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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4월, 장영은 작가의 여섯 번째 개인전에 초대합니다! 

[ 2021. 3. 장영은 작가 작업실 | 개인전 출품 예정작 ]
안녕하세요, 장영은 작가입니다. 구독자분들께서는 이번 한 달을 어떻게 보내셨나요? 저는 다음 주 4월 5일부터 6번째 개인전이 진행될 예정이라, 이번 한 달간은 준비해왔던 작업을 마무리하며 지냈고 교습소도 정식으로 오픈하게 되어 개인적으로 분주한 3월을 보냈습니다.

곧 시작될 개인전은 맨션나인 방배라는 카페형 갤러리이고 출품할 작업은 작년에 작업했던 푸른 억새 미공개 신작과 2021년의 따끈한 새로운 대형 작업입니다. 그리고 판매수익의 일부가 기부되는 <Dear Nature> 시리즈의 다양한 소품들을 30점 가까이 선보일 계획입니다! 많이 관심 가져주세요 :)
3월의 단상

[ 2021. 3. 피아노 선생님을 위한 꽃 ]
이번 달에는 작업실로 귀한 손님이 오셨습니다. 어렸을 적에 피아노를 꽤 오래 배웠었는데 바로 제게 여섯 살 때부터 피아노를 가르쳐주시던 피아노 학원 선생님이십니다!

정말 선생님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랐는데 자주 찾아뵙지 못했지만 매년 새해나 명절에 안부 연락을 드리며 지냈고, 저의 첫 번째 개인전도 걸음해주셨었답니다.

[ 2021. 3. 작업실에서 선생님과 티타임 ]
작년 동안 건강이 좋지 않으셨다가 지금은 많이 회복하셔서 뵙게 됐는데, 요즘은 야나두로 영어 공부를 아주 재밌게 하고 계신다는 말씀에 여전히 내면과 외면 모두 멋지고 아름다우신 것 같아 존경스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어렸을 적엔 선생님께서 학원에 항상 끓여두시던 보리차를 마시며 자랐는데, 그 조그맣던 아이가 이제는 작업실 겸 교습소를 운영하게 돼서 반대로 커피 한 잔 내어드릴 수 있게 되었네요.

선생님의 손주분들과 자녀분들의 이야기를 오랜만에 전해 듣게 되었고 저의 개인적인 이야기도 이래저래 나누다 보니 다양한 주제의 대화가 오가며 예전에는 알지 못했던 것들이 점점 이해되는, 흐른 세월을 실감하기도 했습니다.

또 어릴 적처럼 성실히 아주 잘하고 있다고 자랑스러워해 주셨고 무엇보다 요즘 주변에 편찮으신 분들이 많아 마음이 좋지 않았는데, 선생님께서 건강해 보이시고 저보다 활기차고 즐겁게 지내시는 것 같아 마음이 좋았던 하루였답니다!

새 학기에 맞춰 이달 초에 오픈한 교습소는, 오전에는 취미로 수강하시는 성인분들이 오시면 각자의 방향에 맞춰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기초적인 드로잉이나 수채화 채색법, 그리고 그리려는 대상을 바라보는 방법 등을 차근차근 알려드리고 있고 오후에는 아이들을 지도 중인데, 새로운 공간에서의 첫 제자로 와준 자매는 부모님께서 맞벌이 부부셔서 너무 기특하게도 3학년 언니가 1학년 동생을 데리고 함께 등원을 해요. 

요즘 유치원, 초등학생 친구들은 대부분 연예인처럼 일정이 많고 새 학기는 낯설기도 해서 조금은 지칠 만도 한데, 제 공간이 예뻐서 마음에 들고 피아노나 영어, 수학 학원에서는 연습만 하거나 문제를 풀어야 해서 재미없는데 미술은 이야기를 맘껏 할 수 있어서 천국이라며 매일 매일 오고 싶어 한대요!

[ 2021. 3. 첫 제자 소흔이의 히야신스 드로잉 ]
사실 이번 달은 전시가 얼마 남지 않아 대부분의 시간을 작업실에서 작업하며 보냈고, 틈틈이 상담과 수업을 병행하느라 쉽게 작업실을 벗어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넉넉히 쟁였던 재료들이 꼭 급한 상황에만 떨어지는 일이 생겨서 재료를 사러 나간다는 핑계로 인사동에 나갔다가 잠시 삼청동에 들러 학고재의 윤석남 작가님 전시와 금호미술관, 갤러리 현대 등을 다녀왔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김민정 작가님의  전시입니다.

[ 2021. 3. 갤러리 현대 ]
작년부터 여러 일로 개인 시간을 갖기 어려웠는데 계속 그 상황이 지속되니 저도 모르게 가까운 주변 사람에게 자꾸 습관처럼 힘들다는 말을 내뱉고 있었어요.

그나마 잠깐 여유를 내는 것이 재료를 사러 나갈 때인데 정말 재료만 사고 작업실로 들어갈까, 아니면 전시를 조금 보고 여유 있게 들어갈까 고민했는데 전시를 보기를 참 잘한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 2021. 3. 갤러리 현대 ]
저의 작업은 그림틀에 천을 붙여 *아교반수 작업을 하고 완전히 마르면, 그 위에 그림을 그리고 말리고 그리는 반복된 과정을 거칩니다. 

후에 그림틀에 고정된 천을 떼어내서 바느질 땀을 수없이 중첩하며 원하던 부드러운 결이 나타날 때까지 표현하고, 마지막으로 최종 판넬에 그림을 고정해야 비로소 완성됩니다.

김민정 작가님께서는 한지를 여러 형태로 자르고 그을려 태워내어 원하는 흐름에 맞춰 붙이는 이 과정들을 명상이라 생각하며 구도자적인 관점으로 작업하시는데, 감상자들에게는 편안함을 안겨줄진 몰라도 저의 작업만큼이나 번잡스럽고 골 빠지는 스타일의 작업을 정말 오랜만에 마주했던 것 같아요.

직접 경험해 보지 않고선 느낄 수 없는, 쉽지만은 않은 작업 방식이었습니다. 그렇기에 작가님의 작업하시는 모습을 직접 적으로 지켜본 적은 없지만, 작품 내에서 그 모든 과정이 마음으로 자연스레 읽혔던 것 같습니다.
* 
‘아교’는 동물의 가죽·힘줄·창자·뼈 등을
고아 그 액체를 고형화한 젤라틴 성분의 재료이다. 


* 
‘아교반수’는 아교를 뜨거운 물에 녹여
종이나 천에 칠하여 미세 구멍들을 메꾸어 주는 밑작업이다.
그래야만 추후 물감이 탈착되지 않고
작품 발색과 보존을 위한 중요한 과정이다.

[ 2021. 3. 갤러리 현대 ]

[ 2021. 3. 갤러리 현대 ]
모든 것이 동전 앞뒤를 뒤집는 것만큼이나 쉽고 빠르게 흘러가는 변화가 늘 이상하지 않은 시대 안에서, 급진적으로 속도를 내기가 힘든 제 작업이 괜찮은 건지, 결과만큼 과정 또한 주목받을 날이 올지 스스로 작업에 대한 의문을 품었던 적이 있었는데 김민정 작가님의 많은 작업을 한 공간에서 접하게 된 자체만으로 큰 위로의 에너지를 받고 왔습니다. (전시가 막을 내리는 날이 아티스트 레터 발송일이라 아쉬워요)

[ 포스터 출처 : 갤러리 현대 ]

[ 2021. 3. 갤러리 현대 ]
저의 작업 또한 수행하듯 쉽지 않은 과정이지만, 치열함 속에서 살아가는 현대 사회에서 조금이나마 숨을 고르며 마음 편히 쉬어갈 수 있는 위안이 되는 작업으로 바라봐주신다면 전달하고 싶던 이야기를 계속 풀어나갈 힘을 앞으로도 계속 낼 수 있을 것만 같습니다.

[ 2021. 3. 장영은 작가 작업실 ]

그리고 지난달 갤러리 우물 기획 전시에서 구매한 100여 년이 된 소나무판으로 만든 김은주 작가님의 유리 새 거울 작품을 데리고 왔어요! 너무 귀엽고 마음에 듭니다.

의뢰 작업이 대전 ‘위캔두 신경과 의원’ 에 설치되었습니다!

[ 2021. 3. 11. | 작품 설치 | 대전 위캔두 신경과 의원 ]
지난번 의뢰받아 작업을 시작했던, 영원히 푸르다는 의미를 지닌 작업이 제 품을 떠나 대전의 ‘위캔두 신경과’에 소장되었습니다!

개인전을 앞두고 작업을 할 수 있는 기간이 여유롭지는 않았지만, 원장님께서 보여주셨던 작품이 걸릴 공간의 이미지를 보고 더욱 마음이 갔고 시간이 촉박하면 불안하고 자신을 의심하게 되는데 소모적인 걱정을 할 시간에 쉬지 않고 더욱더 작업에 집중했던 지난달이었어요. 
의뢰작, <Eternally Blue> 작업 과정

그렇게 병원 개원 일정에 맞춰 작품을 완성했고 작업 옆면에 낙관을 찍은 뒤 또렷이 만들어주고, 병원 개원 일정에 맞춰 미리 주문해두었던 액자를 끼우러 바로 단골 액자 화방으로 작품을 보냈답니다. 

[ 2021. 3. 장영은 작가 작업실 ]
화방에 보내기 전 작업실에서 남긴 마지막 사진인데, 실제의 느낌과 디테일이 거의 담기질 않아 조금 아쉽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대전으로 작품 운송을 보내고 예정되었던 설치일에 수업이 있었는데, 마침 운이 좋게도 수업이 없는 하루 다음날로 작품 설치가 변경된 덕에 작품 설치를 보러 잠시 대전에 다녀왔습니다.

대전 유성구의 선사 유적지 맞은편에 위치한 위캔두 신경과 의원은 다년간 대학병원과 뇌졸중, 어지럼증 센터에서 환자분들을 진료해오셨던 두 원장님께서 새로 개원하신 병원인데, 입구부터 심상치 않게 감각적이고 환하고 아름다웠습니다!

[ 2021. 3. 대전 위캔두 신경과 ]
이렇게 대기 공간의 창문 너머로 선사유적지의 아름다운 풍경이 보이고, 저의 작품은 내원하실 환자분들께서 대기하시는 공간과 조화로운 비율로 제작되었답니다.

[ 2021. 3. 대전 위캔두 신경과 ]

[ Eternally Blue, 광목에 채색 그리고 바느질, 80.3x130.3cm, 2021 | Sold out ]
<Eternally Blue>는 버드나무의 무성한 잎과 줄기 틈 사이로 새어나오던 빛이 어우러진 그 찰나의 자연의 모습에서 영감을 받아 시작한 작업으로, 한동안 바라보던 잎이 하나둘 떨어졌을 때 무언가 덧없는 감정을 느꼈던 경험이 모두 한 번쯤은 있으실 거라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계절은 자연의 이치에 따라 순환하므로, 또다시 잎이 돋아나는 봄이 반드시 찾아올 것이며 빛은 늘 우리 곁을 감싸주고 있음을 잊지 말자는 메시지가 담겨있답니다!

원장님께서 작품을 구입하시는 것이 처음이라고 하셨는데 정말 감사하게도 작업을 좋게 봐주셔서 믿고 의뢰해주셨고 실제로 보시고도 만족해하셔서 그때서야 한숨 놓고 멋진 원내의 대기 공간에서 두 원장님과 잠시나마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 2021. 3. 11. 위캔두의 김민지, 유인우 원장님과 함께 ]
내원하실 분들께서 대부분 마음 무겁게 오시는데 대기하시면서 편안히 마음을 환기하셨으면 하는 바람으로 의뢰 주신 작품이라 환자분들께 휴식과 위안을 안겨드리고픈 원장님의 마음들을 담아 작업했습니다.

돌이켜보면 평소 병원에 갈 때 걱정이 되기도 하고 긴장을 해서 좋은 기분 상태였던 적이 없는데, 아름다운 공간과 힐링 뷰를 지닌 위캔두에서는 최상의 의료 서비스로 두 원장님께서 정말 친절하고 꼼꼼히 진료를 봐주실 거랍니다.

혹시라도 대전에서 어지럼증이나 두통으로 인한 뇌, 신경 쪽 진료, 이외에 수액 치료가 필요하신 분들은 꼭 위캔두 신경과를 찾아주세요! 오픈을 진심으로 축하드리고 앞으로 더욱더 번창하시길 기원합니다 :)

[ 출처 : 위캔두 신경과 의원 공식 홈페이지 ]

[ Eternally Blue, 2021 | 대전 위캔두 신경과 의원 소장 ]
...
다음 편에 이어집니다. 
[개인전 작업 마무리 & 개인전 안내]

[ 전시 | 협업 | 작품구입 : feelmycolor@naver.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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