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이 2006년 AWS라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하기 이전에는 대다수 기업들이 전산실을 두고 서버를 운영했어요. 또 자체적으로 프로그램을 개발해 사용했죠. 즉 모든 것을 직접 다 해야 했던 시대입니다. SI(System Integration)의 시대라고도 하고요. 기업들이 모든 것을 다 할 수 없으니, 대신 위탁해 해결해 주는 업체들이 있었죠. 시스템을 기획하고 개발하고 유지보수하고 운영하는 산업이에요. 최강자는 IBM!
사실 1980년대에도 클라우드라는 명쾌한 개념이 없었을 뿐이지, 컴퓨터를 네트워크로 묶어 사용한다는 개념은 있었습니다. 컴퓨터 뒤에서 벌어지는 통신장비와 네트워크를 우리가 이해하기는 어려운데요. 그래서 그것을 구름처럼 두루뭉술하게 불렀어요. "아 뒤에 있는 거까지 이해할 필요 있나. 그냥 클라우드라고 하자" 네 맞아요. 바로 클라우드라는 용어는 여기서 유래됐습니다. 네트워크? 복잡하니 클라우드!
"너무 복잡하니 알 필요 없어. 내가 굳이 통신망이나 네트워크 서버까지 알아야하나." 그래서 구름 속에 있는 것 같다고 해서 붙여진 클라우드. 클라우드에 눈을 뜬 것은 아마존이었어요. 아마존의 중흥기를 이끈 최고기술책임자 CTO인 버너 보겔스는 2000년대 초반에 주문형 컴퓨팅 사업을 준비했어요. 아마존이 쓰고 남는 서버의 용량을 빌려주는 사업! 당시에 스타트업은 서버 용량의 10~20%만 사용했고, 아마존은 서버 용량을 70%로만 맞춘다면 충분한 사업성이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AWS는 2006년 처음 서비스를 런칭했고, 이어 2008년 구글, 2010년 마이크로소프트가 뒤를 이었습니다.
우리가 아는 클라우드는 AWS 애저 구글 정도지만, 그 뒤에는 엄청난 세부 산업들이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칩 없이 하려고?” 반도체
인텔, 엔비디아, AMD,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같은 기업은 반도체를 파는데요. 이들은 반도체를 만들어 스토리지 기업들에 제공합니다. 일명 데이터센터용 칩! 리서치앤마켓에 따르면, 글로벌 데이터 센터 칩 시장은 지난해 95.6억달러로 2027년 141억달러로 성장할 전망이에요. 또 서버 전체로 그 영역을 넓혀보면 더 넓어요. 삼성전자 서버용 D램 매출은 112억달러에 달했어요.
“반도체를 엮는다” 스토리지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서버는 사실 AWS 구글 마이크로소프트가 직접 짓지 않아요. 서비스만 하죠. 서버 스토리지는 주로 HP 델 레노버와 같은 기업들이 만들어요. 하지만 이런 기업들이 만드는 서버는 매우 큰데요. 그래서 규모는 작지만 성능은 좋은 업체들이 함께 존재합니다. 퓨어스토리지와 넷앱이 대표적이죠.
“서비스는 나야나” CSP
Cloud Service Provider의 줄인말인데요. 클라우드 서비스 공급업체입니다. 네 맞아요. AWS, MS 애저,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이 대표적입니다. 점유율은 AWS 33%, 애저 21%, 구글 10% 정도됩니다. 물론 알리바바 IBM 세일즈포스 텐센트 오라클도 합니다. 한국에선 네이버 카카오도요. 데이터센터를 짓고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SW가 핵심” 운영체제(OS)
클라우드의 핵심은 가상화인데요. 물리적인 컴퓨터 1대를 가상으로 2대 이상으로 쪼개는 기술로 보면 쉽습니다. 일반 컴퓨터는 CPU 메모리 등과 같은 물리적 장치 위에 운영체제(OS)가 있고 그 위에 각종 응용프로그램이 구동되는데요. 가상화를 하면 한 컴퓨터를 마치 두 대 이상처럼 쓸 수 있어요. 기술의 핵심은 하이퍼바이저(Hyper-visor)입니다. 가상화를 지원하고 하드웨어와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소프트웨어. 이런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곳은 VM웨어, 레드햇, 마이크로소프트, 시트릭스 등이 있습니다.
“어떻게 다 관리할래?” MSP
클라우드는 다시 두 종류로 나눌 수 있어요. AWS처럼 널리 공개된 퍼블릭 클라우드가 있고, 아니면 금융기관이나 군대에서 쓰는 나만을 위한 프라이빗 클라우드가 있어요. 하지만 어떤 고객은 AWS와 애저 등 퍼블릭 클라우드를 두 개 이상 쓰는 멀티클라우드를 선호할 수 있고, 또 다른 고객은 퍼블릭과 프라이빗을 혼합해 쓰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선호할 수 있어요? 까다로운 고객임. 그래서 Managed Service Provider라는 서비스 기업들이 있어요. 조언도 해주고 계획도 짜주고 옮겨도 줍니다. 액센츄어, 딜로이트(네 그 회계법인입니다), LG CNS, 삼성SDS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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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넓은 클라우드의 세상. 수출입은행에 따르면, 전체 클라우드 시장은 지난해 기준 무려 7066억 달러에 달해요. 2025년 1조3000억달러까지 성장할 전망입니다. 매년 16.9%씩 성장하는 시장인 것이죠. 실리콘밸리에서 만난 VM웨어의 라구 라구람 CEO는 이렇게 전망을 하기도 했습니다. "전체 IT 산업이 4조4000억달러에 달하는데요. 이들은 결국 클라우드 산업으로 들어올 것이기 때문에 성장 가능성은 훨씬 더 큽니다"