진 밤이 더 어울리는 이 노래는 요즘 노래들처럼 막 신나지는 않습니다. 초반에 잔잔하게 노래를 끌고 가던 전자 기타소리가 중반부에 클라이막스로 돌입하면서 고개를 까딱까딱하며 박자를 타게 만들어줘요. 빠른 비트의 노래가 아니지만 점점 강렬해지는 전자 기타소리에 맞춰 , 달리기나 자전거로 빨라진 나의 숨소리나 심박동을 느끼며 템포를 맞출 수 있는 노래입니다.

"저는 늘 조금 스스로를 틀에 가둬 생각했고, 착한 아이로 지내야 한다는 부담감 같은 게 있었거든요.

그런데 ‘슈퍼소닉(오아시스 다큐멘터리영화)’을 보면서 좀 더 내 맘대로 즐기고 자유롭게 살아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갖게 됐어요. 그러고 나서는 제 안의 다른 자아를 대중 분들한테도 보여드리고 싶어졌죠." - 백예린

인터뷰 전문 보기

R&B가수 백예린이라는 아닌 ‘봉사자들 - 더 발룬티어스’ 라는 록밴드를 결성하여 데뷔하게 된 계기도 너무 멋져서 통째로 인용해 가져와봤어요. 위의 계기처럼 은조이님도 이 노래를 들으면서 런닝할때 만큼은 좀 더 마음대로 즐기고 자유롭게 살아도 되는 - 또 다른 자아를 만끽하시길 바라며…. 또 이 노래가 은조이님의 플레이리스트에서 살아남을 수 있기를 바라며 이만 줄이겠습니다 🙏🏻

💌 익명의 편지 #2

요즘 은조이를 행복하게 하는 건 달리기군요!

푹- 빠져있는 게 있고, 그게 무려 달리기라는 게 정말 멋져요.

저도 운동이나 몸을 움직이는 걸 좋아했던 때가 분명 있었는데, 언제부턴가 굳은 결심 없이는 운동을 안 하게 되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계단 몇 층만 올라도 숨이 차는데 오늘 저녁에는 나가서 달려..아니..

걸어..야겠어요!

이무진 - 신호등

아주 빠른 리듬의 노래는 아니지만, 이무진의 청량한 음색을 듣고 있으면 가볍게 뛰기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 곡을 들으며 달리면 <안녕 나의 사랑>과는 다른 느낌으로 ’만화 속 한 장면에 들어간 듯한’ 기분이 들었으면 좋겠어요.

💌 익명의 편지 #3

은조이님도 런데이 하시는군요!

저는 한때 열심히 했다가 요즘은 뜸하게 하고 있는데요!

아직은 인터벌로 하면서 초보 러너에 맞는 8주 훈련 프로그램 중이에요:)

추천해주신 곡 성시경의 '안녕 나의 사랑'을 다시 한번 듣게 되었는데요!

은조이님 말씀처럼 "내 턱 끝까지 숨이 차올라 ~ 온 힘을 다해 나는 달려간다" 이 부분이 진짜 달려가면서 다음 발바닥이 닿기까지 또 한 발걸음을 떼기 위해 힘이 나게 하는 부분인 거 같아요! 사실 이전까지만 해도 저에겐 이 노래는 침대에 누워서 눈물 또르르 하게 만드는 이별 노래이었지만요.

저는 실제로도 러닝을 하고 있으니까 어떤 노래를 소개할까 고민이 많았어요.

왜냐하면 러닝 초반에 선호하는 노래와 중반부, 후반부 또는 그날 러닝을 시작하게 된 계기나 기분에 따라서 플레이리스트가 달라지거든요.

심지어 저는… 턱끝까지 숨이 차오르면 노래 가사가 시끄럽게 느껴질 때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그때는 가사가 없는 음악을 들어요.

예를 들면 스페이스카우보이의 Turning Point라던가, 슈베르트 마왕을 들어요…(잉? 갑자기 클래식 무엇?!ㅎㅎ)

그래서 무슨 노래를 소개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던 찰나...

피클 프렌즈가 생각났어요:)

여기에서 피클은 먹는 피클이 아니라 Fickle '변덕스러운'을 의미해요.

변덕스러운 게 저 같더라고요🤣🤣🤣

통통 튀는 발랄한 음악을 하는 저의 변덕스러운 친구(Fickle Friends)를 소개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