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혼자 있을 때 행복한가요?

코로나19의 긴 터널을 지나면서 우리에게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이제는 혼자 밥을 먹고 혼자 무언가를 즐기는 생활 패턴도 제법 익숙해진 것 같습니다. 홀로 있는 시간은 누군가에게는 고독함이자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지독한 외로움의 시간일 테지요. 신학자 폴 틸리히는 외로움이란 혼자 있는 고통을 표현하기 위한 말이고 고독이란 혼자 있는 즐거움을 표현하기 위한 말이라고 했습니다. 한 번쯤 멈춰 스스로에게 물어봤으면 합니다. 당신에게 홀로 있음은 혼자 있는 고통입니까, 혼자 있는 즐거움입니까?

지관 서재

💌 고독의 위로(앤서니 스토, 책읽는수요일)

#관계에 집착하는 당신에게

"영국 최고의 지성 앤서니 스토가 말하는 고독의 위로와 힘"

저자는 이 책에서 인간관계가 행복의 중심축이라는 통념을 깨뜨리고 평화롭고 행복한 삶을 위한 원천으로 혼자 있는 힘을 꼽고 있습니다. 뉴턴, 비트겐슈타인, 바흐, 칸트 등 인류의 지성사를 이끈 인물들이 위대한 업적을 남길 수 있었던 이유를 자신의 내면세계와 끊임없이 접촉했던 고독에서 찾고 있지요. 혹시 '인생의 의미를 주로 다른 사람들에게 찾진 않았는지' 묻는 이 책은 우리에게 혼자 있는 '두려움'을 벗어던지고 '혼자 있는 능력'을 키워가자는 격려의 말을 건네고 있습니다.

📚 저자 한마디

"가장 행복한 삶이란 인간관계나 인간관계 이외의 것 어느 한쪽에 대한 관심을 유일한 구원의 수단으로 이상화하지 않는 삶일 것이다"p.49

"개인이 각자 최고의 잠재력을 발휘하려면 혼자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필요하다. 자칫하면 내면 가장 깊은 곳의 욕구와 느낌에서 멀어질 수 있다. 학습과 사고, 혁신을 가능하게 하고 자신의 내면세계와 끊임없이 접촉하게 해주는 것은 고독이다" p.92

꼬리를 무는 책

📚『고독한 산책자의 몽상』(장 자크 루소, 문학동네)

앤서니 스토는 혼자 있는 능력을 통해 나로 살아가는 지혜와 용기를 갖자고 했지요. 저자가 강조했던 혼자 있는 능력으로 삶의 불행에 맞서던 사람이 있습니다. 자신에게 쏟아지는 세상의 비난을 뒤로하고 온전히 혼자가 되어 자기 내면과 마주했던 장 자크 루소입니다. 고독 속에 머무르며 진정한 행복은 나 자신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일임을 깨달은 그의 산책은 우리에게 나로 살아가는 용기가 어떤 것인지를 말해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자, 루소의 고독한 산책을 따라가볼까요?

💌명랑한 은둔자(캐럴라인 냅, 바다출판사)

#코로나 시대 혼자가 불안한 당신에게

"출간되자마자 조용한 열풍을 일으킨 명랑한 은둔자의 지적 에세이"

혼자 있는 시간이 외롭고 허전하지 않고 나만의 온전한 시간이 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이 책은 혼자 있는 시간의 의미를 찾아주는 책입니다. 온전히 나답게 살기 위해서는 남들의 시선이나 평가, 내면의 검열에서 벗어나 자신을 이해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우리에게는 고립의 시간이 아니라 홀로서기의 시간, 즉 고독의 시간이 필요한 것이지요. 저자는 고독을 통해 스스로 홀로서기 할 수 있을 때 서로에게 든든한 울타리와 버팀목이 되어 줄 수 있다는 것을 진솔한 목소리로 전하고 있습니다.

📚 저자 한마디

"내 시간을 맘대로 보내고, 생활 규칙을 알아서 정하고, 내 취향을 맘껏 탐닉할 자유, 내가 원하지 않는다면 아무하고도 소통하거나 협상하거나 타협하지 않아도 된다는 안도감, 나의 물리적, 정신적 공간을 스스로 구축하는 설계자라는 사실이 안겨주는 주기적인 작은 성취감. 이건 선택의 문제, 스타일의 문제야. 그리고 나는 이 스타일이 편해" p.43

함께 하면 좋은 컨텐츠

📚[팟캐스트] 코로나 시대, 우리도 '명랑한 은둔자'가 될 수 있을까(책플리스)

『명랑한 은둔자』를 함께 읽고 책에서 건져올린 생각들을 나누는 팟캐스트입니다. 저자가 말하는 혼자의 기쁨과 절망, 나를 돌보는 기술, 고립과 고독을 오가는 우리의 삶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캐럴라인 냅처럼 우리도 명랑한 은둔자가 될 수 있을까요? ☞팟캐스트 들으러 가기

💌외로운 도시(올리비아 랭, 어크로스)

#예술가들은 고독을 어떻게 마주했을까

"뉴욕 예술가들에게서 찾은 혼자가 된다는 것의 의미"

이번에는 연인을 쫓아 도착한 뉴욕에서 실연 당해 철저히 혼자가 되었던 작가의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낯선 도시에 고립되어 지독한 외로움에 시달리던 올리비아 랭은 어느 날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에서 자신이 느끼는 감정의 단서를 발견합니다. '혼자가 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라는 물음을 안고서 도시를 살아간 예술가들의 작품과 삶을 들여다보기로 하지요. 저자는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 속 인물, 평생 골방에서 그림을 그린 헨리 다거와 랭보의 가면을 택한 워나로위츠 등의 삶을 들여다보면서 고독이 외로운 마음의 상태가 아닌, 삶을 온전하게 만드는 감각이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외로움에 시달리던 올리비아 랭은 뉴욕 예술가들의 작품을 마주하면서 외로움을 떨쳐낼 힘과 위안을 받고 있습니다. 그들의 작품을 직접 살펴보면서 저자가 받았던 위로를 당신도 받아보면 좋겠습니다.

☞『외로운 도시』에 수록된 작품 살펴보기

📚 저자 한마디

"고독이 반드시 누구를 만남으로써 치유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것은 두 가지에 관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하나는 자신을 친구로 여기는 법을 배우는 것, 또 하나는 개인으로서의 우리를 괴롭히는 것처럼 보이는 많은 것들이 실제로는 스티그마와 배제라는 더 큰 힘이 낳은 결과임을 이해하는 것이다" p. 370

📚 책 속 그림

에드워드 호퍼가 그린 현대인의 고독 <밤을 지새우는 사람들>

올리비아 랭이 조명하고 있는 에드워드 호퍼(Edward Hopper)는 우리에게도 제법 친숙한 화가입니다.

몇 년 전 국내 SSG 광고에서 그의 작품을 오마주 하기도 했지요. 아래 보시는 <Nightawks>는 그의 가장 유명한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그가 거주하던 맨해튼 인근의 한 식당에서 영감을 얻은 것으로 인적이 끊긴 대도시의 어두운 밤과 환하게 불을 밝힌 레스토랑의 이질적인 모습에서 짙은 대도시의 고독이 느껴지는 작품이지요. 잠시 에드워드 호퍼의 작품을 보면서 그가 그려낸 고독의 세계에 머물러보면 좋겠습니다. (그림을 클릭하면 호퍼의 다양한 작품을 보실 수 있어요)

Nightawks. Edward Hopper, 1942 via Wikimedia Cimmons

같이 보면 좋은 영상 Pick

✅ 최진석 교수가 말해주는 '자기 자신으로 사는 법'| 뉴스 1TV 10분 강의

외로움과 고독은 근본적으로 다르다!

고독과 외로움은 어떻게 다를까요? 최진석 서강대 명예교수는 다른 존재를 의존해야만 내가 편해질 때를 '외로움'이라 하고 자기 자신으로써 있을 수 있는 상태를 '고독'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고독을 통해 자기 자신으로 사는 법을 영상으로 만나보시죠.

✅ 외로운 당신에게 전하는 진짜 홀로 서는 방법 | 사피엔스 스튜디오

혼자 있는 시간이 많은 성직자가 전하는 홀로 있음의 지혜!

우리는 왜 외로움을 느끼는 걸까요? 성진 스님은 외로움을 느낀 대상이 사실은 집착의 대상이었음을 깨달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진정한 홀로서기란 수많은 사람 속에서 진정한 나를 찾는 것이라고 전하는 두 성직자의 이야기를 들어보시죠.

✅ 법정 스님『홀로 사는 즐거움』| 책 읽어주는 자작나무

불교의 초기 경전인 <숫타니파타>에 이런 구절이 있다.

'만일 그대가 지혜롭고 성실하고 예절 바르고 현명한 동반자를 만났다면, 어떤 어려움도 이겨내리니 기쁜 마음으로 그와 함께 가라. 그러나 그와 같은 동반자를 만나지 못했다면 마치 왕이 정복했던 나라를 버리고 가듯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어차피 저마다 자기식대로 사는 게 인생이다. 똑같이 살라는 법은 없다. 홀로 사는 사람들은 진흙에 더럽히지 않는 연꽃처럼 살려고 한다. 홀로 있을 때 전체인 자기의 있음이고, 누구와 함께 있을 때 그는 부분적인 자기이다. 법정스님,『 홀로사는 즐거움 』p.56

법정 스님이 전하는 진정한 자기 홀로의 삶을 낭독 영상으로 만나보세요.

✅ 데이비드 리즈먼(David Riesman)『고독한 군중』| 고전 5미닛

『외로운 도시』의 저자는 사람은 어디서든 고독할 수 있지만 도시에서 수백만 사람들에 둘러싸여 살면서 느끼는 고독에는 특별한 향취가 있다고 했지요. 미국의 사회학자 데이비드 리즈먼 또한 타인들에 둘러싸여 살아가면서도 내면의 고립감으로 번민하는 현대인의 고독에 주목했습니다. 세밀한 심리적 분석으로 대중사회의 구조적 메커니즘을 꿰뚫는 이 책은 날카롭고 명확한 시각으로 현대인의 고독한 삶을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현대의 고전명저『고독한 군중』을 영상으로 만나볼까요? (이미지 클릭)

[서재 밖 지관] 외로운 당신을 위로할 클래식 Pick

✅ 루트비히 판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 2악장

"외로움과 친해질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은 클래식 감상이다. 클래식은 감상자가 혼자 들으며, 작곡가 역시 혼자 창작한 것이다. 하지만 클래식 감상은 작곡가의 내면세계로 들어가 작곡가와 대화를 나누는 적극적 행위다. 또 감상자 자신의 내면세계로 들어가 진정한 자아를 만나서 대화를 나누는 일이기도 하다. 클래식 감상을 통해서 자신의 외로움을 마주할 수 있다면, 시간이라는 강물 속에서 영원함이란 보물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김주영,『클래식 수업』中

📍 때로는 어쩔 수 없이 외로움이 몰려들 때가 있지요. 그런 당신을 위로할 클래식 음악을 소개합니다. 추천하는 곡은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 2악장 입니다. 당당하고 웅대한 다른 악장과는 달리 2악장은 아련하면서도 애틋한 오케스트라 연주와 피아노 솔로의 선율이 무척이나 아름다운 악장입니다. 지독히 외로운 하루, 지극히 아름다운 베토벤의 음악이 당신을 위로할 것입니다. 최고의 피아니스트 크리스티안 짐머만(Krystian Zimerman)의 연주로 감상해보시죠.

추천곡 발췌: 바이올리니스트 김수연,『그런 순간, 이런 클래식』中 4장 외로울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