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한 구로사와 아키라는 특이하게도 서양의 고전들을 일본식으로 해석한 영화들을 매우 자주 만들었습니다. 예를 들어 <란>(1985)은 셰익스피어의 「리어 왕」을 바탕으로 한 영화이고, <이키루>(1952)는 톨스토이의 「이반 일리치의 죽음」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입니다. 그 외에도 셰익스피어의 「맥베스」를 일본식으로 각색한 <거미의 성>(1957), 도스토예프스키의 「백치」를 바탕으로 만든 동명의 영화 <백치>(1951), 셰익스피어의 「햄릿」을 일본식으로 해석한 <나쁜 놈일수록 잠을 잘 잔다>(1960) 등이 있습니다. 이러한 점을 포함해서 서양에서의 그의 인기로 인해 구로사와 아키라는 서양 영화와 문화에 좀 더 많은 영향을 받은 감독이며 그만큼 '온전히 일본스럽지 않은 감독'이라는 평가를 하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물론 이 주장에 반박하는 이들도 많았습니다😗)
한편 반대로 구로사와의 많은 영화들이 서양에서 매우 많이 리메이크 되기도 하였습니다. 대표적으로는 오늘 소개할 <7인의 사무라이>(1954)가 있습니다. 이 영화는 미국에서 <황야의 7인>(1960)으로 리메이크 되었었고 또 다시 이병헌이 출연한것으로 많은 관심을 모았던 <매그니피센트 7>(2016)으로 몇년전에 리메이크 되었습니다. <7인의 사무라이>(1954)는 영화뿐만이 아니라 가장 최근 드라마 시리즈인 <만달로리안> 시즌 1 에피소드 4에 영향을 주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구로사와의 <요짐보>(1961)는 스파게티 웨스턴 장르를 유행시킨 세르지오 레오네의 <황야의 무법자>(1964)로 리메이크 되었고, 세르지오 코르부치의 <장고>(1966)로 리메이크 되었습니다. (서양은 아니지만 한국의 <광해, 왕이 된 남자>(2019)도 구로사와의 <카게무샤>(1980)와 매우 유사하다는 평이 많습니다)
위에서 이야기했듯이 구로사와 아키라는 매우 많은 영화감독들의 존경을 받았고 그들의 롤 모델이었는데요, 이게 어느정도였냐면 조지 루카스,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그리고 스티븐 스필버그와 같은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감독들이 구로사와가 영화를 만들때 투자받는데에 어려움을 겪는것을 알자 발 벗고 나서서 그의 영화가 더 이상 커리어의 피크때만큼 좋은 평을 받지 못하던때에도 계속해서 투자를 받아서 영화를 자신이 원하는대로 만들수 있도록 돕기도 하였습니다. 구로사와의 영화들을 보면서 끊임없이 영향받아온 그들이 구로사와에게 바치는 일종의 선물이었다고 볼수 있죠. 그리고 스탠리 큐브릭의 경우에는 구로사와 아키라한테서 편지를 받자 "어떠한 오스카보다도 값진 의미를 지닌다"라고 말하면서 몇달동안 답장을 어떻게 작성해야할지에 대해 괴로워했다고 합니다😁구로사와 아키라라는 감독이 영화사에 남긴 지대한 영향이 조금이나마 느껴지셨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