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은 요즘 국민의 걱정거리가 된 국군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훈련 안 하는 군대의 '흥청망청'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하는 군인들. [중앙포토] 논설위원실의 제 옆자리에 있는 김민석 중앙일보 군사안보연구소 선임위원에게 도대체 왜 군대에서 계속 사건이 터지느냐고 물었습니다. 김 위원은 한국의 현역 언론인 중 군에 대한 취재를 가장 오래, 많이 한 기자입니다. 한때는 국방부 대변인이었습니다. 그는 “여러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 같은데, 가장 근본적으로는 훈련을 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2018년 하반기부터 사실상 한ㆍ미 연합군사훈련은 중단됐습니다. 규모와 기간을 축소해 실시하기도 했지만 본래 의미의 연합훈련은 아니었습니다. 지난달 한국을 떠난 로버트 에이브럼스(한국명 우병수) 주한 미군 사령관은 환송 행사에서 ‘훈련 없는 한국 군대’를 걱정했습니다. “평상시에 땀을 흘려야 전시에 피를 흘리지 않을 수 있다.” 그는 그 전에도 “훈련이 컴퓨터 게임처럼 돼가는 건 곤란하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은 연합훈련을 다시 하자는데 우리 정부는 어떻게든 안 하려고 합니다. 김 위원에 따르면 국군 자체 훈련도 연대급 이상의 대규모 훈련은 중단됐고, 대대 이하에서 전술 훈련만 합니다. 2018년의 9ㆍ19 남북군사합의, 코로나19 확산 등이 빚은 결과라고 합니다. 최근 군 사건을 보면 대체로 술이 등장합니다. 공군 이모 중사 사건도 가해자가 지인 개업식 자리에 그를 부른 게 시작이었습니다. 지난 달 전남 목포의 해군 부대에서는 병사들이 무단으로 반입한 술을 마시다 당직 간부에게 발각되자 그를 때리고 탈영을 시도했습니다. 그보다 며칠 전에는 다른 해군 부대에서 술에 취한 간부가 부하들을 집합시킨 뒤 폭행했습니다. 최근의 군 자체 조사에서 공군의 한 준장이 10명 안팎이 참석한 회식을 1∼4월에 최소 17회를 가진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얼마 전 페이스북에는 한 병사가 7군단 예하 부대에서 지난 4월 25일에 간부 20명 가까이가 모여 회식했다는 고발 글을 올렸습니다.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이었던 김용현(61) 예비역 중장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최근의 군 문제에 훈련이 줄어든 게 영향을 미쳤다고 보십니까. “군대는 전쟁에 대비하는 조직입니다. 상대에 대해 분석을 하고, 작전을 짜고, 훈련을 해야 군이 긴장감 속에서 움직입니다. 훈련은 숙달될 때까지 반복해야 합니다. 그래야 유사시 조건반사적 대응이 이뤄집니다. 평상시의 군대는 훈련 계획, 훈련 준비, 실제 훈련으로 계속 이어져야 합니다. 군대에서 훈련을 안 하면 뭐를 하겠습니까? 모여서 술 마시고 부하들 괴롭히지 않겠습니까? ‘흥청망청’ 군대가 되는 게 당연합니다.” -군의 기강이 무너졌다고 보십니까. “적이 없는 군대에는 기강이란 게 있을 수 없습니다. 지금 우리 군대는 북한군을 적으로 상정하고 있지 않습니다. 국방백서에서 그 표현이 사라지지 않았습니까? 지향점이 없어진 것입니다. 권투 선수는 훈련할 때 다음 시합 상대를 염두에 두고 합니다. 그에 대해 분석을 하고, 전략을 짜고, 그에 맞춰 훈련합니다. 그냥 주먹 날리는 훈련만 한 채 시합에 나가면 얻어터집니다. 사병들도 왜 훈련을 하고, 무엇에 대비해야 하는지 알아야 목표 의식이 생깁니다. 그게 없으니 군대를 그저 고달픈 곳으로만 여깁니다.” 병영문화 개선도 필요합니다. 군의 고질적 은폐 문화도 고쳐야 합니다. 하지만 더 근원적으로 군 기강 해이의 원인을 찾는 것이 국가 지도자가 할 일입니다. 어떤 집단이든 목표 의식 없이 부유하면 일탈이 잇따릅니다. 학생들이 공부 안 하는 학교, 직원들이 일 안 하는 회사가 아무런 말썽 없이 잘 굴러간다면 그게 더 이상한 일 아닙니까? 곧 장병들 백신 접종이 시작된다고 합니다. 훈련 피하는 이유 중 하나는 사라집니다. 어제 문재인 대통령이 부사관 사망에 대해 “그냥 넘어갈 수 없다”며 제시한 대책이 있습니다. 그 내용이 아래 기사에 실려 있습니다. 더 모닝's Pick 1. 다시 뒤집어진 일제 징용 판결 1심 재판부가 일본 기업을 상대로 한 강제 동원 피해 배상 청구 소송에 각하 판결을 했습니다. 청구 권한이 없다는 겁니다. 대법원 판결과 180도 다른 결론입니다. 이 문제는 국가간 협약(한일 청구권 협정)이 개인의 권리 행사를 막을 수 있느냐는 게 관건입니다. 절대적 정답을 찾기 어려운 문제입니다. 1965년에 협약을 맺으며 일본에게서 돈을 받은 한국 정부가 피해자들에게 적절한 보상을 했다면, 그 이후에라도 적극적으로 해결책을 마련했다면 사태가 이렇게까지 전개되지는 않았을 일입니다. 잘못 묶인 역사의 매듭은 이처럼 풀기가 어렵습니다. 어제 판결 내용이 기사에 자세히 담겨 있습니다. 😧 2. 전 세계에서 출산 급감 코로나19 때문에 사람들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자 '베이비 붐'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 이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통계를 내 보니 주요 국가에서 지난해 말과 올 초에 10% 이상 출산이 줄었습니다. 20% 넘게 줄어든 나라도 있습니다. 미래에 대한 불안 탓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코로나 사태가 인류에게 미치는 영향이 상상 이상인 듯합니다. 😱 3. 서울대, 2학기부터 대면 수업 서울대가 2학기에 대면 수업을 재개하기로 했습니다. 오세정 총장은 “대학의 역할은 지식의 전달 만이 아니다. 대학은 지식 공동체로서 새로운 지적 동반자들과의 만남, 교수와 학생 및 선후배의 교류, 다양한 의견을 가진 사람들과의 토론이 이뤄지는 공간이다”고 말했습니다. 오 총장께서 내린 어려운 결정을 지지합니다. ※오 총장님은 이 레터의 구독자이십니다. 감사합니다. 😄
중앙일보 이상언 논설위원 매일(월~금) 아침 뉴스레터에 새 소식을 담아 새 날을 알립니다. 세상으로 향한 작은 창을 열어 보세요. 빛과 바람과 풍경을 전합니다. 이상언의 '더 모닝' 뉴스레터를 놓치셨나요?😭 지난 뉴스레터는 아카이브 페이지에서 확인 할 수 있어요. 😊 아래 버튼을 누르시면 👇 이상언의 '더 모닝' 목록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