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시선을 나눕니다.

문장을 나눠 갖는 사이

우리의 레터는 한 달에 두 번 내지는 세 번, 님의 메일함 속에 놓이지요. 꽤 수북하게 쌓인 뉴스레터의 숫자를 보다가, 한 통의 편지를 사이에 두고 연결되는 관계에 대해 떠올려 보았습니다. 저는 레터를 쓸 때 아무것도 쓰이지 않은 깨끗한 페이지를 열어 단정한 마음으로 첫인사를 적어요. 받는 이에 대해선 이름이나 별명 정도만 알아차릴 뿐이지만 내가 쓴 문장을 누군가와 나눠 갖는 일이기에, 가다듬은 말도 수십 번 다시 보며 모서리를 매만집니다. 제가 읽는 이가 되어서도 그 마음은 비슷한 것 같아요. 동료에게 슬쩍 받은 쪽지를, 다정함이 엿보이는 메신저를, 글과 그림으로 채워진 책을 보다 보면 어느새 쓰는 이와 마음이 한 길로 이어지곤 하거든요. 서로 다른 우리가 같은 문장을 같은 태도로 바라보고 있다는 걸 깨달으니, 님과 어라운드의 사이가 다시금 애틋하다는 걸 느낍니다. 이번 뉴스레터에서는 서울국제도서전 참여 소식과 함께, 어라운드 동료들의 취향 한편도 들려드릴게요.

글을 매개체 삼아 마음을 맞대는 의미에 관해 생각해 보고 나니, 문득 궁금한 것이 떠오릅니다. 여러분은 책을 주로 어디서 읽나요? 종이 냄새 가득한 도서관이나 만화방, 아늑한 어딘가, 분주한 대중교통 안에서 핸드폰 대신 책을 쉬이 꺼내 수도 있겠지요. 먼저 어라운드 동료들에게 어디서 책을 읽고 곱씹는 좋아하는지 물어봤어요. 이어지는 취향들을 살핀 후에는 자신의 답도 떠올려 보세요.

침대와 책


2007년 출간한 정혜윤 작가의 《침대와 책》을 읽으면서 둘의 조합이 꽤나 근사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인지 저는 폭신한 침대에서 책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빠져드는 게 좋아졌고요. 밑줄 그으면서 읽기보다는 책 귀퉁이를 접어가며 편안한 독서를 하고 있어요.


김이경ㅡ편집장

딱 도착할 때까지만


대중교통을 타고 오랫동안 이동해야 하는 날에는 책을 챙겨요. 가는 길 내내 작은 핸드폰을 들여다보면, 금세 눈이 빠질 듯해서 도착지에 다다르기도 전에 피곤해지거든요. 도착할 때까지만 읽을 테니 얇을수록 좋고, 사진이나 그림이 많다면 더더욱 좋은 한 권을 골라 가방에 넣어 두면 지루한 이동길이라도 끄떡없습니다.


명주ㅡ에디터

누구의 방해도 없는 그곳


서촌 누하동 골목에 들어서면 벽돌로 둘러싸인 길쭉한 건물 하나가 보여요. 예약제로 운영되는 카페 일인용 1p는 이름 그대로 온전히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며 책을 읽을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에요. 책이 든 묵직한 배낭을 내려두고 창을 마주한 채 멍을 때리다 보면 사장님이 내어주신 비엔나 커피가 도착해요. 이제 본격적으로 책을 맞이할 준비가 되었습니다. 언제 가도 좋은 공간이지만, 다가올 장마철에는 으스스한 추리소설 한 권과 큰 우산을 챙겨 방문해 볼 예정이에요.


승연ㅡ디자이너

서울도 벌써 15년째지만 여전히 너무 크게 느껴지고 타지라고 인식하게 되는 곳들이 있어요. 제게는 그중 하나가 ‘서초’인데, 지난 주말에는 오직 하나의 목적으로 그 낯선 동네에 다녀왔어요. 빨간 버스를 타고 가는 길이 여행길처럼 느껴졌고, 도착하니 설렘과 기대로 마음이 들떴지요. 화장실의 세련된 파이프 세면대부터 마음을 뺏기기 시작했답니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오디오 박물관, 오디움

오디움은 예약제로만 운영되며 도슨트의 안내에 따라 전시를 관람하는 방식이에요. 다양한 오디오에 대한 설명을 듣고 사이사이 청음 시간이 주어지는데, 오디오에 대해 잘 몰라도 탁월하게 좋다는 것만큼은 분명히 느껴졌어요. 마치 생생한 라이브를 듣고 있는 것 같은 순간도 있었죠. 그리고 전시의 하이라이트! 마지막 공간인 지하의 라운지는 10만 장의 LP, 초대형 오르골, 패브릭 소재의 기둥과 의자를 만날 수 있는 웅장한 공간이에요. 이곳에서는 4곡을 연달아 감상하고, 자유롭게 관람하는 시간을 가져요. 이렇게 100분이 정말 빠르게 흘러간답니다. 쉽게 볼 수 없는 오디오들을 최적의 환경에서 들어볼 수 있는 아름다운 경험이었어요. 일본의 건축을 좋아한다면 더욱 즐거운 시간이 될 것 같아요. 전시 예약이 조금 어렵지만, 꼭 한번 도전해 보시길 추천할게요.

A. 서울 서초구 헌릉로8길 6

책을 읽고 만드는, 소장하는 이들이 한데 모여 한바탕 애정을 나누는 ‘서울국제도서전’이 6월 중순 찾아옵니다. 어라운드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많은 분을 직접 만나 뵙기 위해 서울국제도서전에 참여해요. 다양한 이벤트와 혜택을 살뜰히 준비하고 있으니, 곧 전할 소식들을 설레는 마음으로 기대해 주세요. 그럼, B1홀 T14 부스에서 만나요!


· 기간 : 6월 18일(수) — 6월 22일(일)
· 장소 :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513 코엑스 A&B1

어라운드 에디터를 거쳐 오랜 시간, 에세이 필진으로 함께한 ‘에디터K’ 김건태 작가의 단행본이 6월 16일 출간됩니다. 마냥 까불고 싶고 되바라지고 싶고 개다리춤만 추고 싶은 그의 시절 기록을 담은 이 책은 부제 ‘망하지 않으려는 K의 실패형 생존 에세이’에서 엿볼 수 있듯 망한 듯 망하지 않은 이야기가, 실패인 듯 실패가 아닌 글들이 뼈를 숨긴 채 켜켜이 채워져 있답니다.

6월 18일부터 22일까지 열리는 서울국제도서전에서는 《괜찮은 척하면 진짜 괜찮아져》를 보다 가까이 살펴볼 수 있어요. 작가의 시선이 담긴 특별한 선물을 구매 혜택으로 마련했으니, 어라운드 부스를 가뿐히 찾아주시길요.

신간 《AROUND》 101호 소식을 전합니다. 푸르른 초록이 빛나는 이맘때, 어라운드는 지치지 않을 만큼의 짐과 여정으로 삶에 기쁨을 주는 가벼운 여행을 들여다봤습니다. 나들이라는 세 글자만으로 마음 설레는 이들을 만나, 바깥에서 쉼과 영감을 얻은 이야기에 귀 기울였지요.

뮤지션 한로로, 편집숍 오어즈의 나훔·성경, 유튜버 재지마인드 키키·프랭키 등 바깥으로 우리의 걸음을 이끄는 이들의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6월 13일 찾아올 《AROUND》 101호, 많은 애정 부탁드려요.

님은 한해의 상반기를 어떻게 보내셨나요? 어라운드에게 올 상반기는 ‘반가움’이 한껏 차오른 시간으로 기억될 듯싶어요. 100호 출간 기념 전시부터 곧 시작될 2025년 서울국제도서전까지, 독자분들과 마주 보며 다정을 나눌 기회가 많으니까요. 다음 뉴스레터에서는 101호 신간에 담긴 이야기와 더불어, 도서전 행사를 마친 후 우리네 마음속에 새겨진 감상을 안고 찾아올게요. 다다음주 목요일에 만나요!

지난 이야기를 톺아보며, Editor’s Curation


매달 첫 번째 화요일, 한 가지 주제로 어라운드가 톺아본 지난 기사 네 편을 소개해요. 이번 큐레이션의 주제는 ‘오래 기억할 이야기’입니다.

어라운드는 매거진 외에도 오랫동안 곁에 두고 싶은 책을 꾸준히 만들어왔지요. 올해 서울국제도서전을 통해 신간을 비롯하여 그간 출간된 우리의 단행본들을 한 자리에 모아 소개하려 하는데요. 그보다 앞서 6월 큐레이션에서 김건태 작가의 신간 속 한 조각과 최예슬, 요나, 박선아 작가와 나눈 대화들을 들려드립니다.

We Are Hiring!

매거진팀 시니어 에디터

 

우리 주변의 작고 가벼운 것들을 세심히 돌아보며 일상을 한결 가치 있게 만드는 《AROUND》에서 매거진을 함께 꾸릴 경력 에디터를 찾습니다. 아래 링크를 참고하여, 6 25일까지 서류를 보내주세요. 책에 뿌리를 둔 다양한 경험으로 시야를 확장할 여러분을 기다립니다.


온라인 구독 서비스, AROUND Club

어라운드를 보다 더 가까운 일상에서 만나고픈 독자분들을 위해 AROUND Club 혜택을 마련했습니다. 지난 시간 어라운드가 꾸준히 쌓아온 3,200여 개 이상의 기사를 온라인 구독 서비스 AROUND Club 통해 공식 홈페이지에서 만나보세요. 주변을 살펴 모아둔 다정한 이야기를 손에 내어드릴게요.

다달이 구독 : 매달 5,000원
해마다 구독 : 매년 48,000원

다양한 구독 방식이 있으니 , 아래편에 정리한 혜택과
함께 마음 닿는 쪽으로 살펴보세요.

•《AROUND》의 모든 기사와 비하인드 컷 감상
• 가족 매거진《wee》, 협업 브랜드 매거진 열람
• 지난 기사를 톺아보는 큐레이션 콘텐츠 감상
• 모든 뉴스레터 콘텐츠를 마음껏 열람
• 생생한 콘텐츠로 감상하는 오디오 북 제공
• 어라운드의 오프라인 작업실 ‘발견담’ 이용 제공
• 홈페이지에서 현금처럼 쓰는 ‘AROUND Point’ 지급

‘일과 일상 사이(Life With Work) 주제로 한 《AROUND》 100가 궁금한가요? 책 뒤에 숨겨진 콘텐츠가 궁금하다면 뉴스레터를 구독해 주세요. 이미 지난 뉴스레터 내용도 놓치지 않고 살펴보실 수 있답니다. 어라운드 뉴스레터는 격주로 목요일 오전 8시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매일 반복되는 출근길, 평범한 아침 시간을 어라운드가 건네는 시선으로 채워 주세요.

어라운드 뉴스레터에서는 책에서 못다 한 이야기를 펼쳐 보입니다.

또 다른 콘텐츠로 교감하며 이야기를 넓혀볼게요.

당신의 주변 이야기는 어떤 모습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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