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트님, 한 주 잘 보내고 계신가요? 월요일에 보내드린 밑미레터에 이어 목요일에는 밑미 고민상담소가 메이트님의 메일함을 찾아갑니다. 혹시! 지난 월요일 밑미레터를 놓치셨다면, 다시 보기를 통해 놓치지 마세요! 밑미 고민상담소 🗣 ![]() 오리 님의 고민 저는 과거 학교폭력 피해자입니다. 벌써 10년이나 지난 일이다보니 아픔은 자연스레 무뎌지고 잊고 산지 꽤 된 것 같아요. 최근 학교폭력 기사들이 자주 올라오는 걸 보게 되었어요. 그런 기사를 접할 때마다 늘 마음 한 구석이 불편합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의 질타와 처벌을 보며 과거 제 모습을 위로라도 하듯 마음이 한결 놓였어요. 문제는 그 이후였습니다. 몇 달이 지나고선 아무 일 없단 듯 행동하고 심지어는 그 전보다 더 잘 살고 있는 사람들을 보게 되었어요. 순간 눈물과 함께 곪았던 제 마음이 터져버린 건지 제가 하고 있는 모든 일에 의욕을 잃었어요. 나쁜 행동을 한 사람도 성공과 명예, 사랑도 받을 수 있다는 사실. 그 사실이 열심히 살아오고 있는 저를 비웃는 것 같아요. 전 어떻게 해야 더 담담하게 생각할 수 있을까요. ![]() 밑미 심리 카운슬러 신지윤 님의 답변 최근에 연달아 학교폭력 기사들이 나오고 있죠. 아마 고민상담소에 편지를 보내셨을 때보다 지금 더 많은 기사를 접하고 계실 텐데, 요즘 오리님의 마음은 어떠신지, 염려가 되기도 합니다. 보내주신 이야기들을 읽으며, 심리상담가로서 제가 할 수 있는 말이 무엇일지 가만히 생각해보았어요. 아무리 생각해봐도, 떠오르지 않더군요. 만약 오리님이 제 앞에 내담자로 앉아계셨다면, 저는 그저 함께 눈물을 흘리며 앉아있는 것 밖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을 것 같아요. 오리님이 10여 년간 묻고 살았던 시간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온 마음을 열어 들어드리는 것 외에 제가 할 수 있는 게 무엇이 있을까요. 다른 사람을 아프게 하고도 아무렇지 않게 사는 사람들에 대해 이해할 수 없는 마음, 세상이 어떻게 이럴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과 원망, 도무지 추슬러지지 않는 내 마음은 어떻게 담담해질 수 있을지에 대한 절망. 이 모든 마음들이 아마도 오랜 시간 마음 깊숙이 잘 개켜져 있었던 것 같아요. 우리는 우리가 경험한 것들로 구성된다고들 하지만 저는 조금 다르게 말하고 싶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겪은 일들 그 자체가 아닌, 미해결된 일들에 영향을 받아요. 미처 해결되지 못 했던 마음들이 지금 눈물과 무기력으로 터져 나와, 오리님에게 근본적인 여러 질문들을 던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거꾸로 이야기하면, 이젠 오리님이 10년 전 그 마음들을 마주보고 안아줄 수 있을 만큼 성장하셨다는 뜻이기도 하죠. 가해자들의 지금 보이는 삶이 전부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저는 그들을 저주하거나 악담을 퍼붓고 싶진 않습니다. 하지만 10여 년 전, 오리님에게 했던 자신들의 행동이 어떤 의미이고 오리님뿐만 아니라 스스로에게도 어떤 상처를 남겼는지 알지 못한 채 그들에게 남겨진 미해결 과거는 반드시 어떤 형태로든 그들에게 흔적을 남겼을 거예요. 그들이 그것을 깨닫지 못한다면, 그래서 마음으로라도 진심으로 사과하지 못한다면, 아마 그들은 인생의 많은 부분을 잃은 채로 공허하게 살아갈 수밖에 없을 겁니다. 너무 담담하게 되려 애쓰지 마세요. 아픔이 있는데 어떻게 그렇게 되겠어요. 스스로에게 너무 이른 용서나 회복을 요구하는 것은 내가 나에게 다시 한 번 가해자가 되는 것일지 모릅니다. 그냥 흘러가는대로 충분히 더 아파하시고, 그래서 그 과거가 이제는 ‘해결된’ 과거로 슬픔이라는 강물에 흘러갈 수 있게 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밑미타임 #MeetMeTime 주위에 내가 도울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지 한 번 곰곰이 생각해보세요. 큰 도움이 아니어도 괜찮아요. 내가 내미는 작은 도움의 손길이 누군가에게는 큰 힘이 되고, 상대에게 도움을 줄 때 내게 일어나는 작은 긍정의 변화도 점차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실천하는 모습을 모두가 볼 수 있도록 SNS에 해시태그(#밑미타임 #MeetMeTime)와 함께 올려주세요. 밑미는 왜 지금 공간을 만들까요? 밑미는 왜, 지금, 어째서, why, 어떻게, 이 코로나 시기에 오프라인 공간을 오픈하는 걸까요? 공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날, 밑미홈 공간을 찾아 이 공간이 어떻게 우리에게 오게 되었는지, 각 층별로 어떤 공간들이 만들어지는지 이야기를 나눠보았습니다. 궁금하다면, 밑미TV에서 확인해보세요📽 이번주 월요일과 목요일 두 차례 만난 밑미레터, 어떠셨나요? 또 다시 많은 분들이 주신 소중한 피드백을 반영해 밑미레터는 좀 더 이른 시간인 오전 8시에 여러분의 메일함을 찾아갑니다. 아침 출근길, 밑미레터와 함께 하는 시간 되세요🤗 밑미레터는 구독자 분들과 함께 만들어 갑니다. 이번에도 피드백, 주실 거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