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미니즘 콘텐츠 맛집을 찾아서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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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레터 요약 : #콘텐츠_맛집을_찾아서

🍪안녕하세요! 구독자님 7월 1일, 9번째 뉴스레터로 인사드리는 쿠키입니다. 그나저나 7월이라니... 벌써 2021년이 절반이나 지나갔다고 하는데요. 🤦‍♀️정말로 믿을 수가 없네요. 한 일은 없는데 시간만 지나고 그저 기만 빨리는 것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이번 뉴스레터는 🎐여름특집 #기 _안빨리는_페미니즘_콘텐츠를 🥠꽈자님과 함께 소개해 볼까 합니다.

📚 선녀는 참지 않았다 | 구오

몇 날 며칠을 말을 타고 달려 도착한 궁궐에서 마주한 나의 부모는 자리에서 일어나지도 못할 정도로 병세가 심각했소. 그들은 그저 눈물만 떨어뜨리며 만약 약수를 구해온다면 그 어떤 것이든 원하는 대로 들어주겠다 약속했소.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 줄 알고 덜컥 그런 약속을 하는 것인지, 나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다음 왕위를 달라고 대답헸소

"왕이 되지 못한다는 이유로 나를 버렸으니. 내가 직접 왕이 되어주겠소"

지금 생각해 보면 <선녀와 나무꾼> <서동요> <장화홍련전> <바리공주> 같은 전래동화에는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여성 혐오적인 요소들이 많습니다.

날개옷을 잃어버렸다는 이유로 나무꾼과 강제 결혼을 하고, 서동과 연애를 했다는 헛소문 때문에 또 결혼을 하고 (공주가 왜...?), 계모는 쥐를 이용해 장화가 낙태했다며 사건을 날조하고, 딸이라는 이유로 버려진 바리는 자신을 버린 친부모를 위해 기꺼이 먼 길을 떠나... 또 결혼을 합니다. 아이고야 🤦‍♀️ 왜 전래동화 속 여성들은 음모와 계략에 당하기만 하고, 기꺼이 희생하는 인물로 그려질까요?

<선녀는 참지 않았다> 속의 주인공들은 다르게 대응합니다. 원작과는 다르게 선녀는 나무꾼의 범죄에 참지 않았고, 선화공주는 서동의 거짓 소문을 물리쳤으며, 바리공주는 왕위를 요구하죠.

이 책은 이미 인스타 피드에도 소개한 적 있는데요. 무척이나 속이 시원하다는 점과, 이미 알고 있는 전래동화를 다시 쓴 책이라 어렵지 않다는 점, 더불어 빨리 읽을 수 있다는 점까지 기 빨리는 대신 임파워링 하기에 딱인 동화책인 것 같습니다.

이 책의 저자는 '구오(俱悟)' '함께 깨닫는다'라는 뜻을 가진 독서 모임의 멤버들인데요. 5명의 95년생 여성들로 이루어진 모임이라고 하네요. 인터뷰는 아래에 덧붙여 둡니다.

💬 작가 인터뷰 : 나무꾼 벌하는 선녀, 탈코르셋한 박씨… 전래동화를 뒤집다

💬 이미지 출처 : 구오 트위터 @guoz_femitales

🎞️ 작은 아씨들 (그레타 거윅)

곧 개봉하는 <블랙 위도우>를 기다리시는 분들이라면 플로렌스 퓨를 먼저 만나보시고 가셔야 합니다. 96년생의 젊은 배우 플로렌스 퓨는 기존의 관념을 깨고 단단하고 다부진 신체를 갖추고 활력 넘치는 자신만의 에너지를 뿜어대는 배우입니다.(BBC 드라마 <리틀 드러머 걸>을 함께 한 박찬욱 감독이 자기가 본 배우 중 가장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이라고 극찬하기도 했죠) 플로렌스 퓨는 건강하게 운동하는 여성이자 유쾌하게 자신만의 길을 걷는 배우인데, 이상하게 영화 속에서 모든 장면을 자기화하는 힘이 있습니다.

<작은 아씨들>에서 플로렌스 퓨는 네 자매 중 막내 에이미를 연기하는데요. 아직 어려서 뾰루퉁하고 떼 쓰는 모습이 사랑스럽습니다. 그리고 어떨 땐 굉장히 강단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데요. <작은 아씨들>은 모름지기 주체적인 캐릭터 조(시얼샤 로넌)에게 눈이 가장 먼저 가지만, 조 다음으로 사랑에 빠지는 캐릭터가 있다면 에이미가 아닐까 싶습니다.

<블랙 위도우>에서 플로렌스 퓨는 나타샤 로마노프(스칼렛 요한슨)의 여동생 옐레나로 등장하는데 에이미와 비교해봐도 재밌겠네요. 그리고 여성들만의 이야기이자 여성들의 연대가 담긴 <작은 아씨들>를 풀어낸 여성 감독 그레타 거윅의 솜씨도 대단하답니다.

-🥠꽈자-

🎞️블렛츨리 서클 (앤디 드 에모니)

세계 제2차 대전 동안 영국군에서 '암호해독'으로 활약한 여성들이 있습니다.(벌써 멋져요) 이들은 전후 민간인이 되어 다소 지루하고 평범하게 살아가고 있었는데요. 어떤 계기를 통해 살인사건을 파헤치기 시작합니다. 패턴을 통한 암호 해독을 전문으로 하고, 천재적인 기억력을 가지고 있고, 여러 인맥을 통해 정보를 수집하고, 언어 천재에 지도를 보는 능력이 탁월한 4명의 여성들은 그냥… 멋있습니다.

사건 추리물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도 잘 봤어요. 저는 잔인한 요소를 싫어하는데요. 이 드라마는 잔인한 요소가 많지 않아서 무사히 볼 수 있었습니다 (저는 시즌 1만 봤는데 시즌 2도 있다고 하네요! 이참에 볼까 싶어요)

🎞️ 와이 우먼 킬 (마크 웹)

캘리포니아 패서디나에 있는 으리으리한 저택, 이 저택에서 1963년, 1984년, 2019년을 살아가는 세 여성이 있습니다. 현모앙쳐인 베스 앤, 사교계의 여왕 시몬, 다자연애를 즐기는 변호사 테일러, 이들은 이 집에서 이혼 대신 살인을 택하는데요. 포스터 속 한 마디로 모든 설명이 가능합니다. "살인이 이혼보다 싸다!"

<와이 우먼 킬>의 남편들은 정말 죽여버리고 싶고, 어이없고, 못 미덥지만 그래도 욕하면서 계속 보게 되는 것 같아요. (저만 욕 나오나요). 단순히 이혼 대신 남편을 죽이는 그런 이야기는 아닙니다. 영상도 연출도 저는 정말 좋았어요. (시즌2도 소개가 대단합니다. "시즌 1보다 많이 죽는다" )

📚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 공명

여자로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태몽으로 받은 이름을 빼앗긴 숙이(해송). 한줄 요약인데 벌써 갑갑하네요. 60-70년대를 배경으로 한 이 웹툰를 읽다 보면 여성에게 가해졌던 억압적인 분위기가 정말로 공기처럼 와닿습니다. 가부장제를 수호하는 할머니와, 딸은 자식으로도 생각하지 않는 것 같은 아버지, 그러나 시대가 시대이니 만큼 동생에게 이름을 빼앗긴 주인공 숙이조차도 어떤 면에서는 공부할 수 있는 환경에 놓인 특권을 가진 여성이기도 합니다. 동생 또는 오빠의 학비를 벌기 위해 중학교만 졸업하고 공장에 가는 여성들은 숙이를 부러워하기도 하고, 계집애가 주제넘게 공부를 한다는 이야기들은 웹툰 속에서 자주 등장하죠.

제가 써놓고도 참 답답해지는 것 같은 문장이지만. 작품은 그저 답답하지많은 않습니다.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의 여성들은 조금씩 성장해 나갑니다. 태몽을 통해 이름을 받은 이름을 배앗긴 숙이는 과연 큰 일을 할 수 있을까요? 구독자님과 함께 지켜보고 싶습니다.

💬웹툰 -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 험한 세상을 살아가는 그대에게 |
이찬숙·송지혜

몇 년 전 꽈자님이 선물해 준 책 <험한 세상을 살아가는 그대에게> 이 책을 보자마자 대학생 때 교양으로 들었던 '여성과 법률' 과목이 생각났습니다. 그때는 페미니즘의 페자도 모르던 시절이었지만, 저는 그 과목을 무척 재미있게 수강했어요. 수업을 듣는 동안 법이 일상생활과 그렇게 멀지 않다는 것을 느꼈거든요. 예를 들면 퇴직금을 거부하고, 육아휴직을 지원하지 않는 회사에 어떤 대응을 해야 하는지와 같은 대처 방안을 어렴풋이나마 알 수 있게 되었어요. 이 책은 "증거가 없는데 정말로 유죄가 나올까요?" "가해자에게 연락이 오면 어떻게 하죠?" 와 같은 질문들에 답하고, 혹시라도 도움을 받을 일이 생기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 방법을 제시합니다.

저자들이 프롤로그에 밝힌 그대로 '아직 법률이라는 문턱을 넘을 필요가 여성에게는 미리 갖고만 있어도 든든한 책, 피치 못하게 법률절차를 거쳐야 하는 여성에게는 단단한 대비를 하도록 도와주는 책'입니다. 친구들에게 선물해도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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