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쉽고 간편하게 이해하는 미술 뉴스 이 그림 익숙한 독자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절규'라는 제목의 작품인데요.
이 작품을 그린 화가 에드바르 뭉크가 어느 나라 출신인지, 알고 계시나요?
바로 북유럽 국가 노르웨이입니다!
이 뭉크의 세계적인 그림 '절규' 중 가장 유명한 버전을 노르웨이에서 볼 수 있는데요.
이 절규가 소장된 노르웨이 국립 박술관이 무려 6억5000만 달러(약 8000억 원)를 들여 새 단장을 하고 문을 열었다고 합니다. 유럽의 명작뿐 아니라 북유럽 디자인 컬렉션도 볼 수 있다고 하네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다음엔 스페인으로 가보겠습니다. 작가들이 가장 위대한 화가로 꼽는 사람 중 한 명인 프란시스코 고야의 '블랙 페인팅'이 있었던 공간을 재현한 영상 작품을 마드리드 프라도미술관에서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저도 죽기 전에 꼭 보고 싶었던 시리즈인데, 소개해드릴게요.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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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000억 들여 지은 노르웨이 국립박물관 오픈:
유럽에서 프랑스 루브르박물관, 러시아 에르미타주박물관 다음으로 큰 박물관이 새로 문을 열었습니다. 바로 노르웨이 국립박물관인데요. 노르웨이 대표 작가인 뭉크의 '절규'는 물론 유럽 고대 조각과 명나라 도자기, 그리고 북유럽 디자인까지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다고 합니다.
✳️ 고야 블랙페인팅의 공간을 영상으로 재현하다:
스페인 마드리드의 프라도박물관에서 '작가들의 작가'로 꼽히는 프란시스코 고야의 유명한 시리즈 '블랙 페인팅'을 재해석한 영상 작품이 전시되고 있습니다. 고야의 '블랙 페인팅'은 '귀머거리의 집'(La Quinta del Soro)이라고 불렸던 곳에 그려져있다가 캔버스에 옮겨졌는데요. 이 그림들이 있었던 공간을 영상으로 재현했다고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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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오슬로의 국립박물관. 사진: Børre Høstland/The Nasjonalmuseet of Norwa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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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0억 들여 지은 노르웨이 국립박물관 오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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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바르 뭉크의 대표작을 비롯한 노르웨이의 주요 예술 작품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국립 박물관의 건물이 6월 11일 문을 열었습니다! 무려 4개의 국립 기관을 합친 건축물로, 북유럽에서는 가장 큰 박물관이고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유명한 라익스박물관보다도 크다고 하네요. 가까이 가면 전체 건물을 한 눈에 보기도 어려울 정도라고 하는데요. 어떤 것을 볼 수 있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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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위의 소녀들(1901). 사진: Nasjonalmuseet/Høstland, Børr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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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절규(1893): 어쩌면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그림 중 하나일 '절규'는 회화 2점과 파스텔 2점이 알려져 있는데요. 그 중 가장 먼저 그려진 버전이자 가장 유명한 작품이 바로 노르웨이 국립박물관에 있습니다. 작년에 이 그림 속에 '미친 사람이나 그릴 그림'이라고 적힌 글귀가 뭉크의 친필임이 밝혀져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 다리 위의 소녀들(1901): 앞으로 쏟아질 것 같은 다리의 급경사가 돋보이는 그림입니다. 뭉크는 불안감을 자아내기 위해 이러한 구도를 즐겨 사용했습니다.
- 아픈 아이(1885-1886): 작년 '그림이 있는 하루'에서도 소개한 작품인데요. 뭉크가 병으로 떠난 누이를 생각하며 평생 반복해 그린 그림이랍니다. 비교적 초기 작품으로, 좀 더 사실적이고 자세한 묘사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 그밖에 마돈나(1894), 담배를 든 자화상(1895), 멜랑콜리(1892) 등 18점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뭉크 갤러리'가 박물관에 마련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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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개 기관을 하나로: 노르웨이 국립미술관, 현대미술관, 건축미술관, 공예박물관을 한 자리에 모은 것이 바로 국립박물관입니다. 그러다보니 규모가 이렇게 클 수밖에 없었다고 하고요.
- 전시장만 100개 가까이: 그만큼 고대 조각상부터 노르웨이의 일상 디자인 제품들과 왕실 패션까지 어마어마한 컬렉션을 전시하기 때문에 갤러리만 100개 가까이 된다고 합니다.
- 한 자리에서 소장품 관리: 특히 흥미로웠던 것은 소장품 약 40만 점을 보관할 수 있는 규모의 수장고와 보존실, 사진 스튜디오를 갖췄다는 점인데요. 이 덕분에 최근 뭉크를 비롯한 이곳 소장품에 관련된 흥미로운 뉴스들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 수백년 동안 사용할 박물관: 또 기사들을 찾아보니 이 박물관은 '수백년 동안' 사용하기 위해 내구성이 좋은 자재를 쓰고, 비슷한 규모의 다른 건물에 비해 탄소배출이 절반 수준이 되도록 지었다고 합니다. 박물관을 짓기로 한 것이 2003-2005년이고, 2008년 부지를 정하고 2009년 건축 공모가 이뤄졌으며, 2014년부터 건물을 짓기 시작했다고 해요. 이런 촘촘한 계획성은 배울만한 것 같습니다!
- 관광산업에 투자: 노르웨이는 석유 산업으로 돈을 벌고 있지만, 화석 연료 사용이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시대적 변화에 맞춰 '여행 산업'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박물관에 대대적인 투자를 했다고 합니다. 우선 개관 첫 해에 100만 명이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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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서 제 경험담 하나, 이야기 해드릴게요. 문화 산업에서 성공적인 비즈니스를 하고 계신 어느 사업가를 인터뷰할 기회가 있었답니다. 그런데 그 분이 "전시 보는 것을 좋아한다"며 "아트바젤 홍콩에 자주 간다"고 말하시는 걸 듣고 조금 놀란 경험이 있습니다.
- 제가 놀란 이유는요. 아트 바젤 홍콩은 전시가 아니라, 그림을 팔기 위한 갤러리들이 모여서 부스를 차리는 일종의 '산업 박람회' 같은 것이거든요. 미술계에서는 이것을 '아트페어'라고 부르죠.
- 그런데 이 분 뿐 아니라 갤러리와 미술관의 차이를 잘 모르는 사람을 꽤 많이 보았습니다. 문화쪽에서 일을 하고 계심에도... 그래서 안타깝다는 생각을 했었는데요.
- 간단히 말해 갤러리는 '그림을 파는 곳', 미술관(주로 공공)은 '후대에 남길 가치가 있는 작품을 소장, 관리하고 공공을 위한 기획 전시를 선보이는 곳'이라고 보시면 됩니다(이런 이유에서 미술관은 그림을 팔지 않습니다).
- 갤러리는 상업성이 두드러지고, 미술관은 공공성에 중요성을 둡니다. 이 때문에 많은 작가들은 미술관 전시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자신의 작품이 중요하다는 것을 어느 정도 인정 받는 것이기 때문이죠.
- 사실 한국에서는 이런 미술관의 공적인 역할이 정립된지 얼마 되지 않았답니다. 이 때문에 갤러리와 미술관의 차이를 잘 알 수 없기도 했는데요. 과거 인터뷰에서 놀란 경험을 한 뒤로 저는 꼭 해외에 전시를 보러 간다고 하시거나, 눈을 키우고 싶다는 분들에게 '상업 갤러리 전시를 보기 전에 미술관 전시부터 꼭 보세요!'라고 말씀드린답니다.
- 독자 여러분도 지금 어떤 작가가 미술사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지 궁금하시다면, 전세계 유명 미술관들의 기획 전시를 한 번 훑어보세요. 웹사이트에도 정보가 잘 나와있으니, 가장 빨리 확인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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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스페인 마드리드의 유명한 프라도박물관 소식입니다.
이곳 미술관에 가면 꼭 봐야 하는 두 작가, 바로 디에고 벨라스케스와 프란시스코 고야인데요. 두 작가는 프랑스 인상파 작가들은 물론 현대미술에까지 영향을 미친, '작가들이 존경하는 작가'들입니다.
그 중에서도 프란시스코 고야의 걸작 '블랙 페인팅'을 프랑스 작가 필립 파레노가 영상으로 재해석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고 합니다.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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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의 궁정화가였던 프란시스코 고야는 노쇠하고 병든 1819년, 시끌벅적한 세상을 떠나 마드리드 남부 어느 마을의 '귀머거리의 집'이란 곳으로 숨어듭니다. 그리고 이 집에서 벽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작가의 마음 속 깊은 곳을 담은 이 벽화들은 그가 세상을 떠나고 나서야 알려졌고, 지금은 캔버스에 옮겨져 프라도박물관에 일부가 전시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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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만을 위한 그림: 우선 이 그림이 고야가 죽고난 뒤 뒤늦게 발견 되었다고 말씀드렸죠? 평생 왕실을 비롯한 누군가를 위해 그림을 그렸던 고야는 말년에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그림을 그립니다. 19세기는 '자아'라는 개념도 희미했을 때인데 자기만을 위한 그림을 그렸다는 것이 역사적이며 놀라운 사실로 꼽힙니다.
- 깊은 내면의 고통을 토로하다: 물론 단지 남에게 보여주지 않은 것만으로 대단한 것은 아닙니다. 이 그림들은 고야가 살면서 겪었던 고통들(자식의 죽음, 혼란한 사회상, 여인과의 관계)을 비롯한 깊은 내면을 아주 강렬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사실 1930년대 초현실주의 그림보다도 훨씬 더 뛰어나게, 더 빨리 인간의 내면을 포착했다는 평가도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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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자화상 같은 고야의 '개'(1819-1823)
제목은 후대 연구자들이 붙인 것입니다. |
'읽는 사람들'(1819-1823)
사람들의 표정을 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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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까운 것은 마드리드 남부의 어느 집에 있었던 이 그림들이 모두 벽에서 떼어져 버렸다는 것입니다. 만약 남아 있었다면 전 세계 사람들이 찾는 '미술 성지' 중 하나가 되었을텐데 참 아깝습니다.
프랑스의 예술가인 필립 파레노는 각종 기술을 활용해 이 '귀머거리의 집'에 있었을 블랙 페인팅의 공감각적 요소를 재현했다고 합니다. 이를테면 이 집에 들어오는 빛의 각도, 소리, 분위기를 영상 속에 생생하게 담은 것인데요.
프라도박물관의 블랙 페인팅 작품들 옆에서 함께 관람할 수 있다고 하니, 프랑스 예술가는 이 작품들을 어떤 식으로 해석했을지 비교해보는 재미가 있을 듯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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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영감 한 스푼, 어떠셨어요?😋
✳️ 노르웨이 박물관의 전략, 어떨 것 같나요?
✳️ 두 미술관 중 한 곳을 갈 수 있다면, 나는?
✳️ 내가 만약 고야의 블랙 페인팅을 발견한 사람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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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답변을 클릭하시면 설문 폼으로 연결됩니다. 설문 결과는 다음 영감한스푼에서 알려드릴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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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주에는 문송천 카이스트 경영대학원 명예교수님이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은 호기심 반/두려움 반으로 남이 가보지 않은 길을 택한 무모함"이라며 "김 작가도 이런 마음에서 무성한 길을 택한 것 같다"는 의견을 보내주셨습니다. 그러면서 본인 또한 미국 대학 출신으로 영국을 대상으로 활동하고, 문과 출신으로 이공계에 도전하며 '가지 않은 길'을 걸어왔다는 이야기를 공유해주셨습니다. 저 역시 '영감한스푼'에서 소개하는 예술가들의 영감은 작품세계뿐 아니라 개인의 인생에도 적용될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흥미로운 이야기 감사합니다!
😀: 그밖에 재밌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우선 지난주 소개된 작품 중에서는 '비원으로 가는 길'(83.3%)이 가장 인기 있었고, '꽃수레'(16.7%)도 표를 받았습니다.
👍: '비원으로 가는 길'을 택한 구독자 분 중에는 "허름한 문들이 매달려 있는 광경이 황량하고 위태롭고 불안정하지만, 순수하고 질긴 흰 광목 천을 길게 따라가니 생명의 나무에 도달한다는 메세지로 느껴집니다"는 이유를 이야기해주셨습니다. 멋진 해석이죠? 또 "꽃수레를 보니 폐지 줍는 할아버지들의 수레가 생각난다" "삶의 고통을 작품으로 승화하는 작가의 표현이 가슴에 와닿았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 설치예술에 대해서는 아직은 어렵다(66.7%)는 의견이 많았는데요. 특히 "설치미술은 (대체로) 해설이 있어야 이해가 가능하다, 감동이 이해를 전제로 하는 걸까?"(kalophonic)라는 흥미로운 생각거리를 던져주신 구독자님도 계셨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현대미술의 감동이 이해를 전제로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 이해를 위해 필요한 것이 많은 이유는 미술이 어려워서가 아니라, 미술을 접할 기회가 적고 좋은 자료도 부족해가 아닌가.. 싶습니다. 클래식 음악을 듣기 위해서도 일련의 준비가 필요한 것처럼 말이죠.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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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영감 한 스푼'이 전해드릴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더 가까운 소통을 원하신다면 저의 인스타그램(@mini.kimi)으로도 찾아오셔서 편히 이야기 나누어주세요.
김민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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