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와 교육 양극화 김창환(한국교육개발원 선임연구위원, 한반도평화연구원 연구위원) 2020년 초부터 시작된 코로나19는 전 세계 학생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학생들이 학교에 등교하지 못하고 집에 머무르면서 친구들을 만나지 못하고, 움직임이 줄어들고, 미디어에 의존하는 등 조화로운 성장과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또한 코로나 19로 인해 온라인수업이 시작되었다. 그러나 온라인수업은 학생들의 학습동기와 학습의욕을 자극시키는데 한계가 있었고, 따라서 자연스럽게 학습결손과 학력저하를 불러일으켰다. 팬데믹의 부정적인 영향에 적극 대처하지 못할 경우, 커다란 능력 손실도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2020년 6월 5일 미국 타임지는 표지 기사에서 ‘팬데믹 세대(Generation Pandemic)’의 출현을 예고하였다. 코로나19로 인해 돌봄, 결식, 온라인 교육환경, 심리정서, 학업성취도 등 모든 측면에서 취약계층 학생들은 더 큰 고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는 코로나19가 초래한 양극화, 특히 취약계층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살펴보고, 회복 과제를 제시하고자 한다. 1. 교육 양극화 실태 1) 학력 양극화 코로나19는 학력저하와 더불어 교육격차를 만들어냈다. 코로나19 이전에도 교육격차는 교육의 핵심 문제였는데, 코로나19가 그것을 가중시킨 것이다. 교육격차는 실증적인 데이터로 확인되고 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2021)이 ‘최근 3년 간 전국 중‧고교 수학 학업성취도 분포’를 분석한 결과, 중위권(B, C, D 등급)은 감소하였고, 상위권(A등급)‧하위권(E등급)은 증가 추이가 두드러져 학력 양극화 현상이 확인되었다. 또한 ‘최근 2개년도 전국 중‧고교 국영수 성취도 분포’ 분석 결과, 모든 지역에서 전년대비 중위권(B, C, D등급) 비율이 감소하였다. 특히 중학교는 A, E 등급이 함께 높아진 ‘학력 양극화’가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교육정책연구소(2021)는 서울시 소재 중학교 382개교의 1학기 학업성취 등급 비율(2018년-2020년)을 분석하였다. 먼저, 동일 학교 내 학년 변화에 따른 학업성취 등급 비율을 분석한 결과, 관심군(2019년 기준 중2)과 비교군(2018년 기준 중2) 모두 중2에서 중3으로 변화할 때 학력격차가 심화되고 있었다(학업성취분포의 지니계수 증가, 중위권비율 감소). 즉, 학년 진급(중2→중3)에 따라 학교 내 학력격차는 대체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코로나19를 겪은 관심군이 비교군보다 학업성취 분포의 불평등 정도(지니계수)의 증가 폭이 더 크고, 중위권 비율 감소 정도도 더 크게 나타나 코로나19 이후 학력 양극화가 심화된 것으로 밝혀졌다. 구체적인 학업성취 등급 비율 변화를 살펴보면, 관심군과 비교군 모두 학년 변화에 따라 A등급이 증가하는 추세는 동일하였으나, 코로나19를 겪은 관심군의 경우 가장 하위권인 E등급 비율 또한 증가하면서 양극화 현상이 나타났다. 다음으로 동일 학교 내 동 학년의 3개년도 학업성취 등급 비율을 분석한 결과, 학교 내 학력격차는 2018년도부터 대체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었으나(학업성취분포의 지니계수 증가, 중위권비율 감소), 학력격차 심화 정도는 코로나19를 겪은 2020년이 세 시점 중 가장 크게 나타났다. 구체적인 학업성취 등급 비율 변화를 살펴보면, 코로나19 발생 전인 비교 시점(2018년-2019년)의 경우 전년도 대비 A등급 비율은 증가하고 E등급은 감소하였으나, 코로나19가 발생한 관심 시점(2019년-2020년)은 A등급뿐 아니라 E등급도 증가하며 학업성취 양극화가 심화되었다. 2021년 6월 2일 교육부(2021)는 ‘2020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발표하였는데, 3수준(보통학력) 이상 비율은 전년 대비 중학교 국어·영어, 고등학교 국어에서 감소한 반면, 1수준(기초학력 미달)의 경우, 중학교 수학을 제외한 모든 과목에서는 전년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홍섭근(2021)의 조사에 의하면, 코로나19로 학력 격차가 심화되었는지에 대해 학생 53.8%, 교원 69.7%, 학부모 76.5%가 동의하였다. 학습격차에는 온라인 수업이 크게 영향을 미쳤다. 계보경 외(2020)의 조사에 의하면, 교사들의 79%가 원격수업으로 인해 학생간 학습격차가 커졌다고 인식하였다. 또한 신성현(2020)의 조사에 의하면, 전국 성인의 80%가 온라인 수업으로 학생 간 학습격차가 커졌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초등학교 저학년(36%), 고등학교(27%) 순으로 격차가 커졌다고 판단하였다. 이정연 외(2020)의 조사에 의하면, 경제적 수준이 낮을수록 온라인 수업환경, 가정의 지원, 심리정서 등의 측면에서 격차가 확인되고 있다. 가정의 경제적 수준이 가장 낮은 집단일수록 온라인 수업에 집중하기 어려운 장소에서 학습하고, 온라인 수업에서 사용하는 기기가 낡아 방해를 받고, 인터넷 속도가 느려 어려움을 겪고, 온라인 수업 내용이 잘 이해가 안 되고, 온라인 수업을 이해하기 어려울 때 해결하지 못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정의 경제적 수준이 가장 낮은 집단일수록 보호자가 학교 일정 공지를 확인하고 챙겨주지 못하고, 온라인 학습 및 과제에 관심을 가져주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정의 경제적 수준이 가장 낮은 집단일수록 등교수업을 하지 않는 날 점심식사를 혼자 한다는 비율(23.5%)이 높고, 행복하다고 느낀 학생 비율(39.0%)이 낮고, 짜증을 많이 낸다고 응답한 학생 비율(62.7%)이 높고, 코로나 19 확산 이후 미래가 불안하다고 응답한 학생 비율(62.6%)이 높고, 학교에 가지 않는 날에는 혼자 남겨진 것 같다는 기분이 든 학생 비율(28.8%)이 높은 것으로 타나났다. 2) 취약계층에 미치는 영향 코로나19는 모든 학생들에게 어려움을 주고 있으나, 특히 취약계층 학생들에게는 더욱 큰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먼저 돌봄에 있어 취약성이 드러났다. 정익중‧이수진‧강희주(2020)의 조사에 의하면, 취약계층의 경우, 평일 낮 시간 성인 보호자의 돌봄이 없는 경우가 61.9%로서 다른 계층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 식사 챙김을 받는 정도도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결식률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동권리보장원(2021)의 조사에 의하면, 미등교(원)일의 결식률은 빈곤가구에서 50.1%로 비빈곤 가구의 38.5% 보다 높았고, 한부모·조손가구에서는 49.1%로 양부모가구의 38.0% 보다 높게 나타났다. 온라인 수업 환경에서도 취약성이 드러나고 있다. 이정연 외(2020)의 연구에 의하면, 가정의 경제적 수준에 따라 온라인수업 환경, 온라인 수업 이해도, 디지털리터러시 역량, 가정의 교육지원, 사교육비 지출, 학습 자료 구입, 돌봄 등에서 차이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정적 정서도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동권리보장원(2021)의 조사에 의하면, 아동의 부정정서인 우울감은 비빈곤가구(2.59점)보다 빈곤가구 아동(4.08점), 양부모가구 아동(2.68점)보다 한부모·조손가구 아동(3.09점)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살생각은 빈곤가구 아동이 6.2%로 비빈곤가구의 2.2%에 비해 2.8배 높게 나타났으며, 한부모·조손가구가 3.7%로 양부모가구의 2.4%에 비해 1.5배 더 높았다. Sieberer 외(2021)는 독일의 7-17세 자녀가 있는 1,586가정을 조사하였다. 국제적으로 표준화된 검사 도구로 건강관련 삶의 질(HRQoL), 정신건강문제, 불안, 우울증을 측정하여, 독일 국가 수준의 종단조사 데이터(BELLA cohort study)와 비교하였다. 조사대상자의 ⅔가 코로나 팬데믹에 크게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대상자들은 숙면문제(43.3%), 두통(40.5%), 우울증(33.8%), 복통(30.5%)을 호소하였다. 건강관련 삶의 질(HRQoL)은 40.2%에서 15.3%로 감소하였고, 정신건강문제는 9.9%에서 17.8%로 증가하였고, 불안증세는 14.9%에서 24.1%로 증가하였다. 취약계층 자녀의 경우 위 모든 측면에서 더 나쁜 결과를 가져온 것으로 나타났다. 학업성취도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동권리보장원(2021)의 조사에 의하면, 학교휴교 및 온라인 학습의 증가로 ‘아동의 주관적 학업성취도’는 빈곤가구 4.80점으로 비빈곤가구(6.05점) 보다 낮게 나타났으며, 한부모·조손가구는 5.29점으로 양부모가구(6.04점) 보다 낮게 나타났다. 2. 교육 양극화 극복 과제 학생들의 학습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 먼저 실태를 정확히 진단하는 것이 필요하다. 현재 국가수준학업성취도 평가는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일반계) 2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매년 실시되며, 평가 대상 교과는 국어, 수학, 영어이다. 2021년 6월 발표된 교육부 발표자료(2021)에 의하면, 보통학력 이상 비율은 줄어들고, 기초학력 미달 학생이 증가하는 등 학습격차가 확인되었다. 따라서 모든 학생의 학력수준과 학습격차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를 한시적으로 모든 학년에 전면적으로 실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학업성취도 평가에 기초하여 학력부진학생에 대한 특별 대책이 필요하다. 코로나19 이후 하위 성적 학생이 증가한 점을 고려하여 양극화를 억제하기 위한 적극적인 지원정책이 요구되고 있다. 학생 개인들의 특성을 고려한 개인 맞춤형 학력증진 대책을 마련하고 추진할 필요가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학생들이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으나, 특히 취약계층 학생들의 경우 더욱 큰 어려움에 봉착한 것으로 나타났다. 돌봄, 결식, 온라인 교육환경, 심리정서, 학업성취도 등 모든 측면에서 취약계층 학생들은 더 큰 고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포스트코로나 시대 취약계층 학생을 대상으로 강력한 ‘적극 우대정책(affirmative action)’을 다각적이면서 밀도 있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이를 위해 종합지원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코로나19로 인해 강화된 취약성은 현재와 같이 교육 기회나 교육 여건의 부족을 보완해주는 정책으로는 완화시키기 어려울 수 있다. 학생 건강 모니터링 시스템, 학생심리지원시스템, 학생돌봄시스템, 학생멘토링시스템, 학습설계지원시스템 등이 종합적으로 마련되고 강력하게 추진되는 것이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요구되고 있다. 취약계층 학생 문제가 가정배경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기 때문에, 복지부와 연계하여 가정을 지원하는 노력도 병행되어야 한다. 특히, 취약계층의 학력저하 문제가 전 세계적인 이슈로 부상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여 학력저하 문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누적된 학력저하가 발생하지 않도록 선제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참고문헌> 계보경 외(2020). COVID-19에 따른 초‧중등학교 원격교육 경험 및 인식 분석. 한국교육학술정보원. 교육부(2021.6). 2020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교육부. 김창환(2021). 코로나 19의 부정적 영향과 회복을 위한 교육적 과제에 관한 연구. 홀리스틱교육연구, 제25권 제3호, 113-133. 사교육걱정없는세상(2021). 전국 중‧고교 2020년 학업성취도 분석을 통한 코로나 학력격차 실태 기자회견 (2021.4.26.).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서울교육정책연구소(2021). 코로나 19 전후, 중학교 학업성취 등급 분포를 통해 살펴본 학교내 학력격차 실태 분석. 서울: 서울교육정책연구소 신성현(2021). 코로나 시대, 학교의 역할 및 온라인수업에 대한 인식 조사. 한국리서치. 아동권리보장원(2021). 코로나 19 대응 아동실태조사 결과 발표. 이정연 외(2020). 코로나와 교육 : 학교구성원의 생활과 인식을 중심으로. 경기도교육연구원. 정익중‧이수진‧강희주(2020). 코로나19로 인한 아동일상 변화와 정서 상태. 한국아동복지학 69(4), 59-90. 홍섭근(2021). 코로나19 이후, 교육격차 어떻게 할 것인가? - 책임등교와 기초학력 전담교사 도입의 필요성 관점으로 -. 교육정책디자인연구소. Sieberer, U. R., Kaman, A., Erhart, M., Devine, J., Schlack, R., Otto, C.(2021). Impact of the COVID‑19 pandemic on quality of life and mental health in children and adolescents in Germany. European Child & Adolescent Psychiatry. https://doi.org/10.1007/s00787-021-01726-5 이 글은 한반도평화연구원 홈페이지(www.koreapeace.or.kr)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 이 글의 내용은 필자의 개인적 견해이며 한반도평화연구원의 공식적 입장이 아님을 밝힙니다. 한반도의 미래를 준비하고 한반도 평화의 대안을 만들어가는 일에 <개인후원>, <교회후원>으로 함께해주세요 !! ※ 후원회원이 되시면 KPI 행사에 우선 초대되고, 연구단행본 및 각종 자료를 우편으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또한 일반인에게 열려있지 않은 KPI 내부 세미나 초청과 회원 자료를 통해 별도 혜택을 누리실 수 있습니다. 사단법인 한반도평화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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